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특강 - 문학적 성찰과 과학적 상상의 만남
송민령 :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뇌과학자
송민령 선생님의 열정이 느껴집니다.1박2일의 천문대 일정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강의 시작할 때 빈자리가 많았습니다. 빈자리에도 불구하고 열강을 펼치신 송민령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생명을 닮아가는 기계에 대한 강연이었습니다. 과학적 상상과 인문학적 성찰이 만나야 작품의 참신함과 의미가 살아나지 않겠냐는 말씀을 시작으로 현재 과학의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강의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겠습니다.
- 예전에는 로봇을 강철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소프트 로봇을 연구 중이다.
(유연성과 힘을 두루 갖춘 로봇이다.)
-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도 뇌과학을 차용하고 있다. 신경세포의 전기 신호를 이용한다.
- 컴퓨터도 진화한다. 생명체의 적자생존과 비슷하다. 예전의 인공지능은 하나를 잘 만들어 심화학습(Deep Learning)시키는 것이었는데 현재는 여러개를 만들어 그 중 잘하는 것들을 혼합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형식을 반복함으로써 성능을 개선한다.
- 자신이 생긴 모양을 인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생각해 보자. 스스로 학습하도록 훈련하는데, 다리 하나 올리고 움직이면서 ‘아 나는 이쪽 다리가 이렇게 생겼구나. 이런 명령을 내리면 이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구나.’ 학습하며 넘어지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 이것을 보고 로봇에게 자아, 의식이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의식인 척은 가능하지만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 군집로봇 : 평창올림픽의 드론쇼와 같은 로봇이다.
- 스마트 시티 등 Iot 시대에는 해킹에 대한 보안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크라이슬러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 때마다 해킹하여 사람을 납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해킹그룹이 있다.
- 유전자 가위 : 유전자를 내가 원하는 것만 잘라서 이어 붙인다는 것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맘모스 같은 멸종 동물을 복원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과학자와 윤리 문제 뿐 아니라 복원하더라도 바로 죽을 거라(생물 한 종의 생존에는 각종 미생물들이 필요한데, 한 종의 생물만 복원하여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들도 있다. 또한 모기 같이 인간에게 해로운 생물을 박멸하는 실험도 하지만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다시 변형하여 생존한 사례도 있다. 그리고 농업 생산성의 향상에는 많은 도움을 준다. 암 등 유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원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때 스위치를 끌 수 있는 정도의 기술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직은 유전자 자체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했다. 글을 읽지 못하는데, 문장 편집을 어찌 하겠는가.
- 인공지능과 진동을 이용하여, 혀로 세상을 보고 등으로 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감각 기관의 추가도 가능하다.
- 신경 신호 읽기 : 헬맷을 쓰거나 뇌에 칩을 삽입하지 않아도 표피에서 일어나는 것으로도 신경 신호를 읽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헬맷 대신 귀에 조그만 섬유 조각 같은 것을 붙인다.
- 사람들도 본인의 생각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게에 가서도 이걸 살까, 저걸 살까 갈등하기도 한다. 이때 간단한 신경칩 하나로 뇌 부위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측정하여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생각을 보여줄 수 있다. ‘마음의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논란도 있다.
- SF 영화나 소설에서 그리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는 대부분 중앙집중제도의 문제였다. 지금은 기계도 사람도 탈중앙화로 가고 있다. DiY Bio와 메이커 운동 등 시민과학이 발전하고 있다.
- 요즘 로봇은 보통 돌봄 로봇이다. 돌봄 로롯도 대부분 여성형이 많은데, SF 영화를 보면 화자나 내용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주방의 모습은 비슷하다. 대부분 감독이나 로봇공학자들이 남성이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가 아닐까.
- 우리는 과연 우리일까? 같은 공포 사진을 봐도, 숨을 내쉴 때보다 들이쉴 때 더 강하게 무서워한다. 또한 보톡스를 맞으면 피부의 움직임을 느끼는 신경세포가 둔화되면서 즉, 몸의 느낌이 둔화되면서 감정도 둔화된다. 스스로의 감정을 제대로 못 읽는다. 이때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위와 같이 과학기술의 현주소와 화두로 떠오르는, 어쩌면 매우 근본적인 질문까지 다양한 주제를 섭렵했습니다.
질문도 다양하게 나왔답니다.
- 현재 진화학습의 정도는 어느 정도까지 왔나?
-> 아직은 진정한 비감독, Self Learning 단계는 아니다. 무엇이 잘 하는 것인지에 대한 결정, 교배, 변이 등은 사람이 결정한다. 단지 컴퓨터의 리소스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 구조용 로봇으로 만들었으나 살인용 로봇이 될 수 있나?
-> 소프트웨어를 해킹하면 가능하다. 로봇 스스로 변경하지는 못한다.
- 유전자 변형 식품이 맛있을까?
-> 상표를 가리거나 유전자 변형 식품이라는 것을 모르고 먹는다면 일반 식품과 구분되지 않는다.
- 로봇에게 의식이 있는가?
-> 전통적 과학 영역(물리적 측정이 가능한 영역)에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의식 자체를 측정할 수 없다. 신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식물인간인 상태에 있는 ‘잠금 상태 신드롬’을 보면 그 사람이 깨어났을 때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알았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즉 의식이 있었다는 건데, 과학적, 물리적으로는 측정할 수 없다.
- 로봇 인권 문제는 어찌 생각하는가?
-> 로봇권이 없을 때 사람에게 피해가 크면 주어야하고, 있을 때 피해가 크면 주지 말아야하고, 인간 중심 사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이상 간략하게 정리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중앙집권적 통제시스템이 아니라 탈중앙화의 경향으로 과학이 그리는 미래가 예전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디스토피아적인 권력 사회는 아닐 것’이라는 긍정의 메시지였습니다. [호모데우스]를 읽고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습니다.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각자의 관심에 따라 귀가 커지는 부분이 있었을 겁니다. 짧으면 댓글을, 길면 답글을 써 주세요.
첫댓글 뇌과학, AI와 함께 살아가야하는 인간의 뇌에 관심이 많았는데 송민령선생님이 잘 정리해주셔서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지하철을 거꾸로 타는 바람에 놓친 강의.... 요약 정리된 글을 보면 나름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흥미진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