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시작한지 얼마 안된 30후반의 초짜기사입니다.
이 일 시작하기 전에 밤이슬에서 많은 정보 및 도움을 받았드랬습니다.
평범한 체격과 인상이고 평소에 조용히 살다가도 한번 치밀어오르면 상대가 누구든 욱하고 폭발하는 다혈질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특히나 취객을 상대하는 이 일을 하면서는 절대 욱하지 말아야지하고 스스로에 다짐을 하고 시작했고 지금까지 잘해오다 오늘 첫번째 폭발해부렀네요. 앞으로 몇번 계속될듯한 느낌이....
그동안은 상대가 어리든, 반말을 하든, 욕을하든, 저가손님이든 팁을 주든안주든, 지하 5층까지 내려가든안가든 항상 웃으며 모든 손님을 한결같이 대했는데 오늘 목동에서 저를 부른 손이 욱하게 만들어서 폭발했습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절대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겠습니다.
하루종일 아다리가 안맞아서 딱 두콜타고 새벽시간 목동오거리에 떨어졌는데 20분정도 경과 후 등촌3동 사무소>신림동 12k 뜨더군요. (저번에 똑같은 장소에서 2시간 대기하다 첫차타고 나오던 충격때문에 등촌동 좀 멀게 느껴졌지만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잡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걍 눌렀습니다. 역시 쓰레기오더라 오래떠있긴 하더군요. 저가콜 싫어하는 밤이슬 여러분께 죄송스럽지만 집이 봉천역이라..;;
평소처럼 잡자마자 전화 때렸습니다. 치킨집 여주인이 받더군요.
저: 안녕하십니까. 대기기사입니다. 택시타고 갈껀데 정확한 위치좀 말씀해주시죠.
여주인:(짜증내면서..) 왜 인자 전화해요. 동사무소앞 치킨집이요. 얼마정도 걸리겠어요?
저: 저 막 오다 받았습니다. 목동오거리인데 택시 잡는중이니깐 5분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신호등 건너서 전화끊고 택시를 잡는데 두대는 거기가 어딘지 모른다고 하니 걍 패스~ 세번째 택시기사도 역시 모른다길래 포기하고 일단 탔습니다. 이럴때를 위해 준비한 지도책을 휘리릭 꺼내들었습니다.펴자마자 10초만에 목적지 찍어냄.
저: 아자씨 등촌삼거리에서 강서구청입구사거리 지나서 300미터 직진후 우회전하고 150미터 직진후
좌회전하입시더...(제가 건설회사 설계팀에 근무한적이 있어서 지도하나는 칼같이 보거든요.
기사: 아 거기가 등촌3동사무소구나 콜~여주인의 재촉하는 말투가 걸려서 택시 출발하자마자 한통 더 때렸습니다.
저: 죄송합니다. 택시기사분들이 거기를 잘 몰라서요. 지금 출발했으니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여주인: (짜증내면서..)왜 대리부르면 다 그쪽에서 온데요? 여하튼 빨리좀 와욧. 뚝!
저:(속으로)엠뵹할, 번개불에 콩구워겠네. 싸구려오다주제에..
근데 목동오거리에서 등촌3동사무소 생각보다 상당히 멀더군요. 택시비 5천원 ㅠㅠ
어차피 포기한 몸 집에 빨리 들어가는걸로 위안을 삼아야징........하고 생각할때 상황실에서 문자 날아옵니다. " 기사님 고객님께서
독촉전화 걸려왔습니다. 다시한번 통화부탁드립니다." 라구요.
저: 정말죄송합니다. 강서구청입구 앞에 신호걸려있습니다.
여주인: 왜 이렇게 늦게와욧. 빨리 와욧 뚝!
오다받고 동사무소앞에서 건너편 치킨집에 갈려고 하니 옆에 불꺼진 차에서 두사람(AB)나옵니다.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며 둘다 만취상태는 아님...
B: 대립니까? 왜 이렇게 늦게오세요?
저: (꾸벅 절하며)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오려고 했는데 택시 기사들이 길을 잘 모르더군요. 제가 접수받고 약 15분정도 경과된듯합니다. 죄송죄송~
A: 야 딴데 불렀어. 그냥 가. 다들 5분이면 오는데 건방지게... (아직 딴데 전화한 것 같지는 않고 전화기만 들고 설치더군요.
