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Pqw-wkgJzL8
줄거리
열일곱의 나이에 남편을 죽인 죄목으로 수감된 로젠 워커.
두 번의 탈옥으로 제국 군대의 자존심을 뭉개 버린 그녀는
1년 만에 다시 붙잡혀 종신형을 선고 받는다.
최악의 죄수들만 모여있다는 몬테섬으로 가는 배에 탄 그녀는
또 한 번의 탈옥 계획을 세우지만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원칙주의자이자
그녀의 수송 책임을 맡은 이안 커너는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는데...
제국 최고의 탈옥수 로젠과
온 제국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 전쟁 영웅, 이안 커너.
지상 최악의 감옥으로 향하는 배 위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
자, 이제 당신이 판단해봐. 로젠워커는 거짓말쟁이일까? 아닐까?
남자들은 가련한 여자를 좋아한다. 사실 그들을 꼬여 내는 데 의외로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예쁘고 당당한 여자보다 눈물에 속눈썹이 젖어 엉기는 여자에게 이끌린다. 의지할 데 없이, 한없이 무력한…….
그들은 여자가 아니라 위치를 사랑한다. 그래서 애완동물처럼 쓰다듬고 귀여워해 주다가, 마음 내키는 대로 휘두르고 짓밟을 수 있는 여자를 원한다.
나는 사랑보다는 정복감이 훨씬 달콤하고 중독성 강한 감정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건, 사랑보다 훨씬 얻기 쉬운 감정이기도 하다.
「에밀리,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요?」
「로젠, 알고 있어야 해. 사람은 전쟁에서만 죽는 게 아니니까. 우리는 아주 어이없는 이유로도 다치고 죽는 연약한 생물이란다.」
저 귀여운 아이가 방금 사탕 때문에 죽을 뻔했다. 비로소 에밀리의 말이 실감이 났다.
총알 하나나, 사탕 하나나 똑같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그렇다면 군인만이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내가 라일라를 살렸다.
누군가는 증오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말한다. 나는 그게 개소리라고 반박해 주고 싶다. 증오는 사랑만큼이나 중요한 삶의 축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만큼 누군가를 미워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니까.
그래서 사람들에게는 영웅만큼이나 마녀가 필요하다. 전쟁이 끝난 세상에서는 더 그렇다. 꽃비를 맞는 사람 뒤에는 언제나 돌을 맞을 사람이 존재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영웅과 마녀는 한 몸인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나는 이안 커너만큼이나 제국이 원하는 존재다.
“사람들은 자신들을 두렵게 만드는 여자들을 마녀라 부르지.”
로젠 하워스가 이안 커너를 위한 화살받이로 선택되었다는 것을. 이안 커너의 완벽한 귀환을 위해, 언론과 정부와 군부는 합심하여 마녀를 만들어 냈다. 대중의 집중력은 한정되어 있다. 돌을 맞을 사람은 언제나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쓸데없는 착각을 하지 않으려 언제나 노력한다. 착각은 스스로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흘러가기 마련이고, 단꿈에서 깨어난 후에 남는 건 민망하고 비참한 현실뿐이니까.
“그럼 그런 응급 처치는 어디서 배웠지? 제국 내에서는 거의 본 적이 없다. 탈라스에서 온 의사들도……. 혹시 마법을 썼나?”
“당신들은 꼭 여자가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으면 마녀라고 하더라.”
내 성대에서 나와, 차가운 공기 속을 맴돌다 다시 내 귀로 들어가는 ‘사랑해’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소리 없는 ‘사랑해’와 달리 공허하고 쓸쓸했다. 내뱉을수록 가슴이 더 시렸지만 나는 한참을 그렇게 했다.
내게 사랑한다고 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으니까.
생각해 보면, 내 삶은 내가 생각하지 않을 때, 입을 다물고 있을 때 더 쉬워졌다. 사람들은 더 친절해졌고 고난은 나를 비켜 갔다.
그래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힌들리는 얌전한 아이를 좋아하니까.
“……여자도 있었어?”
“공군에는 꽤 있었다. 원래 기득권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싫어해.”
“…….”
“새롭고 위험한 자리에는 언제나 있었지. 잊힌 것뿐이고.”
