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14 00:08
텅 빈 아버지 사무실에서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난 겁이 많은 편인데도 전혀 무섭지 않다.
하긴 뭐 무서울 게 있겠어, 라고 말하면서 괜히 뒷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든다. 읏 -ㅅ-
2005.01.15 02:47
여기는 마이 스윗 홈, 시골집.
아까 어머니가 강아지들에게 이유식을 준다고 해서 따라나가서 얇게 부친 계란부침을 진순이와 강아지들에게 나눠주고 손가락만 자꾸 물리다가 들어왔다. 후훗
암컷 진주, 진딸이. 수컷 진돌이, 진복이. 나중에 낮에 뜰에서 같이 놀아야지.
2005.01.15 03:12
조그만 내 하숙방도 좋지만 역시 우리집도 좋구나. 헷
2005.01.15 13:08
(짓님이 말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아무래도 난 보통 사람의 절반 두께밖에 되지 않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심장을 가졌나봐. 그렇지만 이대로 이 심장을 가지고 살겠어.
심장 근육을 단단하게 하지 않기로 했어. 터질 듯 파르르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살아가겠어.
2005.01.15 14:10
그래, 여기는 내 다이어리잖아. 썼다가 지울 필요는 없는 거야.
어쩌면 조금은 흥분된 혹은 과장된 감정의 표현일지라도 그때의 그 마음은 진심일 테니까.
진심을 외면할 필요는 없지. 아니, 외면해서는 안 되지.
2005.01.15 14:32
새벽에 자려는데 목이 아프길래 혹시나 감기에 걸릴까봐 지금 생강차를 마시고 있다.
어제 잠도 별로 못 잤으니까 낮잠을 좀 자볼까.
2005.01.15 20:41
현미의 껍질을 한번 더 깍아낸 칠본도로 지은 밥을 한쪽으로 씹어삼키려니 밥 한 공기 먹는데 한 시간씩 걸린다.
2005.01.16 03:26
아무리 생각해도 난 매력적인 스물일곱은 될 수 없을 것 같다.
단지 바람으로 그치고 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같다'는 표현이 두 번이나 들어갔네.
2005.01.16 13:08
감기에 걸렸다. 몸도 마음도.
2005.01.16 22:50
충실하게, 정직하게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좁혀야했는데.
2005.01.16 23:36
어머니가 밤을 삶아주셨는데 어떻게 깍아먹어야할지 모르겠다.
2005.01.17 00:55
KBS 2TV 드라마시티 <프리지어, 곰인형, 핫초코 그리고...> 다시보기를 강력히 권함.
난 이렇게 즐겁고 유쾌하고 투명친구 말처럼 거짓말같은 단막극이 좋아.
덤
어리버리한 스토커 역의 남상미의 연기는 주어진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고 생각함.
2005.01.17 01:31
그러고보니 지금은 일요일 밤이구나.
어쩐지 온라인 세상이 조용하더라니.
2005.01.17 02:42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2005.01.17 17:46
난 '만약'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있었으면 좋겠다.
'만약 ' 뒤에 붙이고 싶은 가정법의 문장들이 땅 속의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해서 딸려올라온다.
2005.01.17 17:53
아- 강아지들 보고 싶다.
2005.01.17 21:52
아.. 감기 싫어. 피곤하고 졸리다.
2005.01.18 16:51
다시 부산.
2005.01.18 16:53
요며칠 새벽 서너시쯤 잠들어 버릇해서 그런지, 아니면 어제 커피를 두 잔 마셔서 그런지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다. 게다가 감기 기운 때문에 머리도 지끈지끈거리고.
자리에 누워 두 시간을 뒤척거리다가 결국 양을 세면 잠이 올까 싶어서 울타리를 넘는 양을 떠올리며 한 마리, 두 마리 세어보았다.
근데 왠걸 이 녀석들이 한꺼번에 울타리를 마구 넘어버리네. 결국 아픈 머리 더 아파져서 그만 뒀어.
2005.01.18 17:21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건 사람 혹은 사랑.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센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건 돈.
