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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비서(行秘書)
움직이는 비서라는 뜻으로, 지식이 넓고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行 : 갈 행(行/0)
秘 : 숨길 비(禾/5)
書 : 글 서(曰/6)
출전 : 수당가화(隋唐嘉話) 上
박식하고 기억력이 썩 뛰어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행행(行幸)하려 하자 수행하는 신하가 부서(副書)를 챙겼다.
그러자 태종은 "그럴 필요 없다. 움직이는 비서(문서를 관장하는 벼슬) 우세남(虞世南)이 있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는 옛일에서 온 말이다.
이 성어는 당(唐)나라 융성을 이끈 태종(太宗)의 일화에서 연유한다. 수당가화(隋唐嘉話) 상(上)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궁궐 밖으로 나가려 하자 수행하는 신하가 부서(副書: 필사본)를 챙겼다. 그러자 태종은
"그럴 필요 없다. 움직이는 비서(문서를 관장하는 벼슬) 우세남(虞世南)이 있지 않는가" 라고 말했다.
太宗嘗出行, 有司請載副書以從. 上曰: 不須. 虞世南在, 此行秘書也.
태종이 비서감 우세남을 칭하기를, '박문(博聞), 덕행(德行), 서한(書翰), 사조(詞藻; 시문을 짓는 재능), 충직(忠直)’의 다섯 가지에 뛰어난 오절(五絶)'이라 칭찬했다.
太宗稱虞監, 博聞`德行`書翰`詞藻`忠直, 一人而已, 兼是五善.
太宗聞虞監亡, 哭之慟, 曰: 石渠`東觀之中, 無復人矣.
虞公之為秘書, 於省後堂集羣書中事可為文用者, 號為北堂書鈔. 今此堂猶存, 而書鈔盛行於代.
(隋唐嘉話/上)
(참고)
천자(天子)는 비서각(秘書閣)을 두고 책을 간직하고 있으나, 박학(博學)한 사람은 가슴 속에 만권의 책을 간작하고 있다는 데서 이르는 말이다.
비서(秘書)라는 직책은 원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소속되어 중요한 문서와 사무를 보던 직위였다. 아는 것도 많아야 했고, 관련 업무들을 꿰뚫고 있어야만 맡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어쩌다가 차 심부름 하는 사람에게도 비서라 했고, 작금의 어떤 비서는 술 먹고 성추행을 하다가 일을 처 온 나라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정말 대단한 비서다.
隋唐嘉話(수당가화)
수당오대(隋唐五代)의 380년, 특히 그중 당조(唐朝) 290년은 중국 봉건사회가 무르익던 시기로 문화와 예술 또한 장족(長足)의 발전과 번영을 이루었다.
이 시기에는 시가(詩歌)와 마찬가지로 소설 또한 발전하였다. 소설은 당대(唐代) 이전에 이미 맹아기에서 초보적인 발전단계를 거쳐 와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기에 많은 소설류 작품들이 등장하여 지괴소설(志怪小說)과 지인소설(志人小說)로 나누었고 수대(隋代)에 이르러 소설은 기본적으로 지괴(志怪), 지인(志人)의 궤적을 따라 발전하였다.
그 중 지괴소설은 육조(六朝)의 세설신어(世說新語)로 대표되는 지인소설의 영향과 당대(唐代) 역사서 편찬의 성행이 맞물려 당대 지인소설의 번영을 촉진하였다.
수당가화(隋唐嘉話)는 당대(唐代) 유속(劉餗)이 찬하였다. 유속은 생졸년 미상으로 신구당서(新舊唐書)에 의하면 당대 사학가 유지기(劉知幾)의 차남이며 천보년간(天寶年間)에 벼슬을 하였는데 집현전 학사와 지사관, 우보궐을 역임하였다고 나와 있다.
수당가화(隋唐嘉話)는 당대(唐代)에 국조전기(國朝傳記) 혹은 국사이찬(國史異纂)으로 불리었으나 북송(北宋)에 이르러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전서(全書)는 총 3권이며, 모두 190여 조에 이른다.
