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26일부터 모더나 접종… 3040은 아스트라 안맞는다
7월 백신접종 세부일정 발표
5일부터 6월 미접종 60~74세 시작…19일엔 고3-교직원 화이자 접종
AZ맞은 50세미만 2차는 화이자…아스트라는 2차 접종만 사용될듯
수도권 감염-델타변이 확산세 “거리두기 완화땐 폭발적 유행 우려”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7월 백신 접종 계획이 확정됐다. 50대 일반인의 경우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26일 50대 후반(55∼59세), 다음 달 9일 50대 초반(50∼54세)의 접종이 각각 시작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이 많은 일반 청년층의 접종은 8월 말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 혈전 가능성 때문에 접종 허용 연령이 3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상향됐다. 코로나19 방역에서 ‘접종 효과’를 보려면 최소 한 달 이상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7월이 코로나19와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의 최대 고비인 셈이다.
○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은 사실상 종료
7월 신규 접종은 5일 시작한다. 60∼74세 고령자 중 초과 예약으로 접종하지 못한 사람과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등이다. 이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3분기(7∼9월) 중 군 입대 예정자에게는 12일 화이자 백신을 일괄 접종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교 3학년생과 고교 교직원은 19일부터, 나머지 교직원과 보육 종사자는 28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의료기관을 갖춘 기업의 자체 접종도 7월 말 시작된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부작용이 확인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50세 미만에게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연령대에선 TTS 위험이 접종 이득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30대 남성이 지난달 16일 TTS로 숨졌다.
이에 따라 30∼40대에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아스트라제네카 대신 화이자나 모더나 또는 얀센이나 노바백스를 맞게 됐다. 비슷한 희귀 혈전 논란이 있는 얀센의 경우 아직 연령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 중 약 161만5000명은 화이자를 교차로 맞게 된다. 나머지 약 780만 명은 그대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는다.
다른 백신 도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2차 접종만 이뤄지고 사실상 신규 접종은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
○ ‘접종 공백’ 7월 한 달이 방역 고비
정부 계획대로 9월 말까지 3600만 명의 1차 접종을 완료하려면 3분기 중 21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7월 하순까지 신규 접종은 사실상 ‘공백’과 다름없다. 하필 이 시기에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62명으로, 이틀 연속 700명대를 기록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자의 85%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여기에 델타 변이의 국내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델타 변이 감염이 일부 확인된 서울 마포구 식당 및 영어학원 집단감염의 경우 확진자가 242명까지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현재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사람 간에 접촉이 많아지고, 음주 등 다양한 다중이용시설에서의 노출을 통해 코로나19 유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는 전파가 빠를 뿐 아니라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1차 접종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력이 생기는 일반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다르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자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30%대에 그친다. 국내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 국민의 9.8%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산세를 막지 못하면 백신 접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지금 확진자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접종에 집중해야 할 보건 인력이 역학조사와 확진자 치료에 쏠려 접종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운 기자, 이지윤 기자
“백신 맞았어도 5명 안돼” “주변 눈치에 마스크 써요”
백신 인센티브 첫날… 곳곳 혼선
테이블마다 4명씩 앉도록 세팅
시민들 “굳이 5, 6명 먹을 생각 안해”…당국 “실외라도 사람 모이면 마스크”
대구는 사적모임 8명까지 허용 바뀐 거리 두기가 적용된 1일 대구 달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8명이 모여 점심 회식을 즐기고 있다. 대구=뉴스1
“백신 맞았다고요? 그래도 안 돼요. 4명까지만 받을 거예요.”
1일 오후 1시 20분경 서울 강남에 있는 한 국밥 전문점.
식당을 찾은 50대 남성 일행이 언짢은 표정으로 직원과 작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남성들은 “우리 중에 2명이 백신을 맞았다. 한 테이블에 같이 앉아도 되지 않느냐”고 했지만 직원은 계속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직원은 “접종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테이블도 모두 4명씩만 앉도록 세팅했다. 2, 3명씩 나눠 앉을 게 아니면 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 “손님한테 접종 증명 요구하기 어려워”
1일부터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에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지만 시민들은 “실제로는 체감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0일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으면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하고, 공원이나 산책로 등 2m 이상 거리 유지가 가능한 인적 드문 야외에선 마스크도 벗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1일 점심 무렵 서울의 종로와 여의도, 강남에 있는 음식점 50여 곳을 둘러봤더니 5명 이상 식사를 하는 테이블은 어디서도 찾기 어려웠다. 백신 인센티브를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지만 업소들이 5명 이상 고객을 받지 않는 데다 백신 접종 여부도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여의도에 있는 한 식당 측은 “백신 맞았다는 말을 어떻게 믿느냐. 괜히 5명 이상 받았다가 단속에 걸리면 우리만 손해라 원래대로 4명 이하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백신 접종을 확인할 방법은 있다. 시민들은 종이증명서나 휴대전화 앱, 신분증에 붙이는 스티커 등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업소는 거의 없었다. 종로에서 고깃집을 하는 A 씨는 “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업소 입장에선 조심스러운 일이다. 현실을 모르는 공무원들의 탁상공론”이라며 혀를 찼다.
○ “야외 마스크 미착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지방자치단체별로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적용이 다른 점도 시민들로선 혼란스럽다. 1일 개장한 부산의 해수욕장들은 원칙대로라면 2m 이상 거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경우 백신을 접종한 시민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하지만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에서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방문객은 꼭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7월 4일이 미국 독립기념일이라 주한미군 등이 해수욕장에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비수도권은 8인 모임이 가능하지만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은 4일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도 백신 인센티브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여의도에서 만난 직장인 백모 씨(55)는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어 고집을 부리기도 어렵다. 괜히 5명 이상 모였다가 감염되면 회사에서도 여러모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반응했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바깥에서 마스크를 벗기가 어렵다고 한다. 백신 접종을 마친 곽모 씨(30)는 “마음 같아선 꼴도 보기 싫은 마스크를 얼른 벗어던지고 싶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일일이 ‘백신 맞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일 “실외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내용 자체가 방역 긴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와 고민 중”이라며 “실외라도 집회나 행사, 스포츠 경기장과 공연장, 쇼핑센터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선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응형 기자, 김소민 기자, 부산=강성명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코 안 섬모세포서 복제- 증식”
기초과학硏 국제학술지에 발표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초기 감염과 바이러스 증식이 비강(코 안) 섬모상피세포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고규영 혈관연구단장과 이창섭 전북대 감염내과 교수의 ‘코로나19 대응 공동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순간과 초기 감염 및 증식 루트를 포착해 2일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호흡계의 상부인 비강, 인두, 후두, 기관지 등 상기도 조직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한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검체를 분석한 결과 수용체 단백질이 비강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 면에 집중 분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세포에서만 복제·증식하는 것을 최초로 포착했다. 연구진은 “비강 섬모세포가 손상되면 폐를 포함한 다른 장기도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며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 면역을 형성하는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전략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