2005.01.18 17:27
난 내 감정을 다루는 것에 서툴다.
2005.01.18 17:42
난 자상하지, 다정하지, 섬세하지, 친절하지, 착하지, 청소 잘 하지, 정리 잘 하지,
빨래하는 거 좋아하지, 여기다가 요리까지 잘 해봐. 세상에 이런 남편감 또 없을걸.
눈치챘어? 사실 나 남편병(왕자병 아님-_-) 말기야.
2005.01.18 21:33
피자를 네 조각 먹었다. 콜라도 많이 마셨다. 배부르다.
2005.01.18 22:06
앗, 오랜만에 먹는 딸기다.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2005.01.19 00:54
삶이 재미없다. 물론 삶이 재미없다는 건 새삼스러운 게 아니지. 단지 그 사실을 사실로서 알고 있는 것과 느끼는 것이 다를 뿐이지. 난 삶이 재미없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어.
졸려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 앞으로의 서울 생활이 갑자기 시뮬레이션처럼 쫙 펼쳐지더라. 아버지께 행정고시 공부를 하겠다고, 다른 때와는 정말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고 큰소리 떵떵 쳤거든.
정말 내가 막되먹은 후레자식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 도서관에서 보내는 지루한 일상이 되겠지. 생각만 해도 답답하다.
2005.01.19 01:21
누가 나 좀 재밌게 해줘.
2005.01.19 01:22
칭얼대기.
2005.01.19 01:32
이번 겨울엔 감기에 안 걸리고 넘어가나 했더니.. 지랄맞은 감기.
기침하는 거 귀찮아. 한번에 몰아서 다 해버릴 순 없을까?
2005.01.19 01:35
어떻게 이렇게 재밌는 게 없을 수가 있지?
2005.01.19 01:39
또 양들의 단체행동에 당황하기 전에 얼른 자야지.
2005.01.19 01:40
난 얄미움받는 게 은근히 좋다. 역시 짓궂어.
눈흘김에 담긴 그 마음, 당신은 알고 있는가?
2005.01.19 01:59
봄은 고독해지기 좋은 계절이다, 적어도 내겐.
그런 의미로, 나는 지금 봄을 기다린다.
나와, 나를 제외한 모든 것과의 대비(對比, contrast).
2005.01.19 14:11
내가 좋아하는 사랑은 내가 아프다.
나를 좋아하는 사랑은 네가 아프다.
서로 좋아하는 사랑은 서로 아프다.
결론적으로 사랑은, 어쨌든 아프다.
2005.01.19 19:29
날짜가 지나버린 일기를 쓰는 건 우스운 일이다.
그런데 날짜가 지나버린 일기를 옮기는 것도 우스운 일 같다.
2005.01.19 20:13
확실히 부산 사람은 서울 사람과 다르다. 정이 넘친다.
부산 지하철을 타보면 금새 알 수 있다.
첫댓글 <- 내가 좋아하는 이 이모티콘도 알고보니 '얄미운'이네.
<프리지어, 곰인형, 핫초코 그리고...> 요거 재밌었죠.
잘읽었습니다.^^
지난 일기에 늦은 답변이지만은...감기 얼릉 나으세요..!!.....덤덤님 일기보는 재미 솔솔~`
글 잘 읽고 있어요..그냥 한 번은 이런 말을 해보고 싶어서.
정말 거짓말같은 드라마였어. 하지만 역시 그런 게 재밌다니까.
고맙습니다. 기분좋은 꼬릿말!
감기는 거의 다 나은 듯.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일 세 가지 중에 하나가 바로 남의 일기보는 것.
고마워요. (역시) 기분좋은 꼬릿말!
덤덤님이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일의 남은 두가지는 뭘까??...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일 나머지 두 가지는 남의 집 불 구경하기와 다른 사람 흉보기. 제가 하는 다른 사람 흉보기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고 어머니와 같이 먼저 나와서 아버지의 흉을 보는 정도. 하지만 그 세 가지는 자주 바뀝니다.
귀여운 발상.^^ 남의 집 불 구경하기는 동감이구요 싸움구경도 재미나죠...키키 악마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