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아가씨, 일어나세요!"
어제 가면을 가지고 놀면서 혼자 열내고 화내고 별짓을 다하다가 결국 지쳐 잠이든 비연.
동물들은 이제 그런건 다반사라는듯 소파는 스스로 침대로 전환하고, 팬더는 이불을
가져다 주는등 비연에게 잠자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오늘. 별빛이 반짝이는 천장이 다시 푸르른 아침 풍경을 보여주자 새들은 비연의
이불을 잡아 당겼다.
"왜에…"
"아가씨 오늘부터 학교 가시잖아요! 빨리 일어나세요!!"
"학교…?"
"네, 학교요!!"
"무슨 학교오…."
"서휴고등학교요!!"
'고등학교? 이 새들이 아침 햇살을 맛보더니 살짝 맛이 갔구나.
언제 한번 개조해줘야 겠어'
"아가씨이!!"
"아 왜에~"
"일어나시라구요!!"
계속되는 새들의 재촉에 참다못한 비연이 벌떡 일어서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 진짜! 도대체 무슨 학교… 하… 학교?!"
"빨리 일어나세요!!"
"아아아! 학교오!!"
비연은 벌떡 일어나서 욕실로 향했다.
"제엔자앙. 그렇지. 오늘부터 그 엿먹일 학교에 다녀야 했지."
비연은 눈을 번뜩이며 중얼거렸다.
"아가씨, 물 다 준비 해놨답니다."
세면대… 조차 말하는 집.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다.
"아, 그래."
불쑥- 불쑥-
세면대에서 손이 툭 튀어 나와서 스스로 물을 떠 비연을 씻어 주었다.
"하지 말라니까~ 씻는건 내가 할래!"
"네네~"
세면대는 삐진듯 팔짱을 꼈다.
"학교 갔다 와서 왁스 발라 줄게."
"네에♡"
물론… 그 삐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세수를 마친 비연. 화장실에서 나와 식탁에 앉았다.
"좋은 아침이에요~"
토스트기는 빙긋 웃으며 비연에게 아침인사를 했다.
"응. 이 맑고 화창한 날씨에 학교를 가야하는 엿같은 날이지."
"하하, 아가씨도 참."
'내가 참 뭐.'
비연은 방금 구운 따끈한 식빵에 치즈, 햄, 케첩, 상추, 토마토등의 재료를 넣는
토스트 기를 초점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맑고 화창한 날씨에 학교를 가야하는것이 참으로 엿같이 느껴지나 보다.
"자자, 아가씨. 그러지 마시고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토스트(라기 보다는 거의 햄버거에 가까운)를 완성한 토스트기는 토스트를
예쁜 접시에 담아 비연에게 건냈다.
"고마워."
비연은 여전히 초점 없는 눈으로 토스트를 받아들고 먹기 시작했다.
그 작은 입으로 크게 베어 무려고 노력하는 꼴이 얼마나 귀여운지.
식사를 마친 비연은 다시 화장실로 가서 이를 닦았다.
귀여운 노란색 칫솔이 스스로 비연의 이를 닦아 주었다. 비연…
"자, 다 됬어요!"
저렇게 움직이지 않는데 살이 하나도 찌지 않았다니;;
칫솔은 다시 세면대로 쏙 들어갔고(아마도 세면대의 한부분이었나 보다) 비연은
다시 화장실에서 나왔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오리가 교복을 가지고 왔다.
"흐음… 교복은 예쁘네."
교복을 한번 쭈욱 훑어본 비연은 꽤나 만족스러운듯 했다.
"그래도 학교는 역시 엿."
그러나 아직도 학교에 가야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나보다;;
"시작해줘☆"
비연이 말하자 오리는 순식간에 비연의 옷을 벗기고 교복으로 갈아 입혔다.
분명히 말하지만… 교복으로 갈아 입고 양말까지 신은 시간은 단 3초도 걸리지 않았다.
(역시나 부럽다…)
따르릉- 따르릉-
익숙한 벨소리가 들려오고 초점없던 비연의 눈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 했다.
"흑… 아가씨… 전화… 쿨쩍… 왔어요…"
"발신번호는?"
"몰라요."
"발신자는?"
"아버님이요."
"나 죽었다 해."
"네."
아무래도… 이건 지극히 평범한 대화인가 보다.
"여보세요."
[아아, 아줌마생쥐.]
"네네, 말씀 하세요."
[옆에 비연은 있겠지?]
