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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y Vice ◆
11. 두개의 비명Ⅱ.
콜록-
"유리야!!유리야!!어디있어!!대답좀 해!!!"
사방이 먼지로 뒤덮혀 창밖으로 들어오는 빛조차 회색빛으로 보인다.왼손으로 벽면을 짚으며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이라,자신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듯,잿더미를 가득 들이 마시며
꽉 막혀오는 가슴을 쥐고,계속 앞으로 나아간다.이상하다,이 느낌,언젠가 느껴본적 있는 느낌.
가슴이 답답하다.어찌할줄을 모르겠다.방법은 생각나지 않지만,하고싶은 일은 뭔지 알것 같다.
여기서 다신 누군가를 잃게 두진 않을꺼다.그렌데,생각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사방이 불길.
우왁스러운 불꽃이 복도로 번져나와 이라를 위협했지만,이라는 신경쓰지않고,작은신음소리 비슷
한 것만 들려와도 귀를 기울였다.좀더 귀를 기울이니,뒤에서 다가오는 묵직한 발소리가 들린다.
유리?아니다.무겁다.남성용 구두굽만이 낼수있는 특징적인 소리였다.반사적으로 이라는 뒤를
돌아봤다.그러자,이라의 얼굴에 축축히 젖은 거대한 담요가 던져졌다.그리고선, 불길이 그녀를
삼키지 못하도록 누군가 그녀의 어깨와 허리를 젖은 수건으로 감싸듯이 덮어주고,자신의 든든한
팔을 밧줄대신 등에 휘감으며 그녀를 끌어안아 밖으로 데려가려했다.
"당신 누군데…놔!!안에 유리가있다고!안에 사람이 있어!!"
머리위로 덮힌 담요를 겉어내려 이라가 몸부림치자,더욱 큰 힘으로 이라의 어깨를 안던 손,그 주인이
이라의 외침에 잠시 힘을풀자,이라는 이때다싶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보고,울컥 화가 치밀어 올라
저도 모르게,심각한 표정으로 빽하니 소리쳤다.
"당신 형사잖아!!나보다 무고한사람을 먼저 챙겨야 되는거 아냐?!"
흠칫-
이라의 외침에 그가 흠칫거렸다.무언가 어긋난 사실을 전해 들은듯,그가 흠칫거리다가 다시 이라에게
담요를 둘러 싸주고 복도밖으로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네 친구는 밖에있어!!아직도 몰라?!그들이 없애려는건 네 친구가 아니라 너야!!"
이라는 한형사의말에 놀란눈을 들어 그를 응시했다.그들이 없애려하는게 나라고 당신이 어떻게 알까?
그들이 누군지 당신이 어떻게 아냐고 물어볼까?우선,나에대해 뭘 아냐고 묻는게 나을까?하지만 정작
이라의 입에서 나온 단 한마디는,대답을 해주기도 애매할정도로 간단한 물음이었다.
"그들…?"
그랬구나,이라는 없애려든다는 소리에서 무서움을 느끼기보다.노리는게 유리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데서
안도를 느꼈다.긴장이 풀어지고 까딱하면 눈꺼풀마저 닫아버릴지도 모를 지경,그러자 이라의 볼위로
뜨겁게 달아오른 손이 양쪽에서 포개어져왔다.
"나가자.정신차려."
절박한 말소리에 이라는 눈꺼풀을 들어올렸다.다시 다리에 힘을주고 자신의 볼을 감싼 손의 주인을 곧바로
바라보며,마침내 순순히 말을 듣기로 하였는지,조금이나마,이 불길 속이라면 의지해도 될것같은,한형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5시간 전前]
병원내의 움직임은 실로 바빴다.형사들이 4층과 원장실에서 지하까지 수없이 들락거렸다.
한형사와 오신비는 유리의 병실을 찾아갔지만 이미 그 층의 모든 인원을 점검해도,유리의
행방은 알수없었다.그시간 유리와 이라는 닐로와 라파엘이 다녀간 곳,지하에마련된 4개의
세탁실중 난데없는 시체의 출현에,제법 경비가 삼엄한 제2구역으로 몰래 향하는 중이었고.
닐로와 라파엘은 막무가내로 원장실에 쳐들어갔으나.원장실에도 사람은 없고,모두 그렇게
엇갈리기만 하는 시점에서,원장과 의사진들은 외부 경찰들을 데리고 C병동,즉 정신병동에
들렀다가,의사들은 거기남고 경찰들은 마당에 소란을 정리하러 가는 중이었다.정리를 해보
자면,하루새에,그것도 고작 몇분내에 병원에선 의외의 죽음,결코 병원측의 실수아닌 '사고'
로 죽은 사람이 3명이었고.원장실에있던 병원측의 원장은 모든 사건을 제때에 보고받은 덕
분에 3개의 시체가한곳에 안치되도록 사람들을 움직였지만.형사들은 각각 하나의 사건만을
본것이었다.닐로와 라파엘은 세탁실에서 목이졸려죽은 젊은 남성의 시신을,한형사와 신비
쪽은 우연히도 유리네 병실과 같은층에서 일어난 환자의 죽음을 발견한 것이다.그리고 가장
상황을 빠르게 읽어낸 이라는 지하실로 내려가자마자,들것에 실려나오는 한구의 시체를 보고
있는 중이었다.비록 경찰들이 말려대는 바람에,먼 발치에서 본것 뿐이였지만.
"이라야,가자.나 무서워.여긴 어둡고 칙칙해…"
"그래,아가씨들은 어서 올라가는게 좋을꺼야."
유리의 말에 옆에선 경찰이 달래듯 호기심 왕성한 십대들을 바라봤다.하지만 이라는 생각에
잠겨있느라,그들의 말이 안들리는 듯했고,억지로 무리해서 따라온 유리는 그 뒤로,이라의
표정만을 초조하게 바라본채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젠장,이라가 대답이없자 경찰은 안달이
났는지 손으로 이라와 유리를 몰아가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곧있으면 시체를 옮기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전용기로 바꾸고 올라가야 할텐데,여기에 이둘만 남기고 갈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체랑 한 엘리베이터를 타게 둘수도 없었기 때문이다.드디어,엘리베이터가 도착.
경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아가씨를 엘리베이터로 몰아 넣고 병실에서 얌전하게 있으
라는 말만을 남긴채 재빨리 1층을 눌러준뒤 자신은 도로 내렸다.
