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제2회 비씨카드배 통합예선에서 '태풍의 눈'은 단연 한국기원 연구생 1조에 속한 '나현'(!)군이다.
아마예선전부터 치고 올라온 나현의 기세는 막을 자가 없는 것 같다. 1월 12일 한국의 이영구를 침몰시켜 주위를 깜짝놀래키더니, 예선결승에선 중국의 위빈 9단까지 침몰시키며 말 그대로 '아마추어 반란군'의 핵심이 되었다.
1월 13일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통합예선에서, 나현군의 바둑은 2층대회장이 아닌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생방송의 해설은 공교롭게도 나현군의 스승인 양재호 9단이 맡아 더욱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양재호 9단은 기념사진을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 8강 정도 가고 나서 기념사진을 찍어야 하는 거 아닌가?"하며 제자의 선전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둑TV 스튜디오와 대기실에서 나현군(충암중 3)을 만났다.
나현은 사이버오로에서 두어지고 있는 양연리그, 3대도장연승전, 랭킹최강전, 오로리그 등에서 평소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런 '준비된'느낌은 2009년 삼성화재배에서 연구생 신분으로 콩지에를 몹시 괴롭힌 이원영 초단과 매우 비슷하다. 이원영 초단 역시 제2회 비씨카드배 본선에 진출했다.
- 아마추어로서 예선결승을 통과해 본선에 올랐다. 소감은? "스튜디오 대국이 처음이라 떨렸다. 그래도 잘뒀고 그래서 이겼다."
- 평소 기풍은 차분한 실리바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위빈 9단을 상대로 매우 적극적이었는데? "위빈이 워낙 실리를 당겼다. 어쩔수 없이 적극적으로 맞설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통했다."
- 본선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라면? 이유는? "콩지에와 둬보고 싶다. 이기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냥 콩지에의 바둑이 좋다, 만나보고 싶다."
- 연구생 1조 1위로 내신입단도 유력하다. 입단욕심은 당연한 건데, 목표는? "8강까지 가면 좋겠지만, 실력이 필요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
- '제2의 이창호'라는 주위의 시선이 있다. (8강이면 자동입단이니까) 목표도 8강이상일거 같은데 "그런 시선은 부담스럽다. 아직 입단도 못했지 않나. 8강은 솔직히 무리라고 본다. 64강 본선 대국이 토요일(16일)인데 연구생리그가 그 날 있다. 빠지면 어떻게 되는 지 걱정된다.
진짜 걱정스런 표정이 나현의 얼굴에 나타난다. 연구생리그 연기가 가능하다는 걸, 관계자가 제대로 알려줘야 근심없이 세계대회 본선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것 같다. 매주 주말에 열리는 한국기원 연구생리그는 조편성과 프로입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 현역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대회에 나왔다. 다른 연구생들의 실력은 본인과 비교해 어떠한가? "본선에 올라갈만하다. 다 비슷비슷하다. 물론 상대성은 있다."
- 통합예선 느낌은 어땠는가? 해볼만 하다든가- 혹은 굉장히 쎄다던가? 어떤 느낌인가? "음..해볼만하다? 그 정도. 오늘 바둑(위빈 9단)은 초반에 교환해 놔야 할 수를 빼먹어 힘들었었다. 전날 이영구 7단과의 바둑은 이 7단에게 실수가 있었다. 초반에 큰 자리를 놓쳤었고, 끝내기때에서 착각이 있었다."
- 양재호 9단이 이번 대회에 어떤 말씀을 해주시던가?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둬라', 그러셨다."
- 중국기사로는 만나고 싶은기사로 콩지에를 꼽았다. 한국기사중엔 누구인가? 이창호, 이세돌? 꼭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하는 식의 질문같지만 궁금하기도 하다. "다 한번도 둬 본 적이 없어서, 모두 두고 싶다. (머뭇머뭇)이세돌 9단."
▲ 본선진출! 이주형 군
허장회 도장 소속, 한국기원 연구생인 이주형 군도 본선에 들었다. 예선결승 승리 후 약간 발개진 얼굴의 이주형군과 한국기원 2층 대회장 복도에서 잠깐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얼떨떨하다고 했으나 몹시 기쁘기도 했을 것이다.
- 서건우 4단을 상대로 해서 당당히 본선에 들었다. 느낌이 어떤가? "2시간 바둑은 처음이다. 얼떨떨하다. 통합예선에서 모두 세판을 뒀는데 오늘 둔 판이 가장 힘들었다. 첫날은 편하게 뒀고, 둘째날과 셋째날(13일)은 떨렸다. 특히 오늘은 떨렸다.
- 목표는 역시 8강인가? "8강이다. 그렇긴 한데, 프로들이 너무 쎄다는 느낌이다."
- 같은 연구생, 아마추어 기사들중 좋은 성적을 올릴 것 같은 사람을 꼽자면 "나현, 한태희 등이다."
- 두고 싶은 기사를 꼽아달라 "콩지에 9단이다. 한국기사로는 이창호 9단과 둬보고 싶다."
제2회 비씨카드배의 우승상금은 3억원. 1월 15일 본선추첨이 이뤄지며, 본선은 16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사이버오로와, 파란바둑, 야후바둑을 통해 64강 본선은 선별 수순중계된다.
[취재 : 최병준/김상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