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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수도자 15명 파견
한국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KCFMEA)와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 올해 30번째 ‘해외선교사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에는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 선교사로 파견할 사제, 수도자 15명이 참여했다. 1월 13일부터 2월 6일까지 약 3주간의 교육 뒤에 파견 미사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한국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는 선교사들을 위한 교육과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1998년 17개 선교회와 수도회가 협의해 1999년부터 1기 교육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사제,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 810명을 파견했고, 올해 15명이 더해졌다.
15명은 교구 3곳(광주대교구, 수원교구, 인천교구)과 수도회 5곳(영원한도움의성모수도회,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수녀회) 소속이다. 볼리비아, 브라질, 세네갈, 아일랜드, 일본, 칠레, 페루로 파견되며, 7명은 아직 선교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교육 내용은 선교학, 한국 교회 선교 역사, 해외 선교 영성, 선교사와의 만남으로 선교에 대한 지식과 나눔은 물론, 영적 돌봄, 자아 성찰과 자기 이해와 같이 선교지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기 돌봄과 영성을 다루었다. 또한 이웃 종교 이해, 한반도 평화와 북한 사회, 한국사 등, 한국인 선교사로서 알아야 할 것들을 다채롭고 입체적으로 배우고 나누었다.
이웃 종교와 만남으로 화계사를 방문한 교육생들. (사진 제공 = 성골롬반선교회)
“‘다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틀에 맞춰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인데, 그 ‘틀’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이 자리에) 초대하신 것 같습니다.”
“선교 청원서를 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리고 교육을 받으면서 용기 없는 내가 용기를 잘 냈구나, 하느님께서 다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얻었습니다.”(‘선교사와의 만남’ 시간에 참가자들의 소감 중)
6일 파견 미사 가운데 교육생 대표로 나선 김상훈 신부(광주대교구)는 2021년 사제품을 받고 다음 해부터 선교 청원을 했지만 올해 비로소 선교지로 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 “파견을 기다리면서 사실 지쳐 있었다는 것을 교육에 와서야 깨닫게 됐다. 그러나 이 교육을 통해서 하느님을 대하는 태도, 하느님을 바라보고 있던 나의 시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모든 일 가운데 하느님과 함께 재미있게 살자는 마음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황지현 수녀(영원한도움의성모수도회)는 “그동안 생각으로는 지구촌 모든 이가 나의 이웃이었지만 사실 나의 행동과 삶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 공동체 가족, 수도회,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내 이웃이었다. 그러나 교육을 따라가면서 점점 의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막연했던 이웃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다”면서, “어디서든 두려움 없이 주님을 따르는 선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만나는 이들이 나를 복음화하도록 내어놓으며, 그로써 변화될 내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견 미사 중 박현동 아빠스는 선교지로 떠날 이들을 축복했다. ⓒ정현진 기자
미사를 주례한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라 이 땅을 떠나,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은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 가장 깊은 헌신”이라며 파견될 선교사들을 격려했다.
그는 “가진 자가 필요한 자에게 나누어 주는 것은 세상의 원리이지만, 우리가 선교사로서 나누는 것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복음”이라며, “(선교사) 여러분은 하느님의 배, 세상의 풍랑을 헤치며 복음을 실어 나를 배다. 항구를 떠나는 것은 두렵지만, 배가 바다로 떠나야 하듯, 우리 역시 막연한 믿음의 항구를 떠나야 한다. 그곳에서 하느님의 손길, 사랑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교사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복음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며, “그 땅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며, 사람들의 삶 속에 들어가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 선교다. 예수께서 사람들 가운데 거하며 그들과 함께하셨듯,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가톨릭 해외선교사 교육협의회가 주관한 해외 선교사 교육이 6일 파견 미사로 마무리됐다. ⓒ정현진 기자
페루로 파견 예정인 성정현 신부(수원교구)는 “지금 바라는 것은 선교지에서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미리 재단하거나 어떤 기준을 가지고 가는 것이 오히려 장벽이 된다는 생각”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성 신부는 교육에 대해서 “선교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지만, 막상 떠나서 살게 되면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끼기 쉬운데, 그것이 오히려 나 자신의 약점들을 더 쉽게 바라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말이 큰 도움이 됐다. 생각지 못한 것들을 배우고 듣게 된 것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s://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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