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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발역주(截髮易酒)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母情)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이다.
截 : 끊을 절(戈/10)
髮 : 터럭 발(髟/5)
易 : 바꿀 역(曰/4)
酒 : 술 주(酉/3)
출전 : 진서(晉書) 卷66 도간전(陶侃傳)
동요(童謠)에 나오는 대로 높고 높은 하늘보다, 넓고 넓은 바다보다 더 높고 넓은 것이 어머니 은혜다.
자식을 낳고 길러준 위에 바르게 커 나가도록 자신은 모든 것을 희생하기에 한 사람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사람의 교사에 필적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도 감수한다. 여성들이 가발(假髮)을 위해 애지중지하던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자녀의 학비로 보태던 때가 불과 수십 년 전이다. 눈물겨운 삭발모정(削髮母情)이다.
예로부터 곳곳에 전하던 이야기인데 유래가 있는 것으로는 도간지모(陶侃之母)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
중국 동진(東晉)의 무장으로 유명한 도간(陶侃)은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생을 많이 했으나 홀어머니 밑에서 반듯하게 자랐다. 또 음양지리에 능통하고 근면역행하여 주변의 신망을 얻었다.
40년간 장상(將相)의 자리에 있으면서 크고 작은 반란을 진압하여 왕실을 위해 충성을 바친 도간은 바로 도연명(陶淵明)의 증조부이기도 하다.
그가 젊었을 때 이야기에서 성어가 나왔다. 어머니 담씨(湛氏)가 급작스럽게 찾아온 아들의 친구에 대접할 것이 없어 쩔쩔매다 머리카락을 잘라(截髮) 술을 바꿔(易酒) 와서 곤란한 지경을 벗어나게 했다.
당(唐)나라 방현령(房玄齡) 등이 엮은 '진서(晉書)' 도간전(陶侃傳)에 내용이 실려 있다.
도간의 친구 범규(范逵)는 먼저 효렴과(孝廉科)에 발탁된 인재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찾아왔다. 급작스러운데다 집이 가난하여 아무 음식도 대접할 것이 없었다.
도간의 어머니는 양 갈래 머리카락을 잘라내어 술과 안주로 바꿔 온 뒤 대접했다(時倉卒無以待賓, 其母乃截髮得雙髟皮, 以易酒肴).
친구 모친의 정성에 감복한 범규는 뒷날 도간을 중앙에 추천하여 세상에 이름을 날리게 하는데 도움을 줬다.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무조건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자모(慈母)에 비해 현모(賢母)는 옳게 가르치는 어머니다.
잘못된 길로 빠질까 항상 노심초사하며 사랑의 매도 들 줄 아는 어머니다. 도간의 어머니는 좋은 친구를 만나도록, 또 그 친구에 체면 빠지지 않도록 정성을 기울였다.
오늘날 어머니는 귀한 자녀를 위해 희생을 하면서도 기죽을까봐 옳을 길로 가는 교육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한두 명인 자녀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 피해를 주고 공정한 기회를 짓밟는 것을 배우고선 바르게 클 수가 없다.
절발역주(截髮易酒)
머리카락을 잘라서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지극한 정성을 이르는 말이다. 이 고사의 출전은 진서(晉書) 卷66 도간전(陶侃傳)이다. 도간(陶侃)이 벼슬에 나가기 전 선비 시절의 일화로써 자(字)가 사행(士行)이다.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가난하게 살았으나 훗날 관리로 승진을 거듭 장창(張昌), 진민(陳敏), 두도(杜弢) 등이 난을 일으켰을 때, 진압하여 큰 공을 세워 형주(荊州; 지금의 후베이성 징저우시)의 자사(刺史) 벼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도간의 증손이 그 유명한 도잠(陶潛), 도연명이라는 시인이다.
어느날 선배이자 친구인 범규(范逵)가 갑자기 찾아오자 창졸간에 대접할 수 없어 도간의 모친 담(湛; 성으로 읽을때는 잠이라 발음)씨는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다 술과 안주로 바꾸어 대접했다.
그 때도 머리카락은 가발용으로 값이 꽤나 나갔던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육 칠 십년 대에 가발산업이 수출의 주요 종목으로 주도했던 시절이 있었다.
