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 연합 들살이에 앞서
2학년은 하루 먼저 백아산 자연휴양림에 갔습니다.
무려 3박 4일.
엄마,아빠가 보고싶어 이불 속에서 잠시 눈물도 흘려보고
(보고 싶어 운게 아니라, 엄마 생각을 하니 그냥 눈물이 난 거란, 삶이 녹아든 명언을 남기기도 했네요.)
편안했던 일상도 그리운 시간이었어요.
그러나 그러다가도
밥을 하거나 놀 때, 혹은 산을 오를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씩씩하게
삶을 마주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네요.
그래서 들살이를 가나 봅니다.
이미 오다인 선생님께서 일정에 따라 잘 올려주셔서
저는 그냥 순간순간 찍은 사진들과
그때 그때 떠오른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볼까 해요.
들살이 가면 꼭 들리자는 대나무 박물관.
그리고 놀이터.
아이들과 함께 경도(경찰과 도둑), 눈감술, 감옥술?을 했네요. 놀이 이름이 우리 때완 달랐지만(우리 동네랑 달라서?), 우리 곁을 떠나버린 많은 놀이들 가운데, 근근히 살아남아 전승된 놀이인지라^^ 놀이의 힘이 있더군요.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습니다.
아이들을 잡기엔 체력이 딸려서 운동을 해야되나 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작년부터 궁금해하던 대나무 박물관 내부.
역시 1년쯤 애를 태우다 들어가니
집중해서 잘 보더군요. 히히히
아닌 줄 알면서도 어른들은
관계의 조건에 양(量),
그러니까 숫자를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의 수가 너무 적어서
친구 관계가 어렵진 않느냐,
혹은 우리 아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겠느냐 걱정을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볼때
한 학년에 천 명이 넘는 학교를 다녔음에도
그 많던 초등학교 친구 중 얼마나 만나고
그중 몇이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지 헤아려 봅니다.
관계는, 사회성은 그때나 저때나 문제였겠지요.
관계의 조건은 양보다 질(質)이 아닐까요?
그 질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
아직도 헤메고 외로워하고 있진 않을까요?
관계의 기본은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바탕이 되어있느냐에 달려있겠지요.
너무 많아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내 입맛에 맞는,
내 욕구를 딱 맞춰줄 사람을 찾아
지금까지 헤매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 여유로운 부분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고 채워가는 그런 바탕.
그런 걸 배우러 무등학교에 옵니다.
그리고 들살이를 갑니다.
맛난 밥도 먹고,
먹었으니 근력운동도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투닥거리다
다시 서로의 곁을 조금 내어주고
그 어깨 한 자락에 서로 기대 살 수 밖에 없음을
이렇게 조금씩 배워가는 건 아닐까요?
머리스타일과 미용, 사진 포즈에 관심이 많아진
우리 언니들.
남들은 담임 닮아서
🪨끼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애들아~~"
소리쳐 부르면
달려와 안기는
이, 아이들.
제 눈에는
예쁘기만 합니다.
단,
저를 괴롭히지만 않는다면요. ㅜㅜ
근데
선생님을 가지고 놀때가
제일 재밌다니
어쩌겠어요, 재미가 없어질 때까지 그래야지...
곧 그날이 오겠지요.
제발. . .
어서. .
꼭. . .
화순 백아산 자연휴양림 도착
넓은 놀이터에서 놀이!
다음날 등산일정을 설명하자
좌절하는 아이들.
소박한 밥상, 알뜰한 식사.
다음날 도착한 1학년들과 백아산 오르기.
전 아이들이 이렇게 똘랑똘랑 줄지어 걷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꽤 힘든 산행이었어요.
경사도 심했고, 바위도, 계단도 많았어요.
그래서일까,
어떤 사진을 올릴까
하나 하나 가만히 들여다보니
스스로 대견해하는 모습들이 보이네요.
등산을 더 자주 해야겠어요.
커서 무기력해지지 않게요.
어렵고 힘들지만
그걸 이겨내 본 성취감.
1등, 2등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도 해냈다는 성취감.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누구는 힘들어
먹고 마신 후 함부로 버리고
누구는
그 흔적들을 보고도 못 본 채 학ᆢ
누구는 힘들어'도'
그 뒷처리까지 하는. . .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람이 몸이 힘들때
자신의 본성이 나온다 하지요.
나는 어떤가요?
집에서,
학교에서. .
직장에서. . .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인가요?
아님 어제보다 좀 더 나은 곳을 만드는 사람인가요?
어쩌면 산을 오른다는 일은
어려움을 이기고
산 하나를 정복하는 일이 아니라
나 그 산 정상까지 가봤어요 하는게 아니라
하늘에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좀 더 하늘처럼 높아지기 위해
하늘을 향해
하늘을 조금 더 가까이 만나기 위해
가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모두가 하늘을 닮은 듯 하네요.
오늘의 일일 엄마,
오다인 선생님 곁에 모인 아이들.
모두다
모여서
모닥불
피우고
모닥불 피워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첫댓글 관계에 있어 양보다는 질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정말 가슴에 와닿습니다.
1~2학년 아이들이 8학년 9학년이 되면 어떻게 서로가 서로를 채워줄지 정말 기대가 되는것 같아요~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면서도~ 그날이 천천히 오기를 기다려 봐요~~~
그러게요. 좀 더 나아진 시절이 되길 기도해봅니다. ^^
분명 선생님이 계시다는데 보이지는 않고 아이들만 꺄르르 꺄르르 신이 난 사진들. 아래로 아래로 스크롤을 내려 겨우겨우 반도 못내민 선생님 얼굴을 보는 순간, 이 야밤에 키득키득하느라 혼났습니다.
아이들에게, 저다운 모습 그대로 피워낼 수 있도록 믿을 수 있는 어른으로 곁에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 실은 저도 즐겨요. 언제까지 그래줄지 모르니까요.
늘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아산과 강천사가 엄청난 곳임을.... 올 해 어람이에게 듣고 깨닫는 중입니다:) 높은 산 위의 구름다리는 제게도 무섭지만 아이들에게도 큰 도전인가봐요. 들살이를 다녀올 때마다 이야기 한보따리 가지고 한 뼘 씩 자라서 옵니다.
이끌어주시고 함께해주시는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드려요^^
어람이 한 곁에 앉아
조잘조잘 지지배배
눈물과 애교섞인 이야기 듣는 일은
참 행복한 일이더라고요. : )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