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하고도 경상북도 의성을
가시거든 고운사 잊지 말고 들러보세
일주문이 너무 크다 화려하다 느껴도
부석사 봉정사를 말사로 두고있으니
이 정도 호사는 누려도 좋겠다고
여유롭게 봐주시는 너른 마음 지니시고
구름 뚫고 솟아올라 구름이 피어올라
등운산이라 불렸는지 보는 사람 마음일뿐
어렵고 잘 모르는 오를 등(騰)자 묻기에는
찰라도 아쉬우니 어서가요 고운사
일주문 지나도 절 가는 길 두개이나
괘의치 마시고 편한 길을 가시오데
오르거나 내릴 때 같은 길은 피하시길
숲길은 숲길대로 넓은 길은 그길대로
걷는 사람의 마음도 다릅니다.
천년소나무 그 길 따라 어슬렁 거닐면
솔향기 그늘지고 풀꽃향이 따라오며
풀꽃향 어르는 새소리 청아하니
싸리꽃 새초롬 민백리 해맑죠
제살 베고 진액을 빨아간 일본사람
이제는 잊었는지 하늘 향해 우뚝한
소나무 끝에 걸린 눈 시린 푸른 하늘
흰구름 하나 두둥실 떠 있거든
고운선생 생각하며 걸어가도 좋겠죠
숲길 끝나 산길 만나는 그 곳에서
또 하나의 일주문을 만나면은
아하!
지나온 그 길을 허투루 보지 말라
고운사 스님들의 곱디 고운 그 마음을
그렇지 그렇구나 가슴에 도장찍듯
주먹들어 가슴 치면 얼마나 좋겠소
조계문 지나서 사천왕문 들어서면
나타나는 고불전 정자형 건물에
얼굴 뭉개진 석불하나 보시거든
왜 그렇게 되었냐고 묻지는 마시지요
답할 사람 당신이니 두손모아 합장하고
잠시 잠깐 서있다가 절하고서 물러나소
돌로 새긴 부처 얼굴 뭉개진 게 뉘 탓일까
자신을 돌아보라 성인의 말 안새기고
돌이면 안되겠네 철에다 새겨야지
남들은 다 잊는데 자신만의 헛된 망상
쇠에 새긴 이사용(李俟容) 영구불망 조롱일새
구름을 올라탔다 붙인 이름 가운루는
구름은 아니 타고 계곡물을 걸쳤는데
물안개 피어 올라 뭉게구름 되는 건가
저 멀리 걸쳐 있는 구름을 내려보아
가운루라 일컫는가 의문을 뒤로하고
대웅전 오르는 길 불두화 순백하니
사라진 고불 얼굴 이리 다시 피었는가
사라져 없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구나
대웅전 화려하나 내마음은 연수전에
만세문 솟을 대문 홍살문이 어찌 절에
백년 전 고색 단청 고려의 흔적 있고
용루만세 임금님 봉각천추 왕비님이
좌우로 좌정하니 십장생이 에워싸고
천수 만세 기원하나 고종의 뜻 허망쿠나
등운산 소나무가 껍질채로 벗겨졌네
임금 왕비 연수전에 백성은 약사전에
약사불 섬섬옥수 만병통치 약손인가
단아하고 반듯하게 잘생기신 약사부처
모든 소원 들어줄듯 실눈뜨고 바라보네
명부전 지장보살 십대명왕 무섭지만
가신 분의 명복 일뿐 살아있는 사람들은
삼성각에 독성존자 북두칠성 산신령이
깨우치고 지켜줘서 좋은 선업 쌓겟다고
빌고 빌어도 안하면은 도로아미타불
하나하나 둘러보기 너무 숨차 바쁜 중에
어서가자 서두르니 마음바빠 허둥지둥
들고 뛰고 날고 기는 눈 밝은 몇몇분은
나한전 갔다오니 나한전이 있었더냐
같은 시간 같은 장소 느끼는 건 제각각
극락전 오롯하니 절집속에 절집이네
골목길 따라가다 들어서는 그 느낌은
고운사 절집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일세
찻집에 둘러앉아 가운루 바라보며
물소리 들으면서 차 한잔에 몸바꾸면
모든 일정 취소하고 머물러도 좋으련만
영험하단 호랑이눈 안 맞추면 손해라서
바삐 걸어 가는 길에 이것도 선방인가
3칸 가옥 무설전이 발걸음을 붙잡는데
사시맞이 예불 끝낸 스님들이 우르르르
(찍사 레오님 사진감사합니다.)
