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세계>는 지난호에 이어 지난 8월 31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거주 국적회복동포들을 만나 보았다. 금천구 독산동은 시흥대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지역으로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번에는 지하방에서 전전긍긍하며 살아오다 건강문제로 돈이 많이 드는 1층방으로 이사해 생활하고 있는 양경자(73, 2002국적회복) 씨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고, 전라남도 구례군에서 태어나 7세때 만주로 가족과 함께 강제이주하게 된 79세 노인 박순자 할머니 이야기, 그리고 대림성모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문춘희(68,2004년 국적회복)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집보다 병원이 더 편해?
금천구 독산동의 국적회복한 동포들은 지금
양경자 씨는 경상북도 대구가 고향이며 1940년도에 부모 등에 엎혀 만주(흑룡강성 상지)로 이주하였다. 부모는 만주에서 일본인 밑에서 머슴살이를 하다시피 하며 생활을 하다 1945년 해방을 맞고 경작지를 받게 되어 농사를 지었다. 부모는 고생을 하다 1976년경에 돌아가시고, 양경자씨는 할빈에서 초중 1년을 다니다 자퇴하고 17세 어린 나이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하였다. 2000년경 남편이 사망하고 홀로 한국에 온 양할머니는 국적회복을 하게 되었다. 양씨는 한국에 와서 줄곧 지하방에서 살아왔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서 2년 거주하며 100만원 월급을 받으며 식당일을 하다가 구로구 남구로역 근방 지하방에서 1년 생활, 방이 좁고 습기가 차 있을 곳이 못되어 좀더 나은 곳으로 옮긴 곳이 금정이다. 금정은 주위에 아는 사람이 없어 외로워 2007년경 지금 살고 있는 서울 금천구 독산동지역으로 이사를 왔다. 당시 양씨는 뇌출혈을 일으켜 뇌경색에 다리에 오른쪽 다리에 마비현상도 생겼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어려워 지상 1층방에서 살고있는데, 보증금을 두 배로 내고 월세도 7만원이나 더 내고 있어 보조금 40만원으로 한달을 겨우 살아가고 있다.
무릎을 크게 다쳐 대림성모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문춘희씨는 “화장실이 딸린 집만 있다면 당장 퇴원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1400만원 전세이지만 재래식 공중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 지금 상태로는 퇴원해 집에 들어갈 엄두도 못낸다고 한다. 슬하에 자녀도 없고 친척도 없다.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씨는 지난 6월경 신대방역에서 계단을 내려오다 넘어져 왼쪽 다리 인대가 파손되고 무릎을 크게 다쳐 2개월 넘게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상태는 많이 좋아져 퇴원을 해도 괜찮겠지만 집에서 화장실 사용이 어려워 병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79세의 박순자 할머니는 7세때 일본에 의해 강제모집되어 지금의 중국 해림으로 이주했던 기억을 생생하게 하고 있었다. 가자 마자 천막집에서 4가족이 살면서 황무지를 개간해 농사를 지었다. 농사를 다 지으면 일본사람들이 다 가져가고 옥수수, 또는 이삭을 주어 끼니를 떼우며 살아갔다고 한다. 그곳에는 100호 정도 되는 한국인 가족이 강제이주당해 천막집에서 생활을 했다고 박순자 할머니는 말한다. “교육도 못받아 야학반에서 한글을 터득했지” 박순자 할머니는 2008년 국적회복을 했다. 아들 셋에 딸 둘, 자녀들이 한국에 나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박순자 할머니는 뒤늦게 홀로 고향땅을 밟았던 것이다. 건강한 체구였만 요즘 건강이 나빠져 걱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