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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루나 칼럼 >
알로하! 마할로!
글 | 이원익 leewonik@hotmail.com
한국 불교의 전파와 대중화에 힘을 보태려는 발원으로 태고사를 도와 왔으며
우담바라회 회원이다. 포항에서 태어나 경남고와 서울 문리대를 졸업했다.
오래 전에 회사 주재원으로 와서 LA 지역에 살며 국제운송업을 하고 있다.
하와이 여행을 하려다 보면 비행기를 타자마자 입구의 승무원들부터 ‘알로하!’, ‘마할로!’를 남발한다. 이게 무슨 뜻인가? 대충 ‘사랑해요’와 ‘감사해요’ 비슷한 말들로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실은 영어로든 한국말로든 이에 한 마디로 딱 들어맞는 새김말은 없고 여러 말그늘과 뜻이 겹치고 번져 있어 번역 불가능이다. 알로하는 사랑, 애정, 평화, 동정, 자비 등으로 새기지만 이것들도 실은 백인들을 만난 이후에 생긴 새로운 해석들이고 마할로도 마찬가지다. 감사, 찬미, 찬탄, 존중, 경의 등 제각각 적당히 알아서 마음에 대충 새겨오고 있다. 마치 한국 사람들이 노상 한이니 정이니 해 쌓아도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은 꼭 집어 ‘이 말이다’ 하고 자기들 말로 옮길 수가 없듯이 말이다.
하와이
그런데 태평양의 오른쪽 반을 차지하는 넓디넓은 폴리네시아에 밤하늘의 잔별처럼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들이나 남북섬 합치면 한반도보다도 큰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폴리네시아 토박이들은 이 말을 직방으로 다 알아듣는다. 비록 발음은 섬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왜냐면 이들은 다 폴리네시아 문명에 속하는 폴리네시안들이고 비록 흩어진 지역은 유럽 대륙 전체보다도 훨씬 넓지만 이 사람들의 조상이 이렇게 여러 섬으로 흩어진 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폴리네시아라면 도대체 어디를 말함인가? 이왕 말이 나왔으니 오늘은 지리 공부에다가 인류학까지 좀 더듬어 보기로 하자. 앞으로 여유가 생겨 이쪽으로 여행을 간다든지 어디선가 이쪽 사람들을 만날 일이 있다고 치면 기초적인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무릇 세상일은 뭐든지아는 만큼만 눈에 보인다고 하니 말이다.
태평양 지도를 펼쳐 놓고 하와이를 찾아보시라. 엘에이에서 조금 서남쪽으로 이천 마일쯤 가면 멕시코와 거의 나란한 위도에 하와이 군도가 나온다. 미국의 한 주다. 왼편 약간 위쪽 미드웨이 섬 있는 곳으로부터 동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오면서 차차 섬이 커지는데 본래 하와이란 이렇게 줄을 이은 맨 마지막 큰 섬, 곧 빅 아일랜드의 이름이다. 이 큰 섬이 가장 최근에 생긴 가장 큰 섬이고 서쪽으로 갈수록 오래 되고 쪼그라진 작은 섬들이다. 이 큰 섬은 지금도 계속 용암을 뿜어 바다를 메우면서 동쪽으로 커지고 있고 더 동쪽 바다 밑에는 지금 새 섬이 생기려고 바다 밑바닥에서부터 뾰록지가 돋아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열도의 한참 서쪽 끝 미드웨이 섬이니 하는 작은 것들은 이제 얼마 후면 물밑으로 사라져 없어질 준비를 하면서 갈매기 쉼터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있다. 생겼다 머물다 사라져 없어지는 우주천지의 실상, 성주괴공의 진리에 예외는 없다. 하지만 너무 걱정 마시라. 이렇게 섬이 태어났다 사라지기까지는 수백만, 수천만 년이 걸리니까 적어도 우리 생애에는 모처럼 비행기 탔다가 내려앉을 활주로가 물에 잠겨 되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잦아져 가고 있는 오래 된 섬들은 이백만 년 전에서 백만 년 전 쯤, 빅 아일랜드 같은 새로운 섬들은 오십만 년 전 쯤 생겼다.
이제 하와이를 찾았으니 거기서부터 저 아래쪽으로, 호주 동쪽의 큰 섬 뉴질랜드로 내려가자. 남북의 두 큰 섬으로 되어있는데 합치면 한반도보다 큰 섬이다. 거기서 동북쪽으로, 남미 칠레 쪽 앞바다에 좀 떨어져서 이스터 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토박이말로는 ‘라파 누이’ 다. 그래서 하와이, 뉴질랜드(토박이 마오리 말로는 아오테아로아), 라파 누이로 금을 그으면 커다란 세모꼴이 나오는데 대충 이 안에 수많은 섬들이 있고 여기를 일컬어 폴리네시아라고 한다. 섬이 너무 많아서 폴리스(그리스 말로 많다는 뜻), 그리고 네소스(그리스 말로 섬이란 뜻)다. 말하자면 다도해 원조다.
