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머니그라운드
한진 조양호·두산 박용만 ‘사진’ 취미
조양호의 ‘유일한 취미’
사진기자 꿈꿨던 박용만
최고급·명품 카메라 보유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어떤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기업 총수들은 회사 경영에 몰두하고 있어 개인 사생활도 못할 만큼 하루 일정을 보낼 거란 선입견이 있는데, 이들에게도 나름대로 취미생활은 있기 마련이다.
그중 공통된 취미생활을 가진 두 회장님이 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선대회장의 취미는 사진 촬영인데, 그에게 의미는 취미 이상이었다. 쉴 때는 물론 일할 때도 늘 카메라를 들고 다녔고, 길을 가다가 멋진 풍광을 만나면 반드시 앵글에 담아야만 직성이 풀렸다고 한다. 한진 관계자가 “일밖에 몰랐던 회장님의 유일한 취미가 사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조 전 회장은 그렇게 찍은 사진 120여 점을 모아 사진집을 출간했다. 새해에는 직접 촬영한 사진들로 달력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곤 했다.
최근엔 조양호 전 회장 별세 3주기를 맞아 한진그룹이 ‘고 일우 조양호 회장 추모 사진전’을 열었다.
생전에 비행기에서 촬영한 하늘 모습 등 작품 30점과 풍경 사진 15점, 사진 달력 10점과 사진집, 카메라, 가방 등 유류품이 전시됐다.
조 전 회장이 사용하던 카메라는 캐논의 ‘EOS 1D’와 ‘EOS 1Ds’로 캐논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전문가용 디지털 SLR 시리즈의 기념비적 모델들이다.
2000년대 초반 출시 당시 바디(Body, 본체) 가격만 1,000만 원대를 웃도는 최고급 사양의 카메라였다.
두산그룹의 전 회장이자 현재 벨스트리트파트너스 대표업무집행자인 박용만 회장 역시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 박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부친인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이 출장을 다녀오면서 선물한 카메라로 주변 사람들을 찍기 시작하면서 사진에 빠져들었다. 그러면서 한때 사진기자를 꿈꿨다고도 한다.
박용만 회장은 회사를 경영하면서 주말마다 시장 등을 찾아다녀 사진을 찍었다고. 그렇게 찍은 사진 중 하나는 1998년 발매된 가수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앨범 재킷 사진으로 쓰였다. 사진을 각별히 사랑해서 현역 시절 총상금 1억 원을 걸고 기업을 주제로 한 사진전도 열었다.
두산그룹에서 나온 뒤엔 꿈을 실현했다. 지난 3월,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오! 라이카’ 2022 전시장에 박 전 회장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전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그는 독일 카메라 ‘라이카’ 제품을 애용하는데, 해당 브랜드는 패션, 인물 사진가들이 많이 찾아 ‘명품 카메라’로 불리고 있다. 바디와 렌즈가 가격대가 보통 1,000만 원을 훌쩍 넘어간다.
겉으로 보면 소박한 취미이지만, 장비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회장님들의 재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