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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周 書 ❊ |
[10] 酒 誥
商나라 受[紂王]가 술주정[酗酒]을 하자 天下가 이에 敎化되니, 妹土는 商나라의 도읍으로 惡에 물든 것이 더욱 심하였다. 武王이 이 땅을 康叔에게 봉하였으므로 글을 지어 가르쳤으니, 今文과 古文에 모두 있다. (商受酗酒에 天下化之하니 妹土는 商之都邑으로 其染惡尤甚이라 武王以其地封康叔故로 作書誥敎之云하니 今文古文皆有하니라)
○ 按吳氏曰 酒誥一書는 本是兩書로되 以其皆爲酒而誥라 故로 誤合而爲一이라 自王若曰明大命于妹邦以下는 武王告受故都之書也요 自王曰封我西土棐徂邦君以下는 武王告康叔之書也라 書之體 爲一人而作이면 則首稱其人하고 爲衆人而作이면 則首稱其衆하고 爲一方而作이면 則首稱一方하고 爲天下而作이면 則首稱天下하니 君奭書엔 首稱君奭하고 君陳書엔 首稱君陳하니 爲一人而作也요 甘誓는 首稱六事之人하고 湯誓는 首稱格汝衆하니 此爲衆人而作也요 湯誥는 首稱萬方有衆하고 大誥는 首稱大誥多邦하니 此爲天下而作也라 多方書는 爲四國而作하니 則首稱四國하고 多士書는 爲多士而作하니 則首稱多士라 今酒誥는 爲妹邦而作이라 故로 首言明大命于妹邦하니 其自爲一書無疑라하니라 按吳氏分篇引證이 固爲明甚이나 但旣謂專誥毖妹邦이면 不應有乃穆考文王之語라 意酒誥는 專爲妹邦而作이니 而妹邦이 在康叔封圻之內하니 則明大命之責을 康叔이 實任之라 故로 篇首에 專以妹邦爲稱이요 至中篇하여 始名康叔以致誥하니 其曰尙克用文王敎者는 亦申言首章文王誥毖之意라 其事則主於妹邦이나 其書則付之康叔이니 雖若二篇이나 而實爲一書요 雖若二事나 而實相首尾하니 反復參究컨대 蓋自爲書之一體也니라.
1. 王若曰 明大命于妹邦하노라
2. 乃穆考文王 肇國在西土하실새
厥誥毖庶邦庶士와 越少正御事하사
朝夕에 曰 祀玆酒니 惟天 降命하사 肇我民 惟元祀니라
3. 天降威하사 我民用大亂喪德 亦罔非酒惟行이며
越小大邦用喪 亦罔非酒 惟辜니라.
· ‘明大命于妹邦’에서 ‘明’은 ‘분명하게 내리다’. ‘妹邦’은 지명, ‘河南省 淇縣 沬鄕’
· ‘肇國在西土’에서 ‘肇’(조)는 ‘시작하다, 창건하다’
· ‘厥誥毖庶邦庶士’에서 ‘誥’(고)는 ‘가르치다’. ‘毖’(비)는 ‘삼가다, 경계하다’
· ‘越少正御事’에서 ‘越’은 연결어 ‘및’. ‘少正’은 관직의 이름.
· ‘祀玆酒’(사자주)에서 ‘祀’는 ‘제사’, 여기서는 ‘제사에 쓰다’(동사)
· ‘肇我民’(조아민)은 ‘使我民肇酒’ 즉 ‘백성들로 하여금 술을 만들게 하다’의 뜻이다.
· ‘我民用大亂喪德’에서 ‘用’은 ‘以’와 같은 뜻.
