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 욕구가 부채질하는 음식값[만물상]
박종세 논설위원
입력 2023.04.16. 20:25
업데이트 2023.04.16. 23:36
서울 방배동의 한 일식집 스시 오마카세(맡김차림) 가격은 평일 저녁 1인당 37만5000원이다. 평범한 인테리어의 구석진 곳이지만,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에도 예약이 쉽지 않다. 이곳의 손님은 주로 20~30대 젊은층이라고 한다. 암호화폐·유튜브·스타트업 등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이 별로 어렵지 않게 음식 값을 낸다고 한다.
▶미국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부유층의 과소비 현상을 비판했다. 과시욕이 있는 비합리적인 소비자들 때문에 비싸야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특정 제품을 소비하면 그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 집단과 같아진다는 환상(파노플리 효과)때문에 명품 소비에 올라탄다고 했다. 그러다 명품이나 고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신이 더 이상 달라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흥미를 잃고 중단하는 스노브 효과(snob effect·속물 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
▶명품 매장이나 위스키, 베이글 등 한정 상품을 파는 곳엔 개장 전부터 줄을 섰다가 달려가는 ‘오픈 런’이 일어난다. 이렇게 물건을 확보하는 능력을 ‘득템력’이라고 한다. 은근히 부(富)를 과시하는 세태는 16세기 정물화에도 들어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미국과 유럽 유명 미술관에 소장된 식탁을 클로즈업한 그림 140점을 분석했더니 과일이 76%였는데, 그 중 레몬이 제일 많았다. 사과나 포도에 비해 귀했기 때문이다. 신선한 생선이나 굴, 가오리가 단골 소재로 등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의 비싼 외식 물가에 세계적 여행 사이트 리뷰마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맛과 서비스가 표준화된 프랜차이즈 식당마저 다른 나라보다 20~30% 비싸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소셜 미디어에 사진과 영상을 업로드해 타인에게 자랑하는 것까지 세트”라고 한국의 사치 문화를 소개한다. 한국 특유의 법카(법인카드) 문화와 비싼 식재료도 문제이지만,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과시 문화가 외식 물가 인플레의 주범으로 꼽힌다.
▶ MZ세대는 한 끼 10만원이 넘어도 과감히 투자하고 이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던 윗세대와 달리 국가적 풍요로움의 결과물을 향유하는 것일 수 있다. 이런 과시 욕구가 터무니없이 비싼 집 값 탓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해진 현실을 하루 저녁 소비로라도 위로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건전한 소비 문화 정착을 위해서라도 집 값이 좀 더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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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
2023.04.16 20:36:08
허세와 자랑의 유전자가 어디 갈리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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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헌
2023.04.16 20:55:32
세무당국이 직무를 유기해서인가? 봉급쟁이들 봉투만 들여다 보지 말고, 저런 불로소득자들의 주머니에 들락거리는 돈을 좀 잘 찾아서 소득정의를 바로 세워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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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씨
2023.04.16 20:54:56
이렇게 허영만 부리다가는 다음 끼니 내일 식량을 걱정하는 보리고OOOO 시절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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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입시켜 주세****
2023.04.16 21:49:57
무슨 소리인지? 한끼에 40만원 밥 먹는게 별 문제 없다는 건지? 그거랑 집값이랑 무슨 상관이지? 지금 집 가진 사람 중에 그 나이에 한끼 10만원, 40만원 짜리 밥 드신 분 별로 없을 겁니다. 다 아끼고 아껴서 집 장만했죠. 지금 집 가진 4,50대도 집 살때 집값 엄청 비쌌습니다. 그저 쉽게 살 수 있었던 거 아닙니다. 요즘 2,30대 힘든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아끼고 사는 거 외에는 방법 없습니다. 누구나 코인,유튜버,스타트업으로 성공하는 거 아니잖아요. 집값 비싸니 이런 과소비가 별문제 없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가끔 기분 내는 건 몰라도 어차피 한탕 못하면 집 못사니 펑펑 쓰자는 게 맞다고 하는 건 좀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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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돈벌레들ㅋ
2023.04.16 21:21:11
실속없는 벙신 짓거리... 우리 미래가 어두워보이는구나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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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
2023.04.16 21:02:17
천박한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다. 실질강건한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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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종고
2023.04.16 21:06:36
비싸야 잘 팔리는 조선넘들의 과시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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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2023.04.16 20:58:23
과시욕? 한마디로 머리에도, 가슴에도 든것이없는 쫌팽이들의 코미디다. 그런것들 절대 부러워 하지 말자! 별로 없는경제사정에도 이웃들 위해 봉사하고 땀흘리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세상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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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maru
2023.04.16 21:04:57
허세부리다 거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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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boss
2023.04.16 21:43:12
누가 이 칼럼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시작(始作)은 맞는지 모르겠지만, 결론(結論)은 확실히 틀렸다!!!" 왜냐하면 그들은 "청개구리 처럼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찾는 이들"이기에 당신이 내린 결론 즉, "집값이 내리는 것과 그들의 행태(行態)는 하등(何等) 상관이 없다!!!" 가로되(曰), 견강부회(牽强附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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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비행사
2023.04.16 21:53:35
이렇게 과시하는 것은 졸부나 하는 짓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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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불성
2023.04.16 21:15:09
저렇게 여력이 있는데, 세금을 공정하게 하라. 왜 고소득자가 세금을 다 내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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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는명이다했다
2023.04.17 00:33:28
뜬금없이, 왜 집 값으로 결론을 내리나 ?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영어로 가르킬려면, 전부 영어로 써서, 지식이라도 얻게 해 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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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e사랑
