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의 욕(辱)은 대부분 신체의 특정 부위나 동물에 빗대어 하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그보다는 주로 형벌과 관련된 욕들이 주로 사용되었고, 이 흔적들은 지금도 곳곳에서, 언제나 들을 수가 있다.
조선시대의 형벌
조선시대의 형벌(刑罰)은 기본적으로 태형(笞刑..작은 가시나무 가지로 만든 곤장으로 볼기를 치는 형벌..10대부터 50대까지 5등급이 있었다.), 장형(杖刑... 큰 몽둥이로 볼기를 치는 것으로 60대 부터 100대까지 5등급), 도형(徒刑...죄인을 다른 지역으로 보내 강제노역을 시키는 형벌), 유형(流刑... 강제노역이 없다는 점에서 도형과 구별된다.), 사형(死刑....)의 다섯 종류이었다. 흥미롭게도 조선의 辱은 이 중에서도 신체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형벌에서 나왔다. 오늘 날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도형이나 유형에서는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인간 신체에 危害를 가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반(反)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조선시대의 5형(五刑...즉 다섯가지 형벌)은 중국의 그것에서 따온 것이다. 중국의 오형(五刑)은... 궁형( 宮刑... 죄인의 생식기를 없애는 형벌), 대벽 (大劈..죄인의 머리르 베는 형벌), 비형(譬刑...죄인의 팔꿈치를 코를 베던 형벌), 의형(毅刑..죄인의 코를 베던 형벌), 그리고 경형 (鯨刑.죄인의 이마나 팔뚝에 먹줄로 죄명을 써 넣던 형벌)을 말한다. 이 다섯가지 중, 경형(鯨刑)이 가장 가벼운 벌이기는 하였지만, 당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수치스러운 형벌이었다.
우라질 놈
"우라질 놈"은 죄인을 묶던 오랏줄에서 유래된다, 오랏줄을 묶을 놈이라는의미이다.치도곤(治盜棍)은 태형과 장형을 통털어 가징 심한 곤장이었다. 말 글대로 중대한 절도범을 다스릴 때 쓰던 곤장형이었다. 회초리에 가까웠던 태형과 달리 장형 중에서도 가장 심한 치도곤을 당할 경우 장독(杖毒)이 올라 종종 죽음에 이르곤 하였다. 그러니 " 저런 치도곤 놓을 놈"은 요즘 말로 패 죽일 놈이 된다.
치도곤 낼 놈
장독(杖毒)이 오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笞刑이나 杖刑의 경우 몽둥이에 썪은 오줌을 발랐다.
"육장(肉醬...장조림)내다"는 치도곤을 쳐서 초주검을 만든다는 뜻이다. 육장내다의 어원에 대하여는 다른 해석도 있다. 장형(杖刑)에서 온 것이 아니라 팽형(烹刑)에서 유래된다는 것이다. 팽형은 말 그대로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끓여 삶아 죽이는 형벌이다. 중국에서는 실제로 행하여졌지만, 조선의 경우 잠깐 쏱에 넣었다가 끄집어 낸 후 죽을 때까지 집에 연금시키는 방식으로 시행하였다.
그나마 치도곤만 해도 法에 있는 형벌이었고, 더 무서운 것은 율외(律外..법외의...)형벌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난장(亂杖)이엇다. 이 것은주로 신문(訊問)할 때 사용된 고문(拷問)의 일종으로 말 그대로 신체 부위를 가리지 않고 여러명이 난타(亂打)하는 것이다. 지금도 종종 사용하는 "젠장할"이 바로 이 난장에서 나왔다. '제기랄 난장을 맞을..."이란 말이 줄어서 젠장할..이 되었다.
멍석말이
치도곤보다 목숨을 잃는경우가 더 많아 世宗이 금지령을 내렸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中宗이나 英祖도 다시 지시를 하여 난장을 금지하였으나, 결국 민간사이에서 "멍석말이"로 일제때까지 린치의 방법으로 이어졌다.
경을 치다
"경을 치다"도 조선의 형벌에서 나온욕이다. 기본 5형 외에 오늘날으 보호감호처럼 부가형이 있었는데 반역자의 경우 사형을 시킨 후에 집을 파내어 연못을 만들었고, 큰 도적의 경우 자자형(刺字刑)이라고 해서 신체 부위에, 주로 팔뚝에 "도(盜)"자를 새겨 넣었다. 그런데 팔뚝은 옷으로 가리면 되기 때문에 그 효과가 없다고 하여 얼굴에 "도(盜)"자를 새겨 넗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경면형(경면형)이라고 하였다.
성종 5년, 소나 말을 밀도살한 자의 얼굴에 각각 재우(宰牛..소를 잡다), 재마 (宰馬. 말을 잡다)라고 새겨 넣으라는 기록이 나온다. 경법(鯨法)이라고 했던 이 형벌은 너무 잔인하다고 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행하여지다가 英祖가 엄금조치를 내림으로써 완전히 사라졌다.
능지처참할 놈
역시 가장 심한 욕을 사형과 관련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사형에도 등급이 있었다. 사약(賜藥)은 그 중 가장 대우를 해 주는 것이고 그 다음은 교형(絞刑)이다. 신체 부위를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형(斬刑)은 말 그대로 목을 치는 것인데..그 보다 더한 경우가 능지처사(陵遲處死)이었다.
능지(陵遲)란 언덕을 오르듯 천천히...라는 뜻이다. 죽어가는 고통을 최대한 천천히 가하겠다는 참으로 가혹한 형벌이었다. 그래서 능지처참할 놈..은 욕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저주에 가깝다.
이 능지처사(참)에도 다시 몇가지 다른 방법이 있었다. 먼저 오살(五殺)이다. 오살은 팔, 다리 등을 차례로 베어낸 뒤, 맨 마지막에 심장을 찔러 죽이는 방법이다. 그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다 지켜보도록 하였다. 여기서 "오살할 놈"이란 욕이 나왔다.
육시랄 놈
그와 비슷한것이 시체를 도륙내는 육시(戮屍)가 있다. 갈가리 찢어 죽이는 것이다. "육시랄(할) 놈"은 따라서 찢어 죽일 놈이라는 뜻이다.체형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형벌이 욕의 원천이 되지 못한다. 대통령이 욕의 원천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