"물론이죠. 용건은요?"
[허허. 냉정하구먼. 나는 그냥 사랑스러운 딸이 혹시나 아직까지 자고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모닝콜을 해주려 전화한것 뿐이란다.]
"10분 후에 출발인데 이제야 모닝콜이에요?"
[아아. 그렇군. 그럼 사랑스러운 딸에게 학교 잘다녀 오라고 전해다오.]
"네, 그러죠."
[부탁이 있다.]
"네네~ 무슨 부탁이죠?"
[비연을 바꿔 주렴.]
"아가씨, 아버님께서…"
"나 죽었다고 해."
"네. 아가씨는 받기 싫다고 하시는데요?"
[그래? 알았다. 그럼 딸아~ 친구들 많이 사귀…]
덥썩
"케… 켁, 아가씨~ 숨막혀요!!"
'친구'라는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화기(그러니까 다람쥐)를 덥썩 낚아 채가는 비연.
"아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오, 전화 받기 싫다더니.]
"친구라니! 아빠 목적은 그거였지?"
[하하. 역시 내딸. 눈치 챘구나.]
"아빠!! 내가 친구라는거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르는거야?"
[당연히 알지.]
"근데!! 근데 왜…"
[우리 사랑스런 딸의 아름다운 학창생활을 위해서지.]
"하…"
비연은 어이없다는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빠… 난 친구같은거 너무 싫어…"
[비연아.]
"그리고 친구같은걸 만들어야 하는 학교도 너무 싫고…"
[비연아.]
"근데 아빠가 강요하니까 어쩔수 없이 다니는거야."
[…….]
"더이상 내게 강요하지 말아줘."
[비연아…]
뚜- 뚜- 뚜- 뚜-
무슨 할말이 있는듯 해 보이는 아빠의 마지막 말을 무시하고 전화를 끊은 비연.
동시에 비연의 손에서 풀려나온 다람쥐군은 비연의 눈치를 살폈다.
"자아~ 그럼 다시 준비를 시작해 볼까낭☆"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비연. 긴장이 눈녹듯 녹은 다람쥐 군.
비연에게 슬며시 말을 했다.
"아까 아버님께서 전해주라 하셨는데요."
"뭔데"
"학교 잘 다녀오시래요."
"… 망할."
'이 꽃다운 나이에 장작 8시간 동안 학교에 처박혀 있으라는데 잘다녀오긴 개뿔'
비연은 참 귀여운 욕;; 을 하며 어제 그 거대한짐덩이를 다시 싸기 시작했다.
그래도 학교에 가는걸 고려 했는지 몇 대는 두고 필요하다 싶은것만(대롱이는 왜?!)
챙겼다.
"그런데… 교과서는?"
한참 짐을 챙기다 무언가 생각난듯 비연은 눈을 크게 떴다.
'이런 망할 영감이 교과서도 안보내다니…'
"아빠가 그렇지 뭐."
낭패를 본듯 인상을 찌푸린 비연은 이내 생각하는게 귀찮다는듯 말했다.
"몰라. 오늘 전학간 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고양이 단화와 운동화 까지 다 챙긴 비연은 이번엔 하트모양 가방에 그 온갖
악세사리를 마구 집어넣었다. 도대체… 그 무기와 다를바 없는 것들은 왜 챙기는건지;;
"학교를 뒤집어주지."
아, 그렇군…;;
털썩-
"읏차… 날아라 병아리, 나와☆"
하트모양 가방과 짐덩이를 '날아라 병아리'에 싣고서 병아리에게 나오라 말하는 비연.
도대체… 저 동물들에게 무슨 말을 할때마다 왜 별을 붙이는지 모르겠다.
탁자위에 놓여진 하얀색 고양이 가면을 쓰는 비연.
"아가씨, 몸조심하세요!"
"잘다녀 오세요!"
"건투(;;)를 빌게요"
"첫날이니까 큰 사고는 치지 마세요!!"
"응,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렌즈는 안빼고 가시네요."
"…… 초록색 눈은 싫은걸…"
"……."
"나 다녀올게~"
"네~"
렌즈라니. 비연은 유난히 까만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렌즈…
아무튼 비연은 배웅을 하려 현관에 우르르 몰려온 동물들에게 윙크를 하며 인사를 했다.
그렇게… 비연의 학교 생활은 시작 되었다.
"자아, 날아라 병아리☆"
"넷!"