2023.04.16 23:44:40
왜 갑자기 집값이 내려야한다는 걸로 나오는건지. 이건 신문인지 선동글인지 수준이 심각하게 낮아졌구려. 기자 양반, 이것도 비싼 외식 물가때문에 글을 잘 못쓰게 된거 맞지? 아니면 비싼 집값 때문이든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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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2023.04.16 23:59:19
한국의 음식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스위스보다는 저렴한 편이라는 말도 있으나 임금 수준과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비교하면 한국이 더 비싸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비해서는 2배 수준이다. 이러고도 망하는 가게가 속출하니 그것도 의문이다. 음식점과 커피집이 너무 많아 과당경쟁 상태인데 가격은 도무지 상상을 초월하니 이해 불가한 수준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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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멈리치
2023.04.16 22:12:20
집값 내리면 남는 돈으로 더 허세 부리는 게 조선 민족이다. 그냥 국민성, 민도가 떨어지는 거여. 독일이나 일본 좀 보고 배워라. IMF가 다시 와야 정신 차릴까 말까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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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
2023.04.17 06:39:44
그러나 조선의 논조는 항상 아파트값을 부추기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의 부동산이 많은 경영진과 부동산 담당 기자들의 각성과 성찰이 요구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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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Kim
2023.04.17 06:18:08
물건에 지니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결고 바람직하지 않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서 소비해야 할것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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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의꿈
2023.04.17 00:40:04
과거에도 잘먹고 잘사는 사람은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거다. SNS 도입이후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올리며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행복은 만족에 있다. 만족은 값비싼 명품과 호화로운 음식에 있는게 아니라. 감사하게 먹고, 감사하게 입고, 감사하게 사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아무리 좋은 옷 입고, 좋은 음식 먹으면서 열심히 사진 찍어봐야 만족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자기보다 더 나은 자들을 보면서 불만스러워하기 때문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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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2023.04.17 08:02:17
먹어본음식을찍고 여행장소를찍고하는 문화의 단면이다. 남들에게 이런것 해봤다는 자랑이 속물을 만든다. 어린학생에게서 이태원한번가보고 셀카찍고가 유행이었다. 뭔가 자랑이 하고픈거다. 이탈리아 여행을 자랑하길레 뭘봤냐 하니까 사진만 보여주고 뭔지도 모른다.. 그냥 돌맹이와 사진 찍고왔을뿐.. 비싼음식 먹어도 맛보단 자랑질.. 집값 내리라고?.. 싸구려 되면 누가구입하나.. 집팔때도 옆집서 난리다. 집값떨어진다고..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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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북극한파
2023.04.17 06:25:37
남이 알아주기 바라는 허세문화는 유별나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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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3.04.17 06:17:36
혼자 일보다 끼니를 놓쳐 찾다 어느한곳을 들어갔는데 제일싼 가격이 12만원이라 그것을 먹고 나왔다는 친구의이야기를 들었다.결제할수있는 능력이된것이 다행이었다고할까,물가가 많이올라 예전가격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은 그질을 따지기전 수요가 있다하더라도 시정되어야할 문화라고본다.참 돈이많고 여유있는 사람은 그렇게 소비하지않고 사는것을 보았다.최고재벌 가까이에서,허왕된 사치는 가치가 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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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king
2023.04.17 06:05:49
결국은 부동산이 문제네, 집 값이 내려가면, 집 사려고 저축하니 아껴쓰게 되고, 그러나 사치와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은 졸부 문화 탓이 아닐까?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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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4.17 05:20:13
한국인의 허세나 과시 문화는 세계 수준급이다. 안빈낙도나 안분지족을 생활 규범으로 삼아 소확행을 누릴 때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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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안이
2023.04.17 04:21:47
30년 전에 가족끼리 중국집에 새로 왔다고 해서 회식 겸 해서 간. 젝이 있다 그런데 다 먹고 나서 계산 하는데 기절초풍 했다 42만원 나왔다 이게 한국의 음식 문화다 ㅋㅋㅋㅋㅋ 나의 사견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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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산
2023.04.16 21:34:46
자랑질...허세...허영...sns에 올려서 주목 받고 싶은 모양이지...ㅎㅎㅎ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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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대중
2023.04.16 21:15:56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100자평을 삭제하였습니다
TIME
2023.04.17 08:27:08
집값이 떨어지면 건전한 소비문화가 정착된다고?????????????? 10년 전 집값이 지금보다 훨씬 쌀 때도 명품과 외제차는 잘만 팔리더라..................... 뭘 개뿔 좀 알고나 떠들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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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통치
2023.04.17 06:57:50
글쓴 사람에게 말한다! 아서라! 그냥 내둬라!! 집값이 더 내려가야 한다?? 금융실명제부터 없애는 게 먼저일 것이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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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ungkkim
2023.04.17 05:59:01
이래서는 안됩니다.
답글작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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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
2023.04.17 04:44:36
명품백 값이 오르는 이유를 알겠다. 이정근도 하나 사 달라고 하니, 뇌물로 얼마나 서로 주고 받고 있을지 코로나 시대에 한국이 해외 명품 소비 세계1위였다고 할 정도니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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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바닥
2023.04.16 21:36:58
참 쪽팔린 나라꼴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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