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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뿌리 깊은 나무 원문보기 글쓴이: 진주목걸이
14計 : 차시환혼(借屍還魂) - 남의 시신을 빌려 다시 살아난다. 차시환혼(借屍還魂)의 원래 뜻은 이미 죽어버렸지만 다른 육체를 빌려 새로운 생명을 찾는다는 것이다. 차시(借屍)는 수단이다. 다른 사람의 죽은 육신(屍)을 빌린다(借)는 뜻이다. 환혼(還魂)은 목표다. 생명(魂)을 얻는다(還)는 뜻이다. 이 전술은 자신의 육신을 잃어버린 영혼이 다른 사람의 육신을 빌려 환생하였다는데서 유래한다. 옛날 이현(李玄)이라는 도사가 있었는데 잠시 육체를 떠나 신선이 있는 하늘로 올라갔었다. 그러나 7일만에 다시 돌아와 보니 자신의 육신이 불태워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옆에 있던 거지의 죽은 시신을 빌려 환생하였다. 비록 자신이 들어간 시신이 별 볼일 없는 거지의 몸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그는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지상으로 돌아온 이현(李玄)이 자신의 우아한 옛날 육체만 고집하고 새로운 육신을 거부하였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는 영원히 살아나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영혼으로 남았을 것이다. 새로운 현실을 거부하고 지나간 시절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 회사가 부도나거나 조직이 와해될 때 반응하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주저앉아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만 흘리는 유형이고, 둘째는 툴툴 털고 다른 조직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유형이다. 이 전술이 군사적으로 이용될 때는 현재 별 볼일 없는 사람이나 세력을 잘 이용하고 조종하여 아군의 목적을 달성하는 책략으로 사용한다. 명분을 얻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사람이나 조직은 우선 무능해야 한다. 얼굴마담 정도의 역할만 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회사의 대표자로 임명하기도 한다. 지나간 시절 화려했지만 지금은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을 선택하여 내 영혼이 들어갈 육체로 삼는다. 전직 고급관료나 유명인을 영입하여 적당한 대우를 해주며 자리를 지키게 만든다. 인생처세나 조직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차시환혼(借屍還魂)의 전술은 결국 생존을 위한 전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