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이가 수능을 본지가 벌써 2달이 다 되어 가는군요..
중1까지야, 초등학교 기본 실력으로 어찌 어찌
공부를 안해도, 항상 상위권에서 맴돌았고
나름대로, 중학교 입학을 하고선 부반장도 하고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방송반에 뜻을 품었는지, 원고도 쓰고, 연습도 하고해서
방송반에 어려운(?)경쟁을 뚫고 합격을 하곤
자기가 선정한 곡이나 멘트가 학교 방송파를 타고 나오는게
대견하고 좋았는지 학교 생활 잘 하고 즐겁게 다니는가 싶었는데..
컴퓨터게임에 빠져들면서,
숙제는 고사하고, 준비물, 교과서도 빠뜨리고 다니고하니
수행평가가 좋을리 없고, 그러니 성적은 뚝뚝 떨어지고..
옆에서 지켜보는 나와의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었는데
좀더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분위기를 바꿔 주면 나아질까하여
위장전입(이 사연 또한 만만치 않지만, 각설하고)하여
중계동 서라벌 고등학교에 입학시키는건 성공을 했는데
중3때 성적이 하위권으로, 고교 입학도 역시..
울며 불며 사춘기 방황하는 아들에게 사정도 해보고
협박(너 같은 아들 필요없다, 싹수가 없으니 네게 들이는 돈 또한 아깝다..에효~~
늘 우리 두 모자의 전쟁이 다시 부부싸움으로..번지기 일쑤~)도 해가며
매일매일 화장실 변기 옆에 한문장씩(영어 숙어가 곁들인)바꿔가며
-나중에는 일주일단위로 바꿨지만,
한문도 5개씩 함께, 영어 단어도 함께,해 보자고 회유도 애원도 했지만 허사로 끝났고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게 부모여서
매번 맘 다쳐가면서도 이러길 몇년... 나의 이 무모한 노력이 하나도 먹혀 들어 가질 않았고..
드뎌 고3! 김무영이 3월 중순에 내게 핸드폰을 반납하는 결심을 보며
(주변 친한 친구들이 다 성적이 뒷자리에서 맴도는 꼴통들이었음-허나 아이들은 착함)
상당히 희망적이었는데..역시 5~6년 책상에 진득허니 앉아 있는 습관이 안되어 있는
무영이에겐 결심만큼 쉬운일이 아니었는지 다시 헤이해지고
(그때 내심정 서울안에 있는 대학만이라도 가다오...)
어느날 수학 과외(고액-공부 못하는 놈에게 들인 돈이 장난이 아님)를 해야겠다고
자청 하길래 밑져야 본전이고, 일단 본인이 원하니
1달만 시켜보고 가능치 않으면 관두자는 심정으로 강행하면서
수학 점수가 눈에 보이게 올라가니 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건게지요
내신으로는 아무데도 갈데가 없어 오로지 수능으로 승부를 봐야하기에
더 어려움이 큰 상황인지라..
하여튼 3년 영표씨가 등교를 저녁 야자시간 끝나면 10시건, 12시건, 새벽 2시건
울 부부가 나름대로 열심했습니다..
그사이 우여곡절(독서실에 간다는 아이가 없거나, 담임샘이 무영이 찾는 전화-병원간다고 핑게대고
PC방도 가고, 밤에 슬며시 간식이라도 챙겨 줄라면 만화책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 많이 맘을 비웠었습니다
모의고사마다 조금씩이라도 점수가 희망적이긴하더군요
수리점수는 항상 2등급정도는 받았고(돈들인 보람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고)
11월 16일 수능날 아침
울 부부 거실에 앉혀 놓고는
교복 매무새를 단정히 하면서
'그동안 부족함이 없게 자~ 알 키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고 의젓하게..큰절을 하는겁니다
바로 일어 나지 못했던건 아마, 이놈도 눈물이 고인듯하더군요.
지현이 전날밤 동생 격려차 왔는데 옆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
영표씨 눈시울이 붉어 지고
저도 감동의 물결이 일어 눈물을 흘리고
해서 속으로 '그래, 니가 오늘 설사 수능 잘 못 봐도 엄마는 이걸로 만족이다'했습니다
출근해서도 일이 안 잡히는데
맘속으로 기도만 열심 해댔지요
그나마 조금이라도 공부(한 다서 여섯달은 공부 열심 한듯도 하네요)한거
실수 말고, 네 실력 100% 발휘해다오 하면서...
시험이 끝나, 아빠가 아들 데리러 가고, 집에서 전 대기하고
곱창이 먹고 싶다하여 곱창집에 가서 술을 권하니 첨엔 술 못한다고
하더니 이내 술 한병을 뚝딱하더군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얼마나 잼나게 잘 놀았는지 가히 짐작이 가더군요
집에 와, 컴퓨터 앞에 앉아 한참을 생각하더니
내가 채점하곤 기분이 나빠질까봐 걱정이지만 그래도
맞춰봐야겠지? 하며 채점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용하면 점수가 나쁜거고, 좀 상기된 목소리면 그나마..
지켜보는 나. 숨이 멎는것 같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거고
그사이 맘 비우고 눈 높이 낮추고 해서..
수리는 최소 2등급은 받을거야라고 큰소리 치던 무영이
젤 먼저 마추어 보고는 실망.. 3등급 (중)
외국어도 3등급(중상)
언어가 1등급인겁니다..(참으로 웃긴건, 100점 만점중 95점을 받았는데
점수주기 위해 쉽게 낸 1점짜리 3개 2점짜리 한개를 틀린겝니다)
사탐은 4개중 사회문화1등급, 경제지리3등급,나머지 두개는4,5등급..