[문이 닫힙니다]
엘리베이터문이 닫히자,유리도 싸늘한 엘리베이터 안 공기에 몸을 한번 떨고는 적잖이 안도했다.
이라가 계속 거기에 있겠다고 버티면 어쩌나했는데.그러나,유리의 생각대로 무작정 밀고나가려는
성격보단,이라처럼 때를 기다렸다가 침착히 움직이는 유형이 무서운 것이다.이라는 계속 멍하니
생각에 잠긴 사람처럼 가만히 있다가,유리가 1층이 아니라 4층이지-라며 버튼을 누르고,곧있어
미리 눌러진 1층에서 문이 열리자,문이 반쯤 닫힐때를 기다렸다가.
[문이 닫힙니다]
"여기 병실이 어딨다고 그 경찰아저씨는…어?!이라!!"
"먼저 가있어."
아뿔싸,뒤늦게 손을 뻗었지만 이라는 뒷모습만 보여준채 이미 내려버렸고,야속한 엘리베이터는
유리를 태우고 4층에 향하기 시작했다.중간에 내려 보려고 2층을 눌렀지만,너무 늦었는지 2층을
그냥 지나치는 엘리베이터,3층에 가서야 엘리베이터가 멈추는걸 보고 이라는 발걸음을 돌려서
지하로 가는 비상구를 밟아 내려갔다.경찰들이 모두 전용기를 이용해서 시체를 옮기는 것인지,
비상구에는 사람그림자 하나 없었고,이라는 행여 유리가 달려올까봐 비상구를 안에서 잠궜다.
시체안치소는 본관을 벗어나야 있으니 경찰들이 엘리베이터 전용기를 모두 사용하고 일반전용
으로 다시 바꿀때까지 시간은 꽤나 걸릴 것이다.그동안에는 이라혼자 지하실을 살펴볼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다.
저벅-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뛰어들듯 내려와 복도에 발걸음을 들이자,아무도 없는 복도에 커다란
이라의 발자국소리만이 울린다.어둡고 음침한게 여기가 시체안치소랑 뭐 다를것이 있나 싶을
정도였지만.안에서는 제법 향긋한 옷가지의 냄새가났다.병원복?아닐꺼다 뭔가 사적인 옷가지
들도 이곳에 있다.하나의 커다란 증거물 창고같은 곳,그중 2개의 방을 지나쳐,이라는 불이켜진
세번째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들어가서 이것저것,환풍구며 세탁물 운반통로까지 둘러본지
한참만에,구석구석 살펴본 이내 발견한것이라곤 구석에서 발견한 '낚시용 릴'과 사람을 묶기엔
턱없이 가느다란 밧줄 뿐.
"아주 깨끗해."
아무것도 없다.사람이 여기서 죽은채로 발견되었는데,아무도 치운 흔적이 없는데,아주 깨끗하다.
그래서 더욱 이상한 것이었다.사망원인이 출혈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다.그래봤자 지금에와
사망원인이 밝혀지는건 아니었지만,적어도 그 간호사,너스 스테이션에 달려와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던 그 간호사는 방금 실려나간 시체의 죽음과는 상관 없을지도 모른단게 사실이다.
"어?"
이제야 뭔가 세부적인걸 발견할가싶어,새하얀 옷가지사이를 들추던 때.검은 가루가 아주 적은양
묻어있는걸 발견했다.화약일까?근처에있던 장농을 열어 이것저것 뒤져내,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더니,병원측 경비는 버젓이 피는 모양이었다.가루의 절반을 검지와 엄지에
뭍히고 라이터를 켠뒤 위에 가루를 뿌려보았다.무반응.화약,탄소 발화성 물질은 아니다.이건뭐지?
적은양이라 냄새를 맡아볼수도 없고 뭔가를 해볼수도 없었다.그럼,그냥 생각하는게 상책일것 같아
손가락에 뭍힌채 비벼도보고 생각해봤다.아주 잘 부숴진다.퍼뜩-무언가 생각났다.살인하면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액체,혈흔,그게 굳어있는 걸까?근처에 놓인게 물천지,지금 여기서 수사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산성도 측정을 해보기엔 무리였으므로 아쉬운대로 물에 녹길 바라며 잘게부순 가루를
물방울에 적셔 열씸히 문지르기 시작했다.뜨거운물에 조금번지는 붉은색,이토록 녹이기로 힘든데.
얼마나 오래된 혈흔일까?적어도 아까전 간호사가 손가락에 뭍혔던 피와는 다른것이라 여겨진다.
"그저…우연?"
4층에서 환자가 피를 쏟은채 죽었다.직접 보진 못했지만 달려온 간호사의 옷으로튄 피와 그녀의
검지와 중지에뭍은 혈흔을보자면 그 환자는 즉사다.간호사는 맥을짚어보느라 손가락에 피가 뭍은
것이며,죽었다는 확신에,패닉상태가되어 의사호출이 아닌 너스스테이션에 바로 달려와,그 환자가
죽었다고 알린것이다.그리고 지하.지하에는 의문의 시체가 있었단다.그시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연령대와 신장,등등 시체의 신상에관한 전부는 굳이 시체를 보지 않아도,그 피해자가 제발로들어간
통로의 밖에서 신발사이즈를 본다면 알수 있을것이다.그는 제발로 세탁물용 좁은 통로를 들어가다,
저기 구석에 놓여있는 낚시용 릴에 줄을 연결하여 탈출하려했지만 트러블로인해 그지경이 됐으리라.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라는 이마를 짚었다.너무도 부족했다.이곳이 이렇게 재빠르게 치워질정도면,
4층도 이미 깨끗하게 치워놨을 것이다.턱없이 모자란 증거들 속에서,자신의 예상이 맞는지 아닌지를
가려보려면 증인들이나 캐고다니는 수밖엔 없다.아주 귀찮은 일이다.이라는 이마를 문지르며 문가에
다가갔다.나가려는 것이다.그러다가 그녀는 무심코 엘리베이터 쪽을봤고,곧 열릴지경인 엘리베이터의
문가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봤으며,복도를 꽉메울 빛무리가,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가득 쏟아지자.
재빨리 몸을 뒤로 물려,다시 현장으로 들어와 버렸다.기척도없이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저 독특한 묵음
은 전용기만의 특징이다.경찰 인가?묵직한 서너개의 발소리에 이어,대화내용이 복도를 울린다.
"데이터 재작성해,백업할 필요없어 남기지말고 전부 지워."
"재작성에는 시간이 모자랍니다."