골목길에 '가발 사요~' 하며 다니던 가발 수집상이 많을 정도였고 군대 갔다 휴가 온 아들에게 대접할 마련이 없어 어머니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먹여 보낸 이야기는 전설 같은 일화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도간의 모친의 머리카락을 잘라 아들의 지기(知己)를 대접한 이야기는 따로 도간지모(陶侃之母)라는 말로 전해지고 있다.
도간의 친구 범규는 이 당시 이미 효렴과에 합격한 사람으로 모친의 정성에 감동하여 도간을 추천, 마침내 도간은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도간의 모친이 아들의 지기(知己)를 대하는 마음이 곧 아들에 대한 정성으로 여겨진다면 '도간지모'의 고사는 자식을 위한 현대의 어머니들에 대한 어떤 교훈으로 남을까? 이 후로 도간의 어머니 담씨(湛氏)는 어진 어머니의 상징으로 칭송 받았다.
그가 형주(荊州)자사가 되어 형주를 다스리는 동안에는 형주의 백성들은 '도불습유(道不拾遺)', 길에 떨어진 물건도 줍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형주를 잘 다스렸다 한다. 이 고사에서 여기서 태평성대(太平聖代) 시대를 상징하는 '도불습유(道不拾遺)' 고사성어가 나왔다.
도간은 당시 권신이었던 왕돈(王敦)의 견제를 받아 잠시 광주(廣州)자사로 좌천 되었으나 실망하지 않고 때를 기다렸다.
한 번은 그가 광주자사로 좌천되어 있을때 아침마다 큰 기와 백장을 집 밖으로 내 놓았다가 저녁에는 다시 집안으로 옮기기를 반복하는데 주위에서 까닭을 물으니, '장차 중원의 회복을 위해 힘을 기르려 하오, 그래서 지금부터 체력을 기르는 것이오' 하고 대답했다.
훗날을 기해 왕돈의 반란을 진압하게 되어 동진(東晉)의 정권의 기반을 다지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동진 왕조를 구해내는 일등공신이기도 했다.
그는 동진 시절의 명장(名將)으로서 동진 정권의 위해 40년 가까이 충정을 다한 신하로서 자기 맡은 일을 부지런 하였으며 술과 도박에 빠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들었던 인물이었다.
도간은 정중, 근면했으며 총명, 민첩하여 세간에 칭송이 자자했다. 일찌기 이런 말을 했다. '대우(大禹; 순임금에 이은 하나라 왕조 임금)는 성인이었지만 촌음(寸陰)을 아끼셨다. 우리같은 범인(凡人)은 분음(分陰)도 아껴야 할 것이다.'
한 번은 모든 관리들이 가지고 있던 술잔과 저포(樗蒲)라 불리는 도박기구를 거두어 강물 속에 던지고는 '저포는 돼지우리 치는 자들이 하는 짓이다. 사인(士人)이 할 짓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그의 어머니의 정성이 기반이었을 것이다.
절발역주(截髮易酒)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고 비싼 술은 무엇일까? 어떤 이는 발렌타인 30년산을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중국 술인 수정방이나 오량액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아마추어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전 세계에 50병 밖에 없는 '글렌피딕 50년산',
프랑스 작가 프랑소와 라벨레의 탄생 5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코냐크 지방 후라팡 가문이 600병 한정 생산한 명품으로 병 전체가 24K순금 도금되어 병값만 100만원이 넘는 '프랑소와 라벨레 후라팡', 제퍼슨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 있는 와인인 1787년 '사또 라피트에서 만든 클라레래',
첫 잔에서 짠맛이 나는 독특한 맛을 지녀 컬렉터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스프링뱅크 1919맬트 위스키', 엄선된 포도를 원료로 백년 동안 숙성과정을 거친다는 코냑 '루이13세',
헤네시 가문의 6대손인 킬리언 헤네시의 100회 생일을 맞아 100병 한정으로 생산한 제품인 헤네시의 '보떼 뒤 시에클 (Beaute du Siecle)' 등이 모두 세계 최고급 명품 술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가장 비싼 술은 '헨리 4세 두도뇽 헤리티지 디엔에이 코냑’이라고 한다.