저: (웃으며)죄송합니다. 그대신 최대한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B: (A를 만류하며) 야 기사님이 죄송하다고 그러잖아. 그냥 타고가자. 또 언제 올줄 알고.
저: (계속웃으며) 저도 마지막오더잡고 퇴근하는 길입니다. 편히 모시겠습니다.
A: (입에 썩소를 머금고 저를 쳐다보며) 꺼져 새끼야. 니가 뭐라해도 너랑은 안가.
B:(포기했는지) 어쩔수 없겠네요. 그냥 가셔야겠습니다.
A: (제 얼굴에서도 이미 미소가 사라지고) 그럼 택시비 5천원은 관두고래도 여기까지와서 반말에 욕까지먹고 멍청히 서있는 저는 뭐가 되죠?
A: 내가 무슨 상관이야?
이말을 듣는 순간 기사와 손님의 관계를 떠나 자유의 몸이 되는것을 느낌니다.
저 조용히 안경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았습니다.
저: (조용히A앞으로 다가가서 역시 조용한 목소리로) 이 시발넘아 나도 더이상 구걸하지 않겠다. 근데 너 좀전에 머라고 했지? 꺼져 새끼야? 다시한번만 말해볼래?
이때부터 코미디가 시작됩니다. 그 순간 진짜 웃음 나올뻔 했습니다.
A:(눈을 내리깔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제가 언...제..요...
저:(A가슴을 차쪽으로 한번 밀치며) 씹새끼야 한번 더 아가리 놀려보라고...어차피 나를 대리기사로 인정도 안했으면 남남이잖어 근데 니가 나한테 욕을 해야?
이때 B가 A와 나 사이로 끼어들고 A이넘은 쫄아서 B뒤로 멀찌감치 걸어갑니다.
B: 야 너 왜 폭력을 써.
저: 나 댁하고는 싸우고 싶지않습니다. 저넘이 반말에 욕짓거리를 하니깐 분풀이 한번 해볼라는 거구 폭력이라뇨? 그게 폭력같이 보이시면 경찰에 신고하시든가.
B: 내가 쟤하고 친구인데 내 친구한테 그러는거 난 못참아.
저: 너도 계속 반말할래? 시발넘아? 너 나 알어?
B: (꼬리내리며)미안해요. 어쨌든 우리 이런꼴 처음당했으니깐 당신 사무실에 신고할꺼요.(개뿔~내가 사무실에서 나온줄 아나.난 독고다이 광역대리란다.
저: 신고는 하시든지 말든지하고 앞으론 대리기사님들 우습게 보지마세요. 당신들보다 훨 대단한 사람들 많으니깐.
나두 이쯤에서 접어야겠다고 판단할 즈음에 저쪽에서 나이지긋한 치킨집 남사장님 뛰어오십니다.
남사장: (상황도 모름시롱)왜그래 왜 우리 단골손님한테 폭력을 쓰는가?
저: 저 차비 5천원 들이고 전화 세통화하면서 달려왔는데 늦게 왔다고 캔슬놓으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거기다가 반말에 욕짓꺼리까지 듣는건 못참아서 그렇습니다. 제가 택시비 달란것도 아니고 좋게 얘기했으면 갈라고 그랬는데 저 양반들이 끝까지 사람 비참하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폭력은 무신...한번 살짜쿵 밀었는디...어쨌든 사장님께는 죄송하게 됐네요...
남사장: (손님쪽 한번 힐끗보며) 우리 단골손님인데 술에 취해서 그런걸 가지고 왜 그러나...자네가 참게.. 자 여기....그러면서 만원짜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저: 내가 왜 사장님께 돈을 받습니까. 됐습니다. 받는다면 저 손님들한테 받아야되는데 그럴 인간들은 절대 안되는것 같네요. 그리고 취하긴는 머가 취합니까 정신들 말짱하구만.
어느새 A,B는 자기들 차에서도 멀찌감치 떨어져 이쪽 눈치보고 있더군요. 술 다 깨니깐 찔리는지는 아나보징...
남사장: 내가 자네한테 미안해서 그래..자 이거라도 빨리 받어..
저: 됐습니다. 그냥 나름대로 할말 다하고 가니 그것으로 됐습니다. 어 어...남사장 끝까지 따라와서 주머니에 찔러줍니다.
A,B한테 마무리 멘트 날릴려다가 차마 치킨집사장 얼굴땜시 그러진 못하고 그냥 휭하니 돌아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 상황실에 전화하니 내용도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냥 손이 캔슬했다고 말하고 집으로 와부렀습니다. 끝!
