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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스크랩 이정희 의원의 생환- 우리의 멋진 가사도우미가 될 그녀
권종상 추천 0 조회 7 12.03.19 09:5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내는 레지오 아치에스 행사 참가차 성당에 남아 있고, 저는 집에 조카들까지 해서 네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일요일이라고 해서 늘어지고 쉴 수 있는 여유는 사실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산다고 해서 같은 한국인들과의 외연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로 아니니까요. 또 대도시가 아니더라도, 시애틀만한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에도 한국 교회들은 꽤 많고, 한인들은 그 교회나 성당, 또는 사찰 등을 매개로 해서 모여들고 거기서 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오히려 일요일이 더 바쁘다는 말도 나오게 되는건데, 아무튼 아이들은 일요일 오후엔 한인회에서 운영하는 수학 교실에 갑니다. 이런 저런 거 챙겨주다보면 정말 일요일이 더 바쁘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일요일은 아침부터 가족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전쟁(?)'의 강도가 오히려 더 심한데, 아내는 전화기를 빼먹고 갔군요. 일요일도 서로 성당에서 맡은 일이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움직이지 못하고 차 두 대를 한꺼번에 움직여야 하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성당에서 일요일마다 재무 일을 맡아 보는 저는 아내보다 늦게 오는 편인데, 이번엔 그 레지오 마리애 행사 때문에 아내가 성당에 남아 있고,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와 있다가 한인회 수학교실에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집에 돌아와 설겆이를 합니다. 보통 토요일 밤에는 술도 마시고 하기 때문에 설겆이거리를 쌓아놓게 되고, 그러다가 일요일 오후에 한꺼번에 처리를 하게 되는데, 오늘은 제가 그 설겆이를 했습니다. 이젠 상당히 관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설겆이가 하긴 귀찮고 까다로울 지 모르지만, 그래도 끝내놓고 나면, 반짝이는 그릇들과 개숫대를 바라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페이퍼 타올로 싱크대를 ?어 깨끗하게 쫙 닦아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면, 그 기분조차 개운합니다.

 

MB정권 4년, 그 개숫대엔 씻어놓을 것 투성이였습니다. 그동안 아무도 그 설겆이에 차마 손을 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설겆이를 해야 하는 것인데도 아무도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실력있는 가사도우미가 되어야 할 의회는 무기력하게 온갖 쓰레기가 꼬이고 파리가 날리는 개수통을 그냥 방치해 둔 겁니다. 그나마 성실하고 능력있는 소수의 가사도우미들이 이걸 어떻게 해 보겠다고 달라붙었지만, 다른 가사도우미들은 멀거니 바라보거나, 오히려 거기에 설겆이거리들을 더 쌓아 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었습니다.

 

4월 11일은 그 가사도우미들을 보다 성실하며 능력있는 사람들로 바꾸어 버리는 날입니다. 사실 그 때문에 우리에겐 정말 능력있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실력있는 사람 하나씩을 추리기 위해 경선이란 걸 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확실하고 강력한 세정제가 되어야 할 사람들을 뽑았습니다. 그렇게 걱정했던 이정희 의원, 그리고 노회찬 대변인, 심상정 대표. 이들은 우리에게 말하면 새로운 세정제인 동시에, 강력한 수세미이고, 능력있는 가사도우미들인 셈입니다. 이런 이들이 민심을 타고 드디어 4월 11일 총선에 나오게 됐습니다. 기쁩니다. MB 께서 그동안 쌓아놓으신 저 수많은 설겆이거리들을 다 씻어내고 깨끗이 정리하고, 특검이나 국정조사 같은 아주 강력하고 효율적인 세제를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의회 권력으로서 들어올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직 선거라는 본게임이 남긴 했어도, 벌써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의 각성의 덕분인 동시에 가카의 실정 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깨끗한 개수대를 바래 왔는지, 능력있는 가사도우미들을 원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하수구로 구정물같은 정권과 그 세력들을 깨끗하게 흘려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정희 의원님, 당신이 살아돌아온 것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남은 엠비의 임기동안, 그가 남긴 것들을 다 치우게 해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도 아울러 전합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해 내야 합니다. 이젠 국민이 모두 그 '깨끗한 개수대'를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으니. 멋진 가사도우미가 되어 주십시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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