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의 (마이너 모델인) SK카본을 아주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SK카본은 많이들 사용하는 주류 모델들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가격도 무척 낮은, 말하자면 보급형 블레이드인데요, 제게는 완전 맞춤 블레이드처럼 좋네요.
우선 얇은 목판이라 좋습니다.
공식 두께는 5.2mm, 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애는 5.1mm입니다.
여러 해 즐겨 쓰던 넥시 칼릭스가 5mm니까 거의 같은 두께라고 볼 수 있고, 특수소재 블레이드로서는, 순수합판까지 포함해서도 아마 거의 가장 얇은 목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보다 더 얇은 건 닛타꾸의 고리키 정도..
판 자체가 얇기 때문에 울림이 강하고 그 울림의 전달이 무척 좋습니다.
징징거립니다.^^
코토 표면 바로 아래에 강력한 직조카본, 그리고 얇은 중심층만으로 단순히 구성되어 있고 단순한 5겹 구조에 얇은 두께로 무게 역시 매우 가볍습니다.
제것은 ST그립 76g.
스페어로 하나 더 사놓은 애도 76.5g으로 거의 같은 무게입니다.
그립도 가늘어서 주니어나 여성을 주 타깃으로 설계한 블레이드일 거라 추측됩니다.
반발력은 대략 코르벨 정도..
파트너가 쓰는 이너포스레이어ALC의 반발력과 거의 같습니다.
얇고 가벼워서 강한 직조카본이 아우터로 들어간 블레이드지만 팡팡 잘 나가지는 않습니다.
너무 안 나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쓰기엔 충분합니다.
저는 주로 전진을 고수하면서, 사용하기 무척 까다로운 편인 닥터 노이바우어의 숏핌플 킬러프로 1.5mm를 포핸드에 쓰기 때문에 너무 강한 목판보다는 이 정도가 딱 편합니다.
게다가 얘는 숏핌플을 아주 편히 다룰 수 있게 잘 잡아주네요.
숏핌플 쓰는 분들은 바로 이해하실 겁니다, 핌플 쪽을 편하게 잘 잡아준다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가를요.
중진에서도 임팩트만 제대로 주면 충분히 힘있는 공이 뻗어주네요.
백핸드에는 닛타꾸 파스탁C-1 특후를 조합했는데 이 쪽 역시 너무나 편안하고 안정적입니다.
특히 서브와 보스커트 회전이 아주 편하게 많이 잘 걸리네요.
얘의 가장 큰 장점은 컨트롤 능력입니다.
적당한 힘으로 타구했을 때 공이 쭉 날아가다 툭 떨어지며 엔드라인 오버미스가 거의 없이 잘 들어갑니다.
다른 분들은 공끝이 뻗지 않는다고 싫어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파워나 공끝의 뻗음보다는 구석구석 코스와 길이 조절로 플레이스먼트의 정확성을 중시하는 제 스타일에는 아주 안성맞춤인 성격입니다.
어차피 저는 파워나 회전으로 뚫는 스타일이 아니라 더 강한 조합이 필요없기도 합니다.
예전에 칼릭스 쓸 때부터 '얘로 못 뚫는 상대는 프카로도 못 뚫는다'가 제 지론이었습니다.ㅎㅎ
그런 상대는 코스와 타이밍으로 흔들면서 계속 연결하여 뚫어야죠.
칼릭스에 P7조합을 평생 주력이라 여기며 잘 쓰다가 공 커지고 단단해지고 무거워지고 주력 러버였던 P7까지 단종되면서 이후 몇 년 헤맸었고 엘보에 어깨 부상에 코로나까지 악재가 더 겹쳐 긴 슬럼프로 많이 힘들었는데.. 낫지 않는 엘보 때문에 무게 줄이느라 눈물을 머금고 전면 숏으로 전향하여 잘 맞는 러버와 블레이드 조합 찾느라 정말 더 힘들었는데.. 참 오랜만에 모처럼 맘에 쏙 드는 블레이드를 만나 요즘 다시 탁구가 즐겁고 자신감이 쑤욱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더 무슨 규정이나 사용 용구가 바뀌진 않겠죠, 설마.
얘가 누구에게나 좋진 않을 겁니다.
당장 제 파트너만 해도 제 라켓으로 몇 번 쳐볼 땐 참 좋은 것 같다고 하더니 막상 제 스페어 블레이드에 파트너가 쓰는 러버 조합을 해줬더니 생각과는 달리 썩 맞지 않는다며 바로 돌려주더군요.^^
파트너는 이너포스레이어ALC를 씁니다.
이 글은 그냥 제가 맘이 즐거워 주절주절 제 얘기 쓰는 거구요, 저와 스타일도 다르고 용품 조합도 다른 많은 분들께는 참고조차도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그냥 가볍게 읽고 넘겨주세요.^^
누구에게나 자기에게만 딱 맞는 용품조합이 있는 거니까요.
블레이드 덕에 탁구가 다시 즐거워지는 공룡
첫댓글 부럽습니다 ^^ 생각은 코스와 타이밍으로 뚫고 싶은데 탁구대 앞에만 서면 힘으로 뚷으려고 애쓰는 저를 발견합니다 ㅜㅜ
뜻이 있으시면 잘 되실 거예요.^^
늘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티모볼zlc와
반발력, 컨트롤 등 비교 부탁드립니다.
티모볼ZLC와는 많이 다릅니다.
반발력은 티모볼이 훨씬 높구요, 튕겨내는 느낌 역시 강하죠.
SK카본은 덜 나가고 잡아주는 울림이 강해서 안정감이 높고 컨트롤 능력이 매우 높습니다.
@공룡 감사합니다 ~~
P7...추억의 러버네요...제 주력이었는데...
너무 좋았죠.
그립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