隋唐嘉話 / 劉餗
上
述曰: 余自髫丱之年, 便多聞往說, 不足備之大典, 故繫之小說之末. 昔漢文不敢更先帝約束而天下理康, 若高宗拒乳母之言, 近之矣. 曹參擇吏必於長者, 懼其文害. 觀焉馬周上事, 與曹參異乎? 許高陽謂死命為不能, 非言所也. 釋教推報應之理, 余嘗存而不論. 若解奉先之事, 何其明著. 友人天水趙良玉睹而告余, 故書以記異.
薛道衡聘陳, 為人日詩云: 入春纔七日, 離家已二年.
南人嗤之曰: 是底言? 誰謂此虜解作詩!
及云: 人歸落雁後, 思發在花前.
乃喜曰: 名下固無虛士.
隋高熲僕射, 每以盤盛粉置於卧側, 思得一公事, 輒書其上. 至明, 則錄以入朝行之.
京城南隅芙蓉園者, 本名曲江園, 隋文帝以曲名不正, 詔改之.
李德林為內史令, 與楊素共執隋政. 素功臣豪侈, 後房婦女, 錦衣玉食千人. 德林子百藥夜入其室, 則其寵妾所召也. 素俱執於庭, 將斬之. 百藥年未二十, 儀神儁秀, 素意惜之, 曰: 聞汝善為文, 可作詩自敍. 稱吾意, 當免汝死. 後解縛, 授以紙筆, 立就. 素覽之欣然, 以妾與之, 并資從數十萬.
煬帝善屬文, 而不欲人出其右. 司隸薛道衡由是得罪, 後因事誅之, 曰: 更能作空梁落燕泥否?
煬帝為燕歌行, 文士皆和, 著作郎王胄獨不下帝, 帝每銜之. 胄竟坐此見害, 而誦其警句曰: 庭草無人隨意綠, 復能作此語耶?
僕射蘇威有鏡殊精好, 曾日蝕既, 鏡亦昏黑無所見. 威以為左右所汙, 不以為意. 他日日蝕半缺, 其鏡亦半昏如之, 於是始寶藏之. 後櫃內有聲如磬, 尋之乃鏡聲也. 無何而子夔死. 後更有聲, 無何而威敗. 後不知所在云.
洛陽南市, 即隋之豐都市也. 初築外垣之時, 掘得一塚, 無甎甓, 棺中有屍, 上着平上幘朱衣, 銘云: 筮言居朝, 龜言近市, 五百年間, 於斯見矣. 校其年月, 當魏黃初二年.
隋文帝夢洪水沒城, 意惡之, 乃移都大興. 術者云: 洪水, 即唐高祖之名也.
平陽公主聞高祖起義太原, 乃於鄠司竹園招集亡命以迎軍, 時謂之娘子兵.
秦王府倉曹李守素, 尤精譜學, 人號為肉譜. 虞秘書世南曰: 昔任彥昇善談經籍, 時稱為五經笥, 宜改倉曹為人物志.
隋司隸薛道衡子收, 以文學為秦王府記室, 早亡, 太宗追悼之, 謂梁公曰: 薛收不幸短命, 若在, 當以中書令處之.
太宗將誅蕭牆之惡, 以匡社稷, 謀於衛公李靖, 靖辭. 謀於英公徐勣, 勣亦辭. 帝以是珍此二人.
太宗燕見衛公, 常呼為兄, 不以臣禮. 初嗣位, 與鄭公語恒自名, 由是天下之人歸心焉.
太宗每見人上書有所裨益者, 必令黏於寢殿之壁, 坐卧觀覽焉.
太宗每謂人曰: 人言魏徵舉動疎慢, 我但覺其嫵媚耳.
貞觀四載, 天下康安, 斷死刑至二十九人而已. 戶不夜閉, 行旅不賫糧也.
太宗謂羣臣曰: 始人皆言當今不可行帝王道, 唯魏徵勸我, 今遂得功業如此, 恨不得使封德彝等見之.
衛公既滅突厥, 斥境至於大漠, 謂太宗曰: 陛下五十年後, 當憂北邊.
