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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이름난 해수욕장과 대한팔경의 하나인 달맞이로 유명한 휴양지 해운대, 부산항의 문턱을 굳게 지키고 있는 지역의 상징 오륙도, 향토의 냄새와 맛, 정취를 물씬 풍기는 "자갈치 아지매"의 동네 자갈치 시장... 올해로 광역시 승격 5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이런 이미지들에 도전하는 부산의 새로운 아이콘이 화제다. 한국의 마추픽추로 불리며 도시재생의 롤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사하구 ‘감천문화마을’과 주민들이 지역공동체문화가 꽃피고 있는 해운대구 반송2동 ‘희망세상’이 그곳이다. 부천시는 협력적 네트워크 형성으로 행복한 만들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마을만들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이 두 곳에서 워크숍을 개최했다. 지난 12월 12일, 13일 양일 간 마을주민, 마을활동가 마을만들기 부천네트워트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사례를 공유하고자 29명이 동행했다.
워크숍은▲부산광역시 마을 만들기 사례지 답사 ▲부산광역시 마을만들기 정책과 사례 특강 ▲부천시 행복한 마을만들기 민‧관 간담회 ▲참석자 간 협력적 네트워트 형성을 통한 교류 협력 순으로 진행됐다. 버스로 6시간을 달려 도착한 감천문화마을은 산자락을 따라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계단식 주거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파스텔톤의 색체, 모든 길이 미로처럼 연결돼 통하는 골목이었고, 빈 집을 활용해 만든 평화의 집, 빛의 집, 어둠의 집, 사진 갤러리, 북카페 등이 예술 공간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곳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마을 미술프로젝트 응모에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사업이 당선되면서부터 문화마을 조성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20여년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 전순선(58)부회장은 “국내외에서 많은 분이 벤치마킹을 하러 온다. 무엇보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우리 마을의 경우 20여 년 전에는 약 3만 명이 거주했으나 지금은 불과 1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고지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500가구 이상 주민들이 개인 화장실이 없어 마을공동 화장실을 이용한다. 그러나 우리 마을의 독특한 경관에 예술적 가치를 제고하는 원도심 보존과 문화적 재생을 통해 낙후된 마을을 활력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2010년에는 안전행정부가 주최한 자립형 공동체사업이 선정되어 아트숍과 공동작업장을 조성해 일자리 사업장을 꾸려 도자기, 금속공예, 등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마을 지도 제작과 예술가와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감천문화마을이야기, 관광엽서, 노트, 종이가방도 판매해수익을 얻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11년 국토해양부 주최 도시대상에서 선도사례(도시재생) 부문 국토해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부산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는 산동네를 재개발이나 재건축 대신 도시원형을 살려 감천문화마을로 재탄생시킨 점이 돋보여 받았다. 2012년에는 아시아경관 디자인학회가 주최하는 아시아도시경관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전통문화브랜드 우수상 등을 거머줬다.
감천동의 사례를 지켜본 부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마을 만들기 네트워크 이원돈 위원장은 “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마을 만들기가 이렇게 많은 성과를 내다니 놀랍다. 여러 사례가 있지만 마을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마을 지도가 확 들어온다. 이를 본보기로 우리 마을지도도 당장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감천문화마을이 행정주도형 마을 만들기의 대표적인 사례라면 반송2동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마을을 가꾼 사례라 할 수 있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주민들의 역할을 높였다. 따듯하고 정이 흐르는 지역공동체, 희망이 꽃피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주민들이 힘을 모았다. 13일 찾아간 곳은 반송2동 지역공동체 희망세상의 구심점인 느티나무 도서관. 마을주민이 참여해 2007년 건립한 이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었다. 600여명이 후원회원으로 활동하는 이곳은 엄마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친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공부방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되어 준다. 느티나무 형상을 한 건물 안에서 손수진(30) 사서가 들려주는 느티나무 스토리를 들었다. 정감 있는 부산사투리가 따듯하게 느껴졌다.
“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고민하고 있을 때 한 주민이 ’남의 손으로 하지 말고 벽돌 한 장 모으는 심정으로 우리 손으로 모아보자‘라는 제안을 했다. 한 건축가의 재능기부로 2008년 건축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멋지게 디자인된 도서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렇게 십시일반으로 모은 1억여 원으로 도서관이 건립됐다. 윗반송은 도서관이 거점이라면 아랫 반송은 카페가 거점 역할을 한다. ”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을에서 이사를 오고 싶은 마을로 변모한 반송 2동은 뜻을 함께한 마을 활동가들로부터 시작된다. 희망이 꽃피는 마을로 바꾸어 보자는 일념으로 공동체 작업에 착수한다. 마을신문을 만들어 마을의 현안을 알리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만든 경제공동체 마을기업 도시락 사업 ‘날마다 소풍’이 탄생했고 카페 ‘나무’가 들어섰다. 고향을 지키고자 힘을 모으고 있는 20대 청년들의 모임도 눈길을 끈다. 지역공동체 ‘희망세상’의 김혜정(42) 회장은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열정이 있는 사람은 열정으로. 시간이 있는 사람은 시간을 내주었고, 생활이 어려워 생계비를 지원받는 할머니도 거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일은 누군가가 해주지 않는다. 사람과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으면 못할 일이 없다. 나와 내 가족의 중심사고에서 벗어나 마을 문제, 아이들 문제, 사회문제로 돌린다면 정말 우리가 꿈꾸는 마을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의 연극교실 반송유랑극단, 청소년들과 아버지들이 모여 결성한 부전자전 부자밴드, 가정과 사회에서 당당하고 존경 받은 아버지가 되는 길을 도와주는 좋은 아버지 모임, 매주 금요일 아침 인근 초등학교로 찾아가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 순서도 마련한다. 자원활동가의 면면도 다채롭다. 좋은 책을 고르는 수서팀, 너들너들 해지거나 찢어진 도서관 책을수선하는 수선팀, 이밖에 다양한 놀이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평화교실, 아이들이 만들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목공반이 개설되어 있다. 마을기업 카페 ‘나무’와 도시락 기업 ‘날마다 소풍’은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부천시 원도심지원과 마을 만들기팀 정희남 팀장은 “앞서가는 마을을 보면 늘 본보기가 되는 리더가 있다. 감천문화마을과 반송 2동도 예외가 아니다. 행정가들에게는 일정 기간 근무 후 발령으로 근무지를 이동해야하는 등 한계가 있다.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주민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며 “이번 마을 탐방으로 느낀 바가 많다. 우리 지역 실정에 맞게 적용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부천시 원도심지원과 마을 만들기팀 김종동 주무관은 “주민, 행정가,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의 역량과 자원이 결합될 때 시너지가 발휘되고 성공적인 마을 만들기가 가능해진다.부천시는 지난 4월 행복한 마을 만들기 지원 등에 대한 조례가 제정되었고, 행복한 마을 만들기 위원회도 구성되었다.”며 마을 활동가들의 활약을 당부했다. 30대 미혼 여성 통장으로 마을 만들기에 관심이 있어 동참했다는 권유경(부천시 원종1동) 통장은 “‘결혼해도 같은 마을에서 통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답을 하고 일을 하게 되었다. 20대 때부터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마을 만들기를 펼쳐온 희망세상의 김혜정 회장의 사례를 보며 우리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생각 중이다. 결혼을 해도 마을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확신이 섰다. 애향심이 생기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기사는 정책브리핑 정책기자마당에도 실렸습니다> 최정애 시민기자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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