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명깊은 구절과 여담... 감상은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남기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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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랄드 지음∥황성식 옮김 (인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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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의 미소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호감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그것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만큼 상대방을 이해해 주는 미소였고, 상대방이 믿어주기를 바라는 만큼 상대방을 믿어주는 그런 미소였다. 또한 그것은 상대방이 최선을 다하면서 그것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 그런 인상을 받았다고 확인시켜주는 미소이기도 했다.
서른 살, 그것은 독신인 남자가 알아야 할 일들의 목록이 얇아져 가고, 정열이 든 가방의 부피도 줄어들고, 머리숱도 옅어져갈 고독한 10년을 예고하는 나이다.
여담) 이상하게 서른이라는 나이는 사회적 기대를 많이 받는 나이인 것 같다. 노래가사나 문학작품에도 서른이 자주 거론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쩌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나 자신도 모르게 그만, 누군가를 비난하면서 '서른살이 넘은 사람이 어떻게..'라는 표현을 쓰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20대가 30대를 바라보는 시선일 수도 있을 것이다. 성숙하고, 자립적이고도 보편적인 윤리를 갖고 있으며,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성립한 어른다운 나이로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같은 행동을 해도 20대가 하는 것과 30대가 하는 것은 다르게 보인다. 어렸을 때는, 그러한 시각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네가 어린 애냐?"라고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어쩌면, 10대가 20대를 보는 시각 또한 뭔가 다를지 모른다. "스무살도 넘었는데 어떻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또한, 서른 살이 되면 뭔가 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서른 살이 넘은 사람은 뭔가 세상이 달라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가 되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날까. 궁금하다.
"그 사람들은 전부 쓰레기요!"
나는 잔디밭 저편을 향해 외쳤다.
"당신은 그 사람들 전부를 합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이오!"
책의 마지막 페이지 여백에 '계획표'라는 제목과 1906년 9월 12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기상 오전 6:00
아령 들기, 담 기어오르기 오전 6:15~6:30
전기학 및 기타 공부 오전 7:15~8:45
작업 오전 9:30~오후 4:30
야구 및 운동 오후 4:30~5:00
웅변 연습, 포즈 연습 오후 5:00~6:00
발명에 필요한 공부 오후 7:00~9:00
나의 결심
샤프터지나 ×××(알아볼 수가 없었다)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말 것.
금연. 껌을 씹지 말 것.
이틀마다 목욕할 것.
매주 교양도서나 잡지를 한 권씩 읽을 것.
매주 5달러(지워져 있었다)3달러씩 저축할 것.
부모님께 더 잘할 것.
"내 나이 벌써 서른이오. 나 자신을 속여 가며 그걸 명예라고 생각하기에는 나이가 다섯 살이나 더 먹었소."
이렇게 우리는 물살에 휩쓸려 과거로 떠내려가면서도 노젓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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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학교 도서관에는 출판사가 다른 3개의 '위대한 개츠비'번역본이 있었다. 나는 그 3개를 비교해가며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심하며, 문장이 비교적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된 책을 고르려고 했다. 어색한 표현이 들어있으면, 책의 내용이 좋더라도 그 감동이 반감된다. '위대한 개츠비'와 같이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책은 어떤 번역본으로 읽어야 될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는데, 비교를 해보다가 그다지 석연치 않았지만 그 중에서는 그래도 나은, 인디북 출판사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사실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도, 책을 펼치면 비문이 한, 두개 정도는 나온다고 하지만 문장의 어색함이 작품을 읽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새삼, 번역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집에 돌아와 '위대한 개츠비'를 검색해보니, 소설가 김영하가 번역한 책이 있다고 한다. 그것을 구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지만, 특별히 고려해서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댓글 소연님의 감상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네 ㅎ_ㅎ ☆
30 흠..이나이를 훌쩍 넘어서서 보니.. 30초반에는 그 나이에 대한 실감이 되지 않더라구요..ㅎㅎㅎ
불안한 20대의 연장선이랄까요..~점점 빨리 흘러갈 것 같은 체감 시간이 으째 점점 느려지는 느낌이랄까요?
위대한 게츠비를 tv드라마와 연극을 통해 접했습니다.. 막바지엔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읽어 봐야 겠습니다..^^ 독후감 기대할께요..
아.. 연극도 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ㅎ
문장의 어색함이 작품을 읽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말씀에
동감해요..번역의 중요성 ㅎㅎ
네.. ㅎ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책도 출판사 별로 내용이 달라서 어떤 출판사의 책을 읽어야 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TNN회원 네분이 자유독서감상문 게시판에 독후감을 올려놓은 작품이군요.. 자유독서감상문 게시판 - 글번호 653번
김승미님, 조은주님, 임상택님, 그리고 제 독후감이 있습니다^^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다시 빌렸는데 다시 읽어보고 독후감도 읽어봐야겠어요 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