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6승76패 NL 중부 2위) : 홈런왕 크리스 카터(41개)를 과감하게 포기. 밀워키가 자리를 마련해준 선수는 KBO리그 MVP 출신 에릭 테임즈였다. 밀워키는 테임즈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보장하는 매력적인 계약을 안겨줬다(3년 1600만, 2020년 팀 옵션 750만).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영입도 있었다. 보스턴에 타일러 손버그를 보내는 대신 무려 네 명의 선수를 받아왔다. 넷 중 세 명은 마이너리그 유망주, 나머지 한 명은 새롭게 3루수를 맡아야 할 트래비스 쇼였다. 에인절스와 포수 맞교환(마틴 말도나도→젯 밴디)도 한 밀워키는 네프탈리 펠리스(535만) 토미 밀론(125만)은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개막전 연봉 6306만은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다.
밀워키는 4월에 13승13패를 기록했다. 그사이 테임즈는 화려하게 복귀했다. 밀워키 역사상 가장 빨리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했으며(19경기) 4월을 .345 .466 .810(11홈런)의 놀라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28득점은 밀워키 역대 4월 최다득점 신기록. 라이언 짐머맨에게 밀려 이달의 선수를 놓친 것이 아까웠다. 테임즈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밀워키는 라이언 브론이 종아리 부상을 당한 5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15승12패). 6월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15승14패). 43승39패는 컵스에 두 경기 앞선 지구 1위였다. 순위 경쟁이 이어진 7월은 다소 주춤했다. 후반기가 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6연패 포함 7월 마지막 16경기에서 13패를 당했다. 7월27일 워싱턴전 패배로 69일을 지켰던 지구 선두에서 내려왔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포스트시즌 기회를 저버리지 않았다.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포스트시즌도 대비하는 차원에서 불펜 투수 앤서니 스와잭과 제레미 제프리스를 데려왔다. 2루수를 구하기 위해 이안 킨슬러를 문의했지만, 8월에 닐 워커를 영입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저스틴 벌랜더와 관련된 소문도 무성했는데, 이번에도 디트로이트의 파트너가 되지 못했다.
밀워키는 결정적 한 방은 없었지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했다. 9월20일 피츠버그전을 승리하면서 5할 승률에 11승을 더했다(81승70패). 도저히 잡힐 것 같지 않았던 와일드카드 2위 콜로라도 또한 한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다음 세 경기에서 치명타를 맞았다. 피츠버그전 9회말 끝내기 패배에 이어 컵스와 이틀 연속 연장 승부 끝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세 경기 모두 두 점차 이내로 승부가 갈린 것이 더 뒤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남은 8경기를 5승3패로 잘 마쳤지만, 콜로라도에 한 경기 뒤진 리그 6위. 하지만 지구 우승을 차지한 2011년 96승 이후 가장 많은 86승을 올렸다. 브론은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은 놀라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Good : 밀워키가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간 배경에는 스턴스의 혜안이 있었다. 스턴스는 전임 덕 멜빈 단장이 아낌없이 퍼줬던 팜을 재건하는 데 앞장섰다. 진 세구라, 크리스 데이비스, 조너선 루크로이, 윌 스미스 등으로 쏠쏠한 유망주들을 챙겨왔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로스터도 등한시 하지 않았다. 매의 눈으로 숨겨진 진주를 찾아냈다. 2015년 11월에 데려온 조너선 비야는 이듬해 리그 도루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트래비스 쇼와 테임즈가 성공가도를 달렸다.
