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와 같은 포스트시즌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우리가 기적같은 행진을 계속하자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평상시의 저라면 오늘 경기에 대해 복기하고 왜 졌을까?? 이때는 어떻게 했어야했는데... 이때는 누굴 기용했어야 했는데... 이때는 어떤 작전을 구사했어야 했는데... 이런 생각에 빠져있어야하고... 패배에 대한 분함과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야 정상일겁니다... 하지만 오늘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버린 우리 선수들과 조용히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감독님을 보면서 이런 것들은 다 부질없는 일임을 느꼈습니다... 지쳐버릴대로 지치고 너무 막강한 상대방의 힘앞에서도 전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할수 있는 모든것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이 대견합니다...
왜 지금 글을쓰는 제 눈이 촉촉히 젖어 올까요... 왜 손가락이 떨려서 오타만 자꾸날까요... 너무 LG트윈스가 자랑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히려 이제 그들이 편히 쉴수 있다는 현실이 너무 좋습니다... 만약 7차전까지 갔다면... 마지막쯤엔 그들의 힘겨워하는 모습을 지켜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비록 우리의 기적같은 행진은 여기서 막을 내리고... 그 결말은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전 행복합니다... LG란 팀을 응원하고 있다는 현실에... 그들이 있기에 지난 한달여가 즐거웠고...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가 진정한 챔피언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사는 작은 꿈중에 한가지가... 세월이 지나서 제가 나이가 들고 가정을 이루고 살게 되면 제 자식과 함께 야구장가서 야구를 함께 지켜보는 것입니다... 물론 엘지 트윈스 저지를 입고 엘지 트윈스 모자를 쓰고요...
그때 만약 제 아이들이 '아버지가 지켜본 가장 자랑스런 엘지 트윈스의 모습은 어느때였나요?'라고 묻는 다면... 전 자신있게 말하겠습니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2002시즌의 엘지 트윈스의 모습이 가장 자랑스럽단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그들의 투혼과 하나됨은 최고였단다...'라고 말이죠...
우리는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그리고 LG트윈스... 사랑합니다...그대들은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