이 술은 멕시코의 데낄라를 주로 생산했던 'LEY.925Co' 그룹이 자회사격인 프랑스의 '메종 두도뇽'이라는 코냑회사를 통해 출시한 것이다. 딱 한 병만 생산된 이 제품의 술병은 4㎏의 백금과 황금, 6천500개의 크고 작은 다이아몬드로 장식돼 있고 2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술병속에는 코냑의 중심지인 프랑스 그랑 상파뉴에서 생산돼 100년 넘게 숙성된 원액이 1ℓ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한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귀중한 술은 단연 '절발역주(截髮易酒)'다.
동진 때 도간(陶侃)이라는 찢어지게 가난한 선비집에 규(逵)라는 친구가 찾아 왔다. 그러나 차려낼 음식도 술도 아무 것도 없었다. 반가운 친구를 차마 그냥 돌려 보낼 수 없었던 도간의 어머니는 자신의 머리카락 잘라서 팔아 그 돈으로 술과 고기를 사서 아들 친구를 대접했다.
머리를 잘라서 술을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지극한 모정을 뜻하는 절발역주(截髮易酒)는 이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아무리 좋은 원액을 숙성 시켰어도 어머님의 마음을 숙성시킨 술보다는 값지지 못하다. 아침이슬도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듯 매우 좋은 술일지라도 불편한 사람들과 마시면 몸을 망치게 된다. 무슨 술이냐 보다는 누구와 마시느냐가 더 중요한 법인 것이다.
술 한잔에 평생을 함께 할 우정이 담겨있고 어머님의 지극한 정성이 담겨 있다면 이 보다 더 비싸고 이 보다 더 귀중한 술이 어디 있겠는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 '그때 무슨 짓을 하더라도 돈을 좀 더 벌었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시골길에서 자전거를 타던 거 기억하니?', '바닷가에 간 일 기억나?', '맨발로 풀밭을 걸어 보고 싶었는데...' 등등 좀 더 따뜻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살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 한다고 한다.
죽음 직전의 사람들을 가장 많이 인터뷰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비극은 인생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너무 늦게 깨닫는다는 것이다' 라고 설파했다.
지금 우리는 과거 왕조시대 누구보다도 물질적으로는 풍족하게 살지만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싼 술에서 행복을 찾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머님의 속깊은 정에서 행복을 찾는 습성을 길러 갔으면 한다. 돈보다 귀하고 값진 것이 서로를 위해주는 고마운 마음이다. 콩 한쪽도 나눠먹던 예전 그 마음만 되가질 수 있다면 현재의 물력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가 있을 것이다.
▶️ 截(자를 절)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雀(작, 절)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截(절)은 ①끊다 ②말을 잘하다 ③다스리다 ④정제(整齊)하다(정돈하여 가지런히 하다) ⑤말을 잘하는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끊을 초(剿), 끊을 단(斷), 끊을 절(絶)이다. 용례로는 훔쳐서 제 것으로 함을 절취(截取), 아이를 낳은 뒤에 탯줄을 끊음을 절제(截臍), 적의 군진을 가로질러 끊음을 절진(截陣), 다리를 자름을 절각(截脚), 머리 부분을 자름을 절두(截頭), 맺고 끊음이 칼로 끊은 듯 확실함을 절연(截然), 온 장의 종이를 여러 조각으로 접은 그 조각을 절지(截紙), 매우 위엄이 있고 정중함을 준절(峻截), 두 도형이나 물체가 서로 만나 공통된 부분 또는 교차되는 일을 교절(交截), 강직하고 과단함을 항절(亢截), 산이 매우 높고 험함을 참절(巉截), 가로 막음을 경절(經截), 비스듬히 자른 면을 사절(斜截), 가로 자름을 횡절(橫截), 가위로 베어 버림을 전절(剪截), 목을 베고 손발을 끊음을 참절(斬截),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간단명료하고 직선적이어서 에두르거나 모호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간명직절(簡明直截), 머리와 꼬리를 잘라버린다는 뜻으로 앞뒤의 잔사설을 빼놓고 요점만을 말함을 일컫는 말을 거두절미(去頭截尾) 등에 쓰인다.
