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2000호를 맞아 대구 파계사 대비암에주석하고 있는 원로의장 도원스님을 만났다. 도원스님은 불교신문은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정법을 전하는 ‘활인검’(活人劍)의 역할을주문했다. 그리고 정치지도자들과사회 중생들에게는 ‘균형’과 ‘평심’을 통한 탐욕의 절제를 말씀하셨다.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은 탐욕과 집착
좋은 일은 서로 나누며 살아야 행복해
-불교계를 대표하는 불교신문이 지령2000호를 맞았습니다.
△ 불교신문이 지령 2000호를 맞았다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주 2회로 전환한 후로 불교신문이 기다려집니다. 꼼꼼히 챙겨보곤 하지요. 한장의 포교사로서 국내외에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널리 선양해 온 공로는 누대에 빛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법을 홍포하는 정론지로써 역할을 해주길 간곡히 바라는 바입니다.
언론의 사명은 ‘정론직필’
-21세기를 문화시대라고 합니다. 문화시대를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언론입니다.
△ 언론의 사명이란 중생들에게 올바른 사회 문화적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정론직필(正論直筆)이란 것입니다. 이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하는 청량수 같은 역할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수 대중을 위한 진실을 보도하고 발굴해야 합니다. 언론은 돈을 벌기위한 사업이 아닙니다. 언론재벌이란 말이 있고 그런 언론재벌이 국민의 여론을 호도하는 일을 목도하게 됩니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언론은 다수 대중들에게 올바른 진실을 전달하는 정신문화의 요체여야 합니다
-불교신문은 그럼 어떤 역할을 해야 합니까.
△ 언론은 그 시대에 가장 진보적이며 가장 많은 정보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장년의 나이에든 불교신문도 시대에 걸맞는 옷으로 바꿔 입어야 합니다. 불교교단 발전을 위한 건강한 비판과 방향제시 그리고 일반국민들에게 불교의 정법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합니다. 역사 속에서 불교신문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길이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세상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모두들 정치지도자들의 문제라고 하는데요.
△ 소떼가 강물을 건너갈 때 길잡이 소가 길을 바로 가지 못하면 뒤따르는 소들이 물에 빠집니다. 이는 길잡이 소가 길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지도자가 법(法)답지 못하면 아래 사람들도 법(法)답지 못하게 됩니다. 오늘 중생들의 어려움은 지도자들의 부패와 탐욕에 있습니다. 자신을 헌신해 중생들을 구제해야 할텐데 거꾸로 자신의 탐욕만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지도자들에게 있지만 백성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젠 백성들이 혜안을 갖고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금 사회에서는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참된 보시는 무엇입니까.
△ 참된 보시는 곧 자비와 통합니다. 봄에 좋은 씨앗을 뿌린 농부가 가을에 알찬 결실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보시의 공덕은 한평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근본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이나 의복 침구등을 계율이 청정한 사람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나눈다면 좋은 공덕이 있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보시는 물체에 그림자가 따르는 것처럼 언제나 자신을 따르는 좋은 반려가 될 것입니다. 그 크기는 상관이 없으며 가진 자보다는 없는 자의 보시가 훨씬 더 큰 공덕과 행복을 준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탐욕과 집착은 인간을 병들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 감각적 욕망은 인간을 병들게 하는 뿌리입니다. 그것은 곧 집착과 통합니다. 그 욕망에 빠지는 순간 정신과 육체는 영원히 윤회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느리게 걷고, 적게 먹고, 적게 가지고, 적게 보고, 많이 베푸는 것이 곧 탐욕과 집착에서 해방되는 길입니다. 이 공부는 평생을 통해 그 무엇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부가 될 것입니다.
-수행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 부처님께서는 청정하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청정함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깨끗하게 산다는 뜻이 아닙니다. 재물을 구하지 말고, 먹는 것을 구하지 말고, 명예를 구하지 말고, 무한한 공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보석을 걸고 향과 꽃으로 꾸민다 해도 그 속에는 깨끗하지 못한 똥과 오줌만 가득한 것과 같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육신의 실상을 깨달아 모든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않습니다. 그렇케 사는 것이 바로 청정하게 사는 것이고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불교신문은 물 속의 달처럼 빛나야
-참된 행복은 어디에 있습니까.
△ 번뇌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최후의 승리자는 바로 자기를 눌러 이기는 자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에게 괴로움을 주지 말고 악한 일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면 스스로 즐거움과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에 소홀히 한다면 번뇌망상에 시달려 늘 괴로울 것입니다. 참된 행복은 자기마음을 스승삼아 진실로 지혜로운 법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사진설명: 원로의장 도원스님은 “불교신문이 정법을 홍포하는 정론지로써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불교신문과 독자들에게 법어를 내려 주십시요.
△ 불교신문은 흔들리는 물속에서 달처럼 빛나고 빛나야 합니다. 또한 껍질을 깨고 나가려는 병아리를 위해 밖에서 껍질을 깨트려주어야 합니다. 한 사람 두 사람 천만 사람이 모든 굴레를 벗고 무거운 짐을 풀 수 있는 활인검(活人劍)이 돼야합니다. 불교신문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 원로의장 도원스님은…
대구 파계사 대비암에 주석하고 있는 조계종 원로의장 도원스님은 1941년 3월3일 파계사에서 출가해 월정사 주지, 파계사 주지, 능인학원 이사장, 학교법인 동국학원 이사를 역임했다.
인터뷰 내내 원로의장스님은 불교신문이 정법을 구현하는 포교지로서 위상과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종단뿐만 아니라 전 종도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도원스님은 또 종단의 미래는 전법도생에 있음을 강조했다.
첫댓글 오늘도 변함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