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국내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저는 오늘 이 고귀한 후원금을 받으면서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이 후원금을 받으며 저와 연구팀이 떳떳한 입장에서 다시 줄기세포 연구를 할 수 있는 문이 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처님께서 이 부분에 대한 가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황우석 박사가 7월 11일 오후 1시 30분 ‘황우석 박사팀 후원을 위한 범불교국민연대(이하 범불교국민연대)’로부터 연구 후원금을 받는 자리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의지를 밝혔다.
황우석박사팀 후원을 위한 범불교국민연대 후원금 5천1백여만 원을 상임대표 법타스님이 7월 11일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범불교국민연대의 후원금을 받을 용기가 나지 않아 미뤄왔다”고 밝힌 황우석 박사는 “다음 달 송위진 연구원 등 (재)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팀이 북동시베리아로 출발을 한다”며 “역사상 아무도 이루지 못한 매머드의 복원을 위한 첫 걸음에 이 소중한 후원금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것처럼 저에게 애정과 언덕이 되어주시고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이어 “후원금 결코 헛되이 쓰기 않겠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저희의 부족함으로 생긴 상처가 있다면, 오늘을 기점으로 튼튼하고 건전한 우리 연구팀이 연구 성과로 꼭 보답하겠다. 시간이 좀 걸리고, 답답하시더라도 이 시간도 잠들지 않고 쉼 없이 정진의 길을 가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거두지 마시고 힘이 되고 인도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 박사는 또 “제가 그동안 이 후원금을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고, 받을 자신도 없었다, 당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또 우리 연구진이 이런 고귀한 후원금의 기대를 부응할 수 있을지 자신을 하지 못하고 미뤄왔다”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후원금에 담겨 있는 고귀한 스님과 불자, 국민들의 정성을 저희 모든 연구원의 가슴에 아로새기면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기점에 와 있는 것 같다”며 후원금 수령의 배경을 밝혔다.
황우석박사팀 후원을 위한 불교범국민연대 후원금 전달식은 조계사 인근 동산불교회관 2층 법당에서 열렸다.
불교범국민연대 상임대표 법타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저는 그동안 이 모임의 이름을 잊어 버렸고, 잃어버리고 살아왔다. 그러나 황우석 박사는 8년 동안 갖은 수난을 겪으면서 꿋꿋이 연구를 해오셨다. 그래서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 연구소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일궈냈다. 만일 황우석 박사가 불자가 아니었다면, 천주교 신자였다면, 수의학자가 아닌 산부인과 의사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며 “후원금 모금을 한 지 2500일이 지난 오늘에야 후원금을 전달하는 이 비극적 상황이 오늘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불자가 이런 수난을 겪는 것은 단순히 불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나라 이 민족의 비극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불교계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타 스님은 “황우석 박사는 진정한 대한국인이요, 민족국보 제1호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더 용기를 내서 계획한 성과 모두를 다 이루시기 바라며, 더구나 근래에 1억2천만 년 전 멸종된 매머드의 복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부디 경천동지할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축원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범불교국민연대 법타스님을 비롯해 안동일 동산불교대 명예이사장, 이상우 동산불교대 이사장, 황우석 박사, 송위진 수암연구원 등이 동참했다.
이상우 동산불교대학 이사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황우석 박사를 만나니 황 박사를 돕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고 덕산 김재일 초대 이사장이 생각난다”며 지난 2006년 연구에 곤경을 겪고 있을 때, 황 박사의 후원을 위한 후원회를 조직하고 십시일반 모금을 시작했던 일을 회고했다.
이 이사장은 “김재일 법사가 지난 2008년 타계하면서, 후원사업도 중단되었다가, 지난 2013년 7월 2일 운영위원회에서 모금액을 재단법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 전달하고 범불교국민연대는 해산하기로 했으며, 새로이 수암재단을 후원하는 살아 있는 단체를 결성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안동일 동산불교대학 명예이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감개무량하다. 김재일 법사의 뒤를 이어 동산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황우석 박사를 돕기 위한 후원금이 모아져 있는 것을 확인했고, 법타스님과 의논해서 보관해오다가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전달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동일 명예이사장은 “법타 큰스님께서 황우석 박사를 우리나라 국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세계의 국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세보(世寶)라고 명명하고 싶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범불교국민연대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던 김진관 전 서울시광역신도회 회장도 인사말에서 “20세기 말에 반도체를 개발한 대기업이 있었다면, 21세기 초입에는 우리나라의 국부를 책임질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를 개발했던 황우석 박사가 있었다”며 “그러나 이 소중한 분이 갑자기 곤경에 처하는 것을 보면서 도울 길을 찾지 못하고 무력하기만 했던 우리 자신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지난했던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 안타까움이 모여 단체를 만들었고 후원금을 모았던 것이 오늘까지 이어져 왔다. 그 곤경을 겪고 다시금 세계 최고의 복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황우석 박사가 자랑스럽다”고 밝힌 김진관 운영위원장은 “앞으로 황우석 박사가 하시는 일이 더욱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우리도 할 역할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범불교국민연대를 대표해 상임대표 법타 스님이 재단법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 황우석 박사에게 현금 5천6백1만2천1백59원 전달했다.
이날 후원금 전달식에는 범불교국민연대 상임대표 법타 스님, 수암생명공학연구원 황우석 박사, 수암재단의 조영석 사무국장, 송위진 연구원, 동산불교대학 이상우 이사장, 전국염불만일회 안동일 회장(동산불교대학 명예이사장), 김진관 전 서울광역신도회 회장, 박남주 범불교국민연대 당시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