왕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매방(妹邦)에 큰 명(命)을 분명하게 내리노라. 그대의 근엄하신 아버지 문왕(文王)께서 서쪽 땅에 있는 나라를 창건하실 때 여러 나라와 여러 선비들 및 소정과 어사에게 가르치시고 경계하시어 아침저녁으로 말씀하시기를, ‘이 술을 제사(祭祀)에서만 써야 할 것이니, 오직 하늘이 명을 내리시어 우리 백성들에게 (술을) 만들기 시작하게 하신 것은 오직 큰 제사 때문이었다. 하늘이 위엄(威嚴)을 내리시어 우리 백성들이 크게 혼란해지고 덕을 잃게 되었으니, 또한 술이 오직 퍼졌기 때문이 아님이 없으며, 작고 큰 나라들이 망하게 된 것은 또한 술이 오직 허물이 되었기 때문이 아님이 없었다.’고 하셨다.”
* [강 설(講說)] ————————
백성들이 덕(德)을 잃고 나라가 망하게 되는 원인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술이다. 술을 마시면 이성(理性)이 마비되어 욕심(慾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술로 인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공(周公)은 제사(祭祀) 때 외에는 술을 조심하라고 한 것이다. 물론 주공(周公)의 말을 임금[成王]의 말로 기록한 것이다.
4. 文王이 誥敎小子 有正有事하사대 無彛酒하라
越庶國 飮호되 惟祀니 德將無醉하라
5. 惟曰 我民 迪小子하되 惟土物愛하면 厥心 臧하리니
聰聽祖考之彛訓하여 越小大德에 小子惟一하라.
· ‘ 有正有事’에서 ‘ 有正’은 ‘관직에 있는 자’, ‘有事’는 ‘일을 맡아 하는 자’
· ‘無彛酒’에서 ‘彛’는 ‘늘’ / ‘越庶國’에서 ‘越’은 연결사 ‘및, 그리고’
· ‘德將無醉’에서 ‘德’은 ‘덕을 지키다’ (동사)
· ‘惟土物愛’에서 ‘土物’은 ‘토산물(土産物)’. 정상적인 한문 어순으로는 ‘惟愛土物’이다.
“문왕(文王)께서 소자와 유정(有正)과 유사(有事)에게 가르치시되 ‘술을 늘 마시지는 말라.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술을 마시되, 오직 제사(祭祀) 때만 마실 것이니, 덕(德)을 지켜서 취하지 말아야, 오직「우리 백성들이 잘 인도된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하셨다. 소자야. 오직 토산품(土産品)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좋게 가지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윤리 교훈을 잘 들어라. 그리고 큰 덕을 소자는 오직 한결같이 가지도록 하라.”
* [강 설(講說)] ————————
술을 함부로 마시면 패가망국에 이르니,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며, 도덕의 확립에 노력해야 나라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
6. 妹土아 嗣爾股肱하여 純其藝黍稷하여 奔走事厥考厥長하며
肇牽車牛하여 遠服賈하여 用孝養厥父母하여 厥父母慶이어사
自洗腆하여 致用酒하라.
· ‘嗣爾股肱’에서 ‘嗣’(사)는 ‘잇다’, 여기서는 ‘계속해서 하다, 이어서 하다’, ‘股肱’(고굉)은 ‘다리와 팔’인데 여기서는 ‘팔다리를 움직이다’는 동사의 뜻이다.
· ‘純其藝黍稷’에서 ‘藝’(예)는 ‘심다’. ‘黍稷’(서직)은 ‘기장, 곡식’
· ‘奔走事厥考厥長’에서 ‘奔走’는 ‘바쁘게 뛰어다니다, 열심히 일하다’
· ‘肇牽車牛’(조견거우)에서 ‘肇’(조)는 ‘재빨리’ / ‘遠服賈’(원복고)에서 ‘服’은 ‘복무하다, 일하다’
· ‘自洗腆’에서 ‘自’는 ‘비로소’. ‘洗’는 ‘깨끗하게 하다’. ‘腆’(전)은 ‘음식을 많이 차리다’
“매토의 사람들아. 그대들의 팔과 다리를 계속 놀려서 곡식(穀食) 심는 일에 전심하여 아버지와 어른들을 열심히 섬기고, 수레와 소를 재빨리 끌고서 멀리까지 장사를 하여 부모에게 효도하고 봉양하여 부모가 기뻐하게 되어야 비로소 많은 음식을 깨끗하게 차리고 술을 쓰도록 하라.”