고운사 호랑이는 생긴 모습 매서운게
해학이 전혀 없어 조선 민화 호랑이가
정말일까 궁금하니 눈맞추고 걸어본들
소문난 영험함이 나에게도 해당할까
올라올 때 천년숲길 내려갈 땐 대로행
얼핏설핏 흘려듣고 덤벙대며 둘러보고
그만해도 좋았는가 소나무 시원하다
생사불문 대선사는 부도로 남았는데
무엇하나 얻었는가 거북이 눈 활짝뜨고
놀란듯이 처다보니 마음은 안절부절
방귀 낀 놈 성낸다고 볼 것은 너무 많고
시간이 너무 없어 너 같으면 가능하냐
다음에 다시 올 께 뒤돌아서 줄행랑
2010.05.29일 고운사를 서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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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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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고운사를 서성대다.
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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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8
10.05.31 18:2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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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있네요. 저도 언젠가는 불교 신자가 될 생각인데, 불교 신자가 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요?
아무때나 "난 불교가 좋아" 라고 한 마디만 하시면..........................
절을 고르는 방법이라든가, 절을 다니면서 해야 하는 활동, 그리고 절을 얼마나 정기적으로 다녀야 하는지... 등등...
청춘님 말씀이 맞습니다. 불교신자다 하면 불교신자가 되는 것이고 출가하실려면 대한 불교 조계종이나 태고종 선암사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출가 신청하시면 절차 다 알려드릴겁니다. 가까운 절에 가셔서 일요법회 참석하셔도 되고 그냥 집에서 책 읽어도 되는데 재가 불자 하실려면 정토회 인천 지부장 보리님이 하시는 불교대학에 들어가셔도 되고 생활법회에 참석하셔도 됩니다.
법맥이 이어지고 있는 조계종추천합니다. 동네 구리구리한 개인절 말고 정법도량이여야하구요. 보리님 정토회도 취향이 맞는다면 좋구요.
그래두 타 종교에 비해 불교 신자 되기가 수월치 않나 싶은데요... 절은 개방된 공간이라 드나둘기도 쉽잖아요.. 저도 공식적으로 카톨릭이지만 절에 가면 대웅전 앞에서 손모아 기원도 하고 온답니다.
사진좋고...글좋고.....좋타. 다음엔 나두 데려가서 같이 서성대게 하여주삼.
그럽시다.
와우~~~ 여기 넘 좋네요. 날씨도 좋구. 언제 이리 먼 길 다녀오셨나요? 나무잎 색깔하며 절이며 넘 조용하고 이쁘네요 ^^;;;;
걷는 모임이 아니라면 같이 가서 하루 종일 있다 오고 싶은 곳인데....절 근처에 음식점 심지어 매점하나 없는 절이야
고운사 들어가는 황톳길을 다시 밟고 싶어지네요. 사계절 고운절이여요. 호랑이 앞에 청한님 얼굴이 어째 슬퍼보여요.
제가 돼지띠라 먹힐까봐 그랬나봐요 ㅎㅎ
절 주변 운치있네요. 숲길이 특히 ..
아주 좋았어요.....워낙 오지라 그 동네 자체가 절간같았다니까요
와우~~89년인가 고운사 가서 반했는데...출가하면 이절로 해야지 했던~~구비구비 고운사 들어가는 길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세월만큼 일주문도 새로 불사를 한듯. 세월을 그대로 보여준 단청의 아름다움, 그 고즈넉함... 첫 느낌이 이곳이 바로 불토구나 했는데... 자연과 어우러진 고찰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불제자인 내가 스스로 대견스러워 도량석때까지 밤을 지샌 기억이 새롭네요. 고찰에서의 환희에 찬 새벽예불....아~~ 또 갈 곳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