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청와대, 큰 경호실?
박근혜 정부가 ‘작은 청와대’를 표방했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임명해놓고 거기에 국가안보실장까지 장관급으로 신설해놓은 마당에 ‘작은 청와대’라고 우기는 것은 헤비급 권투선수가 미들급이라고 자칭하는 것과 똑같다.
군장성인사부터 시작해 내각의 장관들이 각종 인사를 위해 측근들과 힘 쎈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청와대에 협의하러 줄줄이 들락거릴 것이 뻔한데 무슨 작은 청와대인가.
아마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들어간 지 며칠 지나자마자 자신의 ‘작은 청와대’ 구상이 빗나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장관후보 몇 사람과 청와대 비서실 후보자명단 몇 명을 적어놓은 수첩 하나로 21세기 대한민국이 운영될 줄 알면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산이고 나라의 불행이다.
자신이 희다고 해도 세상 사람들이 검다고 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물정이다. 하물며 장관급이 즐비한 청와대를 놓고 작다하면 작아지겠는가.
오히려 청와대는 청와대 몫을 충분히 하고 내각은 내각 몫을 충분히 하는 것이 책임정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는 ‘입이 없다’는 말만 하지 말고 자기들이 할 일이나 충실히, 그리고 똑바로 하기 바란다.
2013년 2월 19일
민주당 부대변인 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