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를 복구하고 있다.
지난 11월 27일~28일 이틀간 내린 습기 있는 눈이 40cm 정도 됐다. 자기 전에 비닐하우스에 눈을 쓸어내렸는데 새벽에 보니 하우스 두 동이 푹석 주저앉아 있었다. 본관 비닐하우스에는 포도나무가 자리 잡고, 농기계가 놓이고, 김장 때는 배춧속을 넣는 장소로 사용됐었다. 평소에는 자주 사용하는 집기를 넣어 두는 용도로 사용됐었다. 신관에 있는 비닐하우스는 채소를 키워서 주방 살림에 요긴하게 사용됐었다. 그런데 40cm의 눈에 주저앉아버렸다.
비닐하우스를 복구하기 위한 의견들을 나눴다. 골조와 비닐 등을 계산하니 300만 원 정도 들어갈 것 같았다. 고물상을 하시는 유 집사님은 본인에게 비계 파이프 6m짜리가 있으니 그걸 잘라서 기둥을 세우고 아치 골조는 절곡을 해 와서 끼우자고 했다. 이학우 안수집사님은 기전에 있는 비닐하우스 기둥은 멀쩡하니 그대로 두고, 아치만 구매하여 설치하자고 했다.
문득 진입로 한쪽에 버린 것처럼 보이는 비닐하우스 골조가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작은아들과 답사를 가 봤다. 흙에 묻혔던 곳만 녹슬어 있고 나머지 아치는 상태가 좋았다. 녹슨 부분은 잘라내고 설치하면 될 것 같았다. 낡은 골조의 주인이 누구일까 생각했다. 근처에 농사짓는 어르신이라 생각하고 전화를 드렸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길 건너 자오쉼터 양미동 목사입니다. 이번 눈에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아서 새로 설치하려는데 길가에 있는 하우스 골조 사용하지 않으면 저희가 사용하겠습니다. 물론 돈은 드릴게요.”
“그려 가져가 한 개에 6천 원씩 주고 가져갔어. 15개 정도는 될 거야. 계좌는 없으니 그냥 가져와~”
“네 10만 원 봉투에 담아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어제 선생님들과 삼촌들이 골조를 모두 가져왔다. 돈을 드리려고 찾아가니 외출 중이셨다.
어제부터 무너진 하우스를 철거한 이학우 안수집사님. 오늘은 두 아들과 함께 골조를 세운다. 땅에 묻혔던 곳은 녹이 슬어 있는 골조의 녹슨 부분은 쇠톱으로 잘라낸다. 양쪽을 잘라내고 기존 하우스 기둥에 연결봉을 이용해 끼운다. 차근차근 조립되고 골조가 세워진다. 점심 먹으며 이학우 안수집사에게 “오늘 덮을 비닐을 사 올까?”라고 물으니 “비닐 덮는 것은 준열이랑 신원 두 형제가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두 아들에게 시켜 보자고.”라고 한다. “그래도 감독은 해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를 했다. 식사를 마친 후 바로 덮을 비닐 11m x 13m, 11m x 10m 두 장을 주문했다. 내일 도착하면 모레는 본관 비닐하우스는 복구될 것 같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이다. 사람의 생각대로 했더라면 엄청나게 부담됐을 텐데, 생각할 지혜를 주시고 떠오르게 하시고, 연결해 주셔서 비닐까지 30여만 원으로 비닐하우스 두 동을 복구하게 하신다. 이럴 때 주님의 임재하심을 더 체험한다. 우리는 기도하고 하나님은 일이 되게 하신다. 그런데 또 눈이 내리고 있다. 제법 많이 오고 있다. 이젠 무너질 하우스도 없는데…. 본관 하우스 골조만 세우고 나머지 작업은 다음에 하기로 했다. 눈이 벌써 쌓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