그런데 이곳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 폴리네시안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곳이 인류의 발상지는 아닌 것 같기에 언어학, 인류학, 고고학 등을 동원해 이들의 발상지를 역추적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남미나 북미의 원주민인 인디오들이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갔다고 상상해 볼 수도 있으나 그런 증거나 가능성은 크지 않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왔다는 증거나 흔적은 너무나 많다.
백인들이 이곳을 찾았을 때 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를 섬사람들이 먹고 있은 걸로 봐서는 그 이전에 이미 남미와 교류가 있었던 것만은 확실하지만. 폴리네시아의 서쪽이 어디인가? 대략 적도를 기준으로 폴리네시아에서 서쪽에 있는 바다 중에서 북쪽에는 키리바티, 마샬 군도, 캐롤라인 군도, 마리아나 군도, 팔라우 섬 등 자잘한 섬들이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너무나 작은 섬들이다. 그래서 이 지역을 미크로(그리스 말로 작다는 뜻)네시아 라고 한다. 미국령인 괌도 이 지역에 있다. 여기서 섬이 없는 넓은 바다를 더 지나 서쪽으로 가면 필리핀과 타이완이 나온다.
한편, 하와이에서 뉴질랜드 가는 중간 쯤 되는 사모아나 통가에서 서쪽으로 가다보면 폴리네시아가 끝나고 적도 이남의 피지, 바누아투, 솔로몬 섬, 뉴기니의 큰 섬이 차례로 나타나는데 멜라네시아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멜라는 그리스 말로 검다는 뜻이다. 이쪽 사람들은 폴리네시안도 있지만 특히 뉴기니 섬 쪽에는 인종이 완전히 달라져서 상당히 검다. 그렇다고 아프리카 흑인처럼 생긴 것이 아니라 호주 원주민과 함께 별도의 인종으로 분류 된다. 멜라네시아에서 남쪽으로 가면 호주고 서쪽으로 가면 인도네시아다.
그렇다면 검지 않다는 폴리네시안들은 어떻게 생겼나? 하와이 원주민을 보신 분들은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이들은 크게 보면 백인종이나 흑인종보다는 황인종에 가깝다. 아니 이 셋을 적당히 섞되 조금 동양인에 가깝게 섞었다고나 할까? 대개 체격이 크거나 뚱뚱하고 힘이 세며 갈색이나 황갈색의 피부에 검은 곱슬머리나 직모다. 눈은 쌍꺼풀에 큰 편이다. 이런 특징을 지닌 사람들이 태평양 섬들에 이백만 명 쯤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이들 사이에는 언어적, 문화적 공통점이 많다.
이에 반해 미크로네시아의 원주민들은 폴리네시안이나 멜라네시안들과도 다르다. 인도네시아나 아시아 본토에서 아주 오래 전에 건너온 원주민이 이들과 섞인 것도 같은데 대체로 몸집이 작고 머리카락이 보풀보풀하게 온통 부풀어 치솟은 사람이 많다. 아무튼 이 지역은 근래에 외지인이 많이 들어와 원주민은 소수 인종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일례로 괌의 원주민인 차모로 사람들은 주민의 37%를 차지할 뿐이다.