남자의 목소리,하나는 침묵을 유지한채 걷고있었고,두사람은 나이차가 많이 나는듯 대화를 주고받는다.
전형적인 고용인과 고용주의 대화를 듣는듯한 목소리,젊은 남자가 무리라며 고개를 거절하듯 대꾸하자.
발소리가 멈췄다.그리고 다시,나이든 남자의 목소리가 젊은 남자에게 경고하듯,엄하게 꾸짖는다.
"내가 지금 자네에게 부탁을 하는걸로 보이나?"
"아뇨…."
"착각하지말게,자넬 의사회에 추천한건 나지만,어딜봐서나 자네보단 강의사가 나아!내가 조금만 손을떼도
자네 발밑은 보장못해!이 일에관해선 시키는 대로나 하고 자넨 메스다루는 연습이나 하지그러나?"
"죄송합니다."
젊은 의사는 입을 꾹 다물며 붉게 분노로 충혈된 눈가를 바닥에 떨구었다.의사인 그에게 병원돌아가는 일에는
관심끄고 메스다루는 연습이나 하라는 말은 굉장히 치욕적이었다.그것도 후배가 보는 앞에서….젊은의사가
수긍한듯 고개를 조아리자,원장은 경계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한번 봐주곤,자신의 심장부를 겨냥한 사건의
실체를 지켜냈다는데에 안도했다.이 녀석은 조금만 놔줘도 저혼자 날아보려고 안달이다.그의 실력이 훌륭한
것을 원장도 알고있었다.아무리 원장의 입김이래도 실력이 받쳐줘야 불어나가기 마련이다.그러나 지금 원장
의 눈가에 비치는건 오로지,경계심,자신의 손아귀를 떠나간 구관조가,혹시나 다른 곳에서 진상을 노래하진
않을까,적잖이 불안한 것이다.의사들임이 확실한 그들,그런데,의사들이 다 치워진 빨래터엔 무슨 볼일일까?
그것도 이렇게 경찰들을 다 치워놓길,기다렸다는 듯.
저벅-
다시 그들이 복도를 밟아나가기 시작하자,그들의 대화에 빠져있던 이라는 가슴이 방망이질 하는것을 느꼈다.
대화를들어 그들은 반드시 이 사건에 중요한사실을 알고있고,그게 절대로 깨끗하지만은 않으니,증거를 없애려
오는 것이거나.아니면,증거가 다행스럽게도 없다면.'증인'을 없애러 오는 것일지도 몰랐다.
저벅-
전보다 더욱 가까워진 발소리,이라는 주위를 둘어보았다.숨을데라곤 없었다.의사들은 다행히 자신들의 대화에
열중하느라 누군가 자신들외에 야기있단걸 눈치채지 못하는듯 했으나,들키는건 시간문제.복도의 중간 비상구
표시를 지나쳐 그들이 3번째 방앞에 섰다.문이 닫혀있었나?원장은 양옆에있는 의사들에게 눈짓했다.먼저 열어
보라는 것이다.조심스럽게 옷깃을 이용해 문고릴 잡아여는 젊은인턴.
덜컥-
문이 스르르 안쪽으로 열리고,인턴은 안쪽을 휘 둘러보다가,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문의 안쪽을 의심스러운 눈빛
으로 바라봤다.그대로 문고릴 놓치 않은채,가만히 기다리는 인턴,문뒤에서 덜그럭-물체가 움직이는 소리가 나자
잡았던 문고릴 당겨,문뒤에 숨어있던 옷깃을 낚아챘다.
쿵-
"아!"
문뒤에 있었던 옷걸이가 인턴의 머리위를 치며 바닥에 쓰러졌다.인턴은 머릴싸매며 작은 비명을 질렀고,복도밖의
원장은 의아한 표정으로 안에 들어와,흰 가운을 손에쥔채 제 머리를 쓰다듬는 인턴을향해 눈썹을 치켜 올렸다.
"뭔가?"
"아,예…아무도 없습니다.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래…아무렴.그렇담 다행이지,아무도 없어야지…아무도."
원장과 인턴,그리고 젊은 의사가 방안으로 모두 들어오자 원장은 그렇게 중얼거렸다.그의 말에서,사냥감의
냄새로 추적이라도 해낼듯한 뉘앙스를 읽어낸 이라는,어둡고 컴컴한 세탁물 통로안에서 마른침을 삼켰다.
C병동의 특별한 병실문은 말만 특별이지 살벌한 창살을 덧대어 놨을 뿐이고,튼튼하게 만들어진 복도의
유일한 창문은 창틀의 앙상한 형태만을 남겨둔채 무참히 깨어져있었다.정신이상을 앓던 환자가 어째서
투신자살을 했는지,어째서,관리인은 보이지않고 병실문이 열려있는진 의사들의 관심 밖이었다.적어도
지금은,그런걸 살필틈이 없었다.하얀 가운을걸친 3명의 의사들이 병동의 복도를 숨가쁘게 뛰어다니며
문을열어 확인 할때마다 절망적인 어조로 외쳤다.
쾅-
"여기도 있습니다!"
쾅-
"1,2,3호실 전부 있습니다!"
쾅-
"왼쪽복도,전부 있습니다!"
중앙복도에 서서 보고를 받은 강성진의사는 얼굴을 두손으로 감쌌다.하느님 제발,보고를 마치고 다가오는
의사들을 바라보며 그는 하느님밖에 이 상황을 타개해주실 분은 없는듯 중얼거렸다.후배들도 마찬가지로
피가 마르는 것을 느끼며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어 보였다.
"환자들이 우선이야,다 대피시켜 최대한 병원에서 멀리."
강성진의사의 말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그의 측근이라고도 할수있는 의사들이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시야에서 사라졌다.다닥다닥-복도를 시원하게 달려나가는 소리에,뜨끈해진 이마를 손바닥으로 한번
내리치던 강성진,아무리 크게 숨을쉬어도 답답함이 밀려오는지 손에 고이 들고있던 캔커피를 바닥에
신경질적으로 던져버렸다.내가 이걸 무슨 정신으로 들고왔담….
삑-
그가 하얀 병원복도에 검은 커피를 튀어내며 이젠 상관없다는듯,무참히 발걸음을 돌리자 작은기계의
동작소리가 들렸다.그가 사라진 복도,허망하게 열려진 병실문사이,그 안에 누워있어야 마땅할 환자는
간데없고,검은상자만이 침대위에서 바쁘게 초침을 흘려보내기 시작했다.그 의미불명의 초침에따르면
,이제 이 병원의 생존시간은 10분도 채 안남았다.
