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5. 크리스마스.
오늘이 지나면 나에겐 크리스마스 인쇄풍선이 필요없는 물건이 된다.
1년이 지나고도 이 풍선들이 눌어붙지도 삮지도 않고 제대로 보관되어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24일 밤에 갑자기 떠오른 일이라 급하게 집에 있는 상자와 전지 한장으로 모금함을 만들었다.
고맙게도 모두 갖추어져 있던 물건들!
돈을 넣는 부분이 마음에 안들게 만들어져 만지작거리다 보니 새벽 4시가 됐다.
혹시 몰라 부모회 이름으로 모금활동 해도 되겠냐고 회장님께 허락까지 받아놓고 그제서야 잠이 들었다.
25일 오후부터 북변동 우리들약국 앞에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기부하시면 이중풍선을 드려요'
어린아이와 지나가던 엄마,아빠 아이손 잡아 끌고 그냥 지나간다.
그냥 갖으라고 갖다 주기까지 하는데 안받고 뿌리치고 가는건 뭐람.
'풍선주세요' 내가 만들고 있는 동안 지갑을 만지다 그냥 가버리는 학생들.
나는 사람을 잘 못 알아봐서 실수 할 때가 많은데
먼저 아는척 하시고 거금 쓰신 미용실 언니.( 광고 : 북변동 우리들약국 앞 '헤어센스' 많이 찾아주세요. )
볼거리로 천사 하나 만들어 놓았는데 살려면 얼마냐고 호기심을 보인다.
지갑이 차에 있다나
다시 찾아와서 천사을 떼어줬더니 천원짜리 넣어주고 간다. (천사가 좀 아까왔음.)
내가 보기에 딱했는지 택시승강장에 대기중이던 기사아저씨 두 분도 넣어 주신다.
모금함에 돈을 넣어 주고 가시길래 풍선 가져가라 했더니 그걸로 뭐하냐고 그냥 가시는 아저씨 두분.
밖에서 너무 춥고 손에 감각도 없어지는 것 같아 몇시간 만에 모금활동을 마치고 왔다.
액수가 너무 궁금해 개봉해 보았다.
10원짜리도 나오고.... 액수는 미공개.
그래도 추운 날씨에 이런 일도 다 해보고 뿌듯한 경험하고 왔어요.
집에서 민주, 도영 봐주시느라 애쓰신 어머니,남편 감사드려요.
풍선에 미친(?) 며느리때문에 어머니도 고생하셨군요.
여러분도 자선냄비 보시면 외면하지 마시길....
2009. 12. 27.
눈도 하양, 풍선도 하양, 모금함도 하양, 내마음도 하양^^
첫댓글 정말 뜻 깊은 일을 하셨군요..누군가에게 감사할줄 아는 따뜻한 마음씨까지...행복한 글입니다..
추운날 고생많이 하셨지만,,그래도 마음은 부자되셨겠네요^^
미현샘..... ㅋㅋㅋ 여기서 사진을 보네. 그날 그거 하셨구랴. 그래도 큰일 하셨네요. 눈에 익은 히터..... ㅋㅋ 샘 아이디 보구 반가워서 들어와봅니다. 담에는 게릴라 성으로 갑작스레 하지 말고 은정샘이 제안한 것처럼 같이 지대루~~~ 해봅시다. 고생하셨네요. 모금함에 꽤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담겨있길.....
여기서 만나니 더 반갑네요. 일요일 오후에도 모금활동 했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애들 놓고 나가서 행복을 느끼다니.... 민주,도영 그리고 남편한테는 좀 미안했지만 내리는 눈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는데. 손도 시렵고 발도 시려웠지만 모금함이 묵직했으면 천사달고 진짜 날았을지도.......
그니까.... 그래두 열심히 하니 보기 좋쟎아~~~
넘 좋은일 하셨네요 ^^ 저도 많이 배워가요^^ 내년엔 할일이 너무나 많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