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커뮤니케이터 혜명 ㅡ 세실과의 대화
지난 7월 초에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국립공원 안에 있던 명물사자 세실이 머리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져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 사자는 디즈니 만화영화 '라이온킹'을 연상시키는 검은 갈기가 특색인 우두머리 사자였고 사람들과 친화력을 보여주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우두머리 사자가 없어지면 그의 새끼들은 다른 라이벌 수컷사자들에게 물려죽게 되는데 현재 한마리가 물려죽었다고 한다.
7월말 미국인 치과의사가 트로피 헌팅을 목적으로 사자를 국립공원 밖으로 유인해 합법화 구실을 만든 다음 먼저 화살을 쏘아 상처를 입힌 채 40시간 뒤쫓아다니다가 총으로 쏴죽인 것이 알려졌다. 트로피헌팅은 자신의 사냥을 기념하기 위해 박제를 하거나 머리나 가죽을 가져다 집에 전시하는 행위이다. 치과의사라고 마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자의 이빨을 뽑았다는데 자신은 그 사자가 세실인 줄 몰랐고 합법적인 절차를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 너에 대한 기사를 보는 순간 네 영혼의 차원이 높다는 것을 느꼈어. 그런데 왜 그런 너에게 이런 안좋은 일이 생긴 거니?
세실 : 이것 또한 프로그램이야. 개체 수가 줄어가는 동물을 보면서 사람들이 느껴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야. 자연에 일어나는 일은 사람에게도 일어나게 되어 있어. 그것을 알려주려고 했던 거야. 특히나 지금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어둠으로 물들어가고 있지만 자신이 어둠으로 향해가고 있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
나 : 너의 새끼 6마리는 야생 세계에서 1인자의 씨를 남기지 않으려는 다른 사자들에 의해 죽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던데 너 뿐 아니라 6마리의 죄없는 아기 사자들도 죽임을 당하게 될까봐 걱정되네.
세실 : 나의 죽음을 계기로 국립공원 사자 보호법을 다시 재정비하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겠지만 아기 사자들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안타깝지만 죽고 사는 것은 사실 현실의 물질적인 삶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우쳐주는 계기도 돼.
나 : 세상이 사자 한마리 죽는 것에 여론이 들끓는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유태인들의 방화로 아이가 불타죽고 아버지는 화상으로 신음하다가 사망했다면서 사람의 목숨보다 사자의 목숨이 더 중요한거냐는 기사도 있었어.
세실 : 그렇게 따지면 세상엔 더 억울한 죽음, 비참한 죽음들이 많아. 인간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개체종들의 다양함으로 볼 땐 전 지구상에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은 더하다고 볼 수 있어. 물론 사람의 생명은 중요하고 동식물 등 자연은 집단적으로 사람을 돕고 싶어하고 우호적이야. 그렇지만 짐승만도 못한 인간도 적지 않아. 자연은 분별하지 않고 햇볕과 바람과 꽃향기를 주고 있지. 내 죽음은 이슈화될 만큼 지금의 지구적 상황이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야. 이미 인간끼리의 전쟁은 갈 데까지 갔거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사자 농장들 중 상당수가 사냥 산업을 위해 존재한다. 사자 농장들은 대규모로 사자와 호랑이 같은 맹수들을 기르고 관광객들은 돈을 내고 새끼 맹수들을 직접 안고 노는 체험을 하게 된다.
새끼 맹수들이 인간으로치면 청소년기까지 성장하면 맹수와 함께 걷기라는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된다고 한다.
돈을 낸 관광객들이 맹수와 함께 산책을 하는 셈. 이 맹수들이 성체가 되면 사냥감이 된다. 이 맹수들은 농장에서 자랐기 때문에 사냥능력이 없고 농장 직원들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지게 되고 그걸 이용하는 것이다. 이 맹수들은 사냥꾼들이 다가와도 자기들에게 먹이를 주러 오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도망가지 않고 그저 지켜본다. '밥 주겠지'하고 말이다.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 가만히 밥줄때를 기다리며 사냥꾼을 바라보다 갑자기 날라오는 석궁에 맞아 이유를 모른채 고통스러워하다 죽는다. 이렇게 사냥된 맹수들은 전문 박제사들에 의해 박제가 되서 사냥꾼들에게 보내진다. 사냥에서 박제까지 한 건 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산업이 된다고 한다. 막대한 이윤이 남기 때문에 저 산업 자체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내는 가장 추악한 산업 중 하나가 바로 저 아프리카 맹수 사냥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각주1 참조) 펌글
나 : 야생의 사자는 준 멸종보호종이고 그 숫자보다 미국에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는 숫자가 더 많다고 하던데 세상은 끝이 어디인지 모르고 달려가는 기관차같아.
