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가을 이야기
가을을 맞이하고 만나는 아이들에게 윤이와 우주의 '시'를 읽어주었습니다.
두 친구의 '시'는 전염되고 확장되어 갑니다.
가을이 와서
- 최우주 (만4세)
가을이 와서
여름이랑 해바라기가 땅속으로 가 버렸어.
구멍 뚫고 들어가 버렸어.
해바라기가 보고 싶어.
예쁘니까 보고 싶어.
내년 여름에 구멍 뚫고 다시 올 거야.
가을이
- 김 봄 (만4세)
가을이 자꾸자꾸
나뭇잎을 노랗게 빨갛게 변신시켜요.
가을이 나뭇잎이랑 놀고 싶어서
가을이 나뭇잎을 떨어트려요.
같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놀고 싶어서.
가을 하늘에
- 정은우 (만3세)
가을 하늘에
무지개색 노을이 예쁘게 생겼어.
무지개색 노을을 보니까
무지개색 나비가 생각났어.
이름이 다홍이야.
다홍이는 가을 나비라서
가을에만 나타났다가 깊은 잠에 빠져.
기다리면 다음 가을에 오면 또 만날 수 있어.
예쁜 가을 이야기
- 강하연 (만4세)
나무 위에 알갱이 열매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해요.
예쁜 가을 이야기 해요.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이랑 단풍잎이 떨어져요.
알갱이 열매들이 또 만나자고 인사해요.
가을하늘이 좋아요
- 조유나 (만5세)
은우랑 윤이랑 같이 하늘을 봐요.
가을 하늘이 좋았어요.
가을 하늘이 예뻤어요.
올라가고 싶었어요.
날고 싶었어요.
가을 하늘을 날면 행복할 것 같아요.
가을 곤충
- 최 윤 (만3세)
땡땡이 무당벌레들이
빙글빙들 나무길을 따라가요.
색깔 나뭇잎을 만나 " 너희 진짜 예쁘다"
아기 나비를 만나 "귀여워"
밑으로 내려와서 나를 만났어요.
나한테는 "사랑해" 얘기해 줬어요.
가을 소풍
- 김해언 (만3세)
윤이랑 은우랑 가을 소풍 갈 거야.
예쁜 꽃 보러 갈 거야.
가을에는 나무도 더 멋있어져.
구름도 꽃처럼 예뻐져
해님은 눈부셔
가을에는
- 김도율 (만4세)
가을은
노란 은행잎이
비처럼 떨어져.
눈처럼 떨어져.
나랑 봄이한테 떨어져.
눈처럼 쌓이면
봄이랑 밟기 놀이하면 좋겠다.
은행나무
- 이해신 (만5세)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벙글 빙글 돌면서 떨어져요.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며
떨어지는 은행잎이 신기해요.
빙글빙글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으려다 놓쳤어요.
내 발밑이 노란 은행잎 바다가 되었어요.
예뻐
- 강현서 (만4세)
단풍잎은 다섯 개
뾰족하게 생겼어.
옆에는 뾰족한 게 짧고
가운데는 뾰족한 게 길어서 예뻐.
뾰족한 고양이 발톱을 닮아서 예뻐.
은행잎 위에는 동그랗고
아래는 잘려져 있는 반달 같아서 예뻐
가을비
- 이 든 (만4세)
가을비가 와요.
가을비가 세게 와요.
바람이 불어요.
아침이 되어도 비가 와요.
창문으로 무지개가 보였어요.
가을비는 빗방울 뚝뚝 떨어지는
재미있는 친구 같아요.
가을바람
- 김이진 (만5세)
바람이 살살 불어
노란 은행잎을 떨어트려요.
오리가 좋아서 은행잎 한테 오고 있는데
심술쟁이 바람이 세게 불어서 못 만났어요.
멀리 날아가는 은행잎을 보며 오리는 슬펐어요.
뾰족뾰족
- 김시엘 (만5세)
뾰족뾰족 밤송이가
'쿵' 떨어지면 알밤은 어지럽겠네.
다람쥐가 찾아와 알밤을 가져가네.
뾰족뾰족 단풍잎은
반짝반짝 별 닮았네.
다람쥐가 찾아와
떨어진 단풍잎을 주워가네.
숲 속 가을
- 김해언 (만5세)
숲 속 가을은 반짝반짝하게 변해
단풍잎은 주황 빨강으로 바뀌고
열매는 주렁주렁 더 풍성해져.
그러면 숲 속 동물들은 행복해.
호랑이는 열매를 따려고 나무에 오르고
곰은 꿀을 찾으러 다니고
토끼는 풀을 더 뜯으러 가고
다람쥐는 도토리를 찾으러 가.
숲 속 가을은 아름답고 먹음직스러운 가을이야.
가을은 빨주노초
- 양윤재 (만5세)
가을은 빨주노초 무지개색
가을은 가을은
살랑살랑 시원한 얼음
가을은 가을은
나뭇잎도 내 옷도 특이해지는 계절
아이들의 말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가을하늘을 물들여갑니다.
..................................................................................................................................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신 동화는 "삼 년 고개" 입니다.
헬로~~~ 영어활동
<함께 불러요>
안녕 안녕 인사해 봐 가을아 안녕
나뭇잎은 빨갛게 노랗게 꽃처럼 인사해 주네
대롱대롱 열매는 하늘에서 달님처럼 인사해
데구르 통통통통 동그랗게 웃으며 안녕 안녕
숲속에 사는 친구들은 가을이 너무 좋아
나무 위에 걸린 예쁜 노을 보며
예쁜 가을아 안녕 또 만나
첫댓글 우리 아이들 모두 시인같아요
시집을 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너무 놀라운 감성...글...
와...정말...최고네요.
아이들의 감성을 이끌어내어주심에 너무 감사해요~~~
삼년고개 듣고 와서 30까지 천천히 3씩 더해서 이야기 해주는 하연이의 모습에 너무 놀랐어요.
예쁜 가을아 안녕 노래는 요 몇안 어린이집 오며 가며 차안에서 듣는 선곡 1순위네요ㅋㅋ 이제 제가 외우겠어요~
땅속으로 들어가버린 여름이도 가을나비 다홍이도 가을을 있는 그대로 즐기겠다는 봄이도 사랑스런 색깔나뭇잎도...
표현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저를 울리네요
모두가 위대한 작가님들
요런 아이들의 시들을 책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이때만 갖을수 있고 표현되어지는 모든것들이 소장각입니다. 세상 어디에라도 대놓고 자랑하고 내놓고 싶을 정도네요
봄만큼이나 따뜻한 가을 시화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