高宗末年, 突厥為患矣. 突厥之平, 僕射溫彥博請其種落于朔方以實空虛之地, 於是入居長安者且萬家. 鄭公以為夷不亂華, 非久遠策, 爭論數年不決. 至開元中, 六胡州竟反叛, 其地復空也.
衛公始困於貧賤, 因過華山廟, 訴於神, 且請告以位宦所至, 辭色抗厲, 觀者異之. 佇立良久乃去, 出廟門百許步, 聞後有大聲曰: 李僕射好去.
顧不見人. 後竟至端揆. 隋大業中, 衛公上書, 言高祖終不為人臣, 請速除之. 及京師平, 靖與骨儀衛文昇等俱收. 衛骨既死, 太宗慮囚, 見靖與語, 固請於高祖而免之. 始以白衣從趙郡王南征, 靜巴漢, 擒蕭銑, 蕩一揚越, 師不留行, 皆靖之力. 武德末年, 突厥至渭水橋, 控弦四十萬, 太宗初親庶政, 驛召衛公問策. 時發諸州軍未到, 長安居人, 勝兵不過數萬. 胡人精騎騰突挑戰, 日數十合, 帝怒, 欲擊之. 靖請傾府庫賂以求和, 潛軍邀其歸路. 帝從其言, 胡兵遂退. 於是據險邀之, 虜棄老弱而遁, 獲馬數萬匹, 玉帛無遺焉.
隋吏部侍郎高孝基, 銓人至梁公房蔡公杜, 愕然端視良久, 降階與之抗禮, 延入內廳, 共食甚恭, 曰: 二賢當為興王佐命, 位極人臣, 杜年壽稍減於房耳. 願以子孫相託.
貞觀初, 杜薨於右僕射, 房位至司徒, 秉政三十餘載.
太宗之為秦王, 府僚多被遷奪, 深患之. 梁公曰: 餘人不足惜, 杜如晦聰明識達, 王佐才也.
帝大驚, 由是親寵日篤. 杜僕射薨後, 太宗食瓜美, 愴然思之, 遂輟其半, 使置之於靈座.
鄭公嘗拜掃還, 謂太宗: 人言陛下欲幸山南, 在外悉裝了, 而竟不行, 因何有此消息? 帝笑曰: 時實有此心, 畏卿嗔遂停耳.
太宗曾罷朝, 怒曰: 會殺此田舍漢!
文德后問: 誰觸忤陛下?
帝曰: 豈過魏徵, 每廷爭辱我, 使我常不自得.
后退而具朝服立於庭, 帝驚曰: 皇后何為若是?
對曰: 妾聞主聖臣忠. 今陛下聖明, 故魏徵得直言. 妾幸備數後宮, 安敢不賀?
太宗得鷂, 絕俊異, 私自臂之, 望見鄭公, 乃藏於懷. 公知之, 遂前白事, 因語古帝王逸豫, 微以諷諫. 語久, 帝惜鷂且死, 而素嚴敬徵, 欲盡其言. 徵語不時盡, 鷂死懷中.
太宗謂梁公曰: 以銅為鏡, 可以正衣冠; 以古為鏡, 可以知興替; 以人為鏡, 可以明得失. 朕嘗寶此三鏡, 用防己過. 今魏徵殂逝, 遂亡一鏡矣.
太宗令衛公教侯君集兵法. 既而君集言於帝曰: 李靖將反. 至於微隱之際, 輒不以示臣.
帝以讓靖, 靖曰: 此君集反耳. 今中夏乂安, 臣之所教, 足以制四夷矣, 而求盡臣之術者, 是將有他心焉.
衛公為僕射, 君集為兵部尚書, 自朝還省, 君集馬過門數步不覺, 靖謂人曰: 君集意不在人, 必將反矣.
太宗中夜聞告侯君集反, 起繞床而步, 亟命召之, 以出其不意, 既至, 曰: 臣常侍陛下幕府左右, 乞留小子.
帝許之. 流其子嶺南為奴.