"삼촌!!이라가 없어졌어!!"
와아아앙-울며불며 가뜩이나 산만한 병원 복도에서 엄마잃은 미아마냥 울음떼를 쓰는 유리.
그 요란한 울음소리,존재를 알리는 소리에 유리의 삼촌인 오신비는 인상을 구기며 유리의
팔목을 잡아챘다.조금은 화가난듯 하다.
"삼촌!!이라가…!!"
"너나 잔말말고 따라와!!"
"이라는?!이라는 어쩔건데에!!"
"내 친구한테 전화로 찾으라 할테니깐 넌 밖에 카페 테라스에서 얌전히 기다려!!"
"왜?!"
"위험하니까 밖에서…아냐,따라와!"
유리스스로 밖에 순순히 나갈리가 없다싶어,삼촌은 병실에 놔두고온 짐따위에 미련을 버리고
,오신비는 유리의 팔목을 질질질 잡아끈채 밖으로 향했다.정면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분수대,
그런건 지금 어찌되도 좋고,오신비는 짙은 초록색의 저 멀리 마당끝에 위치한 카페로 향했다.
막무가내로 끌고가는 삼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유리,오신비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그런 유리를 향해 제발 말좀 들으라며 소리쳤다.놀란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무말도않는 유리.
딸꾹-유리가 충격받은채로 가만있자,다시 끌기 시작해 그들은 카페에 도착했다.
"삼촌!왜,왜그렇게 심각해?왜 밖으로 나오자고 한거야?어?"
"기다려,여기서 얌전히 안 기다리면 진짜 너 다신 안볼줄로 알아."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다시 병원으로 발걸음 하려는 오신비,유리는 그런 그의 표정에서 장난
으로는 지을수없는 심각함을 읽어 보곤.이건 뭔가 아니다싶어,그를 붙잡았다.어디 가는데?
라고 유리가 물으면 삼촌은 친구를 데리러 간다고한다.그럼 내 친구는 찾으러가면 왜 안돼냐
면서 유리가 물으니,삼촌은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어댈 뿐이었다.그의 주위로는 이제 밖으로
대피하기 시작한 사람들,환자복과 간호복의 어지러운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그들도 유리와
같이 무슨일인지 영문을 모르는듯 했다.
"잘들어 유리야…놀라거나 소리지르면 안돼."
끄덕-
유리의 순순한 끄덕임을 받아 내고도 영 마음에 안 내키는지,주위를 한번 더 둘러보고 유리의
어깨를 떠밀어 테라스의 안쪽으로 데려가고서야 입을 여는 오신비.마침내 그의 입에서 '폭탄'
이라는 단어가 나오자,유리는 비명을 지르진 않았지만,기가 막히다는 표정과 두려운 표정을
동시에 섞어 표현했다.
"시간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유리 넌 여기서 나오면 안돼."
"삼촌은?!"
"금방올께."
"아,안돼…안됀단 말이야,어떻게해 삼촌."
드디어 불안함에 안달이 났는지 삼촌을 잡고 발을 구르는 유리,안에서는 두가지의 생각이 교차하는
중이었다.삼촌한테 이라를 데려오라고 할까?아님,삼촌이 가면 직접갈까?그때,발만 동동구르던 유리
삼촌의 핸드폰이 울렸고.오신비는 유리에게 손바닥을 펼쳐보인뒤 전화를 받아 들었다.응-응응-그래.
자신의 삼촌이 핸드폰에대고 몇번 수긍하자,일이 잘 풀린건지 궁금해 미칠지경이던 유리.핸드폰의
플립을 닫고 삼촌이 다시 시선을두자 조르듯 질문을했다.
"뭐래?이라 찾았어?"
"아니,친구가 짐가지고 이리로 온데.네 친구는 병원에 1층부터 경찰들이 순찰중이니 데려올…"
"안돼!!"
"깜짝이야."
"안돼!!이라는…이라 거기없단 말이야!!"
"무슨 소리야,4층에 있겠…"
친구의 전화를받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신비와는달리,다시울기 시작한 유리,신비는 말을 멈추고
유리에게 주의를 기울였다.호기심이 왕성한 나이니,옥상에라도 올라간건가 싶어,그럼 네 친구가
어디있냐고 다시 물었다.유리는 목청까지 밀고올라오는 울음을 뻑뻑하게 삼켜가며 고개를 끄덕
거렸다가 다시 저었다.그리고는 삼촌에게 미안하다 사과하고는 입을 열었다.
"미안해 삼촌,사실은…사실…."
[검은 컷트머리에 교복을 입었어!그리고,뭐라고?아아,지하에서 세번째 방일꺼래,유리가 같이 갔었나봐!]
"알았어!"
아주 간결하게 대답하고 슬라이드를 닫아버리는 한형사.기세좋게 핸드폰을 끊어버린것 치곤
복도의 중앙에서 발걸음의 갈피를 못잡은채,잠시간 우왕좌왕 한다.그러다 원장실에서 나오는
닐로와 라파엘을 보고,한형사가 손짓하자 3명은 텅빈 복도에 모였다.
"여자애가 지하실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형사의 말에 닐로와 라파엘은 눈짓을 주고 받더니,라파엘이 고개로 닐로에게 한형사와 같이
움직이라고 하자.닐로는 재깍 알아듣고,3명은 모인지 수초만에 다시 두갈래로 나뉘었다.
"저기!"
4층에서 멈춰있는 엘리베이터,그러나,닐로와 한형사가 달려가자 보기좋게 전원이 꺼져버렸다.
엘리베이터의 철문을 주먹으로 내리 꽂으며 중얼거리는 닐로.
"엘리베이터는 못쓰게됐군."
"비상구로 가죠,지하실까지 이어질 껍니다."
한형사의 말에 닐로가 고개를 끄덕이자,그들은 7층이라고 씌여진 장난스러운 피켓을 지나쳐 회색
철문을 밀어연채,계단을 밟아 달리듯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잘못본게 아니야."
4층 너스 스테이션으로 돌아와,자신이 눈도장 찍어뒀던 진료표를 다시한번 훑어보는 이라.
사건을 제일 먼저 접했던 간호사의 오전진료 기록이 전혀없다.이름은 가물가물하지만 정애
였나?정아?어쨌거나 '정'자들어가는 간호사는 오늘 그 병실에 들어가지도 않았다.특이하게도
모든 진료기록을 실명으로 빼곡히,그것도 대문짝 만하게 기록한 덕분에,알아보기엔 쉬웠다.
