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요약]갑자기 외할머님께서 뇌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건강하셨었는데요, 못 보살펴 드렸다는 죄책감과 허망함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마음이 정말 허망하고 막연하실 것 같습니다.
이렇게 누구나 아무 예고도 없이 훌쩍 떠나야 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존재의 숙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할머니를 위해서, 또 그 뒤를 언젠가는 따라갈 나와 남은 가족 모두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런 허망한 죽음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있을 예정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그 죽음의 내용이 외로웠든 그렇지 않았든, 허망하게 가셨든, 호상으로 돌아가셨든, 그 내용은 분별일 뿐이고, 결국은 그저 똑같은 죽음일 뿐입니다.
그 죽음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으며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
바로 그 삶의 의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놓고 떠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런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고, 환해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래 불생불멸이어서,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다는, 이 진실한 본마음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어서, 지금 이렇게 눈앞에 영원히 살아있다는 이 당연한 삶의 진실을 이제는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노병사의 괴로움이 우리를 괴롭힐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법우님의 이런 상황, 사랑하는 이의 허망한 죽음을 목격한 이 상황에 보통 사람들은 둘 중 하나로 반응합니다.
허망하여 괴로워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잊어버리는 사람과, 바로 이 때 삶의 큰 의문과 화두를 들고는 이 비밀을 풀지 않고서는 바르게 살 수가 없겠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입니다.
물론 후자의 결정을 하는 것이야말로, 영원히 외할머님도 살리고, 나 자신도 살리며, 나아가 온 우주를 단박에 구제하는 길입니다.
이 인연을 계기로 일대사인연이라는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맞닥뜨리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공부이고, 이렇게 매주 설법을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법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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