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평 생
✍️ 詩 / 반칠환.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고 미뤘더니,
가뿐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
재미있고 해학적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큰 詩다.
하루를 살았건
천 년을 살았건
한 생명은 같은 한평생이다.
하루살이는
시궁창에서 태어나
하루를 살았지만
제 몫을 다하고 갔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간다고 외쳤다니,
그 삶은 즐겁고 행복한 삶
이었을 것이다.
매미는 7년을 넘게
땅 속에서 굼벵이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7일을 살고 가지만,
매미 또한 7일 동안에
나름 고매한 득음도 있었고,
깨달음의 지음도 있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인간은 음을 알고
이해하는데 10년은 걸리고
소리를 얻어 자유자재로
노래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자면
한평생도 부족하다는데,
매미는 그 짧은 7일의 生에서
득음과 지음을 다 이루었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사람은 기쁘거나
즐거운 일이 있어도
마음껏 다 즐기지 못하고
모두 다음으로 미룬다.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이
오면 하고 미뤘더니 가뿐 숨만
남았다니 이 얼마나 허망하고
황당한 일인가.
무엇이 그리 바쁜지
맹목적으로 허둥대며 살다가
후회만 남기고 가는 게
보잘것없는 우리네 인생인가 보다.
천 년을 산 거북이는 모든 걸
느림의 미학 안에서 달관한 듯
세상에 바쁜 일이 없어 보인다.
느릿느릿 걸어도
제 갈 길 다 가고
제 할 일 다 하며
건강까지 지키니
천 년을 사나 보다.
그러니까
하루를 살던 천 년을 살던
허긴 모두가 일평생이다.
•❖•
이 詩에서 보면
하루살이는 하루살이대로
매미는 매미대로
거북이는 거북이답게
모두가 후회 없는 삶인데
유독 인간만이
후회를 남기는 것 같다.
사람이 죽은 뒤 무덤에 가보면
껄 껄 껄 껄 하는 소리가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고 있다.
웃는 소리가 아니라
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예뻐할 껄
좀 더 맘껏 즐길 껄
좀 더 베풀며 살 껄
이렇게 껄껄 껄껄하면서
후회를 한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 일인가.
일면,
재미있어 보이는 이 詩가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과
깨달음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가?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이
깨달음을 알기까지
한평생 살아도 모자라는
시사점을 주는 점,
이 글을 읽고
인생은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이 아니겠는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껄! 껄!! 껄!!! 껄!!!!
숨멋쉴때
껄껄 껄껄 대며 후회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기분 좋게 깔깔거리며
기분좋게 웃으며 살다 가자.
웃고 사는 게 남는 거다. ㅎㅎ
■《詩人 반칠환》옮김 대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