끔찍했다. 모든 게 다 끔찍했다.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게 끔찍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내장까지 다 토해 내고 싶었다.
나는 전쟁의 승패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사실 바깥에서 벌어진 전쟁은 내게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내 삶은 늘 전쟁 같았으니까.
「너는 전쟁을 모른다.」
아니, 로젠은 전쟁을 알고 있다.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전쟁은 10년 전에 시작되어 지금은 끝났지만, 로젠의 전쟁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되어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니까.
발부르그여, 내게 힘을 주세요. 사랑은 더 이상 필요 없어요. 내 모든 고난을 심판할 수 있는 힘을, 안락함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이 험한 세상에서 홀로 설 수 있는 의지를 주세요. 꺾이지 않는 나를 가지고 싶어요.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으면, 그럼 나한테 왜 도망치자고 했어요?”
“……너는 나처럼 살지 말라고.”
“…….”
“너는 나랑 달리 아직 어리고, 가능성이 많고, 용감하니까. 너만큼은 나처럼 포기하고 살지 말라고…….”
나는 힌들리를 증오했지만, 힌들리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 덕에 에밀리를 만났으니까. 에밀리는 내가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고, 내 모든 생을 통틀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준 하나뿐인 사람이었다.
“지난번에는 네가 나를 일으켜 줬지. 이번에는 내 차례야, 로젠.”
“…….”
“네 말이 맞았어. 나는 해 보지도 않고 주저앉은 겁쟁이였어. 이제 네 말대로 해 보자. 가다가 넘어지면 네가 나를 잡아 주고, 네가 지치면 내가 너를 업어 주면 되는 거였어.”
“……에밀리.”
“말로나로 가자. 멀리멀리 떠나서 우리 정말로 행복하게 살자. 우리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잖아.”
.
.
.
“뭐라고 적혀 있는 건데요?”
“따라 해 봐.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늘 듣던 말인데도 그 순간 에밀리의 입에서 나온 말은, 아주 특별하게 느껴졌다. 나는 가만히 그 말을 따라 했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그래, 로젠. 우리가 이길 거야.”
“도망친 거 맞아! 이놈한테 맞았다니까! 내가 죽는다고!”
하지만 그 누구도 듣지 않았다. 나를 보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지켜 준다며…….”
나는 답을 구하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켜 준다는 건 내가 아니었다. 힌들리 하워스였다.
너는 그렇게 내 입을 막고, 두 손을 묶고, 두 발을 잘랐어.
이젠 상관없어. 두렵지 않아. 거기에는 네가 없을 테니까. 나는 네가 있는 천국보다 네가 없는 지옥을 택할래. 착한 여자가 되어 천국에 가느니 너를 이기고 지옥으로 떨어질래.
그렇다면 나는 끝까지 거짓말쟁이가 되겠다. 어차피 저들에게 모든 여자는 전부 다 마녀고, 모든 마녀는 다 거짓말쟁이니까.
“나는 무죄야!”
무슨 말을 하든 달라질 게 없다면, 하고 싶은 말만 해야겠지.
그게 거짓말이라도.
그게 세상이 들어 주지 않는 우리만의 진실이더라도.
“사령관님이 도망치면 이안 커너가 도망친 게 될 겁니다. 하지만 제가 도망치면 여자 생도가 도망친 게 되겠죠. 제 공로는 기록되지 않겠지만 제 잘못은 잊히지 않을 겁니다. 두고두고 다른 여자 생도들한테 걸림돌이 될 겁니다. 저는 절대로 도망치지 않습니다.”
에이미랑 로젠의 연대감 최고잔아....둘이 사랑이 아니면 뭐란 말임....연애감정만 사랑인가요
이 작가님이
이분이심
예사 리디 카카페 다 있고 종이책도 있음
로맨스 부분 안 좋아하면 외전 빼고 읽으면 됨
문제 시 수정
첫댓글 영너거.. 내 인생작
ㅇㅣ거진짜 존잼... 하루만에 다봄
이 소설 진짜 최고야
영너거 존잼!!!
진짜 명작이야ㅠㅜ 종이책도 샀음
진짜 개띵띵작 너무너무 재밌어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발 지금 예사에서 사면 30퍼 할인이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