侯君集既誅, 錄其家, 得二美人, 容色絕代. 太宗問其狀, 曰: 自爾已來, 常食人乳而不飯.
又君集之破高昌, 得金簟二甚精, 御府所無, 亦隱而不獻, 至時并得焉.
英公始與單雄信俱臣李密, 結為兄弟. 密既亡, 雄信降王充, 勣來歸國. 雄信壯勇過人. 勣後與海陵王元吉圍洛陽, 元吉恃其膂力, 每親行圍. 王充召雄信告之, 酌以金碗, 雄信盡飲, 馳馬而出, 槍不及海陵者尺. 勣惶遽, 連呼曰: 阿兄阿兄, 此是勣主.
雄信攬轡而止, 顧笑曰: 胡兒不緣你, 且了竟.
充既平, 雄信將就戮, 英公請之不得, 泣而退. 雄信曰: 我固知汝不了此.
勣曰: 平生誓共為灰土, 豈敢念生, 但以身已許國, 義不兩遂. 雖死之, 顧兄妻子何如?
因以刀割其股, 以肉啖雄信曰: 示無忘前誓. 雄信食之不疑.
英公雖貴為僕射, 其姊病, 必親為粥, 釜燃輒焚其鬚. 姊曰: 僕妾多矣, 何為自苦如此?
勣曰: 豈為無人耶! 顧今姊年老, 勣亦年老, 雖欲久為姊粥, 復可得乎?
英公嘗言: 我年十二三為無賴賊, 逢人則殺; 十四五為難當賊, 有所不快者, 無不殺之; 十七八為好賊, 上陣乃殺人; 年二十, 便為天下大將, 用兵以救人死.
鄂公尉遲敬德, 性驍果而尤善避槊. 每單騎入敵, 人刺之, 終不能中, 反奪其槊以刺敵. 海陵王元吉聞之不信, 乃令去槊刃以試之. 敬德云: 饒王著刃, 亦不畏傷.
元吉再三來刺, 既不少中, 而槊皆被奪去. 元吉力敵十夫, 由是大慚恨. 太宗之禦竇建德, 謂尉遲公曰: 寡人持弓箭, 公把長鎗相副, 雖百萬眾亦無奈我何.
乃與敬德馳至敵營,叩其軍門大呼.
曰: 我大唐秦王, 能鬭者來, 與汝決.
賊追騎甚眾, 而不敢逼. 禦建德之役, 既陳未戰, 太宗望見一少年, 騎驄馬, 鎧甲鮮明, 指謂尉遲公曰: 彼所乘馬, 真良馬也.
言之未已, 敬德請取之, 帝曰: 輕敵者亡, 脫以一馬損公, 非寡人願.
敬德自料致之萬全, 及馳往, 并擒少年而返, 即王充兄子偽代王琬. 宇文士及在隋, 亦識是馬, 實內廄之良也. 帝欲旌其能, 並以賜之.
太宗將征遼, 衛公病不能從, 帝使執政以起之, 不起. 帝曰: 吾知之矣.
明日駕臨其第, 執手與別, 靖謝曰: 老臣宜從, 但犬馬之疾, 日月增甚, 恐死於道路, 仰累陛下.
帝撫其背曰: 勉之, 昔司馬仲達非不老病, 竟能自強, 立勳魏室.
靖叩頭曰: 老臣請轝病行矣.
至相州, 病篤不能進. 駐蹕之役, 高麗與靺羯合軍, 方四十里, 太宗望之有懼色. 江夏王進曰: 高麗傾國以抗王師, 平壤之守必弱, 假臣精卒五千, 覆其本根, 則數十萬之眾, 可不戰而降.
帝不應. 既合戰, 為賊所乘, 殆將不振, 還謂衛公曰: 吾以天下之眾, 困於蕞爾之夷, 何也?
靖曰: 此道宗所解.
時江夏在側, 帝顧之, 道宗具陳前言, 帝悵然曰: 時匆遽不憶也.
駐蹕之役, 六軍為高麗所乘, 太宗命視黑旗―英公之麾也, 候者告黑旗被圍, 帝大恐. 須臾復曰圍解, 高麗哭聲動山谷, 勣軍大勝, 斬首數萬, 俘虜亦數萬.