* [강 설(講說)] ————————
농사를 열심히 짓고 장사를 잘하여 부모를 잘 모시고 온 가족이 화목하게 되면, 비로소 모여 자축연(自祝宴)을 할 수 있다. 잔치[자축연]는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재충전'하는 계기가 된다. 잔치를 할 때에는 서로 한마음이 되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7. 庶士有正과 越庶伯君子아 其爾는 典聽朕敎하라
爾大克羞耈(惟君)이오사 爾乃飮食醉飽하라
丕惟曰 爾克永觀省하여 作稽中德이어사 爾尙克羞饋祀니
爾乃自介用逸이니라 玆乃允惟王正事之臣이며 玆亦惟天 若元德하사
永不忘 在王家하리라.
· ‘典聽朕敎’에서 ‘典’은 ‘단아하게, 예의바르게’
· ‘爾大克羞耈(惟君)’에서 ‘羞’(수)는 ‘음식을 대접하다’. ‘耈’(구)는 ‘늙다, 늙은이’
· ‘丕惟曰’은 ‘크게 오직 말하다’인데 ‘오직 크게 말한다’로 해석하면 자연스럽다.
· ‘作稽中德’에서 ‘稽’(계)는 ‘쌓다, 저축하다’ /
· ‘爾尙克羞饋祀’에서 ‘尙’은 ‘부디’. ‘羞饋祀’(수궤사) ; ‘음식을 오려 제사를 지내다’
· ‘王正事之臣’을 그대로 해석하면 ‘왕의 바르게 섬기는 신하’, ‘바르게 섬기는 왕의 신하’
· ‘若元德’에서 ‘若’은 ‘순(順)’과 같음. “”따르다, 순조롭다, 순조롭게 베풀다.
“여러 선비들과 벼슬아치들과 여러 우두머리들과 군자들아. 그대들은 나의 가르침을 잘 들어라. 그대들은 노인들과 오직 임금에게 크게 음식을 대접하고 나서 그대들은 마시고 먹고 취하기를 실컷 하라. 오직 크게 말하나니, ‘그대들은 길이 살피고 반성하여 알맞은 덕(德)을 만들고 쌓아서, 그대들이 부디 음식을 잘 올려서 제사를 할 수 있어야, 그대들은 스스로 견고해져서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야 진실로 오직 바르게 섬기는 왕의 신하가 될 것이며, 이렇게 되어야 또한 오직 하늘이 큰 덕을 순조롭게 베푸시고 길이 잊지 않으시어 (명이) 왕실에 있을 것이다.”
* [강 설(講說)] ————————
잔치[自祝宴]를 하는 과정과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잔치는 어디까지나 발전을 위해 기운을 살리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도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임금과 노인들에게 음식을 바치고, 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은, 모두 한마음이 되는 좋은 방법이다.
8. 王曰 封아 我西土棐徂邦君御事小子 尙克用文王敎하여
不腆于酒일새 故我至于今하여 克受殷之命이니라.
· ‘我西土棐徂邦君御事小子’에서 ‘棐’(비)는 ‘돕다’. ‘徂’(조)는 ‘가다, 나아가다, 지나다’
· ‘不腆于酒’에서 ‘腆’은 ‘좋아하다, 음식을 많이 차리다’
왕이 말했다. “봉(封)아. 우리 서쪽 땅에서 돕던 지난날의 제후 나라 임금들과 어사들과 소자들이 또한 문왕(文王)의 가르침을 잘 따라서 술에 빠지지 않았으므로, 그 때문에 우리들이 지금에 이르도록 은(殷)나라의 명(命)을 받을 수 있었다.”
