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지나친 타인의식이 불러온 자살
최근 카이스트 대학생 및 교수의 잇따른 자살로 우리사회에서 자살이 다시금 화두에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뉴스 사회분야에서 심심치 않게 자살 기사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의 2배이며, 연예인, 대통령 등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유명인에서부터 생활고를 비관하여 자살을 택한 소시민, 심지어는 초중고대학생까지 특정 계층이나 신분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자살은 일어나고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렇게 자살이 누구에게나 빈번히 일어나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았고, 공동체 문화에서 비롯된 한국인의 지나친 타인의식이 자살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왜 한국인의 지나친 타인의식이 자살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는지 한번 검증해 보려고 한다.
첫째, 우리는 행복의 기준을 내가 아닌 타인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심리학 협회의 조사 결과, 한국은 비교적 국민 소득이 높지만, 사회 심리적 필요 충족도가 떨어지는 대표적인 국가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한국이 국민소득이 높지만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돈과 행복의 관계에 있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닌 ‘타인과 비교했을 때 적정 수준의 돈을 벌고 있는지’가 개인의 행복감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기준을 세울 때 자신의 주관적 만족보다는 남과 비교했을 때 내가 얼마나 더 나은지에 따라 행복을 결정한다. 내가 아무리 성공하고 잘나가고 있어도, 남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면 열등감과 함께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 100만원만 있어도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해도, 남들이 1000만원을 가지고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자신을 불행하다고 여기게 된다. 2005년에 서울과학고의 학생회장의 자살사례는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 해준다. 서울 시내 중학교에서 내신 1퍼센트 이내의 학생들만 합격한다는 서울 과학고의 학생회장이었던 이군은 큰 키에 잘생긴 외모까지 부족한 것이 없는 팔방미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군을 제외한 중학 동창생 4명이 조기에 포항공대, KAIST등에 진학하게 되자, 심리적 박탈감에 시달려 결국 자살하게 되었다. 이군이 가진 훌륭한 특성은 충분한 위너(Winner)인데, 이군은 자신의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을 루저(loser)라고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타인기준에 따른 행복은 남보다 더 우월하기 위한 지나친 경쟁의식까지 불러일으키게 된다. 우리는 행복해 지기 위해 항상 남과 경쟁하며 남을 짓밟고 이기려고 하지만, 결국 현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 분열이 발생하게 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초래하게 된다.
둘째,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체면문화가 자살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우리는 무슨 행동을 할 때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체면을 차리려고 한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유명인의 자살과 많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보통 남들이 자신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등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언제나 남들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야된다는 체면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완벽주의적인 생각 때문에 그들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 문제를 일으킬 경우 자신의 명예가 추락했다는 생각으로 심각한 강박관념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명예와 인기를 다시 회복하지 못해 대중에게 잊혀진다는 두려움이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 정다빈의 자살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각종 드라마와 시트콤으로 톱스타의 인기를 누리다가 영화와 드라마가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인기가 하락하게 되었고, 이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울증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녀는 인기를 회복하지 못할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인해 자살을 택한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그녀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이러한 두려움과 강박관념으로 고통 받았을 것이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또한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체면문화 때문에 한국인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울증은 자살 원인의 80%나 차지하지만, 우울증 환자 10명중 7명은 여전히 치료를 기피하고 있으며, 이처럼 우울증을 치료하지 못해 결국 자살이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최근에 자살한 카이스트 대학생들도 성적 상위 1%의 수재들이지만, 입학 후 상대적 열등감과 박탈감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또한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에 의해 자살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지나친 타인의식에서 비롯된 타인 기준의 행복과 체면문화는 결국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몰고 갔다. 우리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 질 때, 우리나라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한국인의 지나친 타인의식이 자살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가설이 두 가지 해석학적인 서술로 검증이 되었는지요? 그리고 본인이 제시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요...