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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티스토리 다람쥐 주인의 방
http://daramjui.tistory.com/63
<작은 말실수로 곤욕을 치른 오바마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오바마는 왜 사과했을까?
지난 달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한 기금모임행사에 함께 참석한 캘리포니아 주 카말라 해리스 법무장관에게 "그녀는 똑똑하고 헌신적이면서 강인하고 모두가 원하는 그런 법무장관이다. 그녀는 전국에서 가장 외모가 훌륭한 법무장관(the best-looking attorney general in the country)이다"라고 칭찬했습니다. 이 발언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미국사회는 대통령에게 엄청난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결국 오바마는 다음날 장관에게 사과전화를 걸었고, 대변인을 통해 국민들 앞에 사과메시지를 전해야 했습니다. 오바마는 왜 사과한 것일까요?
오바마의 칭찬 중 문제가 된 부분은 '최고 미인 법관'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오바마의 '칭찬' 뒤 미국 각 매체의 여성언론인들은 즉각 "여성은 능력보다 외모로 판단되어야 하는가?"라는 논조의 비판기사들을 쏟아냈고,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미국사회에 만연한 외모의 장벽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비난이 들끓었습니다. '얼짱장관', '얼짱국회의원' 같은 헤드라인이 난무하는 한국사회에서 오바마의 사과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엉덩이 '툭툭'이 중요한가
지난 주말 대한민국의 모든 이슈는 윤창중이라는 블랙홀에 완전히 흡수되었습니다. 지난 8일 워싱턴 경찰에게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한국대사관에서 자신의 수행으로 배치한 여성 인턴을 호텔바와 자신의 호텔방에서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곧 한국에는 대통령의 방미일정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대변인이 밤새 술을 마신 뒤 처음 만난 21세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알몸상태로 모텔방에 불렀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정상적인 언어로는 그 '부적절함'의 정도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그날 새벽 전격 경질된 뒤 홀로 귀국한 이남자는 11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성추행의도는 없었다'며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그가 결백을 주장하자 사건의 양상은 진실게임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론과 청와대, 윤창중이 벌이고 있는 이 진실게임의 양상은 정말 괴상합니다.
그는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는가? 아니면 ‘톡톡’ 친 것인가?
그는 호텔방에서 팬티를 입고 있었나? 벗고 있었나?
이 저열하기 짝이없는 진실게임은 대한민국 사회의 젠더의식수준을 잘 보여줍니다. 엉덩이를 '톡톡' 치든, '툭툭' 치든, '퍽퍽' 치든 그런 의성어의 종류는 사건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가 아닙니다. 성추행여부를 '소리'로 판단하는 국가는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팬티를 입었든, 벗었든, 반쯤 입고 있었든 그 차이는 의미가 없습니다. 성추행 여부는 가해자에게 의도를 물어 판단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건의 공방이 가해자의 입에서 나온 변명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이 나온다면 많은 부분이 추가되거나 뒤집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건의 진위를 밝히는 핵심은 윤창중이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는가 여부입니다.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이 무엇이든간에 윤창중이 '누가 나의 몸을 만질 것인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성적인 행위를 할 것인가'라는 그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터치의 소리'나 팬티착용 여부와 같은 자극적인 '쟁점'들은 사건의 본질과는 한참 떨어져 있는 가십에 불과한 것이죠.
<문제의 '나쁜 손' 출처:연합뉴스>
중세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윤창중 사건이 보도되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원인으로 ‘종북 페미니스트’를 지목했고,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은 사건의 원인이 “한국과 미국 간의 문화 격차 때문”이라 주장했습니다. “젖가슴도 아닌 겨우 엉덩이”라는 칼럼을 쓴 정재학이라는 사람이 초딩이 아닌, 시인이자 현직 중학교 교사라는 사실에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비참함을 느낍니다. 사회의 찌꺼기들이 모여드는 하수구는 어느 사회에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하수구의 썩은 냄새가 지상에까지 진동한다면 하수구를 청소할 때가 온 것입니다.