9. 王曰 封아 我聞하니 惟曰 在昔殷先哲王이 迪畏天顯小民하사
經德秉哲하사 自成湯으로 咸至于帝乙히 成王畏相이어시늘
惟御事厥棐有恭하여 不敢自暇自逸이온 矧曰其敢崇飮가.
· ‘迪畏天顯小民’에서 ‘迪’(적)은 ‘나아가다, 이끌다’. ‘迪畏’는 ‘두려워하다’
· ‘經德秉哲’에서 ‘經’(경)은 ‘원칙대로 지키다’
· ‘咸至于帝乙’에서 ‘咸’(음)은 ‘모두’, ‘至于帝乙’ 뒤의 문장 앞에 있어야 문맥이 바르다.
· ‘成王畏相’에서 ‘王畏’(왕외)는 ‘왕의 위엄’.
왕이 말했다. “봉(封)아. 내가 들으니, 오직 말하기를 ‘옛날에 은(殷)나라 선대의 밝은 임금들이 하늘의 밝은 명(命)과 소민(小民)들을 두려워하시고, 덕을 원칙대로 지키시며 밝은 지혜를 가지시어, 탕(湯)임금으로부터 제을(帝乙)에 이르기까지 모두 왕의 위엄을 이루시었고, 돕는 자들이 오직 어사들이어서 그 도움에 공손함이 있었다.’ 하니, 감히 스스로 틈을 내거나 스스로 방일할 수 없을 터인데, 하물며 ‘감히 마시는 것을 중시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 [商나라 王의 系譜] *
湯 -[太丁 外丙 * 中壬]- 太甲 - [沃丁 * 太庚]- [小甲 * 雍己 * 太戊]- [中丁 * 外壬 * 河亶甲]- 祖乙- [祖辛 * 沃甲]- [祖丁 * 南庚]- [陽甲 * 盤庚 * 小辛 * 小乙]- 武丁(高宗)- [祖庚 祖甲]- [廩辛 * 庚丁]- 武乙- 文丁- 帝乙- 帝辛(紂王)
* [강 설(講說)] ————————
과거 역사적 사실을 사례로 들어 술 마시는 것의 부당함을 밝히고 있다. 옛날 은(殷)나라 훌륭한 임금들은 정사(政事)에 바빠서 술을 마실 짬도 내지 못하였다. 이에서 보면, 술을 많이 마시는 임금은 이미 훌륭한 임금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0. 越在外服 侯甸男衛邦伯과 越在內服 百僚庶尹과
惟亞惟服과 宗工과 越百姓里居에 罔敢湎于酒하니
不惟不敢이라 亦不暇요 惟助成王德顯하며 越尹人祗辟하니라.
· ‘越在外服’에서 ‘越’은 발어사 ‘이에’
· ‘惟亞惟服’에서 ‘亞’(아)는 ‘부장(副長)’, ‘服’은 ‘상층부의 귀족’ / ‘宗工’은 ‘대목수’
· ‘罔敢湎于酒’에서 ‘湎’은 ‘빠지다’ / ‘越尹人祗辟’에서 ‘尹’은 ‘다스리다’. ‘辟’은 ‘법’
“밖에서 일하는 후(侯)·전(甸)·남(男)·위(衛)에 속하는 나라 제후들과 안에서 일하는 모든 신료와 여러 벼슬아치와 아(亞)와 복(服)과 종공(宗工)와 백성들과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감히 술에 빠지지 못했으니, 감히 빠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럴 틈도 없었다. 오직 왕업을 이루고 덕을 드러내며 사람을 다스리고 법을 공경하도록 도왔을 뿐이다.”
* [강 설(講說)] ————————
옛날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 중에는 술에 빠진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들어, 높은 관리들이나 지도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도록 강조한 말이다.