이라의 등뒤로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었으나,이라는 지금 사건들로 머릿속이 가득 차있다.
아쉽게도 경찰들은 이미 사람들을 인솔해 모두 병원밖으로 나온지 오래라서,마지막 희망은
그녀 스스로가 병원이 폭발일보직전이란걸 알아차려 주는 것이었다만.
"멈췄…네?"
모든 일을 마치고 그제서야 정신이들어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어간 이라는 방금 전까지
4층에 멈춰있던 엘리베이터가 전원이 꺼진것을 보고.복도에 사람이 없단걸 알아차렸다.
두차례의 사건,위험한건 사실이었으나 사람들을 모두 밖에 대피시킬 정도까진 아닌데.
저벅-
그러나 이라는 이왕 비워진거 현장에나 가보자는 마음으로 피가 낭자한 병실,문제의
환자가 죽었다던 병실로 들어섰다만.또각-구두소리,흠칫 놀라며 걸음을 멈춘 이라는,
다시 복도로 나와 주위를 둘러봤지만.아무도 없었다.잘못들은걸로 치부하며 다시 사건
현장에 들어선 이라.바닥에 핏방울은 없었다.적어도,흰색인지 붉은색인지 구분않되는
그 커텐을 걷기까진 그랬다.
촤악-
"욱…!"
커텐이 경계로 방안을 나누어 긋는 그안의 살풍경.시체는 치워지고 없었지만,그 안에
다 헐어버린 벽이며,반쯤 찢긴 침대시트며,날카로운 맹수가 사람의 내장을 그리워한
나머지 이빨로 찢어낸듯한 환자복과 이불가지며,차마 맨정신의 사람은 볼수없을만큼
잔인했다.
"광기."
그 한마디가 이 상황을위해 만들어진거라 단언하리만치,끔찍했다.원한에의한 살인일지
찢어진 이불위로만,날카로운 칼날이 광적인 살인마에 의해 비집고 들어간 자리가 무려
12군데나 선명히 남아있다.이불을 걷어내어 사람의 형태만을 남기고 붉게물든 시트를
바라봤다.이불은 가슴께까지 덮혀있었으며,머리위로도 출혈이 있다.욱-다시 역겨움이
밀려온다.도대체 몇번을 찔렀단 말인가.몸체만 12번,살인마는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그외에도 침대를 살피자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난도질 한 흔적이 보였다.단도?
아무래도 맞는 듯했다.시체가 누워있던 자리에는 깨끗한 시트의 단면만이 있었으며,
바닥을 둘어보며 핏방울이 정 원을 그리는 곳을 찾아,혈흔의 지름을 둘러봐도 결코
긴물체에서 흘러내린 피의양이 아닌 작은 핏방울.즉,단도에서 떠나간 핏방울이 중력
에의해 무겁게 부딪힌 흔적만이 보인다.발걸음 또한 취한듯 이리저리 비틀 거리며,
천천히 문으로 간다.아니,다시보자,비틀거리는 걸음이 아니라,절뚝이는 걸음이다.
하마터면 비틀거린다로 표현할뻔 했지만.
"혈흔의 꼬리…."
왼쪽으로 한번 움찔,다시 오른쪽에 무게를 둬서 걷다가,다시 왼쪽으로 혈흔의 꼬리를
남기며 움찔.그러다가 아주 왼쪽으로 가버린 발걸음을 보고,주위를 둘러보니,흰 벽에
손바닥의 옆면으로 보이는 모양의 핏자국이 있었다.이라는 그 모양을 보다가 여기가
병원이라는 점에 착안하여,다리에 선천적인 장애가있는 사람이아닌 다리 골절환자를
떠올렸다.절뚝이는 법에 익숙하지않고,걸을때마다 고통을 느끼는 범인이라면?
"아냐,이건…."
발자취를 다라 옮겨가던 이라의 머릿속에 다시 무언가가 겹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다리를 다친걸까?아니다,이라는 다시 병실에 드리워진 커튼을 젖혀 핏자국
주위로 이리저리 찌르고 들어간 흉기의 흔적 사이,반달 모양의 핏자국을 발견했다.
환자의 저항,그리고,양손에 힘을실어 찌르려다 빗나가 손에뭍은 피가 뭍은 자국들.
탁-
이라는 즉시 병실을 나와 다리를다쳐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찾으려하다.복도에 울리는
기침소리를 듣고말았다.콜록-너스 스테이션에 손을짚고,뒤를 돌아 복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다.잘못 들었을까?하지만 다시 콜록이는 기침소리.
"유리?"
저벅-
앞으로 한걸음,두걸음 익숙한 기침소리를 따라가던 이라는 무심코 옆을보다가.병실의
열려진 문사이,사람의 다리가 침대위에 누워있는걸 발견했다.여긴 유리의 병실은 아니
었지만,병실로 들어서자,하나가 아닌 세명의 환자가 침대위에 눈을 감은채 누워있는 것
들이 보였다.설마.설마,이라는 너무나도 섬뜩한 사실이 받아들여지자,고개를 저엇다.
밖으로 나와 다른 병실에 들어서서 또 한명의 환자를 보았다.눈을 감은채로 누워있다.
"유리야!!"
이제는 너무 선명히 전해지는 진실에,이라는 당장이라도 유리를 이 병원에서 빼내어
내고 싶은 마음에,유리의 기침소리가 유인하는 곳으로 달려가려했다.하지만.
콰아앙-!!!
투둑-
"한형사!"
"알아요!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한형사와 닐로가 비상구를 통해,막 3개의 층을 통과하자 지반이 흔들리는 듯한 어마어마한
울림이 건물 전체를 훑고 지나갔다.첫번째 폭발,가장 먼곳에있는 폭발일뿐,아직 재앙은
끝을 드러내지 않았다.이건 시작일뿐이라며 앞서가는 닐로를 바라보던 한형사.그들이
4층에 도달했을때,유일하게 열려진 4층의 비상구를 보며,한형사가 닐로를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지하에 가주세요!"
"자네는?"
"전 4층을 둘러볼께요!"
닐로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본채만채 4층으로 뛰어가는 한형사,유리가 입원한 병실이
4층에 위치 할뿐더러,4층의 비상계단 문만이 열려있던 것,그리고 아까전 4층에 멈춰있던
엘리베이터,한형사는 뭔가 자신을 이끄는듯한 느낌에 직감적으로 4층을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콰아앙-!!