비연의 말에 병아리는 날기 시작했다.
휘익- 휘익- 휘익-
연습이라도 했는지 한층 가벼워진 날개짓에 흡족한듯 미소를 짓는 비연.
그리고…
"엄마! 저게 뭐야?"
"어머나, 자기야~ 저거… 저거 뭐야?"
"세상에… 유에프오다!"
'날아라 병아리'를 발견하고 헉이란 표정을 짓는 사람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이때 과학기술은 그다지 발전하지 않았다고 볼수 있습니다.
"꺄하하하핫! 기분 최고☆"
비연은 신기한듯 자신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즐겼다.
그리곤 바람을 가르며 '서휴고등학교'까지…
"더 빨리 날아라, 병아리야☆"
날아갔다.
"아가씨, 위치는 아세요?"
"응? 아니아니! 꺄하하☆"
… 뭘 믿고 저리 좋아하는걸까. 위치도 모르면서.
"에휴… 집에 가면 과자 주세요. 힘을 써야 하니까요."
"물론 물론!"
"앞으로 3km 직진. 좌로 꺾어서 37.19m"
저… 저 병아리가 뭐라고 하는건가.
"나는 모르지만 너는 알잖아. 꺄하핫"
그리고 비연은 뭐라고 하는건가.
"아가씨, 과자 꼭 주시는 거에요. 이걸 쓰면 에너지가 많이 달아진다구요."
"알았다니까~"
'…… 정말 안거맞나;;'
불안해하던 '날아라 병아리'는 다시한번 삐약이라고 울더니 속도를 더욱 빨리했다.
"앞으로 49초 후면 도착입니다."
"응~ 고마워."
"그런데 아가씨…"
"응?"
"저… 학교까지 데리고 가실거에요?"
"에이~"
'역시 아니구나…'
풀죽은 '날아라 병아리'. 이봐, 널 데리고 가면… 학교는 다시한번 뒤집어 질거야.
"당연하지!"
그래, 당연… 당연하지?!?!
"정말이에요?"
"물론!"
비연! 너 뒷일은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되고, 정확히 49초후 그들은 '서휴고등학교'에 도착했다.
"병아리야~ 머리좀 줘봐."
"네."
정문. 지금은 등교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등교하는 사람은 안경을 낀 범생이로
보이는 학생들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머리를 불쑥 내민 병아리.
비연은 병아리의 털을 뒤지더니 어떤 버튼을 눌렀다. 노란색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
버튼이었다.
슉슉슉-
…… 작아진…;; 병아리;;
알맞게 작아져 마이 주머니에 쪽 들어갈수 있을만한 크기였다.
옆에 등교하던 범생이 들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걸음을 빨리 하였다.
'혹시… CSI?'
'저 고양이 가면은 또 뭐야;;'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아마도 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보다.
작아진 병아리를 마이 주머니에 넣고 짐덩이와 가방을 챙겼다.
"여기가… 내가 다닐 '서휴고등학교'란 말이지?"
학교치고는 살짝(실은 많이)큰 학교를 훑어보는 비연.
"좋아, 힘내서 쳐부수자!"
그러지마;; 학교를 사랑해야지. (너부터 잘해)
기합을 단단히 넣고 학교로 들어가는 비연. 막상 학교에 잠입하는것은 성공했으나…
'교무실이 어딨는거야!'
꽤나 복잡한 설계로 되어 있는 서휴고등학교는 교무실 하나를 찾는것도 굉장히 힘들었다.
"여기서 병아리를 쓸수도 없고;;"
'작아진 병아리는 힘을 쓰지 못한단 말이야'
그런 심오한…
"일단은, 교무실부터 찾아야겠다."
비연은 하트모양 가방에서 선글라스를 꺼냈다.
"다알아 선글라스. 너의 힘이 필요해♡"
다… 다알아 선글라스?
비연은 그 '다알아 선글라스'라는것을 꼈다. 참… 그녀의 작명센스에 경의를 표한다.
"우웅… 교무실은… 아, 저선생님 코 판다;;"
선글라스를 쓴 비연의 눈에는 모든 사물이 투명하게 보였고, 그 건너편의 방까지도
다 보였다. 아무래도 '다알아 선글라스' 는 투시력이… 있는듯 했다.
"아아, 교무실!"
비연은 선글라스를 가방에 넣고 다시 짐을 챙겨 도도도도 뛰어갔다.