11. 我聞호니 亦惟曰 在今後嗣王하야 酣身하여
厥命 罔顯于民이오 祗保越怨이어늘 不易하고
誕惟厥縱淫泆于非彛하여 用燕喪威儀한대
民 罔不衋傷心이어늘 惟荒腆于酒하여 不惟自息乃逸하며
厥心疾狠하여 不克畏死하며 辜在商邑하야 越殷國滅無罹하니
弗惟德馨香祀 登聞于天이오 誕惟民怨庶群自酒腥이 聞在上이라
故天降喪于殷하샤 罔愛于殷은 惟逸이니 天非虐이라 惟民 自速辜니라.
· ‘祗保越怨’에서 ‘保’는 ‘버티고 있다’ /
· ‘誕惟厥縱淫泆于非彛’에서 ‘誕’은 ‘크게 추구하다’
· ‘用燕喪威儀’에서 ‘燕喪’(연상)은 ‘한가해서 잃다’ 즉 ‘방심하다가 스스로 잃다’
· ‘民 罔不衋傷心’에서 ‘衋’(혁)은 ‘애통해 하다, 몹시 서러워하다’
· ‘惟荒腆于酒’에서 ‘荒腆’(황전)은 ‘거칠게 술을 좋아해서 빠지는 것’
· ‘厥心疾狠’에서 ‘狠’(한)은 ‘마음이 비뚤어지다’, ‘개가 싸우는 소리’
· ‘越殷國滅無罹’에서 ‘罹’(리)는 ‘근심하다, 걱정하다’
· ‘誕惟民怨庶群自酒腥’에서 ‘庶群’은 ‘여러 관리들’. ‘腥’(성)은 ‘비린내, 비리다. 추하다’
“나는 들으니, 또한 오직 말하기를, ‘지금의 후사왕(後嗣王. 紂王)이 몸을 술에 빠뜨려 정치 기강이 백성들에게 드러나지 못하고, 다만 (백성들의) 원망(怨望) 위에 버티고 있으면서 바꾸지 않고, 방종(放縱)하고 음란(淫亂)한 것을 크게 추구하며, 떳떳하지 않는 일에 방일하여 위엄과 체면을 잃어버리니, 백성들이 애통(哀痛)해하거나 상심(傷心)하지 않음이 없는데도, 오직 술에 빠져 스스로 그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방일(放逸)하여, 그 마음이 병들고 비뚤어져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구나. 허물이 상나라 도읍에 있어, 은(殷)나라가 망하게 되었는데도 걱정함이 없으니, 오직 덕으로 지내는 향기로운 제사가 하늘에 올라가 알려지지 못하고, 오직 백성들의 원망이 크게 드러났는데도 여러 관리들까지 스스로 술에 빠져 비린내가 하늘에까지 풍겼다. 그러므로 하늘이 은나라에 멸망(滅亡)의 벌(罰)을 내리시고 은나라에 사랑을 주지 않으신 것은 오직 안일(安逸)했기 때문이니, 하늘이 (사람들을) 학대한 것이 아니라 오직 사람들이 스스로 허물을 자초한 것이다.’라고 하는구나.”
12. 王曰 封아 予不惟若玆多誥라 古人이 有言曰
人 無於水에 監이오 當於民에 監이라하니
今惟殷이 墜厥命하니 我其可不大監撫于時아.
· ‘我其可不大監撫于時’에서 ‘監撫’는 ‘거울로 삼아서 더듬어 살펴보다’. ‘時’는 ‘是’와 같은 뜻.
왕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이와 같이 말을 많이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은 물에 (얼굴을) 비춰보지 말고, 마땅히 백성들에게서 (자신의 잘잘못을) 비춰보아야 한다’고 했다. 지금 오직 은나라는 천명을 실추시켰으니, 나는 이에 대해 크게 거울삼아 더듬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13. 予惟曰 汝劼毖殷獻臣과 侯甸男衛니
矧太史友와 內史友와 越獻臣百宗工이온여
矧惟爾事인 服休服采이온여
矧惟若疇인 圻父薄違와 農父若保와 宏父定辟이온여
矧汝剛制于酒온여.
