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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ndro Ginobili: “Manu is my weakness, but I wanted a sister”
인터뷰 정리 - Pablo Ramon
마누의 형, 리안드로 지노빌리는 아르헨티나에서 농구중계 해설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마누에게 혹평을 안겨주는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그가 자신의 동생에 대한 비밀을 모조리 팍팍 파헤쳐 놓았습니다.
리안드로 지노빌리
"어떻게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지 모르겠는데요.... 요즘은 제 전화번호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Pico Truncado to Susana Gimenez (아르헨티나의 오프라쇼와 같은 유명 토크쇼입니다)에서 전화가 걸려오질 않나... 하여간 누구나 제게 전화를 해서 마누를 바꿔달라고 합니다. 한번은 어느 클럽에서 우리집에 있는 농구골대에서 떨어진 나사못을 자기들에게 줄 수 없냐는 전화까지 걸려 왔었어요. 돌겠습니다."
웃긴 일들도 있고 화제거리들도 많겠지만, 아무튼 리안드로의 이런 유명세는 대부분 그의 동생인 마누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가 농구계를 떠난 지는 상당히 오래전 일이지만, 그는 결국 다시 그 세계로 돌아 왔습니다. 아르헨티나 채널 7에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농구팀과 NBA 경기의 해설위원으로서 말이지요. 그리고 그는 가족관계에서나 허용될 법한 심한 말과 농담을 섞어가며 마누 지노빌리를 비판할 수 있는 특권까지 누리고 있습니다. 리안드로와 마누는 여러면에서 비슷합니다. 하지만 동생이 진정한 유명세를 치루는 반면, 형인 그는 그저 짬밥이 더 많은 것만을 악용(?)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마누의 경기를 처음으로 해설하셨을 때의 기분이 어떠하셨나요? 이상했어요. 하필 그 경기가 정말 중요한 경기이기도 했고요. 2006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이었습니다. 해설자가 아니라 팬의 입장에서 해설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이 그런 편파적인(?) 해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마치 친구들과 앉아 고기를 뜯으며 응원하는 듯한 말투로 해설을 했거든요. 그리고 제가 마누의 형이기 때문에만 할 수 있는 비판들을 여과없이 표현했고, 그것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특권이 마누로부터 주어진 건가요? 아니오. 제 스스로가 부여했죠. 우리 집안 분위기가 좀 그래요. 우리 삼형제가 만나면 서로 얄짤 없습니다. 서로 못잡아 먹어 난리죠. 한 놈은 코만 크고, 한 놈은 대머리, 또 한 놈은 뚱뚱이... 마누는 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누의 약점이 보이면 가차없이 공격하죠.
순전히 동생빨(?)로 유명 해설인의 자리에까지 오른 리안드로 마누가 형의 해설과 비판을 잘 수용하나요? 아니오. 마누가 처음 NBA에 들어 왔을 때의 일입니다. 모든 스퍼스 선수들이 공을 터치하며 패스를 돌리는데, 마누는 구석에서 멍청하게 혼자 서있는 거에요. 그래서 마누에게 “이 병신아, 왜 공을 달라고 하질 못하고 그러고 서있기만 하니?” 이러면서 자꾸 빈정대고 약을 올렸죠.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열받은 마누가 제게 “내가 있고 싶었던 리그에 와있으니까 니는 좀 잠자코 꺼져줄래?”라고 쏘아 붙이더군요. 당신의 해설내용을 어떻게 마누가 듣게 하십니까? 대부분 친구들을 통해서죠. 마누는 카메라가 자기 뒷모습을 비쳐줄 때, 제가 뭐라고 말하는지 잘 압니다. 보통 제가 “보치니가 등장했습니다”라고 하거든요 (보치니는 아르헨티나 왕년의 축구 수퍼스타로서, 마누처럼 속알머리가 훤했던 선수입니다). 예전에 ‘왼손잡이 슈터치고 멋진 슈팅폼을 갖고 있는 선수가 없다. 마누도 마찬가지다’ 라고 하셨는데요..... (크게 웃으며) 네, 맞는 말입니다. 왼손잡이들은 다 그래요, 슛폼도 이상하고, 좀 투박해 보이고, 보기 흉해요. 샌안토니오에 가셨을 때, 사람들이 알아 보던가요? 미치겠더군요. 2007년 파이널을 중계하기 위해 갔었는데,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중국 중계반, 세르비아 중계반에서도 저를 인터뷰하길 원했고요. 세계선수권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군다나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 했으니, 제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중에 몇 개는 유투브에 올라와 있어요. 마누가 그것들을 다운로드 받아서 제게 보내주더군요. 제가 걔에게 행한 것들에 대한 복수 차원이죠. 마누가 제게 “그것도 발음이라고... 쯧쯧...” 그러더군요. 샌안토니오에 계시는 동안에 사람들과 자주 부딪히시나요? 아니오. 일단 제가 마누와 닮지를 않아서인지.... 별 일은 없었습니다. 세바스챤은 마누와 많이 닮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걔는 두어 번씩 쳐다봅니다. 혹시 마누인가 아닌가 긴가 민가 해서겠죠.
