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全景
이봉래
페르샤고양이의 눈에서는
석유 냄새가 난다.
내가 하늘을
쳐다 보면
고양이도 하늘을
쳐다 본다
그 눈이
태양과 마주칠 때
불타는 유전(油田)처럼
그 눈에서 불길이 솟는다.
초연(硝煙)에 싸인
사막에서
불덩어리같은 눈으로
고양이가
뚫어 보는 것은
이미 폐허가 된
나의 내부의 전경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뚫어 보는 것은
모든 것이 정지된
역사의 전경(全景)이다
실크로드의 화장터에서
나는
고양이를 화장한다.
사해(死海)의 소금 냄새를
맡으면서
뜨거운 잿속에서
고양이의 뼈를 줍고 있다.
아니
풍화(風化)된 나의 뼈를 고르고 있다.
한국 모더나즘 시인 30인선 <만다라가 열리는 時間은> 1988 서음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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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全景 / 김봉래
강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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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
19.02.23 22:0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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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시를 읽고 많은 말을 할 것 같은데...막상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