· ‘汝劼毖殷獻臣’(여할비은헌신)에서 ‘劼’(할)은 ‘삼가다, 노력하다’. ‘毖’(비)는 ‘경계하다’. ‘獻’(헌)은 ‘어질다’. ‘獻臣’(헌신)은 ‘어진 신하’ / ‘太史’, ‘內史’ 모두 관직의 이름
· ‘矧惟爾事’(신유이사)에서 ‘事’는 ‘일을 돕는 자’ / ‘服休’, ‘服采’은 관직의 이름
· ‘矧惟若疇’(신유약주)에서 ‘疇’(주)는 ‘무리, 부하’
· ‘圻父薄違’(기보박위) ; ‘圻父’(기보)라는 관직에 있으면서 법을 어기는 자를 축출하는 자. ‘薄’은 ‘迫’과 통용되어 ‘다그치다’라는 뜻이 있다.
· ‘農父若保’(농보약보) ; ‘農父’(농보)라는 관직에 있으면서 순조롭게 생민을 보호하는 자.
· ‘定辟’(정벽) ; 국경을 정하거나 넓히는 것. ‘辟’은 ‘벽(闢, 열다)’이니 넓히는 것이다.
나는 오직 말한다. “그대는 은(殷)나라의 어진 신하와 후(侯)·전(甸)·남(男)·위(衛)의 제후들에게 힘써 경계해야 할 것이니, 하물며 태사(太史)인 벗과 내사(內史)인 벗 그리고 어진 신하와 백종공(百宗工)에 있어서랴. 하물며 오직 그대는 측근인 복휴(服休)와 복채(服采)에 있어서랴. 하물며 그대의 부하 중에 비리를 바로 잡는 기보(圻父), 순리에 따라 농사를 지어 생민을 보호하는 농보(農父), 국경을 정하거나 넓히는 굉보(宏父)에 있어서랴. 하물며 술에 대해서 굳게 절제해야 하는 그대 자신에게 있어서랴.”
14. 厥或誥曰 群飮이어든 汝勿佚 盡執拘하여 以歸于周하라 予其殺이니라
15. 又惟殷之迪諸臣惟工이 乃湎于酒어든 勿庸殺之하고 姑惟敎之하라
16. 有斯면 明享이어니와 乃不用我敎辭하면
惟我一人이 弗恤 弗蠲乃事하여 時同于殺호리라.
· ‘汝勿佚’에서 ‘佚’(일)은 ‘놓아주다’ / ‘勿庸殺之’에서 ‘庸’은 ‘이(以)’의 뜻
· ‘弗恤’(불휼)에서 ‘恤’은 ‘동정하다’ / ‘弗蠲乃事’에서 ‘蠲’(견)은 ‘맑다, '깨끗하다’
· ‘時同于殺’에서 ‘時’는 ‘시(是)’와 통용.
“혹시라도 ‘떼 지어 마셔야 한다’고 훈계하는 자가 있거든 그대는 놓치지 말고 모두 붙잡아서 주(周)나라로 보내라. 내가 죽일 것이다. 또 오직 은(殷)나라의 인도에 따르던 여러 신하들이나 공인들이 (개인적으로) 술에 빠져 있으면 죽이지 말고 우선 가르치도록 하라. 이렇게 분명하게 누리고 있으면서도, 그대가 나의 가르치는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오직 나 한 사람만은 (그대를) 동정하지도 않을 것이며, 깨끗하게 여기지도 않을 것이니, 그런데도 그대가 이를 일삼는다면 죽이는 죄와 똑같이 다스릴 것이다.
* [강 설(講說)] ————————
술 마시는 것 중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떼지어 마시는 것이다. 떼지어 술을 마시고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되면 사회가 급격하게 타락할 것이다.
17. 王曰 封아 汝典聽朕毖하라 勿辨乃司하면 民湎于酒하리라.