그래봤자 너무 무거운 짐 때문에 그리 빠른 속도를 내지는 못했다;;
드르륵-
문을 열자 비연에게로 시선이 집중 되었다. 고양이 가면을 쓴 비연이 보이자 선생님들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마도
'… 저게 뭐야'
라 생각하는듯 했다.
"전학생인 데요."
'저게 뭐야'라는 생각을 하느라 침묵이 도는 교무실. 그 정적을 깬건 비연이었다.
"아아, 전학생? 잠깐만…"
전학생이라는 비연의 말에 비연에게 퉁명스레 말하고 서랍 안에서 서류를 꺼내
뒤적 거리는 한 여 선생님.
다른 선생님들은 비연에게서 시선을 떼고 각자 할 일을 했다.
한참 서류를 뒤적거리던 여선생님.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 채회장님 딸…?'
그리고…
"아아~ 네가 바로 채비연양이구나! 자자, 이쪽으로 오렴."
확 바뀐 선생님의 태도. '채비연'이라는 말에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할 일을 멈추고
다시 비연을 주목했다.
'이… 화장 떡칠이 어디에 붙는거야.'
물론… 우리의 둔치 비연은 선생들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있는지 몰랐다;;
다만 여선생님의 얼굴에서 파우더 가루 흩날리는걸 보고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호호호~ 자, 너는 저 선생님 반이란다. 김선생님~"
"네? 아, 네! 그럽죠~! 흐흐"
비연이 말하는 '화장 떡칠'이 가르키는 곳에는 추리닝 차림의 한 남선생님이 있었다.
'저… 추리닝은 뭐야;;'
"안녕, 네가 비연이니?"
개기름이 흐를듯한 얼굴로 능글맞게 웃으며 비연에게 말하는 그… 추리닝 김선생님.
'…… 기름좀봐.'
선생님의 말을 쌩까고 불쾌한듯 더욱인상을 찡그리며 추리닝선생님을 보는 비연.
말하지만, 고양이 가면을 쓴 비연이기에 비연의 표정은 선생님들에게 보이지 않았다.
"하하… 낯을… 많이 가리는가 보구나;;"
… 과연 그럴까요;;
"자, 그럼 반에 한번 가 보자꾸나. 학교가 조금 문제아 학교라서…
만약 누가 괴롭힌다면 나에게 말하거라."
'대롱이에게 말할건데요.'
"에고… 사립이라서 바꾸지도 못하고. 사퇴하자니 마땅한 일자리도 없고…"
비연을 데리고 가며 신세타령을 하는 추리닝 선생.
'여기 선생들은… 왜 이렇게 붙어?'
그러나 그런건 안중에도 없고 가면속에서 불만을 토하기에 열심이인 비연;;
"그런데… 비연양. 아까부터 물어보고 싶은것이 있는데…"
"……"
참 민망하게도 추리닝 선생님의 말을 싹- 무시하는 비연. 버릇없는 행동이지만…
추리닝 선생님의 얼굴을 보면 왜 이해가 되는 것일까.
"그 커다란… 짐덩이는 뭐니?"
"……"
"아… 하하,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단다. 흐흐"
'니 얼굴 보고 말하고 싶겠냐.'
"자, 다왔다."
비연과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 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추리닝 선생님이)도착한 교실
2 - 13
2학년 13반이라는 자랑스러운 문패가 붙어있는 교실.
문패가 특이하게도 빨간색이라는 점이 비연의 시선을 끌었다.
문제아 학교라길래 시끄러울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하자 비연은 이상했다.
"자, 들어가자."
추리닝 선생을 따라 교실로 들어간 비연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텅~
교실이… 텅 비어있었기 때문.
"하하… 이녀석들… 아직도 등교 안했네."
추리닝 선생은 민망한듯 머리를 긁적 거렸다.
'…… 으아…… 비듬.'
그리고 참 뭣 스럽게도 추리닝 선생님의 머리에서 새하얀 가루들이 떨어졌다.
비연이 재빨리 피하지 않았다면 그 새하얀 가루, 그러니까 비듬이 온몸을 덮었을 것이다.
"선생님."
"응? 왜그러니 비연아?"
추리닝 선생은 비연이 처음으로 말을 하자 기쁜듯 웃으며 비연을 돌아봤다.
"비듬."
"아? 아… 아… 아하하… 하하…"
추리닝 선생은… 민망한듯 다시한번 머리를 긁적이려다 슬쩍 손을 내렸다.
'살겠네.'