팀 덩컨에 대해서 한마디만 해주시죠. 덩컨은 여러분들이 코트에서 보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참 좋은 사람이고요. 굉장히 조용합니다. 한 번은 제가 세 살 짜리 아들아이와 댈러스에서 열린 스퍼스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요. 경기가 끝나고 샌안토니오로 돌아 왔는데, 아 글쎄, 마누가 호텔방에다 자기 집열쇠를 놓고 왔다지 뭡니까? 이미 새벽 두 시였고 날씨는 몹시 추웠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집없는 나그네 신세가 됐었죠. 그런데 그 때, 수비루 차 한 대가 우리들 앞으로 쓰윽 미끄러져 오더군요. 덩컨의 차였습니다. 덩컨이 먼저 제 어린 아들아이부터 안더니 자기 차에 태우더군요. 너무 추웠거든요. 지금도 제 아들아이가 그때 얘기를 하곤 합니다, “아빠, 나 팀 덩컨 수바루에 탔었지?” 라고 하며... 열쇠공을 부른 후에도 덩컨은 오랜 시간을 우리와 함께 있어 줬습니다. 이게 바로 힘든 경기를 막 끝내고 지쳐있었을 한 수퍼스타의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은 열쇠공이 안 왔고, 우리 모두는 포포비치 감독님 집에 가서 하룻밤 민폐를 끼쳐야 했습니다. 마누를 보시면서 ‘이 놈 진짜 뭐 되겠네’ 라는 생각이 처음 드신 것은 언제쯤입니까? 아르헨티나 클럽인 Bahia Blanca Estudiantes 소속일 때였습니다. 96-97 시즌이었는데, 저는 세바스챤과 함께 Roca 클럽에서 뛰고 있었죠. 마누와 저는 슈팅가드였어서, 우리 둘은 서로 자주 맞대결을 했습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제가 마누만 만나면 상당히 잘했습니다. 완전히 마누를 압도해 버렸죠. 제가 득점도 더 많이 했고, 우리팀이 대부분 경기도 이겼습니다. 다음 시즌에, 저는 Comodoro 팀으로 이적을 했고, 세바스챤과 마누는 Estudiantes에서 한솥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마누와 일대일을 했는데, 이제는 마누를 따라 잡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제 위로 덩크를 찍어 버리고, 삼점라인 훨씬 뒤에서 슛들을 작렬시키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마음놓고 해버리더군요. 제가 막든, 다른 누가 막든, 마누는 우리팀을 박살내 버렸습니다. 일년 만에 이렇게 급성장을 하다니... 마누의 Estudiantes는 준결승에서 Atenas와 격돌했습니다. 그리고 3 대 0으로 스윕해 버리더군요. Marcelo Milanesio라고 당시 아르헨티나의 최고 수퍼스타였던 선수가 제게 오더니 “마누 얘 장난 아닌데?”라고 하더군요. 그 시즌 이후에 유럽에 간 마누는 매시즌마다 꾸준히 성장을 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지는 않아 보인다는 사실이 저를 놀랍게 합니다. 마누는요.... 걔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분명히 있어요. 그리고 보기보다 상당히 인내심이 좋고요, 또 바뀌는 상황에 잘 적응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마누는 저와 정반대입니다. 저는 림이 보이면 무조건 슛을 쏴대는 스타일입니다. 한마디로 저는 미친 놈이죠. 농구에 슛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마누는 유럽에서 있었던 두 시즌 동안에 유럽 최고의 자리에 올랐었는데, 그랬던 애가 NBA에 와서는 벤치에서 나와 10분 정도 뛰면서 공도 못 만지고 있었으니.... 참. 마누가 FIBA 스타일의 경기에서 막 벗어났을 때니까요 마누가 가진 천부적인 재능과 희생정신 말고도, 그의 농구를 규명짓는 또 하나가 있는데, 그게 바로 그의 명석한 두뇌입니다. 그리고 멘탈 면에서 엄청 터프한 애입니다. 마누의 형들께서는 마누의 성공과 아무 관련이 없단 말씀이십니까? 보통 동생들이 형들을 뛰어넘으려 하는 어떤 것들이 동기유발로 작용하지 않던가요? 저는 마누에게 무슨 동기유발 같은 것은 준 게 없습니다. 물론, 걔가 자기 형들이 자국의 프로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자란 것은 사실입니다. 자기도 프로선수가 되고 싶어 했었고요. 저를 존경과 부러움의 눈초리로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 의사 선생님께서 마누는 신장이 183cm를 넘기가 힘들어 보인다고 말씀을 하시자, 마누 걔가 글쎄 죽고 싶다고까지 하더군요. 마누는요... 어릴 때부터 승부근성에서는 따라올 적수가 없었답니다. 특히 저한테는 절대로 지고 못살았어요. 이 부분은 저와 마누가 또 많이 닮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마누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성적표란 것을 받았었는데요, 걔가 집에 오자마자 맨 처음 한 일이 뭔지 아십니까? 저의 고등학교 성적표를 찾아 보더군요. 누구 점수가 더 높은지 보려고 말이지요.