물론 우리사회에는 저런 비상식적인 극우마초들보다는 건강한 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중세의 인식들이 통용되는 세계가 우리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며, 그것의 크기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작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극우마초들의 치명적인 언어 성폭력이 게재될 지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가부장적 마초논리가 다수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소비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한국사회에서 이런 사건이 불거지면 "대체 여자가 행실을 어떻게 했길래"같은 '행실론'에서부터, "그여자 뭔가 수상한데?"같은 '꽃뱀론', "별일도 아닌데 남자만 인생 조졌네"같은 '역 동정론' 등 다양한 마초식 대응 매뉴얼이 등장합니다. 몇몇 이름을 알만한 극우논객들이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중세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오바마의 사과와 윤창중의 '엉덩이'를 가르는 차이는 '젠더감수성'입니다. 여성장관에 대한 외모칭찬을 성차별로 받아들여 오바마의 사과를 이끌어냈던 미국사회의 젠더감수성과, 윤창중이 젊은 여성의 엉덩이를 '어떻게' 만졌는가에 집중하는 한국사회의 젠더감수성, 이것들의 차이는 21세기와 중세를 가르는 차이와도 같습니다.
윤창중 같은 치한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것을 바라보는 사회일반의 시선입니다. '얼짱장관'과 윤창중의 '엉덩이'는 젠더감수성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아직 개화하지 못한 우리사회의 젠더의식을 드러내는 단면입니다. 우리가 '얼짱장관'이란 말에서 천박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윤창중의 '엉덩이'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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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차분한 20대 언니들!
난 솔직히 지금 차분하지 못해 왜냐규??? 방금 여시에서 말도 안돼는 글을 읽었기 때문이야.
이 글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걸 알아줬으면 해.
난 우리나라의 성의식에 대해 말하고 싶을 뿐이야.
왜 우리나라 여성을 평가할 때는 외모가 빠지지 않을까?
얼짱 교수, 스포츠 여신, 청순미모 웹툰작가 등등...
더 심각한 건 여성들 자신도 이러한 세태를 비난하기는 커녕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야.
여자들은 능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외모가 아름다우면 더 멋진 여자이다.
이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난 뒷 문장에서 우리나라의 젠더의식수준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
젠더(gender)란 사회적 성을 말해. (sex는 생물학적 성)
예를 들어
남자는 강하고 여자는 부드럽다.
남자 교장선생님과 여자 양호선생님.
남자 경찰과 여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해가 되지?
우리나라에서 여성이라는 젠더는 아직까지 꼭 외모를 꾸며야하는 성별인거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나라일수록
여성이 외모를 가꾸는 시간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한국은 어떤것 같아?
'쌩얼로는 슈퍼도 못가겠어ㅠㅠ'
'아무리 그래도 여잔데 좀 꾸미지;;;'
'안꾸미고 다니는건 자기 관리를 안하는거지...'
이런얘기 하는 사람 여시에 없어? 있다ㅋㅋㅋ 나도 여시 죽순인데 저런거 한번도 못봤겠어?
왜 여자라고 꾸며야해?
한국 남자들은 존나 안꾸미고 다녀도 뭐라 안하는데 왜 우린 꾸며야 하는거야?
우리는 오래된 젠더의식을 강요받는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지.
여성은 아름다워야 하는 나라에서.
능력이 같은데 아름답다면 그 가치가 올라가는 사회야.
이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언니들도 있겠지. 이제까지 이런 사회에서 살아왔으니까 비난할 수 없어.
하지만 오바마 사례를 봐.
단지 좋은 마음으로 아름답다는 칭찬을 했을 뿐인데 엄청난 질타를 받았지?
그게 우리와의 차이인거야.
여기에 대해선 더 말하지 않을게. 언니들이 스스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
물론 외모라는 부분이 사람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큰 요소라는 것은 당연해.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 외모라는 부분을 굉장히 크게 생각한다는게 불편한거지.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아까 여시에서 어떤 글을 보게 된 것 때문이야.
그 글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랬어.
CG로 복원한 유관순 열사의 얼굴. 사실은 청순한 여고생이었다.
얼굴도 예쁜데 훌륭한 일까지 하시다니! 존경스럽다.
우습지 않아?
외모가 유관순 열사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이?
그 글을 쓴 언니를 탓하고 싶지 않아. 이건 명실상부한 사회의 문제니까.
그런데 댓글에서 나처럼 불편했던 언니들이 많았던 것 같았거든ㅋㅋㅋ
이 기회에 한번 문제의식 제대로 갖게 해주고 싶었어.
의도가 제대로 전해졌나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
내 글이 이년봐바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ㅠㅠㅠ...?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변명 하지 않을게.
긴 글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느라 수고했어!!!