이걸로 두번째 폭발음이 들리더니,한형사가 넓직한 복도에 발을 들이자마자 세번째 폭발음이
가까운곳에서 들리고 바닥이 흔들리며 병원의 모든 전기가 나가버렸다.그리고,엎친데 덮친격
이라고 해야할까.
쾅-
"젠장!"
한형사의 옆으로 비상구문이 거칠게 충격을받아 벽에 부딪히더니,그 반동으로 완전히 잠겨버렸다.
자세히 말하자면 플라스틱으로 덧댄 천장이 비틀리며 내려앉자,비상문이 열리지 않게끔 된것이다.
비상구를 발로 차준뒤 복도를 향해 크게 발소리를 울리며 뛰어가던 한형사.누가 일부러 한 짓일까?
너스 스테이션에서 펑-하는 소리가 나더니,작은 불꽃이 튀자 종이들이 삽시간에 불타기 시작했다.
컴퓨터와 병원파일 가릴것없이 닥치는 대로 집어 삼키는 불꽃.종이가 불에 잘 타는 습성이라지만
너무 쉽게 불이 옮겨붙더니,길게 이어진 불기둥은 바닥을 기어 병실들로 뻗어져나간다.
쉬익-
"안에 누구있어요!!"
한형사는 복도에서 길을 만들며 뻗어나가는 계획적인 불길을 보고,눈살을 찌푸린채 앞으로 나아가며
혹시나도 안에있을 생존자를 향해 소리쳤다.종이가 빠르게 타며 연기를 뱉어냈고.유난히 산소호스가
많이 보급된 이 병실들에서 불길은 기세등등하게 퍼져나갔다.마치 제 세상인듯 길길이 날뛰는 불길
사이로,병실을 둘러보던 한형사.그때 멀리서 여자아이의 외침을 듣고 그곳에 눈길을 돌렸다.
"유리야!!유리야 어디있어!!대답좀해!!"
저기있다!검은 커트 머리의 교복차림,한형사는 마음이 놓이는듯,비록 이곳을 나가는게 저 여자애를
찾아내는 일보다 훨씬 힘들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마음이 놓여 그곳을 곧바로 향해 걸어가려했다.
그런데,점점 가까워 질수록 선명해지는 그녀의 이목구비.몸짓,목소리,모두다 익히 보고듣고 느껴도
봤던 것이다.
콜록-
한형사가 너무 놀란 나머지,그녀를향해 소리치기도 전,바로 그의 옆 병실에서 기침소리가 들렸다.
또 누군가 이곳에 있는 건가?한형사는 눈길을 이라의 등에 박아둔채,잠시 발걸음을 옆으로 옮겨
재빨리 병실안에 뛰어 들어갔다만.
[콜록!]
"거기 누구있…"
[콜록!네라야!]
병실의 가장자리,그곳에 녹음되어 흘러나오는 목소리,자그마한 악마의 기계는 여러개의 꼬리를달고
병원복도에 아득히 울려퍼지도록 유리의 목소리를 흉내내고 있었다.이라가 목소리를 듣고도 방향을
잡지 못하는게 당연했다.여긴 병실이 아니라 청소도구를 모아놓은 창고였으며,조잡한 기계 뒤로는
병원의 벽마다 붙어있는 스테레오를 조종하는 선이 놓여있었다.이러면 그녀가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지는 못한다.절대로.한가지 이상한 점이라면,이라의 옛 코드네임이었던 '네라'를 모르는 유리가
애타게,'이라'가아닌 '네라'를 부른다는 것.그 중요한 사실을 망각한채 이라는 아직도 녹음기에
장단에놀아나 정신없이 병원을 헤집고 다녔다.
[콜록!네라야!]
"네라…."
한형사는 그제서야,유람선에 올랐던 그녀와,지금 저 밖에서 헤메는 여학생,그것들이 전부 작은
녹음기안에 담겨있는 이름의 근원이란걸 알아 차렸다.이라와 네라.동일인물이며,이 녹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이름과 유리가 그녀를 부를때,아까전 친구와 통화하며 이라라는 이름을 애타게 부르
짖던 유리라는 여학생이 이라라고 부르는게.어째서 다른지,한형사는 놀라운속도로 스스로를 납득
시켰다.이 녹음기를 녹음한게 그녀를 끔찍히 아끼는 친구일리 없다.이건 '그들'의 수작일 뿐이다.
화악-
타앙-
커튼을 거칠게 듣어낸 한형사,입을 굳게 다문채 누군가에게 보내는 증오를 눈안에 담고서 천장위에
스프링 쿨러를 쏴 커튼을 적셨다.총알에 부서진 스프링쿨러는 얼마못가 물방울을 떨어뜨리며 다시
멈췄지만.한형사는 젖은 커튼을 들고 복도로 뛰어 나갔다.불길이 그녀를 삼키지 못하도록 다가가
그녀의 어깨와 허리를 젖은 수건으로 감싸듯이 덮어주고,자신의 든든한 팔을 밧줄대신 등에 휘감아
그녀를 당겨 밖으로 데려가려했다.
"당신 누군데…놔!!안에 유리가있다고!안에 사람이 있어!!"
머리위로 덮힌 담요를 겉어내려 이라가 몸부림치자,더욱 큰 힘으로 이라의 어깨를 안던 손,그 주인이
이라의 외침에 잠시 힘을풀자,이라는 이때다싶어 그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보고,울컥 화가 치밀어 올라
저도 모르게,심각한 표정으로 빽하니 소리쳤다.
"당신 형사잖아!!나보다 무고한사람을 먼저 챙겨야 되는거 아냐?!"
흠칫-
이라의 외침에 그가 흠칫거렸다.무언가 어긋난 사실을 전해 들은듯,그가 흠칫거리다가 다시 이라에게
담요를 둘러 싸주고 복도밖으로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네 친구는 밖에있어!!아직도 몰라?!그들이 없애려는건 네 친구가 아니라 너야!!"
이라는 한형사의말에 놀란눈을 들어 그를 응시했다.그들이 없애려하는게 나라고 당신이 어떻게 알까?
그들이 누군지 당신이 어떻게 아냐고 물어볼까?우선,나에대해 뭘 아냐고 묻는게 나을까?하지만 정작
이라의 입에서 나온 단 한마디는,대답을 해주기도 애매할정도로 간단한 물음이었다.
"그들…?"