마누의 키에 얽힌 얘기를 좀 더 해주시겠습니까? 소아과 선생님이셨어요. 마누의 뼈대를 보시더니 키가 많이 클 것 같지는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마누가 한동안 광분을 하더니 급기야는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겠습니까? 운동을 하면 사실 실제 키보다 조금 더 커질 수는 있는데요.... 농구선수셨던 저희 아버지도 신장은 183cm밖에 되지 않습니다. 가족 전체가 마누의 우울증을 어떻게 낫게 해줄까 하고 고민했었죠. 아버지께서 부엌에 있는 벽에 눈금을 그어가시며 저희 삼형제의 발육과정을 표시해 놓곤 하셨는데요, 마누는 15분 간격으로 신장을 재보고 싶어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키가 커진다는 말을 듣더니, 하루종일 나무에 매달려 있더군요. Monte Hermoso 해변가의 뜨거운 모래사장에 홀딱 벗고 앉아 있으면 키가 클 수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면, 걔는 거기 가서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렇게 키만 큰다면 별 짓을 다 찾아 하던 마누에게 하늘도 감동했는지, 걔 키가 막 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197cm죠? 어떻게 해서 그런 신장을 갖게 됐는지 저도 이해가 안 됩니다. 마누가 수퍼스타로 막 떠오를 때, 질투심이 생기지는 않으셨나요? 전혀요. 제가 농구를 할 때는 상당히 이기적인 사람인데요, 그게 왜 그런고 하니 저는 항상 슈터였고 스코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동생에게는 그런 이기심이 발동을 안해요. 사실 저의 어머니께서 마누를 임신하셨을 때, 저는 막 흥분이 됐었어요. 제가 예쁜 여동생을 하나 원했었거든요. 우리 집구석이 남성 호르몬으로만 가득차 있었던 상황이었어서요. 만약 마누가 여동생이었다면요? 글쎄요. 아마도 프렌치 오픈 테니스를 석권하지 않았을까요? 하하하. 마누는 태어난 순간부터 저의 장난감과 같은 존재였어요. 제가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마누를 제 침대로 데리고 와서 같이 잤어요. 마누만 있으면 저는 약한 남자가 되요. 마누가 하는 모든 일들이 저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질투심이라뇨? 그런 건 없습니다.
출처: manuginobili.com 번역: Doctor J
마누의 가족입니다. 뒷줄 가운데가 리안드로, 맨 오른쪽이 세바스챤. 가운데 둘은 마누의 삼촌과 사촌동생입니다. 모두 프로농구선수 출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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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방문)와우 와우 .. !! 이런 글이 있었군요 !! ^^.. 고맙습니다 의사선생님~
별 말씀을요...^^ 토니 파커도 프랑스어로 된 이런 류의 관련글들이 꽤 있는데... 샌안토니오 지역주민들 중에 프랑스어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번역글이 잘 올라오지 않습니다. 프랑스에 사시는 The Big O님이 파커 관련글들을 스퍼스팸에 올려 주시기로 저랑 약속을 했는데, 요즘 통 소식이 없으시네요.
manu의 키가 저 정도까지 클수 있었다니 .. 정말 하늘이 도운것 같네요!
아르헨티나의 팬들은 마누의 신장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기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노빌리의 형은 '마누의 수호천사'의 도움이었다고 믿고 있답니다.^^
정말 행복해 보이는 집안입니다. 너무나 부럽네요^^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 가족 전체가 주말마다 전부 다 모여서 하루종일 같이 먹고 논다는데, 보통 모이면 애들까지 30여명 가량 된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발음이라고 쯧쯧 ㅡ_ㅡ;;;
아 팀던컨 ㅡㅜ; 진짜 진국이구나..
사진밑에 글보기전까지..세바스챤이 마누인줄알고 있었습니다..ㅡㅡ;; 유니폼입고 있으니깐 마누랑 똑같군요..
키만 더 작지요. 아마 188cm인가 그럴 겁니다.
잘 읽었습니다 ^^
진짜 던컨. 참. 마누야 빨랑 나아서 농구 해야지..000
와 정말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