이렇듯 폴리네시아 사람들의 기원을 서쪽으로 더듬어 가다 보면 멜라네시아, 특히 뉴기니는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상당히 달라 해안선을 스쳐 건너뛰고 오히려 거기서 더 서쪽인 인도네시아, 말레이 지역과 연결이 된다. 그러다가 그 셀레베스, 보르네오 섬에서 원류는 크게 북쪽, 필리핀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래서 이렇게 역추적 하는 대신 아예 거꾸로, 이 하와이 사람들의 언어와 문화, 인종의 기원을 그 출발지점에서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이들의 출발점, 거기가 어딘가? 놀라지 마시라. 지금의 타이완, 아니 더 멀리 바다 건너 남중국, 양자강 이남 해안에서 가까운 어느 내륙이거나 해안 지방이 아니었던가 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몇가지 다른 가설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언어학적인 증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금의 양자강 이남은 중국 땅이지만 한나라 이전까지만해도 여러 어족에 속하는 잡다한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대략 지금의 월남 사람들과 같은 남아어족 사람들, 태국 사람들과 같은 타이 카다이 어족 사람들, 그리고 말레이 인도네시아 사람들과 같은 남도어족의 사람들 등 잡다한 원주민들이 있었으나 북쪽에서 팽창하여 내리 덮치는 한족에 밀려 동쪽, 서쪽, 남쪽으로 도망가거나 남아 있다가 죽임을 당하거나 피를 섞으며 동화 되었다. 지금 중국내의 같은 한족이라도 북쪽과 남쪽이 인종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족은 벼농사, 밀농사의 성공으로 고도의 조직화된 문명을 이루면서 인구가 폭발하였는데 그 압력을 주로 남쪽으로 해소하였고 이에 밀려 남도 어족을 쓰는 일군의 조상들이 배를 타고 타이완으로 건너갔으니 이때가 대략 기원전 3,000 년이다. 물
론 타이완뿐만 아니라 더 남쪽의 통킹 만 지역, 하이난 섬에도 갔으며 동북쪽으로는 더 멀리 오키나와나 일본, 한반도 남부에까지 갔을 수도 있다.
이때 타이완에 이미 다른 선주민이 있었을 수 있겠으나 알 수 없는 일이고 이렇게 건너간 남도 어족의 사람들은 오랜 세월 이 섬에서 살면서 여러 종족으로 분화하여 지금은 비록 한족에게 밀린 소수민족이지만 고산족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13 세기에 몽고족에 쫓긴 송나라 유민들이 발을 붙이기 시작하여 17세기, 명나라가 여진족에게 망할 때 많은 한족들이 건너와 원주민들을 제압하여 산 쪽으로 몰아붙여 고산족이 된 것인데 이렇게 온 한족들은 주로 맞은 편 푸젠 성을 통하여 건너왔으므로 타이완의 한족들은 본래 이 푸젠 성의 민 방언과 비슷한 대만어를 썼다. 그러다 20세기에 모택동에게 쫓긴 국민당과 함께 건너온 나중의 한족들이 주로 북경어인 만다린을 썼으므로 지금 타이완의 공용어는 만다린이 되었다.
폴리네시아
아무튼 이 여러 고산족 중에서 한 종족이 기원전 2,000 년쯤에 무슨 이유에선지 섬을 빠져나가 필리핀으로 남하하였다. 거기서부터 다시 남쪽으로 말레이 반도, 인도네시아에 도착하였고 동북쪽으로 미크로네시아로 들어갔다. 일부는 크게 인도양을 거쳐 기원후 300년쯤에는 아프리카 동쪽의 큰섬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하였다. 동쪽으로는 뉴기니 섬의 해안을 거쳐 기원전 1,500 년쯤에 피지 섬에 이르렀다. 기원 후 삼백 년 쯤에는 폴리네시아의 소사이어티 섬, 거기서 사방으로 퍼져 기원후 500년쯤에는 북쪽의 하와이, 1,200년쯤에는 남쪽의 뉴질랜드에 상륙하였다. 이렇게 동쪽으로는 폴리네시아, 그리고 미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일부, 그리고 서쪽으로는 저 멀리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 이르기까지 언어적, 문화적 공통성을 보이며 비록 지나치는 길에 여러 핏줄이 정도의 차이를 이루며 흘러들었으나 혈통에 있어서도 일정 부분 관련이 있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바다에 있는 섬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본토에도 일부 파고들어 흔적을 남겼으니 월남 중부의 참파 국이나 말레이 반도, 버마의 남부에도 이들의 발길이 닿았다. 이렇게 남도어족에 속하는 1,257개의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약 3억 8천만에 이른다.
