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江東去( 대강동거) 거대한 강 동으로 흘러
浪淘盡(량도진) 물결로 모조리 쓸어낼 듯
千古風流人物 (천고풍류인물) 아득한 옛날을 풍미하던 인물들과 함께
故壘西邊人道是 (고루서변인도시) 옛성 서쪽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
三國周郞赤壁 (삼국주랑적벽) 삼국시대 주유(周瑜)의 적벽대전 터라고
亂石穿空 (란석천공) 험난한 바위 절벽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고
驚濤拍岸 (경도박안) 기슭을 부숴 버릴 듯한 파도
捲起千堆雪 (권기천퇴설) 천 겹의 물보라로 휘감아 올린다
江山如畵 (강산여화) 강산은 그림 같은데
一時多少豪傑 (일시다소호걸) 그 시절 호걸은 몇몇이었던가!
遙想公瑾當年 (요상공근당년) 아득히 당시의 주유(周瑜)를 떠올리니
小喬初嫁了 (소교초가료) 소교가 처음 시집왔을 때
雄姿英發 (웅자영발) 영웅의 풍채 당당했었네
羽扇綸巾談笑間 (우선윤건담소간) 하얀 깃털부채에 윤건 쓴 제갈량과 담소하는 사이
强虜灰飛煙滅 (강로회비연멸) 강력한 조조의 군대는 재되어 날고 연기처럼 사라졌네
故國神游 (고국신유) 적벽을 거닐며 옛일을 회상하노라니
多情應笑我 (다정응소아) 정이 많은 내가 참으로 우습구나
早生華髮 (조생화발) 이렇게 일찍 머리 세어버린 내 모습
人生如夢 (인생여몽) 인생은 꿈과 같은 것
一尊還酹江月(일준환뢰강월) 한잔 술을 들어 강물 속의 달님에게 부어 주노라
양자강은 중국인에게 장강(長江)이다. 본디는 ‘강(江)’ 한 글자다. 여기에는 의성어 ‘공(工)’이 붙었다. 중국 발음으로 ‘꿍’이다. 드넓은 물의 깊은 흐름이 ‘꿍, 꿍, 꿍’으로 들렸나. ‘큰 강이 동으로 흐른다’는 ‘대강동거(大江東去)’는 바로 양자강을 가리킨다.
적벽회고는 적벽의 엣일을 회고한다는 뜻인데 첫구절이 대강동거( 大江東去)로 시작되어 대강동거사라고도 불린다. 100글자로 되어 있어서 백자요(百字謠)라고도 불린다. 백자요는 당나라 천보연간에 유명한 가기인 염노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고 하여 이 시가체를 염노교(念奴矯)라고 부르기도 한다. 적벽회고는 백자요이고, 염노교이기 때문에 염노교가 적벽회고의 부제목이된 것이다.
적벽은 소동파가 머물렀던 황주인근의 명승지이기는 하지만 이름만 적벽으로 같을 뿐 문적벽이라고하며 실제로 삼국지의 적벽대전이 있었던 무적벽(武赤壁)과는 다른 장소이다. 소동파의 적벽부는 문적벽에서 지은 것이다.
이 詞 말미에서 적벽대전에서 활약 했던 주유와 제갈공명 등 영웅호걸들의 삶일지라도 장엄하고 영원한 자연에 비하면 한낱 보잘 것 없는 꿈이 지나지 않는다는 인생여몽 이한마디로 그의 호방하고 거시적인 인생관을 확인 할 수가 있다. 또한 마지막구에서 한잔 술을 강에 비친 달에게 바친다는 의미의 한 잔의 술과 같은 찰라에서 강과 달 같은 영원한 자연 속에 귀의 한다는 동파의 열망이 형상화 되어 있는 절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