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이 강조되는 요즘,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음식과 장수를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할 음식에 과일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과일도 체질에 따라 득(得)이 되기도, 실(失)이 되기도 한단다. 사상체질에 맞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보약으로서의 뛰어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각 체질별 원기를 북돋우는 과일과 증상별 도움이 되는 과일, 신선한 과일 고르기 및 보관법 등 과일의 효과를 최대로 누릴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한다.
사상체질 맞추면 과일은 최고의 보약?
기나긴 겨울에 대비해 원기를 비축하는 계절, 가을이다! 오곡과일이 풍성한 가을에 나는 과일은 인공적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원을 알알이 담고 있어 건강에 소홀하기 쉬운 바쁜 현대인들에게 ‘천연 영양제’가 된다. 경원인천한방병원 전찬용 원장은 “지금은 한 겨울에도 수박이나 포도, 딸기, 참외 등 4계절 과일을 모두 먹을 수 있으나, 하우스 재배를 통한 과일은 인위적으로 만든 햇빛과 온도를 통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라므로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를 담고 숙성된 제철과일에 비교할 바가 아니”라며 “뭐니 뭐니 해도 제철에 나는 과일을 잘 먹는 것이 바로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고, 또한 대자연의 섭리에 거스르지 않는 것” 이라고 조언했다.
체질에 따라 골라먹자!
“한의학에 ‘藥食同源’(약과 음식은 같다), ‘藥補不如食補’(밥 잘 먹는 것이 약으로 보하는 것보다 낫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먹거리를 바르게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한 두 끼 거른다거나, 폭음 폭식하는 불규칙한 음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바른 제철과일을 먹는 것이 바로 보약을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제철과일도 바르게 먹지 않는다면 몸에 해를 줄 수 있습니다. 우선 과일을 복용할 때 공복 시에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경원인천한방병원 전찬용 원장의 말이다. 과일은 몸 안에 음액(陰液)을 보충해준다고 한다. 때문에 과일은 무조건 몸에 좋다는 생각과 달리, 체질에 맞지 않은 과일을 먹게 되면 다른 음식과 같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사상의학에서는 각 체질에 따라 이로운 과일들을 구분해 놓는다. 그러나 이 같은 구분도 건강하면서 과식하지만 않는다면, 지나치게 신경 쓰고 가려먹을 필요는 없다. 제철에 나오는 과일의 적당한 섭취가 몸과 마음에 느껴지는 효과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먼저 태양인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발산하는 기(氣)가 강하다고 한다. 그만큼 땀이 많이 나고 살이 잘 안찌는 체질! 때문에 태양인에게는 소변작용을 도와주는 과일이 좋다. 표면이 미끌미끌한 과일이 대체로 몸에 맞으며 대표적인 과일로 감이 있다. 감과 함께 모과도 태양인의 폐와 심장의 열을 내려주고 갈증을 그치게 한다. 사과나 대추, 밤, 호두, 은행 등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과일이다.
한편 태음인은 태양인과 달리 기를 흡수하는 가을과 같은 체질. 소화기가 튼튼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이나, 폐·기관지 등 호흡기 및 순환기 계통이 약해 땀을 많이 흘린다. 때문에 열을 발산시키며 폐의 열을 내리고 기능을 보강해주는 과일이 좋다. 그 중에서 배는 폐를 시원하게 해주고 가슴의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폐를 윤기 있게 해주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잣과 호두도 기관지가 약한 태음인이 선택하면 좋은 과일! 밤과 은행 등도 자주 먹으면 좋으나, 감, 대추, 모과는 삼간다.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아 계절로는 여름에 비유되는 체질이다. 소화기능이 매우 뛰어나 찬 음식을 즐겨도 탈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러나 신장(콩팥)기능이 약한 편이므로 몸 안의 열을 떨어뜨려주고 이뇨작용을 도와주는 싱싱한 과일을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좋다. 열대과일은 대부분 잘 맞는다는 사실! 파인애플과 바나나, 포도 등이 좋고, 사과, 대추, 밤, 호두, 은행 등은 피한다.
마지막으로 계절로는 겨울에 해당하는 소음인은 몸이 차서 추위를 많이 탄다. 위장기능이 특히 약해 소화불량에 잘 걸리므로, 따뜻한 성질의 과일이 효과적이다. 가을 과일 중에서는 사과가 제격! 사과는 따뜻한 성질로 속을 편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다른 과일보다 소화흡수가 잘 된다. 대추는 쇠약한 몸의 기능을 회복시켜주고 냉증에도 효과가 있어 권장되는 과일이다. 오렌지, 귤, 토마토, 복숭아 등이 이롭고, 감, 포도, 잣, 배, 밤 등은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