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이제 용추폭포를 향해 갑니다.
칠연계곡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용추폭포.
이미 물숲마을(명천리의 다른 이름)을 지나오면서 솔숲과 개울물을 충분히 구경한 터이지만
그래도 폭포라고 이름 붙은 곳이니 호기심이 동하기도 하는군요.
우리 진안에는 폭포가 몇 개나 있을까요? 옥녀폭포, 황금폭포, 죽도폭포...
어느 것이나 모두 물 적은 계절에는 아예 말라버려 폭포의 흔적도 찾기 힘듭니다.
25. 과연! 용추폭포는 멀리서 들리는 물소리만으로도 규모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위에는 음식점들이 많군요. 여전한 "수영금지", "물놀이 사고 위험" 등 붙여놓은 현수막이
많습니다. 박경규 팀장, "수영만 안 하면 되니까..." 라면서 급한 경사길을 내려가 기어코
양말 벗고 맨발을 물 속에 한 번 담그고 올라 옵니다.
26. 시퍼런 물이 소에 고여 빙빙 돌다가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높이가 5미터 쯤 된다고
쓰여있군요.
27. 용추가든식당으로 몰려 들어가 예약해 둔 음식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오리주물럭과 동태알탕이 주 메뉴입니다. 모두들 10킬로 가까이 걸어와선지
왕성한 식욕을 자랑합니다.
(저도 먹느라고 바빠서, 사진은 안 찍었군요 ^^)
28. 여기서도 마이산막걸리는 빼놓을 수 없나 봅니다. 식당에 들어가면서도 우리 마이산
막걸리를 꼭 마셔야 소화가 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28. 용추폭포 물길 건너편에도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걸어온 길은 차량도 다니는 주된 통행로여서 개울 건너편 한적한 길을 좀
걸어보고 싶어지네요.
29.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왔습니다. 거기서 찍은 용추폭포 사진. ↑↑↑
30. 이제 내당리, 외당리 방향으로 길을 게속 걷습니다.
가는 곳마다 울울창창 솔숲이 참 부럽습니다.
31. 양지 바르고 경치 좋은 곳엔 저렇게 예쁜 집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
32. 사과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사과는 역시 무진장고원 사과가 맛있더군요. 충청도 '*산'이라는 곳에서 가져온 사과를 먹어보니
크기는 엄청 큰데 맛은 싱겁더라구요.
33. 그런데, 논을 다 이렇게 밭으로 만들어 버리면, 돈을 더 많이 벌게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는데, 쌀농사는 누가 할까요? 엄청난 규모로 비닐 하우스를 친 곳도 많습니다.
하우스 안을 들여다 보니 겨우 고추나 심었는데 언제 소득을 올리게 될 건지...
34. 이제는 끝없는 들판입니다. 산악지대는 마암마을에서 임도를 지나오던 길 정도였고,
이후는 줄곧 마을과 마을을 잇는 그냥 차도였으며, 이제는 들 가운데를 지나는 농로일 뿐입니다.
35. 모두들 다소 지쳐 하는군요. 높낮이가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꼭같은 지루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날씨는 더울 정도입니다. 내당, 외당마을을 지나...
36. 이제 수락마을을 향하고 걷습니다. 이곳도 큰 마을이고 꽤 유서깊은 동네 같습니다.
얼른 눈에 띄는 것이 오래된 돌담들입니다. 최근에 윗부분을 벽돌로 쌓고 좁은 지붕까지 얹은
다소 특이한 모습을 보입니다.
마을입구 숲속의 수영장, 팔각정, 테마마을 사무실 건물 등이 이 마을에서도 마을만들기 사업을
꽤 열심히 하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37. 마을을 관통하는 길로 빠져, 마지막 몇 마을을 클리어하기 위하여 또 들길을 걷습니다.
수락마을의 농지는 다 마을 뒤편으로 넓게 펼쳐져 있군요.
수락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발견한 두꺼비. ↑↑↑
38. 금평마을을 지나, 아스팔트길을 따라 사전 마을이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먼 데서 보니 "사전 ** 마을" 이라고 쓴 커다란 간판이 보이는데,
좀 오래되어 페인트가 낡은 탓인지 '**' 자리에 무슨 글자가 있었는지 읽히지 않습니다.
가까이 가서야 비로소 '삼베'라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금평마을을 떠나면서 바라본 마을표지석. 수 십 년 된 것 같네요. ↑↑↑
컴퓨터로 새긴 요즘 글씨보다, 이런 소박한 글씨가 오히려 마음에 듭니다.
39. 사전마을을 내려다 보며
마을입구에 사전정이라는 현액이 걸린 정자가 있습니다. 종일 시멘트길, 아스팔트길만 걸은
일행들에게 쉴자리는 참 반갑습니다. 모두 평상에 길게 누워버립니다.
40. 사전마을도 큰 마을이로군요. 하나의 독립된 리라고 해도 될만큼 세대수는 충분히 많습니다.
삼베를 짰던 마을이니 소득도 많았을 것 같고, 도산서원도 있고, 꽤 규모있는 사당(재각)도
있을 정도로 잘 나가던 마을인 듯합니다.
(인기각) ↑↑
41. 마을을 빠져나가면서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이 다리가 또 일품입니다. (저는 이 정도로 낡은
다리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사전교'라고 쓴 섬돌은 그대로 있는데 "준공을 언제 했다"고 쓴 자리는 막 쪼아서
고쳐놨네요. "단기426*년"이던 것을 서기로 바꾼 것 같고, '준공'의 '공' 자를 잘못 쓰기까지
했군요. 오래된 것들은 함부로 고치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고쳐서 더 잘 된 경우를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42. 효자동마을은 지나치고, 바로 안성터미널로 향합니다. 효자동에도 볼만한 것이 좀 있다는데
이제 적당히 다리도 아프고 지치기도 했고, 집에 손님이 기다리는 참가자도 있고... 해서
이 정도에서 오늘 일정을 마치려고요.
감사결과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오늘 무주군 안성면 일대 예향천리 백두대간 마실길은
"행정의, 행정에 의한, 행정을 위한" 마실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관리도 하지 않고, 함께 걷는 다른 사람은 아무도 볼 수 없는 곳.
우리 <진안고원길>처럼 민간인들이 궁리해가며 숲길, 물길, 언덕길, 산길...
그렇게 잘 찾아내어 기획된 곳은 드물 것 같다는, 자랑스러움.
마지막으로 안성장 안에 최근에 부동산중개 사무실을 개업한 윤경호님을 찾아 봤습니다.
첫댓글 재미지고 맛갈나게 잘 감사(?)하셨군요..
오리주물럭과 용추폭포가 압권이었다에 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