팀 최고 야수로 우뚝 선 쇼는 보스턴 시절 반쪽짜리 선수였다(좌투수 상대 .187 .235 .364). 올해도 우투수(.281 .361 .530)에 비해 좌투수 성적은 떨어졌지만(.250 .312 .464) 팀 내 가장 많은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다(.273 .349 .513). 놀란 아레나도(37홈런 130타점) 제이크 램(30홈런 105타점)과 더불어 올해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세 명의 3루수 중 한 명. 홈런 타자인 것을 감안하면 라인드라이브(19.9%) 땅볼(42.5%) 뜬공(37.6%) 비율은 이상적이지 않은데, 이는 쇼가 자기 스윙에 최적합한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쇼는 억지로 타구를 퍼올리는 스윙이 더 맞지 않았다고). 스윙 매커니즘은 고수한 반면 마음가짐은 달라졌다. 보스턴에서는 제한된 출장 시간 속에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했다. 조금만 부진해도 밀려나는 환경이다 보니 상당한 부담감이 따라왔다. 밀워키에서는 실수가 실력으로 평가되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꾸준히 출장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어울리는 선수로 도약했다. 공격 수비 주루에서 두각을 보인 쇼는, 그러나 시즌 중 태어난 딸이 심장 수술을 받으면서 경기 외적으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4월에 깜짝 활약을 한 테임즈는 경사가 심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급격한 내리막으로 인도한 것은 좌투수 대응(.182 .270 .394).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연봉(400만)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했다(.247 .359 .518). 홈런(31) 장타율(.518) ops(.877) 볼넷(75)은 팀 1위. 비슷하게 리빌딩 시점을 잡은 신시내티는 마구 주물렀다(.351 .493 .895 10홈런). 6월17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통산 첫 끝내기 홈런도 장식했다(연장 10회). 카터 대신 테임즈를 택한 결정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마침내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른 도밍고 산타나는 파괴력을 자랑했다(151경기 .278 .371 .505). 산타나마저 30홈런을 친 밀워키는 작년(194)보다 30개 더 늘어난 224홈런으로 메츠와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수비력은 남부럽지 않은 매니 피냐(DRS 12)는 방망이도 나쁘지는 않았다(.279 .327 .424 fwar 2.0). 브렛 필립스와 루이스 브린슨은 각각 트리플A에서 9할대 ops(필립스 .944 브린슨 .962)를 찍고 메이저리그 승격까지 이뤄냈다.
크렉 카운셀 감독(사진)의 팀 운영도 박수를 받았다. 2015년 론 로니키가 경질된 자리를 물려받은 카운셀은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올해 밀워키는 개막전 선발 주니어 게라가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게다가 지난해 개막전 선발 윌리 페랄타도 갈피를 못잡았다. 투수 구성이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카운셀의 유연한 대처가 더 큰 혼란을 막았다. 젊은 선수단에 알맞는 리더십도 호평을 이끌었다. 잭 데이비스는 "선수에게 다가가야 할 때와 선수를 그냥 지켜봐야 할 때를 잘 짚는다"고. 카운셀은 <스포팅뉴스>가 선정하는 내셔널리그 감독상을 수상했다.
선발진은 새로운 삼각편대가 결성됐다. 잭(Zach) 데이비스는 잭(Zack) 그레인키와 내셔널리그 다승 2위(17승9패 3.90). 화려한 투수는 아니지만(K/9 5.83) 싱커 커브를 앞세워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50.2%). 지미 넬슨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12승6패 3.49). 넬슨은 10개가 넘은 9이닝당 탈삼진(10.21)에 이어 데이비스를 넘는 땅볼 비율(50.3%)을 보였다. 사실상 팀의 에이스 였는데, 9월 중순 1루 귀루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회전근개와 관절와순이 모두 손상된 넬슨은 내년 복귀가 회의적이다. 체이스 앤더슨은 안정감을 갖췄다. 사근 부상으로 약 3주간 결장했지만, 복귀 후 남은 9경기에서 6승을 더했다(12승4패 2.74). 앤더슨의 승률 .750은 한시즌 2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밀워키 투수 중 2위 기록이다(1983년 무스 하스 .813). 이밖에 밀워키에서는 귀한 좌완 요원인 브렌트 수터가 선발진 부상 공백을 잘 막아줬다(3승2패 3.42).
불펜은 밀워키의 또 다른 동력이었다. 마무리로 데려온 네프탈리 펠리스는 고전했지만, 코리 크네이블이 수호신으로 거듭났다(39세이브 1.78). 올스타로 뽑힌 크네이블은 폭발적인 패스트볼과 낙차 큰 너클커브가 주무기. 밀워키 불펜투수로는 처음 한 시즌 100삼진을 돌파했으며(126개) 탈삼진율 40.8%는 켄리 잰슨(42.3%)에 이은 리그 불펜 2위였다. 조시 헤이더(35경기 2.08) 제이콥 반스(73경기 4.00) 제러드 휴즈(67경기 3.02)가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며, 시즌 중반 넘어온 스와잭(29경기 2.48)과 제프리스(22경기 3.65)도 풍족함을 더해줬다.