무엇이 이들을 망망대해로 내몰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살길을 찾아서’가 정답일 것이다. 그들이 가는 길목엔 유인도도 있었고 무인도도 있었겠지만 짐작컨대 이미 그곳에 살고 있는 다른 종족들보다 이들이 가지고 간 문화와 문명이 더 경쟁력이 있고 우세했기에 현지인들을 제압하고 남
도 어족의 말과 문화로 동화시키면서 얼마간의 피를 보탬 받고 새로운 종족으로 조금씩 변해갔을 것이다. 그리하여 아마도 중국 본토에서 아시아인으로 출발한 조상들이 필리핀, 보르네오, 뉴기니 해안을 거쳐 동쪽으로 소사이어티 제도, 마르케스 제도, 다시 북쪽으로 4세기에 하와이에 도착하였을 때는 우리가 보는 늠름한 폴리네시안으로 상륙하여 무인도인 열도의 여러 섬을 차례로 식민하며 독특한 하와이 문명을 건설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이 별천지를 찾은 하와이 사람들의 고난과 보람도 천년이 지나 1,778년 어느 날 제임스 쿡이 이끄는 영국 탐험대에 의해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세계의 많은 종족과 지역의 피할 수 없었던 운명과 마찬가지로 몇번의 우여곡절 끝에 결국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그 이전에 카메하메하라는 출중한 왕이 나타나 하와이 제도를 하나의 왕국으로 통일하고 영국, 미국 등 여러 외세를 이용하고 저항하며 안간힘을 썼으나 독립을 유지하기엔, 현대문명의 이기와 탐욕을 겸비한 백인들을 물리치기엔 그 간격이 너무나 깊었나보다. 왕조의 마지막 여왕인 릴리오우칼라니는 속임수와 잇속에 능한 미국인 이주자들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유폐 되다 1,900년, 이 아름다운 섬나라는 결국 미합중국에 합병 되고 말았다. 그나마 완전 멸종은 면하여 50만이 넘는 하와이 주민 가운데 15만 명 정도가 지금도 토착인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들이 태평양의 파도소리에 섞어 지껄이던 하와이의 말은 관광객의 눈에 이국적인 풍취를 주는 지명의 표지판 외에는 지금 거의 사라져 원주민 가운데 대략 3만 명만이 조상들의 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하 아아헤오 에 카 우아 이 나 팔리 나무 사이로 빗기는 비는
케 니히 아엘라 이 카 나헬레 자랑스레 벼랑을 쓸면서
에 하하이 우하이 아나 파하 이 카 리코 골짜기의 아히히 레후아
푸아 아히히 레후아 오 우카 꽃봉오리를 쓰다듬네
(후이) (다함께)
알로하 오에 알로하 오에 그대여 잘 가요 잘 가요
에 케 오나오나 노호 이 카 리포 그늘막 속의 아리따운 그대여
원 펀드 임브레이스 날 한 번 안아 줘요
아 호이 아에 아우 이제 여기 나 떠나니
언틸 위 미트 어게인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오 카 할리아 알로하 이 히키 마이 지난 날 생생한 기억
케 호네 아에 네이 이 내게로 가져와
쿠우 마나와 떠올리네
오 오에 노 쿠우 이포 알로하 그래요, 나의 그대여
아 로코 에 하나 네이 당신의 참사랑은 아니 떠나요
(토마고) (후렴)
마포포 쿠우 이케 이 카 나니 그대의 사랑스럼 지켜보았네
나 푸아 로세 오 마우나윌리 마우나윌리의 달콤한 장미도
이 라일라 히아이아 나 마누 저기 새들의 사랑의 보금자리도
미키알라 이 카 나니 오 카 리코 나 꿀 같은 그대의 입술도 맛보았네
망국의 여왕은 우리의 눈앞에 동상을 하나 남기고 머릿속에는 노래 하나를 남겼으니 거의 누구나가 알고 있는 ‘알로하 오에’다. '안녕 그대여' 라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노래한 것인데 그녀가 왕녀이던 1878년 오아프 섬의 마우나우일리라는 곳으로 승마 여행을 하고 돌아올 때, 함께 갔던 보이드 소령과 하와이 처녀가 작별을 아쉬워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광경이었을지 모르나 다른 것과 함께 이미 당시에 토착 처녀의 마음까지 앗아간 백인 세력의 침투가 엄연함도 사실일진대 아무리 아녀자라도 그렇지, 왕녀라면서 이렇게 한가히 감상적인 노래나 짓고 있음에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요즘 케이팝처럼 영어 가사가 섞여 든 것도 그렇고. 그런게 아니라고요? 사랑엔 국경이 없다고요? 하기야.
아무튼 여왕이 이 나마를 남겨 우리로 하여금 또 다른 정서의 바닷바람에 나부끼게 하매 내 모든 지난 일을 묻어 두고 여러 불자님들과 함께 이 노래를 새삼 불러 올리오니. 저 봄제비 돌아오는 강남의 얕은 바닷가에서부터 까치놀 희게 부서지는 드넓은 태평양 너머, 노을 지는 인도양까지, 그 수많은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오면서 끼친 하고많은 살상과 베풂, 갖가지 속임수와 지키지 못한 약속들, 애끓는 이별과 가슴 벅찬 재회, 그리고 눈물과 한숨들... 이제 이 모두를 저 남실거리는 푸른 물결 위로 떠나보내며 두 팔 들어 휘저으며 크게 가라사대, 태곳적 그 말 그대로 알로하! 마할로!
하와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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