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5164]최승로시 대인기원(代人寄遠)
代人寄遠(대인기원) 멀리 있는 남편에게 주는 시를 대신 지어주다
최승로(崔承老, 927~989) 고려 전기의 문신·재상.
본관: 慶州(경주). 시호는 문정(文貞). 성종 때 정광 행 선관어사 상주국으로
국가체제 및 사회문제 등에 관한 시무 28조를 올렸다.
이후에 문하시랑평장사를 거쳐 문하수시중으로 청하후식읍칠백호에 봉해졌다.
태사에 추증되었고, 1033년에 대광 내사령이 가증되었다. 성종 묘정에 배향되었다.
一別征車隔歲來 일별정거격세래
幾勞登覩倚樓臺 기로등도의누대
雖然有此相思苦 수연유차상사고
不願無功便早廻 불원무공편조회
떠나는 수레를 작별하고 해가 바뀌어 왔는데,
힘들게 누대에 올라가 가신 곳 바라보기 얼마였던가.
임 그리는 아픔에 비록 그러하였더라도,
아무런 공도 없이 곧 돌아오지는 마세요.
代人 : 代人作(대인작, 남을 대신해 지음).
征車 : 수레를 타고 감. 隔歲 : 해가 바뀜.
覩 : 보다. = 睹(도). 相思 : 서로 그리워함.
便 : 편한 대로. 곧.
** 최승로(927년 ~ 989년), 고려 초기의 한학자, 명신, 본관 慶州(경주)
감상(鑑賞)
집을 떠나 멀리 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을 위해 대신 지어준 시.
남편이 집을 떠난 지 한 해가 지난다. 그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누대
곧 望夫臺(망부대)에 올라 임이 간 곳을 바라보기 얼마나 애태웠던가.
이러한 상사의 괴로움이 크다고 해도 남편이 아무런 소득이 없이
일찍 돌아옴을 바라지는 않는다. 여인의 심정을 동정하고
남편이 성공해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부인의 속마음을 짐작해 그렸다.
집을 떠나 멀리 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을 위해 대신 지어준 시로
과거에는 문맹율이 높아 편지를 써주고 읽어주는 사람이 많았다.
남편이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꼭 뜻을 이루고
돌아오기를 바라는 여인의 심정을 동정하고
남편이 성공해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부인의 속마음을 짐작해 그리고 있다.
원문=동문선 제19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東文選卷之十九 / 七言絶句
代人寄遠[崔承老]
一別征車隔歲來。幾勞登覩倚樓臺。
雖然有此相思苦。不願無功便早迴。
여자가 먼 곳의 임에게 부치는 것처럼 꾸미다[代人寄遠]
최승로(崔承老)
가는 수레 한 번 작별한 뒤 해가 격하였네 / 一別征車隔歲來
다락에 기대어 바라보고자 오르기에 몇 번이나 수고로웠나 / 幾勞登覩倚樓臺
상사의 괴로움 비록 이와 같을지라도 / 雖然有此相思苦
원하지 않네, 공 없이 빨리 돌아오는 것을 / 不願無功便早廻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