▶️ 髮(터럭 발)은 ❶형성문자로 髪(발)은 통자(通字)이고, 发(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터럭 발(髟; 머리털, 수염, 늘어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좌우로 나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犮(발)로 이루어졌다. 빗으로 깨끗이 빗은 머리라는 뜻이 전(轉)하여 널리 머리털의 뜻으로 되었다. ❷형성문자로 髮자는 '터럭'이나 '머리털', '기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髮자는 髟(늘어질 표)자와 犮(달릴 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犮자는 개가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만을 하고 있다. 髮자는 길게 드리워진 머리털을 뜻하기 위해 머리털이 드리워진 모습의 髟자를 응용한 글자이다. 그래서 '머리털'이나 사람이나 짐승의 몸에 난 긴 털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髮(발)은 ①터럭(몸에 난 길고 굵은 털) ②머리털 ③초목(草木) ④메마른 밭 ⑤모래땅 ⑥줄기 ⑦머리털을 기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호(毫)이다. 용례로는 맨 처음에 베필이 된 아내를 발처(髮妻), 목뒤 머리털이 난 가장자리에 생기는 부스럼을 발제(髮際), 몹시 성낸 모양을 발지(髮指), 털끝 만큼 하찮은 원망이나 원한을 발원(髮怨), 머리 기름을 발유(髮油), 하얗게 센 머리털을 백발(白髮), 머리털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어 치레로 머리에 쓰는 물건을 가발(假髮), 머리털을 다듬어 깎음이나 머리를 빗음을 이발(理髮), 머리털이나 머리에 난 털을 두발(頭髮), 사람의 몸에 난 온갖 털이나 머리카락을 모발(毛髮), 차이 따위와 함께 쓰이어 순간적이거나 아주 적음을 나타내는 말을 간발(間髮), 북극 지방의 초목이 없는 땅을 궁발(窮髮), 길렀던 머리를 빡빡 깎음 또는 그러한 머리를 삭발(削髮), 짧은 머리털을 단발(短髮), 길게 기른 머리털 또는 그 사람을 장발(長髮), 가느다란 털이나 아주 작은 물건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을 호발(毫髮), 머리카락이 치솟아 관을 밀어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났음을 일컫는 말을 발충관(髮衝冠), 머리털은 빠져서 짧으나 마음은 길다는 뜻으로 몸은 늙었으나 일 처리는 잘한다는 말을 발단심장(髮短心長), 머리털 하나로 천균이나 되는 물건을 끌어 당긴다는 뜻으로 당장에라도 끊어질 듯한 위험한 순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위기일발(危機一髮), 귀밑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상투를 튼 부부라는 뜻으로 정식으로 결혼한 부부를 이르는 말을 결발부처(結髮夫妻), 머리털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해 낸다는 뜻으로 인재를 구하려고 애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악발토포(握髮吐哺),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살갗은 닭의 가죽처럼 야위고 머리칼은 학의 털처럼 희다는 뜻으로 늙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계피학발(鷄皮鶴髮),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등에 쓰인다.
▶️ 易(바꿀 역, 쉬울 이)는 ❶상형문자로 반짝반짝 껍질이 빛나는 도마뱀의 모양이란 설과 햇볕이 구름사이로 비치는 모양이란 설 따위가 있다. 도마뱀은 아주 쉽게 옮겨 다니므로 '바뀌다', '쉽다'는 뜻으로 되고 햇볕도 흐렸다 개였다 바뀌며 햇살은 어디나 비치므로 '쉽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易자는 '바꾸다'나 '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易자는 日(해 일)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易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릇이나 접시를 기울여 무언가를 쏟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그릇에 담겨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뜻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내다 버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易자에는 '쉽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때는 '이'로 발음을 한다. 그래서 易(역, 이)는 ①바꾸다, 고치다 ②교환하다(交換--), 무역하다(貿易--) ③전파하다(傳播--), 번지어 퍼지다 ④바뀌다, 새로워지다 ⑤다르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배반하다(背叛--) ⑦주역(周易), 역학(易學) ⑧점(占) ⑨점쟁이 ⑩바꿈 ⑪만상(萬象)의 변화(變化) ⑫국경(國境) ⑬겨드랑이 ⑭도마뱀(도마뱀과의 파충류) 그리고 ⓐ쉽다(이) ⓑ편안하다(便安--), 평온하다(平穩--)(이) ⓒ경시하다(輕視--), 가벼이 보다(이) ⓓ다스리다(이) ⓔ생략하다(省略--), 간략(簡略)하게 하다(이) ⓕ기쁘다, 기뻐하다(이) ⓖ평평하다(平平--), 평탄하다(平坦--)(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얼굴빛을 바꾸어 어진 이를 공손히 맞이함을 역색(易色),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음양으로 길흉 화복을 미리 아는 술법을 역수(易數), 점치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역자(易者), 점에 관한 책을 역서(易書), 역의 괘에 나타난 형상을 역상(易象), 바꾸어 놓음을 역치(易置), 초벌로 쓴 원고를 고침을 역고(易藳), 사태의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局), 나라의 정치적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國), 격한 마음을 누그려뜨려 기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함을 