Bad : 올해 밀워키는 팀 도루 리그 1위에 올랐다(128개). 20-20클럽에 가입한 키온 브록스턴(20홈런 21도루)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타자 7명이 더블-더블을 달성했다(쇼 산타나 비야 아르시아 브론 페레스). 파워 기동력을 모두 겸비한 팀이 정작 득점은 리그 10위(732)에 머물렀다. 득점권에서 팀 타격이 썩 좋지 않았으며(.239 .326 .403) ops .729는 메이저리그 25위에 불과했다. 득점권 조정득점창조력(wRC+) 83은 리그에서 샌디에이고(77)만이 아래에 있다. 산타나와 쇼, 헤수스 아길라를 제외하면 득점권에서 생산력을 보여준 타자는 없었다.
한 방을 노리는 팀에게 삼진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밀워키는 지난해 자신들이 세웠던 한시즌 메이저리그 최다삼진 기록(1543개)을 곧바로 갈아치웠다(1571삼진). 삼진율 리그 5위 안에 타자 두 명이 이름을 올린 상태(2위 테임즈 29.6% 4위 산타나 29.3%). 300타석 이상 들어선 브록스턴(37.8%) 비야(30.3%) 아길라(30.2%)는 둘보다 더 심했다. 지난해 도루왕 비야는 도루 수가 1/3 가량 줄었다(23도루). 출루 자체를 못한 것이 문제(.241 .293 .372). 브록스턴도 홈런 도루를 제외하면 평균 이하였다(.220 .299 .420). 팀의 리더인 라이언 브론은 전반기 종아리, 후반기 손목 부상에 시달리면서 58경기를 놓쳤다(.268 .336 .487). 9월9일 컵스전에서는 밀워키 역대 첫 300홈런 타자가 됐지만, 진정성은 이미 사라졌다.
주니어 게라(1승4패 5.12) 윌리 페랄타(5승4패 7.85)가 이탈한 선발진은 맷 가르자도 실망스러웠다(6승9패 4.94). 2014년 4년 5000만 달러(최대 6700만) 계약을 맺은 가르자는 사타구니와 다리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2014-17년 도합 110선발을 나설 시 내년 옵션(1300만)이 자동 실행되지만, 같은 기간 130일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충족하지 못했다. 밀워키는 투타에서 본보기가 되어야 할 1983년 동갑내기 두 명(브론 가르자)이 되려 팀의 발목을 붙잡았다.
불펜은 들쑥날쑥한 제구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올 시즌 운명을 좌우했던 9월21일~23일 3연패 기간. 크네이블은 9월21일 피츠버그전에서 선두타자 볼넷으로 화를 불러왔고, 이틀 뒤 컵스전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크네이블이 다른 수준급 마무리 투수들에 비해 부족했던 것은 바로 종잡을 수 없는 제구력이었다(BB/9 4.74개). 크네이블 뿐만 아니라 불펜의 주축 헤이더(4.15개)와 반스(4.13개) 카를로스 토레스(4.09개)도 모두 보는 이들을 긴장시킨 투수들. 이에 밀워키 불펜은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이 가장 많았다(BB/9 4.26개).
전망 : 맷 가르자와 결별한 반면 체이스 앤더슨은 2년 팀 옵션이 있는 2년 연장 계약(1175만)을 안겨줬다. 하지만 넬슨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여전히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팀 연봉 1억 달러가 넘은 밀워키는,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의 팀 연봉을 늘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스턴스 단장은 FA 대어로 꼽히는 다르빗슈 유와 제이크 아리에타 영입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탬파베이 크리스 아처와 제이크 오도리지 트레이드에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도 있다(오도리지는 원래 밀워키 팜 출신으로 그레인키 영입 때 캔자스시티로 건너갔다). 비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았던 2루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턴스의 판단이다. 내년 시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맞는지 확신부터 서야 한다. 휴스턴 단장 보좌관 출신으로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을 응원한 스턴스는 밀워키 역시 휴스턴의 행보를 걷길 바라고 있다. 아직은 휴스턴 만큼 팀 정비가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 선수 보는 안목이 탁월한 스턴스가 어떤 영입을 추진할지 지켜봐야 한다.
야수 fwar 순위
3.4 - 트래비스 쇼
3.3 - 도밍고 산타나
2.1 - 에릭 테임즈
2.0 - 매니 피냐
1.5 - 라이언 브론
1.2 - 올랜도 아르시아
1.1 - 에릭 소가드
1.0 - 브렛 필립스
0.9 - 헤수스 아길라
투수 fwar 순위
4.9 - 지미 넬슨
3.3 - 체이스 앤더슨
2.8 - 잭 데이비스
2.8 - 코리 크네이블
1.6 - 브렌트 수터
1.1 - 조시 헤이더
1.0 - 맷 가르자
0.7 - 제이콥 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