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병원 앞 길에서 경련을 일으키고 숨이 멈추고 온몸이 청색증으로 깔린 3세 가랑의 아기를 보호자가 안고 2층인 저희 병원으로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떠셨을까요.여기는 그냥 평범한 내과 의원입니다.그리고 전 여의사입니다.
자발호흡 및 femoral pulse도 안만져 지는 아이가 우리병원에 온 이상 저는 꼼짝없이 그아이를 맡아야 했습니다. 응급실 초응급환자가 하필 우리병원에 오다니.. 큰병원 가라고 등 떠밀어 보내거나 제가 안고 택시를 타고 갈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보호자가 원망스럽고 하늘이 원망스럽고...순간 저는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지만 어떻게든 이아이가 죽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119 연락을 하고 너무 급한 나머지 ENT unit의 suction에제일 가는 foley catheter를 연결하여 코로 집어넣어 인후두 안을 suction 했습니다.
다량의 분비물이 나오더니 그제서야 아이가 얕은 숨을 몰아 쉬더군요. 내시경 환자 응급 대비로 있던 산소를 흡입시키고 간간이 suction을 하면서 119를 기다리는데 그사이에 아이의 몸색깔이 돌아오고 신체 자극에 반응을 약간씩 하더군요.119가 10분만에 왔다는데 저에게는 그 10분이 10년과도 같았습니다. 간호사와 제가 아이와 함께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갔는데 다행히 아이의 vital은 정상이었습니다. 부모 말이 가끔 경기를 하는 아이인데 그날 경련을 하던중 질식이 되었던가 봅니다.
그런 아이가 하필 저희 병원으로 오다니 지금 생각 해도 식은 땀이 납니다.수련할 때 어른 CPR 이야 수도 없이 했고 또 대학병원이라는 든든한 장비와 시설이 있는 곳이니 이번에 비하면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개원 1년도 안되었고 변변히 돈도 벌어보지 못했는데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맥이 풀려 한동안 망연자실 했습니다.이게 뭔가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그 때 응급으로 suction이라도 할 정신이 들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하고 그래도 내병원에 온 손님인데 죽지 않고 살아준 그아이가 고맙습니다.그 아이의 이름도 아직까지 모르고 그날의 진료비도 물론 못 받았고 그날 한나절 일도 못했지만, 저는 그 아이가 살아준것이 고맙습니다. 구석에 팽겨쳐두었던 앰부와 suction의 고마움, 기둥처럼 서있던 산소통의 고마움.
다시 태어나야할 것 같습니다.
환자가 어른이었으면 2층인 동네병원에 무거워서라도 못왔겠지요. 병원이 3층이면 또 그까지 왔을까요. 살면서 이런일을 또 겪지는 않겠지요.
첫댓글사실 소아과 의사안 저도 항상 요런 상황이 올까봐 불안 한 맘으로? 진료를 하루 하루 보낸답니다. 참으로 요상한 상황이죠~ 의사가 환자를 두려워 하게 만든 세상이 원망스러워요. 몇일 전 같은 경우가 개원후 첨 제게도 닥쳐서 후두경을 첨으로 사용했답니다 ( 떡이 후두를 막은 여아 ) 제 능력이 아닌 윗 분의 힘
첫댓글 사실 소아과 의사안 저도 항상 요런 상황이 올까봐 불안 한 맘으로? 진료를 하루 하루 보낸답니다. 참으로 요상한 상황이죠~ 의사가 환자를 두려워 하게 만든 세상이 원망스러워요. 몇일 전 같은 경우가 개원후 첨 제게도 닥쳐서 후두경을 첨으로 사용했답니다 ( 떡이 후두를 막은 여아 ) 제 능력이 아닌 윗 분의 힘
으로 결국 소생되었지만 기가 소진 되어 종일 황망 했죠. 울 아들 의대 ( 못 ) 안 가길~ 다행으로 위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