이기(易氣),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종전의 규정이나 법규를 고치어 바꿈을 이르는 말을 역현(易絃), 솜씨를 바꾼다는 뜻으로 여러가지 방법이나 수단을 써서 탐욕스럽게 남에게서 재물을 뜯어냄을 이르는 말을 역수(易手), 이름을 바꾼다는 뜻으로 시호를 내림을 이르는 말을 역명(易名), 행하여 나가기 쉬움을 이행(易行), 이곳 물건과 저곳 물건을 팔고 삼을 무역(貿易), 근심이 없고 편안함을 안이(安易),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바꾸어 고칠 수 없음 또는 그리하지 아니함을 불역(不易), 변하여 바뀜을 변역(變易), 고치어 바꿈을 개역(改易), 해가 바뀜을 삭역(朔易),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글에 담긴 뜻이 얕고 쉬움을 천이(淺易), 제도나 규범이 바뀜을 철역(轍易), 힘들지 않으며 가볍고 쉬움을 경이(輕易),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움을 낙이(樂易), 옮겨 바꿈 또는 옮겨 바뀜을 이역(移易), 더없이 쉬움 아주 쉬움을 지이(至易), 편리하고 쉬움을 편이(便易), 미쳐서 제 정신을 잃음을 광역(狂易), 고양이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하여도 별다른 성과가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묘역묘(以猫易猫), 쥐로 고양이를 바꾼다는 뜻으로 사람을 교체한 것이 도리어 이전 사람만 못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서역묘(以鼠易猫), 동이를 중화로 바꾼다는 뜻으로 동방의 풍속을 중화의 풍속으로 변화시킨다는 말을 이이역화(以夷易華), 횡포한 사람으로 횡포한 사람을 바꾼다는 뜻으로 바꾸기 전의 사람과 바꾼 뒤의 사람이 꼭 같이 횡포함을 이르는 말을 이포역포(以暴易暴),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오랜 세월을 두고 바뀌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만고불역(萬古不易), 깨끗하며 욕심이 없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평이담백(平易淡白),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음 또는 영구히 변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영원히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만대불역(萬代不易),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도역(冠履倒易),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은 은혜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갈자이음(渴者易飮),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 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매사를 소홀히 하고 경솔함은 군자가 진실로 두려워하는 바임을 일컫는 말을 이유유외(易輶攸畏),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모정의 지극함을 이르는 말을 절발역주(截髮易酒), 나의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 교육한다는 뜻으로 부자 사이엔 잘못을 꾸짖기 어렵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을 역자교지(易子敎之), 아비와 할아비를 바꾼다는 말로 지체가 좋지 못한 사람이 지체를 높이기 위하여 옳지 못한 수단으로 자손이 없는 양반 집의 뒤를 잇는 일을 일컫는 말을 환부역조(換父易祖),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한 번 정하여져 바뀌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정불역(一定不易), 쉽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이여반장(易如反掌), 달리 고칠 수 없는 근본이 되는 법을 일컫는 말을 불역지법(不易之法),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 또는 세상이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덕이 있으면 천명을 받아 나라를 다스리게 되지만 덕을 잃으면 다른 덕이 있는 이에게 천명이 옮으므로 혁명이 일어난다는 뜻으로 왕조가 바뀜을 이르는 말을 역세혁명(易世革命),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서 가르친다는 뜻으로 자기 자식의 잘못을 꾸짖기는 어렵다는 말을 역자이교지(易子而敎之),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것 대신으로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이양역우(以羊易牛), 변통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이역부득(移易不得),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뜻으로 간신이 정권을 농락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이천역일(移天易日), 횡포로써 횡포함을 바꾼다는 뜻으로 악한 것을 또 다른 악한 것으로 갈아 바꿈 또는 폭군을 내몰았으나 다시 폭군을 맞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이포역포(以暴易暴), 나쁜 풍속이 좋은 쪽으로 바뀜을 이르는 말을 이풍역속(移風易俗),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천불역(不遷不易),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다는 뜻으로 대단히 용이한 일을 이르는 말을 절지지이(折枝之易),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일컫는 말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꿈을 일컫는 말을 이소역대(以小易大),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전이수난(戰易守難), 식량이 없어 자식을 바꾸어 먹다는 뜻으로 극심한 기근을 일컫는 말을 역자이식(易子而食), 진을 치면서 장수를 바꾼다는 뜻으로 요긴한 시기에 이르러 숙달된 사람을 버리고 서툰 사람으로 바꿈을 이르는 말을 임진역장(臨陣易將) 등에 쓰인다.