鄭公之薨, 太宗自製其碑文并自書, 後為人所間, 詔令仆之. 及征高麗不如意, 深悔為是行, 乃歎曰: 若魏徵在, 不使我有此舉也.
既渡遼水, 令馳驛祀以少牢, 復立碑焉.
征遼之役, 梁公留守西京, 敕以便宜從事不請. 或詣留臺稱有密者, 梁公問密謀所在, 對曰: 公則是也.
乃驛遞赴行所, 及車駕於相州. 太宗聞留守有表送告人, 大怒, 使人持長刀於前, 而後見之, 問反者為誰, 曰: 房玄齡.
帝曰: 果然!
叱令斬腰. 璽書責梁公以不能自任, 更有如此者, 得專斷之.
太宗嘗止一樹下, 曰: 此嘉樹.
宇文士及從而美之不容口, 帝正色曰: 魏公常勸我遠佞人, 我不悟佞人為誰, 意常疑汝而未明也, 今日果然.
士及叩頭謝曰: 南衙羣官, 面折廷爭, 陛下嘗不得舉手, 今臣幸在左右, 若不少有順從, 陛下雖貴為天子, 復何聊乎?
帝意復解.
太宗使宇文士及割肉, 以餅拭手, 帝屢目焉, 士及佯為不悟, 更徐拭而便啗之.
趙公宴朝貴, 酒酣樂闋, 顧羣公曰: 無忌不才, 幸遇休明之運, 因緣寵私, 致位上公, 人臣之貴, 可謂極矣. 公視無忌富貴何與越公?
或對為不如, 或謂過之. 曰: 自揣誠不羨越公, 所不及越公一而已. 越公之貴也老, 而無忌之貴也少.
武衛將軍秦叔寶, 晚年常多疾病, 每謂人曰: 吾少長戎馬, 經三百餘戰, 計前後出血不啻數斛, 何能無病乎?
秦武衛勇力絕人, 其所將槍踰越常制. 初從太宗圍王充於洛陽, 馳馬頓之城下而去, 城中數十人, 共拔不能動, 叔寶復馳馬舉之以還. 迄今國家每大陳設, 必列於殿庭, 以旌異之. 隋唐嘉話中.
太宗令虞監寫, 列女傳, 以裝屏風, 未及求本, 乃暗書之, 一字無失.
太宗將致櫻桃於酅公, 稱奉則以尊, 言賜又以卑, 乃問之虞監. 曰: 昔梁帝遺齊巴陵王稱餉. 遂從之.
太宗嘗出行, 有司請載副書以從, 上曰: 不須. 虞世南在, 此行秘書也.
太宗稱虞監, 博聞德行書翰詞藻忠直, 一人而已, 兼是五善.
太宗聞虞監亡, 哭之慟, 曰: 石渠東觀之中, 無復人矣.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일컫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함을 비유하는 말을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다른 힘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유히 움직이는 모양 곧 자연에 맡기어 행동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행운유수(行雲流水), 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일컫는 말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뜻으로 배운 것이 없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시주육(行尸走肉),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일컫는 말을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일컫는 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등에 쓰인다.
▶️ 秘(숨길 비, 심오할 필)는 형성문자로 祕(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必(필, 비)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秘(비, 필)는 ①숨기다 ②신묘(神妙)하여 알기가 어렵다 ③신비하다(神祕--) ④알리지 않다 ⑤신(神), 귀신(鬼神) ⑥성(姓)의 하나 ⑦오의(奧義: 알기 어려운 매우 깊은 뜻) 그리고 ⓐ심오하다(深奧--)(필) ⓑ깊어 알기가 어렵다(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악할 특(匿), 숨길 닉(匿), 숨길 휘(諱)이다. 용례로는 남에게는 알려서는 안 되거나 드러내지 않아야 할 일을 비밀(秘密), 보통 이론과 인식을 초월한 일을 신비(神秘), 움직이는 비서라는 뜻으로, 지식이 넓고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행비서(行秘書), 감추지 말고 밝히어 보이라는 뜻으로 점장이가 외는 주문의 끝마디를 일컫는 말을 물비소시(勿秘昭示) 등에 쓰인다.