해서 이 성적표로는 학교 선정이 참으로 애매하게 되었고
결국 가고 싶은 과를 맞춰, 점수에 유리한 쪽의 학교를 택하기로 결정..
사탐도 3개 정도가 2등급은 맞아줬어야 했는데 실패
젤 기대를 건 수리의 점수가 낮아 결국 버리는 학교를 고를수 밖에 없는 지경
시립대, 건대(우리때의 건국대야 학교로도 안쳤었고, 지현이 때도 아예 이쪽으로는 쳐다도 안봤었는데)를 가고자한
게, 그렇다고 맘에도 안드는 철학과나 끝자락에 있는 아무과나 갈수는 없기에
또, 재수를 할 놈은 더더욱 아니고
올해에 승부를 보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는 신념으로
저희부부의 학교 고르기(확실하게 붙을수 있는곳-완전 하향으로)가 시작되었지요
영표씨도 당신의 아들을 잘 파악한듯, 지현이때 볼 수 없었던 관심으로 계산기 두드리며
편차 까지 계산하고..
담임샘 만나 상담하는 날, 적잖이 실망을 했지요
입시컨설팅 프로그램에만 의존하여, 내용도 잘 모르고
내가 지망학교의 정보나 내용에 감탄하기까지 했고
칭찬만 하는겁니다. 에효~
결국 부모가 고민하고 결정하는것이 가장 최선이지요
담임왈 '너무나 다 하향안전 지원인듯하다, 한군데는 좀 높여쓰자'
그래도, 모험은 안될것 같아, 일찌감치 접수해 버렸습니다
좀 후회는 남지 않는것 아니지만..
어제가 무영이 '가'군 발표날이었습니다
전날부터 영표씨는걱정이 많았다는데
전, 아주 담담했고 확신이 서 있었지요
작년도 입시결과의 점수 환산표보다 12~13점을 하향한것이라
당연 될줄알았기에..
하지만 지현이때는 발표 며칠 전에 대학에서 문자로 축하 메세지가 왔었는데
너무 조용하니 좀 이상타하긴 했지만
정확히 오후 3시에 인터넷에 발표가 시작이 됐고
무영이 주민번호를 치는데 좀 떨리기는 하더군요..
빨간글자로 '합격' 27명 뽑는데 168명 (6.22:1)그래도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영표씨- 지현이 때는 중앙대 합격해도 맘에 안들어 딸한테 편입 어쩌구 했는데
지지리도 공부 안하고 논, 아들놈인지 잘 아는 터인지라 너무 좋았나봐요
전화해 알려줬더니, 너무 좋아하대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씁쓸했습니다
대학같지도 않은 대학이라며
우습게 알던 사람이 자식앞에선 아주 작아지는구나..하면서.
언젠가 무영이가
아주 심각한 얼굴로, '아빠! 죄송해요, 아들이 아빠가 다니시던 대학보다 못한데 갈것같아서..'
하고 총총히 자기 방으로 들어 갈때 안쓰러웠거든요..
너무나. 장황했지요?
하지만 영표씨가 친구들에게 알려주라고 하네요.
이놈은 어제 발표날인데도 걱정도 없이 친구들과 스키타러 갔습니다
못말리는 놈입니다
그래도 자기가 원하던 학과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고
우리 돈우 식구들에게
이런글을 올리는건 혹 오해할까 두렵지만
많이 내세울만한 학교가 아니라 감히 올리는겁니다
그래도 축하해주세요~~
광운대학교 사회과학부 미디어영상학부(신문방송학)입니다
정기성: 추카! 추카! 추카! 집도 가깝고 전공도 잘 맞고 학교도 괜찮고 진보적인 모습이 미래의 길을 확
터주고 있는 듯 합니다. 2007-01-10 12:09:26
김종보: 좋은 소식이군요.돈우가족 모두에게 경사가 겹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7-01-10 13:20:04
최재영; 축하합니다 넘 넘 좋겠어요 2007-01-12 13:14:48
정남숙: 아람엄마... 진심으로 축하해 주니 고맙네요.. 2007-01-15 10:00:54
김명숙: 축하드려요.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지만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욕심이야 한이 없지만 그래도 떡~
하고 붙어준 무영이가 대견스럽습니다. 무영이 가는 길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다시한번 축하드려요~ 무영
홧팅!! 2007-02-04 14:35:55
김명숙: 우리 인국이 이 놈은.....에구~ 욕 부터 나옵니다. 주제는 모르고 서울 아니면 안 간다고... 그래서 재
수를 한다나 어쩐다나..... 그러면서 공부할 생각은 않고 아르바이트 하고 있네요.(죽여 살려) 우리 아들을 위해 기
도 좀 많이 해 주세요. ㅠ,ㅠ 2007-02-04 14:37:37
정남숙: 인국엄마! 탱큐~그리고, 인국이 믿고 기다려줘봐요~ 분명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테니까.. 재수할때 벌써
부터 공부하면 질려서 안되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시작해도 되니까.. 인국이도 홧팅!! 2007-02-05 09:09:55
공한성: 늦게나마 진심으로 축하함다. 엄마아빠의노력이무영이를깨워주었겠지요. 어릴때부터의젓하더니 지금도여
전하네요^.^ 황명옥 2007-02-24 01:25:32
정남숙: 명옥씨! 고마워~이제사 봤네.. 무영이 의젓하단말은 과찬이고, 요즘도 싸움은 그치지 않으니..에효~
2007-03-03 12: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