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밖에 내지 못한 말 꽃망울 맺었거니
봄비 멎어 연두 신록 꽃 소식 들리거든
꽃사과 산철쭉 안내받아 찾아오려무나
와서는 수양꽃복숭아 춤사위 일렁일 때
떨어지는 꽃망울 망울망울 담아 가려무나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4.26. -
시인에겐 가슴에 묻어두고 다 건네지 못한 말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남겨둔 말이 꽃망울을 맺었다. 꽃망울 같은 말이니 곱고 향기가 있을 테다. 시인은 그 말을 가만히 들려주려고 새봄 신록의 시간에 그이를 맞으려 한다. 꽃사과와 산철쭉이 그이를 안내할거라니 이 얼마나 귀한 환대이겠는가.
시인의 거처에는 수양꽃복숭아가 꽃을 환하게 피우고 서 있다. 수양꽃복숭아는 시인의 분신(分身)에 다름 아닐 것이다. 이 수양꽃복숭아에서 봄바람에 떨어지는 꽃망울을 시인의 말로 여겨 담아가라고 말한다. 고상하고 그윽한 시편이다.
〈문태준 시인〉
Marzieh Be rahi didam barge khazan- Mohsen Karbas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