첫댓글 맞아 항상 여자는 '여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지.. 무슨일을 해도 사건의 중심이 여성이라는 것에 이렇게 주목하는 나라는 없을꺼야....꼭 외모까지 언급되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 피곤하다 ㅜㅜ우리 사회는 여성이 정말 살기 힘듬 것 같아..무조건적으로 여성집단을 까내리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유독 여자들한테만 외모와 능력을 모두 갖추기를 요구하는 게 이 글에서 지적하는 문제 아닐까싶어. 또한 남자한테는 능력이 있으면 외모가 출중한가에 대한 것은 그저 있으면 찬사를 받지만 없어도 딱히 상관없는, 말 그대로 옵션인 반면에, 여자는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별로면 왜 안 꾸미고 다니냐며 까잖아.
외모와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을 사회가 선호하는 것이 남녀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언니의 의견은 나도 동의하는 데, 그 정도의 차이가 사회의 표면으로 드러날 정도로 심각하게 크다는 데에 글쓴 언니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생각해! 외모에 대한 가치 평가는 지금 사회/인권/여성학계에서 상당히 큰 이슈 중 하나니까.
맞아 맞아 나도 유관순 열사 글 보면서 불편했어
맞아 진짜 왜 여자는 실력보다 외모가 중시되는지........씁쓸하네ㅠㅠ
What i want to say!!!!!!!!!!!! 정말 여성의 외모에 대한 언급은 이제 안했으면 좋겠다. 능력에 비례한 외모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자들의 인식부터 고쳐야 할 것 같다. 여자들부터 그런 인식에 사로잡혀 끌려다니니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는 것임. 남성에 의해 지배당하는 사회, 여성의 이등시민화를 인정하는 여자들이라면 좋은게 좋은 거라고 비판없이 아주 사소한 여성편견을 눈감으며 지나가느 사람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난 그런 여자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꺼라 생각하지만,
여자도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행동할 수 있는 한 사람임을 아는 것이 과연 많을까? 그냥 그런 사실을 인식하는 것 뿐이지 자기 자신이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하는 것 같아.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해. 하나하나 고깝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여자들은 상품화 되어있어. 그 상품화는 여성의 인생을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되지. 할말은 많이 있지만... 조은글감사해 여시~ ^^
언니글 잘읽었어.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좀 생각좀 해볼게!
여시..걱정마. 이건 누구를 까냐 마냐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저질의식을 말하려는거..나도 알고 있으니.
외모가꾸는건 자유인데 가꾸라고 잔소리하고 여성스러우라고 강요해 여성은 뭐든 이뻐야 하고 가꿔야 하나 나는 그냥 난데...
왜 그래야 하는데?
글쓴 언니 정말 좋은 글 써줘서 고마워. 여자로 세상 살면서, 그리고 여시하면서 종종 들었던 생각인데 아주 잘 정리해 준 것 같아 ㅎㅎ 좋은 기사도 소개해주고, 우리 커뮤니티에 대한 언니의 성찰도 같이 있어서 아주 좋아~
좋은글이당.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나는 날 잘 안꾸미고 굳이 꾸며야한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속으로는 나 자신이 예뻐져야만 무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한두번이 아니거든... 흠 어쨌든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당ㅋ
맞어 공감해 좋은일한 여성이올라오면 얼굴도예쁘네 이런댓글 심심찮게 봐서.... 불편했는데ㅠㅠ
무의식에 팽배해있던 관념이 이렇게 드러나니까 또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말해도 사실 아직 낯선 관념이기는해 무의식중에 나도 이런저런 실수를ㄱ 계속 하겟지? 그래도 이렇게 오바마의 경우와 우리나라의 경우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주니 알아듣기 좋다. 그치만 능력이 있는데 외모도 멋있는 남자면 더 멋있게 보인다는 이 말도 가능할듯 ㅎㅎ 실제로 여자에게만 헤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자도 외적으로 더 우수?하면 연봉이 몇십퍼센트씩 차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함 ㅎㅎ 나 왜캐 횡설수설 한거같지 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뿅!
나도 유관순 열사 글 읽었는데, 거기서는 '일제가 일부러 흉한 모습의 유관순 열사 모습을 유포해서 유관순 열사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만들려고 했다, 그렇기에 실제 모습을 알려서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잡아주고 싶다.'라는 내용이었던것 같은데......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지만 그 글에서는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잘못된 인식이 반영되어 있었다기 보다는 그냥 실제보다 추하게 왜곡된 한 사람의 이미지를 바로잡아 주고 싶어했던것 같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어.
좋은글이다 또일으러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