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은 나라마다 다양하다. 북반부 설국(雪國)으로부터 우리와 계절이 반대로 여름을 지내는 남반부 대양주와 사철 더운 열대지방 아프리카에서도 꿈의 크리스마스는 즐겁다. 크리스마스 캐럴(Carol)은 원래 크리스마스 때 신을 찬송하던 민중들의 노래다. 캐럴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민중이 야외행사 때 불렀던 노래다.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에서는 사상과 종교적 이유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하고 들을 수 없다. 남태평양과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캐럴을 여름철에 어울리는 가사로 바꿔 부르거나 고유의 전통적인 리듬으로 어레인지해서 부른다. 누구나 성탄절이 가까워 오면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떠올리며 아기 예수의 오심을 기다릴 것이다. 대림절은 침묵 속에 자신을 발견 하는 기다림과 성찰의 때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 서쪽의 잘츠부르크는 알프스 북쪽 산허리와 잘자흐 강기슭에 자리 잡은 조용한 도시다. 흰 눈 덮인 ‘소금의 성’과 모차르트의 집,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고풍스러움이 남아 있는 중세도시풍의 미라벨 정원과 게트라이데 거리, 깜찍한 인형극과 상점의 쇼윈도우를 장식한 인형들이 흥미롭다. 지난 날 독일 로맨틱가도를 달린 끝에 들른 아름다운 성(城)들, 모차르트의 선율을 들으며 잘츠부르크의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었던 기억이 새롭다. 아름다운 잘츠부르크의 중세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잘츠부르크 근교의 마을 오베른도르프의 성 니콜라스 성당에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맨 처음 울려 퍼졌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Stille Nacht Heilige Nacht)’를 처음 부른 오베른도르프는 잘츠부르크로부터 20km쯤 떨어진 산마을이다. 그곳에 요제프 모어(Joseph Mohr) 신부님과 이웃 마을 아른스도르프의 학교에서 근무하는 프란츠 그뤼버(Frantz Gruber) 선생님이 성당 오르간을 연주하며 살고 있었다. 1818년 성탄절을 앞둔 어느 날. 성 니콜라스 성당의 오르간이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그만 소리를 내지 않았다. 궁리 끝에 모어 신부님의 시에 그루버 선생님이 작곡한 곡으로 서둘러 성가곡을 만들었다. 그 곡이 바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다. 그 해 성탄전야미사에서 맡아 기타를 연주하던 신부님이 테너를 맡고 선생님은 바리톤으로 어우러졌다. 신자들은 후렴을 넣으며 흥을 돋우었다. 훗날 성 니콜라스 성당은 이를 기념하여 성당 이름을 ‘고요한 밤 성당’으로 바꾸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와 미사(mass)를 합친 말이다.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원래의 뜻은 사라지고 상업적 흥행만 남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외로운 동심은 가난을 배운다. 올해도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며 ‘우는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300여 개 나랏말로 번역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되었다. 겨울이면 온돌방 아랫목에서 전설적인 유령 이야기와 톨스토이와 도스토에프스키의 소설을 읽던 때가 그립다. 성탄절을 맞아 착한 사람들은 성 니콜라스 성당에서 처음 노래했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전설을 되새기며 아기예수의 오심을 손꼽아 기다리는 겨울날은 어둡고 길다. 대림(待臨)은 ‘오심’, ‘도착'을 뜻하는 라틴어 ‘앗벤투스(Adventus)에서 유래한 말이다.
먼동이 트면 길 건너 수녀원의 종탑에서 삼종소리 울려 퍼지리라. 종소리 따라 광안리 앞바다에는 눈부신 해돋이로부터 만종(晩鐘)이 마감하는 해넘이까지 모두의 꿈이 깃든다. 2014년 6월 24일에 투석치료를 시작한 나는 일주일에 세 번, 한 번에 4시간씩 치료를 받는 감사의 은총을 누린다. 12월 들어 646번째 치료를 받기까지 응급에 대비한 아내의 보살핌으로 연명(延命)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간절한 마음이 올해도 기쁜 성탄을 맞게 했다. 나에게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이 곧 믿음이고 사랑이다. 사랑하는 손녀들이 아무 탈 없이 자라는 일 또한 고맙기 그지없다. 매일 같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다. 일주일에 한두 편의 영화와 연주회 나들이를 즐기며 글쓰기를 계속한다. 치열한 삶이 이어지는 저녁이면 외손녀 유나를 찾아가 옹알이로 생각을 나누고 친손녀 리아에게 카톡으로 영상과 사연을 날린다. 지금 겪고 있는 이 모든 시간이 나의 인생을 이룬다. 이 순간이 얼마나 신(神)적인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든 때
홀로 양친은 깨어있고 평화 주시러 오신 아기
평안히 자고 있네 평안히 자고 있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하늘의 천사가
기쁜 소식을 알려주니 착한 목동은 기뻐하네
구세주 나셨도다 구세주 나셨도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천주의 성자가
인간 모습을 취하시니 우리 구원을 알림인가
우리 주 강생했네 우리 주 강생했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느님 사랑을
오늘 우리게 베푸시니 천하 만민은 화해하네
지극한 사랑이여 지극한 사랑이여
첫댓글 내일이면 아기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시작입니다.
투병 생활이 얼마나 힘드십니까.
기다림의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림은 기다림의 시작이자,
한 해의 시작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반성의 시간이자
스스로를 발견하는 시기이기도 할테죠.
우리 자신의 구유를 발견하는 일에 먼저 최선을 다 해봅니다.
많이 편찮으시군요...
힘드시겠지만....
부디 ..잘 완쾌하시길 기도합니다
선생님, 저의 병은 불치의 병입니다.
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답니다.
저에게 주어진 크나큰 은총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