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요일부터 역대급 숙원이 풀렸다.
지방의 KBS1FM 방송도 아침 6시 시간대의 [새아침의 클래식]이 전파를 탄 것이다.
KBSFM 방송이래 영어회화 방송하던 것을 클래식 음악프로 [새아침]을 드디어 방송으로 청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다시듣기로만 들어오던 것에서 실방송으로 듣게 되니 음질도 좋고 기분도 좋다.
날마다 고행이 따로 없다.
다 좋은데 [새아침]만의 희한한 선곡표 때문이다.
우리가요를 듣는 것도 아니고, 서양음악, 그것도 고전, 바로크 이전의 고음악 전문방송을 하면서, 작곡가나 곡명, 연주가를 한글풀어쓰기로 선곡표를 쓰고 곡, 연주가 소개를 하고 있으니, 당해 곡 제원 찾기가 그야말로 형극의 시간들이다. 1시간 짜리 방송 곡 5-6곡 연주제원 찾는데 곱절의 시간이 더 걸린다. 그냥 가볍게 선율이나 좇으며 고개나 까닥이며 어깨나 들썩이며 즐기면 되는 것을 뭐 그렇게 어려운 원어 철자 찾아가며 곡, 연주제원 찾아가며 고생을 자초할 까닭이 뭐 있는가 하겠지만, 정작 [새아침] 담당자들이 나름 애써 선곡하고 준비한 고음악들을 에리베이터 음악 듣 듯 청취자들이 흘려 듣는다면 썩 내켜하지 않을 것이다.
선곡표를 그 모양으로 쓰는 이유가 무언가.
2017.3.8, (수) 새아침 선곡표
1. 요한 솅크(J. Schenk)
/ 비올라 다 감바와 통주저음을 위한 아다지오와 치아코나(Adagio & Ciaconna) C장조
/ 비토리오 기엘미(Vittorio Ghielmi)(비올라 다 감바) 루카 피안카(Luca Pianca)(류트) [5:56]
Duo - German Music For Lute & Viol / Pianca, Ghielmi
요한 생크의 선곡을 한글로 친절하게 풀어쓰긴 했는데 전혀 전문적이지 않다.
해당 선곡제원 찾기도 어렵고 생크의 해당 곡에 대한 이해도 하기 힘들다.
생크는 비올라 다 감바와 통주저음을 위해 소나타를 많이 작곡했는데, 이날 선곡은 그의 작품,
Op.2 에서 한 곡 선곡한 것.
Op.2는 모두 15곡의 vdg & continuo의 이중주와 vdg solo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Op.2의 전곡 구성은 아래와 같다.
Schenk,Johannes(1660.6.3-1712)
<Sonatas(15), 'Tyd en Konst-Oeffeningen' ㅡvdg&cont, Op.2>
No.1 Sonata in d
1. Adagio-Ciacone Allegro-Adagio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5. Gigue
No.2 in a
1. Adagio-Aria Allegro-Adagio-Presto-Adagio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5. Variatio
6. Gigue
No.3 in g
1. Adagio-Allebreve-Adagio-Adagio-Grave-Allegro-Adagio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5. Variatio
6. Gigue
No.4 in a
1. Adagio affetuoso
2. Adagio
3. Canzona allegro
4. Allegro Trem.
5. Adagio
6. Adagio - Adagio
7. Allegro - Adagio
8. Adagio & Grave
9. Allebreve
10. Adagio
11. Aria
12. Presto
No.5 in a
1. Preludium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5. Gigue
No.6 in B-flat
No.7 in B-flat
No.8 ln e
1. Preludium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5. Variatio
6. Gigue
No.9 in D
No.10 in C
No.11 in C
No.12 in g
1. Adagio-Allegro-Adagio
2. Allemande
3. Courant
4. Sarabande 1
5. Sarabande 2
6. Gigue
No.13 in d
No.14 in e
1. Allegro
2. Adagio
3. Canzona
4. Aria Allegro
5. Prelude
6. Adagio
7. Courant
8. Sarabande
9. Variatio
10, Gigue
No.15 in F
여기 Op.2는 전15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Tyd en Konst-Oeffeningen' (연주회 시작 전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으며, 이중 제10곡을 선곡하고 있다.
Schenk,Johannes(1660.6.3-1712)
<Sons(15), 'Tyd en Konst-Oeffeningen' ㅡvdg&cont, Op.2-No.10 in C; Adagio & Ciaconna>
(arr vdg> Vittorio Ghielmi(vdg), Luca Pianca(lt), r2002.9, Sion,Suisse,-HM)
2. 프란티셰크 벤다(František Benda)
/ 바이올린 소나타 F장조 운 포코 알레그로 - 아다지오 - 알레그레토의 전 악장
/ 안톤 슈텍(Anton Steck)(바로크 바이올린) 크리스티안 리거(Christian Rieger)(합시코드) [11:09]
František Benda는 기악 소나타를 모두 182곡을 남겼는데,
이중 Bassoon Sonata 3곡, Oboe Sonata 2곡, Flute Sonata 4곡 등 9곡을 제외하고
나머지 173곡이 모두 Violin Sonata이다.