그랬구나,이라는 없애려든다는 소리에서 무서움을 느끼기보다.노리는게 유리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데서
안도를 느꼈다.긴장이 풀어지고 까딱하면 눈꺼풀마저 닫아버릴지도 모를 지경,그러자 이라의 볼위로
뜨겁게 달아오른 손이 양쪽에서 포개어져왔다.한형사는 눈앞에서 자꾸 벗어나려는 그녀가,어딘가로
다시 도망가서 불길에 까맣게 탄 시체가 되어 돌아올 생각을 하니,더욱 그녀의 얼굴을 감싸쥔 큰손에
간절함이 배어드는듯 했다.
"나가자.정신차려."
절박한 말소리에 이라는 눈꺼풀을 들어올렸다.다시 다리에 힘을주고 자신의 볼을 감싼 손의 주인을 곧바로
바라보며,마침내 순순히 말을 듣기로 하였는지,조금이나마,이 불길 속이라면 의지해도 될것같은,한형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
하앍
드디어 만나부렸어요
아하하하
싸랑해요싸랑해요
진짜 오늘편은 애정담아 길게 썼어요
흐흐흐
자자 그럼 예고펴언~
밝혀진 진실!
그러나 진실의 진실은?
그와 그녀가 벌이는 본격 진실 탐구생활!
다음편에서 계속!
언제나 봐주시는 구슬픈 소설의 최고봉 나의 영감니스트 엔님
이제막 다시 작품을시작하여 절 설레게하시는 친절한 니어님
떡깔나무(정말 적절해) 많이 바쁘지만 닥터좋아해주는 우리비유
그리고 막내 우쭈쭈?내생일과 날짜가 같아 친근함을 발휘하는 리제♡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달려준 인소닷의 유일한 언니 하앍하앍 자야언니
내가 격하게 애정하는거 알죠?
*댓글을 다시면 다음편도 해결하실수 있습니다
첫댓글 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한형사 이번 편에서 많이 활약하는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우리비유의 호칭이 정말 눈에띄어 ㅠㅠㅠㅠㅠ 오메,한형사께서 우리 이라를 경찰에 넘길까? ㅠㅠㅠ 설마,그러지는 않아야하는데.왜냐.난 이번편에서 한형사님과 이라의 앞으로의 만남을 상상하고 있거덩ㅋㅋㅋㅋ오늘은 업쪽보기전에 먼저 냉큼 달려왔어.혹시 있을까하는 생각에 딱 와봤는데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1분전에 올린거야.ㅋㅋㅋㅋ닥터도 좋지만 한형사님,당신도 사랑해요.뿅.언니,나 되게 궁금한데 언니는 왜 복사 허용시켰어? 태클걸려는 건 아니지만 갑자기 딱 마우스로 드래그를 해보니까 되더라구.....순간 깜짝놀래서..ㅋㅋ
비유말듣고 얼른 고쳤짘ㅋㅋㅋ나도 깜짝놀랬어
복사허용ㄷㄷㄷㄷ 뭐 복사해가시는 분이 있겠냐마는...내글은소중하니깤ㅋㅋㅋ
나도 비유으 선플을 보고나서 업쪽을 날리기 시작했었짘ㅋㅋㅋㅋㅋ
이렇게나 빨리 달려와서 댓글을 선으로 찜해줄 줄이얔ㅋㅋ 하앍 역시 우리비유
나에게 삼단 고업 감동바구니를 선사하는 구낰ㅋㅋㅋㅋ
한형사님에게 너도 빠져드는 중이야???조아조아 그자세햐
아주 빠져들어버려 헤어나올생각은 하지맠ㅋㅋㅋㅋㅋ
느...늦었어...;ㅋㅋㅋㅋㅋ빨리 온다고 했는데 한 발 늦었군요~ㅋㅋㅋ
오늘도 급히 쓰신티가 나네요~ㅋㅋ "여"기가/이것"저"것/폭"발"일보직"전"/
둘"러"보며/불"꽃"//유후후후~~ 드디어 만났다~!!!
과연 유리를 사칭하는 그들의 정체는??
네라의 정체를 알아버린 한 형사는 어찌할 것인가??
우오오~!!+_+ 다음편을 기대 할게요~!!! 어서 쉬지 말고 타자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너무 재밌어요~!! 바이스에 중독 되었음~!!
격하게 애정해 주시는 양님~ 알럽.ㅋㅋㅋㅋ
제 영감 따위 빌려드려요~ㅋㅋㅋㅋ
우오오오+ㅁ+파워업!!!!!!1다음편도 얼른쓰겠습니닥!!!
이히히히히 역시나 오늘도 엔님의 신세를 져버렸군요ㅠㅠ
배고픔을 이기고 얼른 고쳤습니닼ㅋㅋㅋ하앍하앍 친절하기도 하셔라
전부 순서대로 집어주셨군요 찾기가 훨씬 수월했어용
쪽쪽쪽 나으 영감니스트 엔님ㅋㅋㅋㅋ그 영감을 제가 가져가도
엔님만큼이나 잘 활용할지는.....ㅋㅋㅋㅋㅋㅋ안대겠어요
점 요즘 초큼 퐌타지쪽으로 가려고 뱀파소설쓰는뎈ㅋㅋㅋ
이건뭐 호러물인짘ㅋㅋㅋㅋㅋ무섭다무서워
역시전 무리였어요 다시한번 엔님의 세계가 참 존경존경ㅋㅋㅋㅋㅋㅋㅋㅋ
만났구나 ~ 만났구나 ~ ㅋㅋㅋ 담편엔 어떻게 이어나갈지 기대를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겠군 - 살짝(?)만 기대할게 ㅋㅋ 아주 살짝만+ㅅ+;;ㅋㅋㅋㅋ
만났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드디어 나도 속이다 후련하네
길가다 마주치면 재미없을꺼야 그래서 머릴좀 썼어
잽싼몸놀림의 이라를 어뜨케하면 불타는 구덩이에 잡아두는 것인가???
ㅋㅋㅋㅋ그래서 라스가 등장하고 유리가 병원에 입원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참 힘들게 나가는 전개얔ㅋㅋㅋㅋㅋ
그래그래 언니 초큼만 기대해줘 아주 초큼만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둘이 만났다!! 후후후.... 그런데.. 늦었다 ㅠ_ㅠ..4등했오~ ㅎㅎ 다음번에는 좀더 위로 ㅎㅎㅎ
한형사 너무 대단한거같아! 이번편에서도 막 존재감을 어필해 ㅎㅎㅎㅎ~
이번편도 무섭기는 했지만! 대박 재미있었오~ ㅎㅎㅎㅎㅎ
과연 다음편은 어떻게 될까!! 언니내가 쪼끔만 기대할게.. 응.. 아주 쪼금만....