그러나 이미 교탁은 비듬으로 물들었고;; 비연은 최대한 비듬을 피해 햇살이
잘 드는 창가 쪽에 앉았다.
"이녀석들이 지각은 밥먹듯이 해도 결석은 안하니까… 조금 있으면 올게다.
아마 수업 시작하기 전에 올거다."
"저기요."
"응?"
"교과서가 없는데요."
"아… 하하, 그럼 내일부터 가지고 오렴."
마지막 대답은 할 가치가 없다 느꼈는지 역시나 쌩까는 비연.
추리닝 선생님은 나갔고 교실에 혼자 남은 비연이었다.
"아빠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문제아 학교에 딸을 보낸거야?"
자리에 엎어져 누운 비연은 혼잣말로 중얼거였다.
"사랑스러운 딸은 개뿔. 어느 아빠가 사랑스럽다는 딸을 문제아 학교에 보내."
화낼 힘도 없는지 그냥 가만히 엎어져 있는 비연.
그리고 수업시간 정확히 2분 전.
드르륵-
우르르르르르르
반 학생들이… 한꺼번에 개떼같이 들어왔다.
"아 씨바. 존나 짜증나."
"도일공고놈들. 언젠간 씨까지 말려버릴거다, 씨발."
존나, 씨바, 씨발.
상큼한 욕들이 한바가지 쯤 비연의 귀에 들어갔을까. 한 학생이 비연의 존재를 눈치챘다.
"어? 쟤 누구야?"
"전학생 아니야?"
"큭큭. 저 짐덩이는 뭐냐."
"집나왔나? 크큭"
"저 고양이 가면은 또 뭐야."
모두 비연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소근댔다.
'고양이 가면이 고양이 가면이지. 병신들.'
언제부터 비연의 입이 저렇게 거칠어 졌을까. 분명 처음엔 저러지 않았는데 말이지;;
"푸하하. 그러니까!!"
그리고 반 학생들이 다 자리에 앉아 19금 잡지를 보거나 화장을 고칠무렵.
7명의 무리들이 다같이 들어왔다.
"야, 니들. 반으로 가."
"엉? 무슨소리야?"
"한빈아?"
"셋 센다. 하나… 둘…"
"가… 갈게!"
한빈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4명의 무리들은 겁을 먹은듯 전부 각자의 반으로 달려갔다.
"채현아, 많이 시끄럽지?"
"어."
"하하, 짜식. 무뚝뚝 하기는."
그리고 3명이 반으로 들어섰다. 반으로 간 4명의 얼굴은 영 뭐같았는데,
지금 있는 3명의 얼굴은 마치 조각해 놓은듯 굉장히 멋있었다.
'가만… 채현?"
비연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름에 갸우뚱 했다.
'누구더라…'
어느세 자리에 앉은 3명. 비연이 왼쪽 끝에 앉았다면 그들은 오른쪽 끝에 앉았다.
"자, 그럼. 설명해 보시지?"
"채현아…"
"빨리 말해라. 내 인내심이 그리 깊지 않다는건 알고 있지."
"물론…. 어제는 미안했다."
"…… 이유나 말해."
"어제 우리 둘 없어서 저 네놈들하고 다녀서 기분 엿스러운건 알겠는데… 그만 화 풀어라"
"이유 말하라 했다."
"…… 아버지가… 우리 둘 남겨두고… 돌아가셨어."
"……"
"그래서 못간거야."
"…… 다음부턴 전화해라."
"응."
심각한 분위기가 걷히고, 채현이라는 놈을 제외한 두놈.
그러니까 한빈과 또 다른 한명에 의해 분위기는 금새 밝아 졌다.
'아까 그 떨거지 네놈… 어디서 많이 봤는데.'
그때까지도 비연은 '채현'과 떨거지… 네놈들 때문에 머리를 쥐어잡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야!!'
"어? 채현아. 전학생이 왔나본데?"
"어."
'채현… 채현… 누구지? 누구… 아… 혹시…'
비연은 고개를 들어 채현을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채현과 눈이 마주쳤고,
비연은 확실히 기억해 낼수 있었다.
"그때 그 싸가지!!"
… 그렇다. '채현'은 어제 비연을 보고 꼬맹이라 했던… 바로 그 남자였던 것이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천재 발명 소녀 vs 냉혈 꽃미남 소년 #3
은루[銀淚]
추천 0
조회 232
06.09.18 18:13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정말 재미있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