▶️ 書(글 서)는 ❶회의문자로 书(서)는 간자(簡字)이다. 성인의 말씀(曰)을 붓(聿)으로 적은 것이라는 뜻이 합(合)하여 글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書자는 '글'이나 '글씨', '글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書자는 聿(붓 율)자와 曰(가로 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붓'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씀'을 뜻하는 曰자가 더해진 書자는 말을 글로 적어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曰자가 먹물이 담긴 벼루를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그래서 書(서)는 성(姓)의 하나로 ①글, 글씨 ②글자 ③문장(文章) ④기록(記錄) ⑤서류 ⑥편지(便紙) ⑦장부(帳簿) ⑧쓰다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책 책(冊), 글월 문(文), 글 장(章), 문서 적(籍)이다. 용례로는 책 또는 경서와 사기를 서사(書史), 편지를 서신(書信), 글 가운데를 서중(書中), 남이 하는 말이나 읽는 글을 들으면서 그대로 옮겨 씀을 서취(書取), 책을 넣는 상자 또는 편지를 넣는 통을 서함(書函), 글씨를 아주 잘 쓰는 사람을 서가(書家), 글방을 서당(書堂), 글씨와 그림을 서도(書圖), 책의 이름을 서명(書名), 대서나 필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서사(書士), 글자를 써 넣음을 서전(書塡), 책을 보관하여 두는 곳을 서고(書庫), 남편의 낮은 말서방(書房), 책을 팔거나 사는 가게서점(書店), 이름난 사람의 글씨나 명필을 모아 꾸민 책을 서첩(書帖), 글씨 쓰는 법을 서법(書法), 유학을 닦는 사람을 서생(書生), 글방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를 서동(書童), 글씨와 그림을 서화(書畫), 문서를 맡아보거나 단체나 회의 등에서 기록을 맡아보는 사람을 서기(書記), 글씨 쓰는 법을 배우는 일을 서도(書道), 책 내용에 대한 평을 서평(書評), 글자로 기록한 문서를 서류(書類), 책을 갖추어 두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방을 서재(書齋), 문자의 체제를 서체(書體), 참을 인 백 자를 쓴다는 뜻으로 가정의 화목은 서로가 인내하는데 있다는 말을 서인자일백(書忍字一百), 책은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서불차인(書不借人), 편지로 전하는 소식이 오고 간다는 말을 서신왕래(書信往來), 희고 고운 얼굴에 글만 읽는 사람이란 뜻으로 세상일에 조금도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면서생(白面書生),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책을 빌리면 술 한 병이라는 뜻으로 옛날에 책을 빌릴 때와 돌려보낼 때의 사례로 술 한 병을 보낸 것을 이르는 말을 차서일치(借書一瓻), 영 땅 사람의 글을 연나라 사람이 설명한다는 뜻으로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끌어대어 도리에 닿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영서연설(郢書燕說), 책을 읽느라 양을 잃어버렸다는 뜻으로 마음이 밖에 있어 도리를 잃어버리는 것 또는 다른 일에 정신을 뺏겨 중요한 일이 소홀하게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독서망양(讀書亡羊), 아무 생각 없이 오직 책읽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상태 또는 한 곳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독서삼매(讀書三昧), 글 읽기를 백 번 한다는 뜻으로 되풀이하여 몇 번이고 숙독하면 뜻이 통하지 않던 것도 저절로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독서백편(讀書百遍), 소의 뿔에 책을 걸어 놓는다는 뜻으로 소를 타고 독서함을 이르는 말로 시간을 아껴 오로지 공부하는 데 힘쓰는 태도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우각괘서(牛角掛書), 눈 빛에 비쳐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가난을 무릅쓰고 학문함을 이르는 말을 영설독서(映雪讀書), 저지른 죄가 너무 많아 이루 다 적을 수 없다는 말을 경죽난서(磬竹難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