왕이 말했다. “봉아, 그대는 나의 깨우침을 제대로 들어라, 너의 유사(有事)들을 잘 분별하지 못하면 백성들은 술에 빠질 것이다.”
❊ [書經으로 周易 읽기] — ‘民湎于酒’ ☞『周易』[5] 需卦 <九五의 爻辭> |
☞『周易』에서 직접적으로 술과 飮酒 에 관한 내용은 [5] 需卦 <九五의 爻辭> 와 [64] 未濟卦 <上九의 爻辭> 에서 나온다. 수괘의 경우는 술과 음식을 먹으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상이라면, 미제괘의 경우 술을 마시되 절도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친다.
* [수천수(水天需) 구오(九五)의 효사] —
[05需] 九五, 需于酒食, 貞吉. 象曰,“酒食貞吉”以中正也.
구오(九五)는 술과 밥을 먹는 상태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바르고 굳세게 하면 길하다. 상에서 말했다. “술과 밥을 먹는 상태에서 기다리면서 바르고 굳세게 하면 길하다는 것은 중심에 있으면서 바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구오(九五)는 전체의 핵심인물이면서 그 위상이 중정(中正)의 위치에 있다. 육사(六四)와 상육(上六)은 기진한 상태에서 의욕이 없다. 하층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려고 나선다. 이 경우 일을 성급하게 추진해서도 안 되고 일을 하지 않아도 안 된다. 모두가 화합하고 분위기를 쇄신 할 수 있는 공감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연회(宴會)에서 함께 ‘술과 밥을 먹는다’는 것은 연회를 통해서 힘을 모으고 분위기를 일신하야 화합하고 재충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 무리들이 호응하지 않더라고 그들을 응징하지 말고 바른 마음으로 굳세게 하면 길하다. 구오(九五)는 양(陽)의 자리에 양(陽)이 왔으므로 굳세게 하는 것이 길하다.
❊ [書經으로 周易 읽기] — ‘民湎于酒’ ☞『周易』[64] 未濟卦 <上九의 爻辭> |
* [화수미제(火水未濟) 상구(上九)의 효사] ——
[64 未濟] 上九, 有孚于飮酒, 无咎, 濡其首, 有孚失是.
象曰, “飮酒濡首” 亦不知節也.
상구(上九)는 술을 마시는 일에서도 한마음을 유지하면 허물이 없지만,
그 머리를 적시면 한마음을 가지더라도 옳음을 잃을 것이다.
상에서 말했다. “술을 마시며 머리를 적시는 것은 또한 절도를 모르는 것이다.”
상구(上九)는 미제의 상황에서 은퇴를 앞둔 원로(元老)에 해당한다. 밝음[離卦]의 극에 있어 그 덕(德)이 남다르다. 화창하다. 그래서 술을 마시더라도 전체를 위하여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허물이 없다. 그러나 그 강양(剛陽)의 기질로 인하여 지나치게 술을 마셔서 정신(精神)이 혼미(昏迷)해지면 그 도리(道理)를 잃어버린다. 그래서 ‘(술을 지나치게 마시어) 그 머리를 적시면 한마음을 지니고 있더라도 바른 도리를 잃는다’고 했다. 그것은 절도(節度)를 모르는 행동이다. 그 모습이 추하다.
[주역강설]▶ 상구(上九)는 하층부에 대해 가장 무심한 경향이 있다. 이미 은퇴할 시기이므로 술을 마시며 소일(消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술이나 마시며 풀어져서는 안 된다. 현재의 상황은 하층부의 이전투구로 인하여 매우 어렵다. 인생(人生)에 있어 끝이란 없다. 끝나는 순간에 새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 그 새로운 일을 찾아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상구(上九)는 자기가 할 일이 끝났다고 해서 술을 흥청망청 마시면, 자신뿐 아니라 전체의 상황이 위태롭게 된다. 그러므로 술은 절제하여 적당히 마셔야 한다고 경계한 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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