안돼~!!! 거짓말은 역시 힘들군.. 큼.. 언니내가 대박 기대할게~ ㅎㅎㅎㅎ
맜났어!!!다들 기다리셨군하 리제마저 만났다는 데에 제일먼젘ㅋㅋㅋㅋ
한형사가 존재감을 어필했구낰ㅋㅋ다행이다 인물값을 하는구낰ㅋㅋ
나는 그의 존재감이 어떤건진 몰라도 어필정도면 작은건 아닐꺼야???ㅋㅋㅋㅋ
이번편도 마니 무서웠찌?어뜩해....리제가 보기엔 좀 끔찍한 소설이구낰ㅋㅋㅋ
정말 어뜩해 담 소설은 피가 낭자하는 뱀파소설인뎈ㅋㅋㅋㅋㅋ
다음푠도 대박 기대해줰ㅋㅋㅋㅋㅋ아냐 그냥 초큼만 기대하자
아냐언니.. 대박 기대할게!! 후후.+ㅁ+!!
아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늦었엌ㅋㅋ제길 ㅜㅜㅜㅜㅜㅜㅜ댓글 왕창달테다.. 선리플...ㅡㅅㅡ;; 어제 그대로 졸아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졸리더라도읽고잘걸 어흐흑................... 자 그럼 저는 알차게 양님의소설을 읽으러 고고~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의 폭풍댓글 기대하셈흫ㅎ흫
아;; 지금 다읽었어요.. 우앙.. 고구마케잌 우걱우걱거리면서 열심히 진지하게 레알 미간에 주름잔뜩그리고읽었음..... 오오 ㅠㅠㅠ두근두근 내 심장이 더 설레여;ㅜㅜㅜ유리 삼촌이름이 오신비인거 지금알았음...... 오신비......음...이쁘다
아 한형사랑 ㅋㅋㅋ오신비분이랑 친구였군요.. 나의 한형사..ㅜ_ㅜ 네라를 구해주러 출동하시는군 호호......악 네라 의리쩔으심!!!!ㅠㅠㅠㅠㅠㅠ유리 찾으려고ㅠㅠㅠ불길속을 와따가따ㅠㅠㅠㅠㅠㅠㅠ멋있어ㅠ 와 ㅋㅋㅋ수법 진짜 교묘하네요 유리목소리흉내내가지구ㅡ_ㅡ;; 우리네라 속이게하네........ 저거 목소리 위장했단거알았을때 흠칫.. 이라와 네라.. 이것을 한형사님이 알았을때 헉스..
한형사님이 이라 감싸고 이라한테 그들이 죽이려고하는건 니 친구가 아니라 너야!!! 할때 학 내남잨ㅋㅋㅋㅋㅋㅋㅋㅋ멋있닼ㅋㅋㅋㅋㅋ넌지금 인상찡그리고있겠지 ㅎㅎ한형사내남자.... 멋있음..ㅜ_ㅜ엉엉 한형사홀릭.. 저 네라를 구하기 위해ㅜㅜㅜ 불길속을 들어온 저 백마탄왕자님....ㅠㅠ;ㅋㅋㅋㅋ와 두사람은 무사히 탈출하겠죠..ㅠ_ㅠ;; 근데 어쩌나영;; 이라가 네라인거 다른못된놈(?)들이랑 한형사가 알아버렸군하 ㄱ=;;; ㅎㄹ..이제 네라는 유리의 곁에 있을수없게되는겅미..?ㅜㅜㅜ병원에서 무슨일을 꾸미고있던거얌..!!! 괜찮아~^0^궁굼해서 목빠지겠어도 우리 한형사 내남자가 다 밝혀줄테니^0^..<ㅋㅋㅋㅋㅋㅋ 나듀 격하게 사랑함..
담편엔 1빠 사수할거임... 진짜임.... 하ㅜ_ㅜ_ㅜ_ 인소닷만 버로우탈테닼ㅋㅋㅋㅠㅠㅠㅠ맨날꼴등;;ㅜㅜㅜㅜㅜㅜㅜ
고구마케잌 하앍 그 달콤 부드러움ㅋㅋㅋㅋㅋ
앞으로도 한형사와 오신비씨 기대해주셔요 시크릿 니어님
네라가 의리가좀 출중한 뇨자에욬ㅋㅋㅋㅋㅋㅋ
단 하나뿐인 친구니까욬ㅋㅋ그렇다고 왕따는 아니에요ㅠㅠ
과연 목소리를 흉내낸 사람은???ㅋㅋㅋㅋㅋㅋ어웅 좋다 니어님 댓글 짱길엌 하앍하앍
나를 행복에서 퍼덕이게 하시는 군욬ㅋㅋㅋㅋㅋ
ㅋ아악 한형샄ㅋㅋㅋㅋㅋㅋㅋㅋ내남잨ㅋㅋㅋㅋㅋ
내남자내남자 머찐 한형사.....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나가자 정신차려
크흐흐흐흐흐 좋아 그거야 그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
꼴뜽이라눀ㅋㅋㅋㅋ 전 댓글만 받아도 감지덕지ㅠㅠㅠㅠ
매번 니어님 정성스러운 댓글 너무 좋아요하읅 내 에버
레스팅러버 황금의손 마이다스 니어님♡
여기 계셨네요.
숨은그림찾기도 아니고, '식성 독특하신 포유류' 님 찾는데 오래 걸렸다구요.
....1화부터, 가야겠죠, 역시.
왁-복슝님 진심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스*******우울 이라는 걸 겟 하셨다구요???ㅋㅋㅋㅋㅋㅋ 전 다 압니다
헙..!!!!
에콩~! 언냐 소설 여기 또 있넹 ㅎㅎ 나 저번에 언냐 소설 다 봤는데 나도 모르게 깜빡해서 댓글을 못썼응 ㅠㅁㅠ 언냐소설에 넘 빠져있었나봐 ㅋㅋㅋㅋ
언냐 앞으로더 열심히 썽~ 화이링~ >ㅇ<
ㅋㅋㅋㅋㅋ이티 넘흐 이쁘닼ㅋㅋㅋ 그래 화이팅 해서 쓸께ㅠㅠㅠㅠ 어흑 사랑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사랑해 ㅋㅋㅋㅋㅋ 나 업쪽 꼭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