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정당한 행동을 경제를 망치는 나쁜일로 매도하며 사용자들은 악명높은 도요다자동차 같은데서 이상한 것을 배워왔습니다.강력한 노조가 있는 회사가 돈도 많이 벌 수 있습니다."(8월3일,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개별기업의 교섭에는 한계가 있습니다.보다 강력한 노조건설을 위해서는 1백50여개 사업장이 하나가 되는 산별 노조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지금 저들이 배째라고 하는데 여러분들이 저들의 배를 확 째버립시다.여러분!"(6월23일,배강욱 민노총 화학섬유연맹 위원장)
"전국의 모든 자본가들은 똑같습니다.지가 정주영이든 이병철이든 이웅열이든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본질은 똑같습니다.우리가 투쟁하는 만큼,우리의 힘만큼 따내는 것입니다."(8월4일,배태선 민노총 구미지역협의회 사무국장)
24일로 파업 63일째를 맞은 코오롱 구미공장.직장폐쇄 조치가 내려졌지만 공장을 점거한채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를 '격려'하기 위해 수 십명의 외부인사들이 다녀갔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과 구미지역협의회 관계자들은 거의 매일 찾아와 '노동자의 세상'을 강의하고 있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들도 간간히 들러 이들에게 "끝까지 투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전교조 간부들까지 공장을 방문해 파업을 독려하고 있다.
코오롱 구미공장의 파업은 이제 '노동계 하투(夏鬪)의 마지막 보루'이자 '정치투쟁장'으로 변질돼 노동운동의 볼모가 돼버렸다.
지난 22일 파업대오에서 빠져나온 조합원 A씨는 "파업 직전 노조위원장과 면담하면서 민주노총의 파업지침에 따라 파업하는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위원장이 대답을 못하더라"며 "그동안 민주노총이 개입해서 망한 회사가 구미지역에만 3개나 되는데 이번엔 코오롱이 희생양이 되는게 아닌지 두렵다"고 말했다.
아직 공장에 남아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인질이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오고간다는게 A씨의 전언이다.
공장 여기저기에 텐트를 쳐놓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이제 노사간 교섭에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빨래를 널고 밥을 짓고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일상이 돼버린 파업에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A씨는 조합원의 80%는 2000년 파업 때 불참한 사람들이 겪은 '왕따' 경험 때문에 파업현장을 이탈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집행부가 이탈을 막기 위후 조합원 전체의 사직서를 받아놓고 "이탈자에 대해서는 사직서를 내고 일당도 노조가 차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것.일부 부서는 핸드폰을 수거하고 외출외박도 금지시켜 외부와의 소통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한다.
그는 "7명의 동료와 함께 빠져나왔는데 조합원들이 전화를 해서 한 명 데리고 나가는데 얼마씩 받았냐고 윽박지르더라"며 "우리 8명을 개 8마리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의견은 아예 받아들여지지 않는 곳이 정말 민주노조가 맞냐"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회사는 무노동무임금 원칙과 집행부에 대한 징계는 절대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장기파업을 유도해 놓고 '노조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진전된 안을 갖고 교섭 테이블로 나오라"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가 이미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한지 오래지만 공권력 투입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파업 두 달을 넘기면서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던 ㈜코오롱 구미공장의 노사가 심야 협상 끝에 합의안을 전격 도출했다.
노사 양측은 25일 오전 1시께부터 2시간여 동안 대표자 면담을 통해 공장정상화와 고소.고발 취하 등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따라 노조측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와 전체 조합원 1천400여명이 참가하는 총회를 잇따라 열어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이따라 이날 현재 64일째인 노조의 파업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잠정합의안은 ▲회사측은 파업기간 중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고 이미 제기한 민형사상 소는 취하 ▲노조도 이미 제기한 고소고발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취하▲노조는 공장정상화와 생산성 향상에 적극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는 또 ▲임금동결 ▲주40시간 4조 3교대 근무 ▲신규투자 5개 공정을 유치하고 이 가운데 2개 공정과 기존 신규투자 1개 공정 등 3개 공정에 대해서는 비상시에도 가동을 유지한다는 것에도 합의했다.
노조는 사측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화학섬유 부문을 축소하고 전자소재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에 따라 구미공장내 하루 60t 생산규모의 낡은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라인의 철수를 추진하자 인력 재배치 문제를 우선해결할 것과 임금과 상여금 각각 6%, 100% 인상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23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회사측은 이에 맞서 지난 18일자로 직장폐쇄를 단행, 공장 내에서 농성 중인 근로자 1천여명의 철수를 요구하고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