그리고 이 173곡의 Vn Sonata 중 오늘 선곡의 [F장조]의 곡만 14곡이나 된다.
그렇다면 오늘 새아침에서 선곡한 [F장조] 소나타는 어느 곡일까.
그래서 선곡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곡 구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여 곡마다 구분번호를 붙여왔으며, 음반사, 음악학자, 연주자들은 엄격하게 곡 구분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일반 음악 애호가들 또한 감상의 시간이 쌓여갈수록 곡의 정확한 제원을 찾게됨은 자명한 일이다. 고음악 쪽으로 올라갈수록 연구가 미진하고 체계적으로 곡 분류가 완성되지 않은 곡들이 많아 곡번 부여가 미진한 것들은 작곡연대를 따져 구분하기도 한다. 작곡가들 중 음악사 상 가장 많은 곡을 남긴 텔레만 같은 경우는 TWV(텔레만 작품번호) 없이는 곡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이며, 다행히 텔레만, 비발디, 바흐, 헨델 등 대표 다작가들의 작품번호는 체계적으로 잘 구분이 되어 있어 알아보기 쉽다. 그런데도 작품번호를 쓰지않아 곡 진위를 가리는데 애를 먹이는 개념없는 선곡표가 1FM 도처에 눈에 띈다.
오늘 새아침 선곡의 벤다 소나타는,
Benda,František<Sonata for Vn & BC in F, Lee lll-63>
(Anton Steck(vn), Christian Rieger(hpd), r2005.3,Sendesaal, Germany,-CPO)
3.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
/ 플루트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G장조 Wq. 133 ‘함부르크 소나타’ 알레그레토 - 론도(프레스토)의 전 악장
/ 쿠르트 레델(Kurt Redel)(플루트) 크리스티엉 드 샤보(Christian De Chabot)(기타) [7:52]
이 곡 제원 찾는데 제일 애를 먹었다.
이 CPE. Bach을 수록한 음반의 표제 [Works for Flute and Guitar]가 키포인트였는데 이걸 찾는데 무려 40여 분이 걸렸을 정도였다.
CPE. Bach의 원곡명이 <Flute Sonata>이고, 작품번호 또한 CPE. Bach의 작품에 흔히 쓰는 새로운 작품번호 [H number; E. Helm's]가 병기되지 않아 [Flute Sonata, 조성 G, Wq.133, 연주자 Kurt Redel]만 가지고는 검색에 걸리지 않아 땀을 뺐다.
Bach,CPE<Son for Flute & Cont in G, H564 (Wq133)>
(arr fl> Kurt Redel(fl), Christian de Chabot(gt), -Arion)
4. 비발디
/ 종교성악곡 ‘살베 레지나’(Salve Regina), RV618
/ 필립 자루스키(카운터테너) 앙상블 아르타세르세(Ensemble Artaserse) [13:52]
이 선곡은 연주자 카운터 테너 Philippe Jaroussky가 워낙 유명하여 바로 찾았다.
Vivaldi<Salve Regina in g ㅡantiphon, RV618>
(Philippe Jaroussky(c-t & cond), Ens Artaserse, Emmanuel Laporte(oboe)
(r2014.3,Paris,-Erato)
l. Salve Regina
ll. Ad te clamamus
lll. Ad te suspiramus
lV. Eia ergo, advocata nostra
V. Et Jesum benedictum fructum
Vl. O clemens
5. 레오나르도 레오
/ 넉 대의 오블리가토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협주곡 D장조 마에스토조 - 푸가(알레그로) - 라르게토 - 알레그로의 전 악장
/ 앙상블 스트루만탈레 이탈리아노(Ensemble Strumentale Italiano) [13:18]
이 선곡은 곡명에 나와 있는 [넉(4) 대의 바이얼린]과 [통주저음] 주자를 써 주는 게 기본이다.
Leo<Con for 4 Vns & Cont in D> (Ens Strumentale Italiano, r1990.6,Rome,-ARTS music)
(+Marco Fiorini, Rodolfo Bonucci, Francesco Malatesta & Alexandra Stefanato(vn)
+Gabriele Catalucci(hpd), Francesca Taviani(vc), Anna Maria Kodur(db)
새아침의 선곡표가 조금 친절해 졌다.
어렵거나 생소한 작곡가나 연주자(단체) 이름을 ( )안에 병기해 주는 것인데, 참 고마운 일이다.
여기에 그치지 말고 음악계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선곡표로 빨리 전환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곡 진행에 있어 곡명 소개뒤 곧 바로 음악을 튼다든가, 곡 끝나고 급하게 곡 소개멘트를 하는 것은 좀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CD를 프레이어에 걸고 음악을 틀더라도 그렇게 곡 시작 전이나 후에 급하게 시작이나 끝나지 않는 다는 것, 틀어주는 음악의 악장 사이의 휴지시간 보다 짭게 시작과 끝 멘트가 급하게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탁하지만, 음악을 '만난다'는 멘트, 이제는 재고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cama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