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공주네 뻐식이 </p><p>                      전옥정</p><p> </p><p>우리집과 한 집 건너 9공주네 집</p><p>내 친구는 여섯째 공주다</p><p>단짝인 나와 뒤안에서 뜨락에서 장독대 뒤에서도</p><p>공기놀이 오자미 놀이 소꿉놀이에 여념이 없을 때 </p><p>우리를 향하여 인자한 미소로 웃음짓는 뻐식이 </p><p> </p><p>9공주네 집에 있는 귀한 일꾼 뻐식이</p><p>그가 할 수 있는 말은 뻐 뻐 뻐 뿐이다</p><p>귀도 들리지 않고 말도 하지 못하는데 </p><p>눈으로 듣고 눈으로 보고 눈으로 말하며 </p><p>모든것을 눈으로 때려 잡는 뻐식이 </p><p>손은 또 얼만 매운지 </p><p>쟁기질 쓰래질 밭 갈고 풀 베고 소먹이고</p><p>망석짜고 가마니짜고 다래끼 만들고 </p><p> </p><p>어둠이 살며시 온 동네로 내려앉은 늦여름의 저녁</p><p>갑자기 어둠속의 닭장속으로 침입한 검은 손</p><p>그의 손에 붙잡힌 장닭 한 마리 흔들어 대는 닭발가락들 </p><p>꽥꽥 푸드득 온 이웃이 떠들썩하건만 </p><p>뻐식이 혼자서만 사알살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기고</p><p> </p><p>닭이야 내손안에 있으니 홰를치든 몸부림을 치든 </p><p>조심조심 내발자국 </p><p>쫓아오는 9공주엄에게 뒷덜미를 잡히고</p><p>물건너간 뻐식이의 닭서리 </p><p>뻐 뻐 뻐 아쉬움의 소리는 메아리 되어 </p><p>어둠을 뚫고 앞산으로 달린다 </p><p> </p><p>뒤이어 나오는 내 친구의 목소리</p><p>엄… 마… 아… 놓아 주세요</p><p> </p><p>누가 뻐식이에게 닭서리 해오라고 시켰는지 </p><p>어른들은 다 알고 계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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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표님~ 너무도 재미있고 멋진 시입니다.
시를 읽고나니 유쾌한 기분이 생기네요.
작품성있는 시가 주는 힘인가 봅니다~^^
감사해요 광휘후배님^^
뻐식이의 닭서리 장면이 떠 올라서 써 본 시예요
지금도 그 장면이 눈에 선하게 보이거든요.
그때는 그랬습니다.
부족한 졸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옛정이 묻어나는 그리운 시입니다~~^^
먼 옛날이지요 그때는 그랬어요..ㅎ
늘 애쓰시는 팀장님
졸시 읽어주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