세실 : 난 내 별로 돌아갔지만 인간들이 하는 오락이나 산업은 점점 이해가 가질 않아. 우리는 모두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게 창조되었어. 이건 창조주의 뜻을 제대로 실천도 못하고 있고 창조주의 뜻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있는거야.
나 : 저런 사냥 자체가 아프리카, 특히 남아프리카에선 거대한 산업이니까 요새같은 금전만능주의에 동물보호란 말이 애매하게 이용되겠지.
세실 : 그 치과의사가 40시간을 나를 쫓아다니며 총으로 쏘기만을 기다렸을 때 나는 그에게 인간적인 사랑이 남아있기를 바랐어. 내가 나만의 무리를 형성하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 또한 많은 사연이 있었어. 다른 사자와 싸우며 무리를 지켜냈고 또는 쫓겨나서 다른 사자와 연합도 하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은 이 자연에서 어떤 존재이건 홀로 있을 순 없다는 거야. 사람은 홀로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한 홀로 죽을 수 밖에 없게 될거야. 지구 또한 생명체로서 언제까지 자신에게 해로운 존재들이 그대로 활동하게 놔두진 않을 것이구.
나 : 뽀송뽀송 살아있는 털가죽을 얻겠다고 너구리랑 족제비를 산채로 꼬리를 잡아 땅바닥에 패대기치는 걸 본 적 있는데 그렇게 기절시켜서 털가죽을 벗겨내야 양질의 모피가죽을 얻는다고 사냥꾼들이 미소지으며 인터뷰하더군. 너도 마취없이 이빨을 뽑혔다면서?
세실 : 사람들은 인조모피나 인조가죽으로 대체가능한 기술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채식으로 대체가능하면서도 여전히 동물의 고기를 먹고 있듯이. 넌 동물실험의 현실도 알고 있잖아.
나 : 응.. 실험동물값이 고가라서 한 원숭이한테 할 수 있는 모든 실험을 하느라 만신창이가 된 원숭이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의대생이 쓴 글을 읽은 적은 있어. 동물실험에 100% 통과되어도 인간에게 해로운 약품이 있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나 대체실험들이 있어도 여전히 동물실험은 진행형이구.
세실 : 40시간의 고통이나 두려움 속에 있는 나를 지켜보며 죽이던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뀔 수도 있어. 자연에 행한 고문들처럼 역사 속에서 마루타로서 인간에게 행해진 고문은 이유없이 행해진 것이 아닐거야. 그러니 인간들이 언제 동물처럼 사냥당하지 말란 법도 없는거야. 우주에는 그리고 이 지구에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한 존재들이 있거든. 사람들이 고문하듯이 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사람에게 되돌아온다면 어찌될 지 한번쯤 상상해봐. 위로 던진 사과는 결국 다시 던진 사람에게 떨어지지, 얼마나 높이 던져서 얼마나 오래 걸리든 낮게 던져서 금방 떨어지든 차이는 있겠지만 떨어지는 사과는 피할 수 없을 거야.
각주 1) 미국에서는 사냥용 동물을 게임애니멀(Game Animal)이라고 부른다. 미국 중남부의 잘사는 백인의 취미생활을 위해 많은 동물들이 게임(Game)용으로 목장(Ranch)에서 사육되고 사냥당한다. 지정된 시간마다 목장(Ranch)내의 옥수수먹이장(Corn Feeder)에서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고, 이에 익숙해진 사슴이 해질녁마다 옥수수를 먹으러 지정된 장소에 나타나면, 인근 벙커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이 활이나 총을 쏴서 사냥을 하는 초보용 레져상품에서부터 혼자서 산을 타면서 사냥을 하는 매니아(?)용 레져상품까지 정말 다양한 상품이 있는 큰 산업이라고 한다. 사슴이나 엘크 사냥이 시시해진 치과의사가 아프리카까지 가서 사고를 쳤다고 볼 수 있다. (펌글)
..................................................... 제26편에 계속
빛의대화 : 세실
,가브리엘그룹 코드번호 G6
진실도 : 79%
채널러 : 혜명 in udeka team
작성일 2015. 8. 12.
출처 : 빛의생명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