▶️ 酒(술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닭 유(酉; 술, 닭)部와 水(수; 액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酒자는 '술'이나 '술자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酒자는 水(물 수)자와 酉(닭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酉자는 술을 담는 술병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술병을 그린 酉자에 水자가 더해져 있으니 酒자는 '술'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고대에는 酒자와 酉자의 구별이 없었다. 酉자도 '술'이라는 뜻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酉자가 십이지(十二支)의 열째 글자인 '닭'을 뜻하게 되면서 지금은 酒자가 '술'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酒(주)는 어떤 명 아래에 쓰이어 술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술(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어 마시면 취하는 음료) ②잔치, 주연(酒宴) ③술자리, 주연(酒筵) ④무술(제사 때 술 대신에 쓰는 맑은 찬물) ⑤술을 마시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간단한 잔치를 주연(酒宴), 시골의 길거리에서 술이나 밥 따위를 팔고 또 나그네도 치는 집을 주막(酒幕), 술을 따라 마시는 그릇을 주배(酒杯), 술 친구를 주붕(酒朋), 술을 마시며 노는 자리를 주석(酒席), 술을 파는 집을 주가(酒家), 술집을 주점(酒店), 주포(酒舖), 주옥(酒屋), 주청(酒廳), 술의 종류를 주류(酒類), 술에 취하여 말이나 행동을 함부로 하거나 막되게 하는 것 또는 그런 말이나 행동을 주정(酒酊), 술을 마시는 분량을 주량(酒量), 술을 잘 마시는 사람으로 주량이 아주 큰 사람을 주호(酒豪), 술을 마심을 음주(飮酒), 아침에 마시는 술을 묘주(卯酒), 약주를 뜨고 남은 찌꺼기를 모주(母酒), 끼니 때 밥에 곁들여서 한두 잔 마시는 술을 반주(飯酒), 술을 먹던 사람이 술을 끊음을 단주(斷酒), 술을 못 먹게 금함 또는 먹던 술을 끊고 먹지 않음을 금주(禁酒), 빛과 맛이 좋은 술을 미주(美酒), 별다른 방법으로 빚은 술 또는 이별할 때 마시는 술을 별주(別酒),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을 약주(藥酒), 아무렇게나 빚어서 맛이 좋지 않은 술을 박주(薄酒), 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술을 우려 마심 또는 그 술을 엽주(獵酒),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술을 마실 때 곁들여 먹는 고기나 나물 따위를 안주(按酒), 술을 썩 좋아함을 애주(愛酒), 술이 못을 이루고 고기가 수풀을 이룬다는 뜻으로 매우 호화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주지육림(酒池肉林), 술을 마시는 사람은 장이 따로 있다는 뜻으로 주량은 체구의 대소에 관계 없음을 이르는 말을 주유별장(酒有別腸), 술과 밥주머니라는 뜻으로 술과 음식을 축내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대반낭(酒袋飯囊), 술 마시는 용과 시 짓는 범이라는 뜻으로 시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주룡시호(酒龍詩虎), 술이 들어가면 혀가 나온다는 뜻으로 술을 마시면 수다스러워진다는 말을 주입설출(酒入舌出), 돼지 발굽과 술 한 잔이라는 뜻으로 작은 물건으로 많은 물건을 구하려 한다는 말을 돈제일주(豚蹄一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