첫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 잘 하셨습니다... 저런 인간들... 대리기사를 뭘로보는 인간들.. 인격자체가 썩어빠졌습니다... 밤이슬 회원님들이나 현재 대리기사님들... 과거에나 현재나... 어느정도의 위치에 서있었을 때도 있던분들도 많습니다... 과연 ? 아무리 자기네 차를 대리기사가 대리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무시를 당해야 될까요 ? 술이라는 것이 죄죠... 또한 그러한 인간들의 인격의 대한 개념이 잘못된것이죠... 아무튼 시원합니다... 힘내세요 !!!
허참나 인간들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었나 수고하셨네요. 잘참으셨구요. 따끔하게 한마디잘하셨네요 그래도 그치킨집사장은 인간성이 되었군요
그넘 혼낫네여~~ㅋㅋ
jmstyle 아디를 젠틀(j)맨(m)~~~~~ 스타일..?? 일케 읽어야 하나요..?? 암튼~ 속이 다 후련해 집니다... (^^*) 그래도 마지막까지 인내하심이 잘 하셨습니다...
" 못된 성격 폭발 " 이라 제목 다셨는데.... 글 내용 미뤄보아 멋진성격 으로 뵙니다.... 쫙 쫙 쫙 !!!
속은후련한데... 그래두 조심하세요,,,잘못걸리면 낭패보니... 저같이 쓸개 빼구 다니새요 ㅎㅎ
쓸개 어케 빼는데여 저 짐 연장잡구이써여 갈켜주세여 ... 구래두 넘 자주빼노쿠 댕김 안돼여 해야 될때는 해야져 암~~~~~ 님 쓸개를 위해 건배
가슴이 뻥 뚤리는것같은 기분 나만 그런걸까요? jmstyle님 멋쟁이 십니다 하지만 만취한x 에게는 참으세요 아나무인에... 공연히 시간낭비하고 내성질만 더러워 지니까요,
화이팅........
최고 최고!!!
그정도면 멋있는 성격입니다...다만 앞으로는 신체적 접촉은 심각히 고려하시구요~~~개값물어줄수도 있습니다...멋있습니다........
멋진데!!!!!
나이스
후련 * 30,000배....
성격 죽일 필요 없어요... 그럴수록 양아손 더 생깁니다... 대리는 다 호군줄 알고... 저는 손 만나면 인상 , 후까시 팍 넣습니다! 그래야 통하지 개발 엿같은 써비스... ( 빙신취급 당합니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손이 그러니 사람봐가면서 case by case ....
ㅎㅎ 많은 분들 격려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잘한것도 없는데;; 다들 맺히신게 많은듯요...그리고 멋지다는 말씀들은 취소해주시와요.ㅋ 사실 저 손들이 특이한 넘들이지 아무리 취한 손님이라도 친절하게 대해주면 99% 좋게들 반응하드라구요. 전 따로 계획이 있어서 돈에 연연하지않고 놀면서 일하고 있지만 생계가 달린 분들은 또 입장이 다를듯하니 아뭏든 너무 스트레스받지들 마시고 연타석홈런 많이들 치시와요 ^^;;
아이구 속이다 시원하네요...그냥 무지하게 시원하네요..언제한번 술한잔합시다....넘 멋져....어떻게 저랑 성격이 똑같아요....
쓰레기오더 회사는 결국 쓰레기 손만 찾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복귀콜이라 하더라도 쓰레기는 안보시겠네요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
치킨집 사장님도 대단하시네여..
멋진 분이네요.. 그 만원 안받는게 쉬운일이 아니지만, 받아버리면 그거 완전히 돈 만원과 자존심을 바꾸는 일이 되버렸을 테니까요.. 어쨌든, 참 멋지십니다. 계속적으로 최소한의 자존심은 잃지 마시고 정진하시길..^^ 딱 보니까 잘 하실것 같네요^^
아 멋지다....
잘해부렀어~~~ 에궁 나두 반말인디...ㅎㅎㅎ 시원함다...^^
12000원짜리는 거기서 거기가는거 불른 손님빼고 다~~~~12000원짜리 인생들입니다..... 고넘의 서울전지역 규정이 얼만데 어쩌고저쩌고 외치고......재수없죠....
음... 잘했스요^^ 그래도 상황실 신경끄시고 할말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